'약점 보완하는 용도 활용'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7일 실시한 서울교육청 주관 3월학평이 전년수능만큼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 당일 등급컷을 발표한 9개 입시기관 중 가장 많은 곳이 지목한 1등급컷을 집계한 결과 국어 수(가) 수(나) 모두 80점대를 나타냈다. 

3월학평 예상1등급컷은 영역별로 2019수능보다 모두 하락했다. 등급컷 점수 상승은 난도 하락, 등급컷 하락은 난도 상승으로 해석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던 셈이다. 국어의 경우 1등급컷은 82점으로 예측한 입시기관이 가장 많았다. 역대급 난이도로 불린 지난해 수능의 경우 국어 1등급컷이 84점에서 끊긴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3월학평은 수능과 응시집단, 출제범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난이도 비교는 어렵다. 수능이 재수생/재학생 모두 치르는 시험인 반면 3월학평은 재수생을 제외한 재학생만이 응시하는 시험인데다, 수능은 전범위 출제인 반면 3월학평은 고3 학년초라는 시기를 고려해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출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실제 평가원에서 출제한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다만 전국 재학생 중 본인의 위치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냉정하게 파악하고, 본인이 어떤 과목에서 잘하고 어떤 과목에서 뒤떨어지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7일 실시한 3월학평 난이도가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3월학평은 실제 수능과 응시집단, 출제범위 등이 다르기 때문에 성적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용도로 활용해야 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국어 수학 모두 2019수능 대비 등급컷 하락>
서울교육청 주관의 3월학평은 2019수능만큼이나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2019수능이 ‘불수능’을 넘어 ‘마그마수능’으로까지 불렸던 만큼, 그보다는 쉬웠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만만치 않은 난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3월학평의 최다예상컷은 국82점 수(가)88점 수(나)80점으로, 2019수능 1등급컷 국84점 수(가)92점 수(나)88점과 비교해 모두 낮아졌다. 수능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시험이 쉬운 경우 고득점자가 많아져 등급컷이 오르고, 시험이 어려울 경우 고득점자가 줄어 등급컷이 낮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수능 못지않은 난도였던 셈이다.

쉽지 않았던 지난해 3월학평과 비교해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2019학년 3월학평의 경우 국어 1등급컷이 81점으로 이번 3월학평의 등급컷이 더 높았지만, 수(가)는 91점, 수(나)는 82점으로 모두 이번 3월학평의 등급컷이 낮았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서는 이번 국어가 전년 수능에 비하면 약간 쉬운 수준이지만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김명찬 평가연구소장은 “이번 시험은 고3 수험생들이 처음 보는 시험으로 아직 수능 시험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난이도는 상당히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가장 어렵게 출제된 독서파트는 과학 기술 경제지문이 출제됐다. 역법을 다룬 과학지문은 지문 자체 난이도가 높았고, OTP(1회용 비밀번호 생성기)를 다룬 기술지문은 원리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문제유형으로 역시 난이도가 높았다. 종로하늘 분석팀은 “문법 역시 중세국어, 문장의 짜임(접사와 어미의 구분) 등 까다로운 문제가 출제됐고, 문학의 경우에도 아직까지 학생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작품(현대시 문태준의 ‘극빈’, 현대소설 이청준의 ‘황홀한 실종’ 등)이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화법과 작문 파트의 경우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화법에서는 화법의 개념, 원리, 과정 등에 대한 기본 지식과 담화 유형에 대한 이해와 적용 능력을 평가”했고 “작문에서는 글쓰기 계획의 반영 여부 판단, 조건에 맞는 글쓰기, 글쓰기 전략 파악, 자료 활용 방안의 적절성 판단, 비판적 관점에서 반박하는 글쓰기와 관련된 문제를 출제”했다고 분석했다. 

수(가)의 경우 수능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약간 쉬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에서는 “킬러문항이라 불리는 21번 문항은 적분법에서, 또 다른 킬러 문항인 30번 문항은 미분법에서 출제됐는데, 2019수능과 비교해 어렵지 않게 출제됐다”고 봤다. 종로하늘 분석팀 역시 지난해 수능보다는 쉬웠다면서도 “고난이도 문항인 30번(미적분Ⅱ)은 아주 어렵게 출제됐고, 29번(순열과 조합)은 난이도가 아주 높지 않으나 실수할 가능성이 높은 문제였다”고 봤다. 

수(나)의 경우 종로하늘 분석팀은 “평소 난이도가 높은 29번, 30번은 무난하게 출제됐지만 그 외 문항들 중 20번, 28번이 까다롭게 출제되면서, 최상위권을 제외한 대다수 학생들에게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역시 “범위의 제한으로 잘 다루지 않는 소재가 출현하고, 내용이 반복출제돼 세부적인 내용까지 잘 공부가 돼있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약간 까다로웠을 것”이라고 봤다. 

<일희일비 금물.. 부족한 부분 파악>
쉽지 않은 시험이었던 첫 학평을 두고 수험생들은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이영덕 소장은 “‘3월학평 성적이 수능까지 간다’는 말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말에 신경쓸 필요가 전혀 없다. 수능은 8개월 넘게 남은 만큼 본인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대비하면 된다”고 말했다. 

학평이 재수생을 제외하고 재학생만 치르는 시험인 만큼 추후 재수생이 합류하는 모평에서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 김명찬 종로학원 평가연구소장은 “성적에 따른 지원가능 대학진단보다는 학습상태, 부족한 영역 진단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평은 수능을 출제하는 평가원이 아닌, 교육청이 주관하는 시험이라는 점에서 수능 난도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모평/학평의 난도가 실제 수능으로 이어지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의미다. 다만 수험생들은 어려운 수능을 가정하고 만반의 대비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한 대비법이다. 

수시 지원에 대한 전략여부는 중간고사 이후 6월모의고사가 끝난 후겠지만, 3월모의고사 성적은 대략적으로 수시 지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참고자료로 생각할 수 있다. 오종운 종로하늘 평가이사는 “수시/정시 또는 학생부중심이냐 수능 중심이냐 하는 것은 학생의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3월학평 결과를 통해 학생부 내신 정도와 수능 등급 수준을 고려해 가능하면 맞춤형 전략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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