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이 다가 아니다'..'학종 활용 가능성 검토 우선'

[베리타스알파=유수지 기자] 검정고시는 내신관리실패를 만회하는 대입의 새로운 전략일까. 우선 교육전문가들은 상위 내신등급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선택하는 자퇴-검정고시-논술/정시 전략이 대입의 새로운 대안으로는 위험부담이 있다고 진단한다. 다양한 대입의 기회를 논술과 정시로 한정 짓는 것도 아쉬운 선택이지만, 내신1등급 자체가 대입의 보증수표가 아닌 상황에서 굳이 학생부를 버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학생부가 없을 경우, 지원 가능한 대입전형이 크게 축소된다. 하지만 지난해 숙명여고 사건과 최근 SKY캐슬 드라마의 영향으로 인해 내신성적이 마치 학종의 절대적인 지표라는 오해가 증폭되면서, 일각에서 자퇴가 마치 새로운 대안인 것처럼 부추기는 시각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2017년 검정고시 지원제한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 판결 이후, 자퇴-검정고시를 대입 대안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학생들의 자퇴율은 증가세를 보여왔다. 

한 입시 전문가는 “위배 판결 이후, 자격제한이 일부 완화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검정고시생들은 불리함을 가진 상태다. 올해도 교과가 주된 평가요소인 전형에는 지원이 어렵고, 학교장/학교 추천전형도 대부분 지원가능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 확인된다”라며 “물론 자퇴를 선택하는 수험생들은 논술 외 수시전형에 지원을 일정 부분 포기한 것이겠지만, 모 아니면 도라는 극단적인 선택이 되기 쉽다. 특히 내신성적이 비교적 좋지 않은 경우에도 학종을 통한 입학 가능성이 해마다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일시적 성적 하락으로 자퇴를 선택하는 것은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 성적을 향상하는 모습만 보여주더라도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재도약의 기회를 사전에 차단해버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불가피한 사정으로 검정고시를 선택해야 하는 수험생들도 존재한다. 검정고시를 통해 대입을 노릴 수밖에 없는 경우라면, 단순히 논술/정시 전략만 수립하기보다는 수시요강을 꼼꼼히 살펴 지원 가능한 여러 전형을 파악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대입의 기회를 미리 한정 짓지 않고, 자신의 상황/학습수준 등을 점검해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가운데 절호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검정고시생의 경우, 대학별/전형별 지원가능 여부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사전조사와 전략수립은 필수적이다. 대다수 입학사정관들은 검정고시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여부는 대학의 자율적 방침에 달려있기 때문에, 대학별 평가기준과 원하는 인재상 등은 확실히 알아보고 지원해야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검정고시는 내신관리 부담에서 벗어난 전략적인 대입 선택지일까. 우선 교육전문가들은 상위 내신등급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자퇴-검정고시-논술/정시 전략을 선택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있다고 진단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검정고시 대입 전략.. 득보다 실 많아>
자퇴이후 검정고시는 얼마나 효과적인 대입전략일까. 오랫동안 수험생/학부모 사이에서는 수능/논술을 준비한다면, 자퇴 후 사교육을 통한 대비방법이 더 효율적이라는 여론이 형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성과만 놓고 본다면, 학교를 나와 정시/논술 준비에만 매진하는 것이 공부시간이나 학습량 확보에 유리하다는 관점이다. 특히 학생부 상위 내신등급 획득이 어려운 강남8학군 중심으로 자퇴생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교육계는 학업중단학생 수치의 대부분을 자퇴후 정시/논술 준비에 주력하는 학생들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 입시기관이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2017학년 기준, 서울시에서 학업중단학생 수가 가장 많은 자치구는 강남구413명(학업중단비율 1.8%)으로 확인됐다. 비율이 가장 높은 자치구는 서초구로 2.2%(276명)의 수치다. 서울 평균 1.6%보다 강남구는 0.2%p, 서초구는 0.6%p 가량 높다.

반면 전문가들은 좀 더 신중한 전략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자퇴-검정고시 전략을 택하는 경우, 향후 대입에서 불리해질 수 있는 지점이 확인되기 때문이다. 특히 논술을 제외하고는 수시 지원 자체가 불가한 경우가 많아, 진학 기회가 적은 범위로 한정되는 문제다. 당장 2020대입의 전형계획을 살펴보더라도 상위17개 대학 중 교과 전형에서 검정고시생 지원을 허용하는 경우는 홍익대의 학생부적성전형이 유일했다. 이마저도 서류 외 적성고사를 준비해야 하는 전형이다. 그나마 학종은 18개 전형이 확인된다. 2020부터 대학들이 제한을 크게 완화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문호는 매우 좁은 상태다. 불가피한 이유로 자퇴를 선택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검정고시 전략을 통한 대입 준비에는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중론이다. 

공교육 트랙 내에서 재기의 기회를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는 점도 이유다. 특히 최근 수시의 대세인 학종은 학생부와 제출서류, 면접 등을 정성평가하기 때문에 내신성적이 당락을 크게 좌우하지 않는 특징이다. 교과 전형의 경우 내신이 좋지 않다면 지원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지만, 학종은 내신성적이 비교적 좋지 않은 경우라도 교내활동 등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드러냄으로써 합격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관찰된다. 실제로 서울대 학종 일반전형에서는 해마다 내신2, 3등급 학생들이 합격하는 사례들이 발견되면서 학종 취지 반영을 증명하고 있다. 한 입시관계자는 "심지어 학종의 경우 고1때 성적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경우라면 오히려 더 유리해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성장 가능성을 더 크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극단적인 예지만, 그만큼 학종에서는 내신성적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등급이 조금 낮다고 해서 자퇴를 결심하는 것은 오히려 수험생의 다양한 성장 가능성을 잃게 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학종에 대한 오해로 인해, 지역/학교 차이로 내신등급이 실제보다 낮게 나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학종은 내신의 등급만을 단순 평가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학생이 처한 교육적 여건을 바르게 이해해야 학생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는 관점이 학종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이기 때문이다. 내신 평가 시, 수강인원 규모에 따라 실제 학생의 우수한 역량이 왜곡되지 않도록 이수한 과목의 수강인원 규모를 고려하는 것은 물론 원점수, 표준편차, 석차등급을 분석해 학생이 거둔 수치의 의미를 해석하는 대학이 대부분이다. 3년 동안 이수한 각 과목의 내용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드러난 교과 담임의 평가 견해도 면밀하게 검토한다.

끝내 학생부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이라면, 논술과 정시 준비에 집중할 수도 있다. 특히 논술은 수시에서 유일하게 역전가능한 전형인 만큼 학종대비가 미흡하다거나 교과에 발을 들이기 어려운 경우라면 활용도가 크다. 물론 ‘일발역전’이란 성격에 집중, ‘요행’을 노리고 논술에 지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논술전형이 가진 ‘역전’의 효용은 분명하지만, 맹목적인 지원 양상을 보여선 안 된다는 얘기다. 평소 자신이 서술형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는지, 자연계열이라면 풀이과정에 자신이 있는지 등을 면밀히 따져본 후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  

장기적인 교육 측면에서 보더라도 자퇴-검정고시는 추천할 만한 방법은 아니다. 한 고교 교사는 “자퇴 후 검정고시는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 아니다. 일반고와 특목/자사고 등은 기본적으로 대입을 위한 교육기관이지만 고교 3년간의 생활 속에서 공부 외에 얻는 것은 많다. 교우관계부터 비교과 활동들까지 다양한 경험을 길러줄 수 있게 하는 것이 학교생활이다. 이를 전부 포기하고 오로지 대입만을 위해 자퇴를 선택한다면, 대학의 적응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학은 고교와 달리 자퇴하고 다른 시험을 통해 졸업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불가피한 검정고시.. 지원가능 전형 파악 필수>
불가피하게 자퇴-검정고시 대입루트를 활용하게 된 경우는 단순히 정시/논술에 올인한다기 보다는 학종을 통해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상위17개대학의 경우, 학종 모집인원 비중이 40.8%(2만2439명)로 가장 높기 때문에 반드시 활용해볼 만한 카드다. 올해부터 검정고시 제한을 완화한 곳도 상당한 편이다. 당장 2020전형계획상 검정고시생이 지원 가능한 수시 학종은 18개가 파악된다. 다만 전형계획상 누락된 내용이 존재하기도 하고, 추후 일부가 수정이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에 5월중 발표되는 수시요강을 다시 한 번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전형계획상에는 ‘고교 졸업자와 동등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된 자’로 명시돼 있지만, 학생부 비교내신 방법 등이 누락돼 실제 지원이 가능한지는 추후 요강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통상 검정고시생들이 준비하는 논술은 모집인원이 해마다 축소되고 있다. 사교육 유발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논술은 올해도 전형을 운영하는 상위15개대학 전부 검정고시생 지원제한을 두지 않고 있지만 모집인원 비율이 전체의 12.7%(6999명)에 불과하다. 학종에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중이다.

학생부 교과전형은 여전히 검정고시생들에게 지원자격을 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모든 학기 과목별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가 기재된 학생부를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상위17개대학 2020전형계획상 검정고시생이 지원 가능한 학생부 교과 전형은 단 1개만이 파악되고 있다. 

- 학생부 19개 전형.. 대부분 자소서 추천서 활용 
2020전형계획 기준, 검정고시생이 지원가능한 학생부 전형은 건국대(학종 KU자기추천) 경희대(학종 네오르네상스) 고려대(학종 일반) 동국대(학종 DoDream) 서강대(학종 종합형, 학업형) 성균관대(학종 계열모집, 학과모집) 서울대(학종 일반) 숙명여대(학종 숙명인재Ⅱ(면접형), 학종 소프트웨어융합인재) 연세대(학종 국제형) 이화여대(학종 미래인재) 인하대(학종 인하미래인재) 중앙대(학종 다빈치형, 탐구형인재, SW인재) 한국외대(학종) 홍익대(교과 학생부적성전형) 등이다. 학생부(교과)와 적성고사를 반영하는 홍익대의 학생부적성전형을 제외하곤 모두 학종 전형으로 파악된다. 학종은 서류종합평가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소서를 요구하거나 추천서를 함께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건대처럼 대체 서식 자료를 요구하는 등 대학별 제출사항이 존재할 수도 있다. 대학마다 비교내신 활용 비율 등도 다르기 때문에, 추후 수시요강을 통해 공개되는 전형요소 등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전형계획상에서는 구체저인 비율이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검정고시를 통한 수시 지원자들은 학생부를 통해 비교과 활동이나 세특 등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자소서와 추천서에 힘을 더 실어야 한다. 지원자의 태도나 잠재력을 파악할 수 있도록 작성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우선 자소서의 경우, 현재 모든 대학들은 대교협의 공통 양식을 활용하고 있어 1~3번 문항이 동일하다. 다만 1~3번 문항은 고교 재학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검정고시생의 경우엔 대부분 검정고시 합격일을 기준으로 3년 전까지의 준비/성장 내용을 작성하면 된다. 4번 문항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활용하거나 아예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 대학도 있다. 작성을 요구하는 경우는 대체로 고교 생활에 국한되지 않은 문항을 제시, 검정고시생도 그대로 작성이 가능하다. 지원동기, 진로계획 등을 묻는 문항이 대다수다. 가장 특색 있는 대학은 독서문항을 운영하는 서울대다. 고교 재학 기간(또는 최근 3년간)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도록 하고 있다. 

자소서 작성 시 주위의 조언을 받을 수는 있지만, 자신만의 생각과 문체로 작성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좋은 문장을 만들기 위해 여러 사람이 첨삭해 만든 자소서로는 학생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상투적이거나 추상적인 표현도 피해야 한다. 막연한 내용보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해야 한다. 서울대 입학관계자는 “자소서 작성을 통해 대학에 지원하는 동기와 향후 계획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입 준비 기간을 돌이켜 보며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며 “그동안 열정을 쏟아왔던 일이 무엇인지 정리하라”고 설명했다. 사실을 나열하기보다는 과정에서 느낀 점과 본인의 생각을 담는 것도 중요하다. 어떤 동기와 목적, 어떤 생각과 의지를 가지고 노력해왔는지, 그 결과가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기록하면 된다. 

추천서 작성 팁은 서울대가 지난해 입학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한 ‘2019학년 학생부종합 전형 안내’ 책자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는 “추천서는 평소 지원자를 관찰해왔고, 구체적 근거를 바탕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 추천서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추천서 작성 자격의 경우, 2020전형계획 상 명확히 드러나 있지 않기 때문에 추후 요강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지난해까지 검정고시 합격자의 경우, 대부분의 대학에서 지원자를 오랜 시간 지켜본 제3자가 추천서를 작성할 수 있다고 명시된 바 있다. 다만 지원한 대학의 교직원, 학원강사/학원장, 과외 지도교사, 본인, 가족, 친척은 제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학종에서 추천서 미제출 전형을 운영하는 대학도 존재하니, 선제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2020전형계획상 학종에서는 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인하대 한국외대 홍익대가 추천서를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려한 문장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서울대 안내서는 “평가에 도움이 되는 추천서는 문장이 수려한 추천서가 아니라 내용이 충실한 추천서”라며 “지원자를 평가할 때 고려할 내용들을 충실하게 담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솔직하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무작정 칭찬만 나열하는 것은 추천서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조금 부족한 점이 있는 수험생이라면 이에 대해 솔직하게 언급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수험생을 선발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기술하는 것이 필요하다.

- 논술 15개 전형.. 논술고사 당락 좌우
검정고시생들은 상위17개대학 중 현재 논술전형을 운영 중인 15곳에 모두 지원이 가능하다. 건국대 경희대 단국대 동국대 서강대 성균관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 등이 논술 선발을 진행 중이다.

논술의 경우는 대부분 논술고사 성적이 당락을 결정하는 만큼, 검정고시생이 지원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 일정 등급 이상의 학생부가 없다면 합격을 노리기 쉽지 않은 교과전형 등과 달리, 논술은 지원자격 제한도 없을 뿐만 아니라 ‘논술고사’의 비중이 60%을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이 학생부가 없는 검정고시생들을 위해 '논술성적에 의한 비교내신 적용'하는 경우는 논술성적이 높을 경우 더 유리해질 수 있다. 논술점수에 따라 대학별 환산점수를 부여하기 때문에, 논술점수를 높게 받을 수록 비교내신 성적도 함께 상승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지원 가능한 전형인 만큼, 높은 경쟁률을 형성한다는 점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학생부가 좋지 않은 재학생, N수생들도 논술에 비교적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공개된 경쟁률만 보고 위축될 필요는 없다.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 경쟁률이 크게 낮아진다는 게 정설이기 때문이다.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해 응시를 포기하는 경우와 반대로 수능을 예상보다 잘 봐 굳이 논술에 응시할 필요가 없어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더해지면서 실질 경쟁률은 드러난 명목 경쟁률의 절반을 밑도는 경우가 많다. 

대학들의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 공개로 인해, 혼자서도 충분한 논술 대비가 가능해졌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는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가이드북, 모의논술과 함께 반드시 챙겨야 하는 자료다. 전년도 논술 기출문제와 출제의도 평가원칙 배점방식 모법답안 등이 모두 수록됐기 때문이다. 출제주체인 대학이 직접 정리/공개한다는 점에서도 출제자의 의도를 가장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자료다. 대체로 3년가량의 보고서를 묶어보면 대학별 출제성향과 모범답안의 유형까지 파악이 가능하다. 현재 사교육 기관과 교재가 대학의 기출을 복원, 각기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는 상황과는 비교불가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매해 3월말쯤 공개되며, 2019학년 보고서는 3월31일까지 대학별 입학처 홈페이지에 공지될 예정이다.

한 입학관계자는 "2015년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논술 구조 개편에도 여전히 일부 사교육 기관에서는 10년치의 논술 기출문제를 수험생들에게 단순암기 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우려가 된다. 특히 현재 이과 논술은 핵심개념을 바탕으로 적합한 공식을 유도하는 논리적 과정 자체를 측정한다. 학원에서 활용도에 대한 고민없이 단순히 공식만을 외운 상황이라면 문제에서 요구하는 공식 자체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며 부실한 논리 과정으로 큰 점수를 받지 못한다. 기출문제를 최대한 많이 보되, 공식 학습은 고교과정 수준 내에서 충분하며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주안점을 두는 학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헌재 판결 이후, 검정고시 편법 이용.. 공교육 피해 우려>
2017년 8월, 헌법재판소는 학생부 제출을 필수조건으로 제시해 검정고시 출신자들이 응시하지 못하도록 한 11개 교대의 2017학년 수시 모집요강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해당 수시모집 요강은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일부 특별전형에만 검정고시 출신자의 지원 허용할 뿐 수시모집에서 검정고시 출신자의 지원을 일률적으로 제한한다”며 “실질적으로 검정고시 출신자의 대학입학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계에서도 검정고시생들이 엄격한 지원제한으로 차별을 받거나, 대입 기회를 박탈 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여론이다. 다만 자퇴-검정고시를 선택하는 것이 단순한 학력취득 수단을 넘어, 일종의 대입전략 편법으로 각광받으면서 우려하는 시선이 생기고 있다. 한 교육 전문가는 “검정고시생 증가는 외국에서 학교를 마친 유학생이나 대안학교, 홈스쿨링을 하는 학생이 늘어난 것도 원인 중에 하나지만, 고졸/중졸 검정고시를 입시 편법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증가하는 것도 주요 원인"이라며 “자격제한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에서는 제한이 사라질 경우, 검정고시를 선택하면서 고교현장을 이탈하는 학생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현장에서는 내신성적이 하락한 경우에도 재기 가능한 대입 전형에 대해 안내를 충분히 진행해야 한다. 특히 학종이 도입된 취지는 사교육으로 내몰렸던 학생들이 공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공교육정상화 목적이 크다. 단지 내신성적 부진으로 쉽게 자퇴를 선택하기 보다는, 학종을 활용한 대입 전략을 수립하는 방향으로 학생지도를 이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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