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범 교수 통합안 이은 목소리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14일 김경범 서울대 교수가 수시/정시 통합안을 다시 꺼내든 데 이어 비슷한 주장이 교육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21일 열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입제도개선연구단 주최, ‘고교/대학이 함께하는 대입제도 개선 포럼’에서 임진택 경희대 책임입학사정관은 “학생부형 수능형 입시준비 방법을 이원화하는 현재 입시체제가 수험생의 입시부담을 키우고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수시와 정시 통합의 입시체제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시/정시를 분리하지 않고 통합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고교 3학년2학기 교실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이유가 첫 손에 꼽힌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3학년2학기 교실 정상화”>
교육계에서 수시/정시 통합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로 내신 성적이 반영되지 않는 3학년2학기 수업이 파행 운영된다는 점이 첫 손에 꼽힌다. 임 책임사정관 역시 수시 정시 통합을 통해 “고교 3학년2학기 교실을 정상화하고, 대학에게는 3학년2학기 교육활동을 평가자료로 제공해 변별력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험생이 자신의 성적을 모두 알고 대학에 지원함에 따라 입시의 예측가능성이 높아지고, 입시 경쟁률도 정상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더했다. 

통합 방안으로는 세 가지를 제안했다. 1안은 학생부위주 1차모집과 수능 위주 2차모집으로 분리 접수하고 1,2차 합격자를 동시 발표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정시 군별 모집을 폐지하고 지원자가 1,2차 모집에서 합격한 대학 중 선택해 등록한다. 현재 수시 합격자가 정시 지원을 하지 못하게 하는 제한을 폐지하는 것이다. 현행 입시체제의 큰 틀은 유지하는 방안이다. 2안으로는 수능 미활용 전형의 1차모집과 수능 활용 전형의 2차모집으로 분리해 원서접수하고, 1,2차 모집 합격자를 분리 발표하는 방안이다. 

3안은 수능성적 통지 후 1회 원서 접수하는 단일 모집체계도입 방안이다. 전형일정은 수능고사일을 현행보다 2주 앞당겨, 전형기간을 늘리고 미등록충원 기간을 충분히 확보할 것을 제안했다. 수능을 11월 첫째 주 화요일 실시한 후 수능 성적을 11월23일 통지하고 11월30일부터 1월31일까지 전형을 치른다는 구상이다.

다만 수시/정시 통합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수능 절대평가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봤다. 대학이 지원자의 수능 점수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수능 상대평가제가 적용된다면 대학은 변별력 높고 비용이 적게 드는 수능전형으로 대부분을 선발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수능이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 평가요소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수능 영향력을 낮추고 학생부 등 다른 평가요소와 함께 활용될 수 있도록 절대평가 등급제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 수능은 기초학력평가의 잣대가 되고, 학생부로 학업태도와 의지, 탐구력, 인성 등 학교생활 충실도를 평가하게 된다는 구상이다. 

<교육계, 수시/정시 통합 목소리 꾸준히 대두>
김경범 교수가 14일 열린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교원 연수’에서 주장한 내용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수시와 정시를 통합해 대학이 학생부 수능 면접을 한 번에 평가하도록 한 것이다. 11월1일 수능을 치른 후 11월15일 수능성적 발표하고 11월말부터 1월말까지 전형을 치른다는 구상이다. 김 교수는 고교학점제와 연계해 도입할 수 있다고 봤다. 내신이나 수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정성 평가요소로 대입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현재는 수시와 정시로 이원화해 학생부전형 따로, 수능위주전형 따로 평가하고 있다. 그 때문에 내신 성적이 반영되지 않는 3학년 2학기 수업이 파행 운영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어왔다. 교육계에서 대입전형 시기가 조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돼온 만큼 수시/정시 통합안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수시로 인해 우려되는 고3 2학기 파행을 방지해 교실이 정상적 운영을 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에 응시할 수 없는 이른바 ‘수시납치’도 방지할 수 있다. 김 교수가 분과장으로 활동한 정책자문위원회 입시제도혁신분과에서 부분과장을 맡았던 주석훈 미림여고 교장은 “지금은 학생들이 6월모평이 끝나면 수시 체제로 돌입한다. 3학년2학기는 수시1단계 발표로 면접/논술 등 대학별고사에 응시하러 가고 정신없이 흘러가기 때문에 수업이 진행되지 않는다”며 “교육과정을 정상화한다는 측면에서 수시/정시의 통합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수시/정시 통합 안의 경우 지난해 1월 열린 대입정책포럼에서도 제기된 구상이다. 당시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 회장인 김현 경희대 입학처장이 수시와 정시를 통합해 모든 전형에서 수능성적 통지 후 원서를 접수하는 형태를 제안했다. 김현 처장은 대학별로 학생부/수능/대학별고사를 조합해 자유롭게 전형을 설계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예시로 ▲학생부교과 100% ▲학생부종합 ▲수능100% ▲수능+대학별고사(논술 면접 실기 등)의 4가지 유형의 전형 설계를 꼽았다. 수능과 대학별고사를 결합하는 방식의 경우 수능 절대평가 등급제를 실시한다는 가정 하에서다. 다만 특정 전형의 최대 모집인원은 일정 비율로 제한해야 한다고 봤다. 김 처장은 “학생들의 지원 횟수는 4회 정도로 줄이게 되면 경쟁률이 10대 1정도로 되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수월하게 전형을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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