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서 폐지 추세.. 학종 추천서 제출 5개교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예비 고3이 치를 2020대입이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본인이 학종에 주력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챙겨야 할 지점이 있다. 일괄합산 여부, 면접 실시 유무 등의 여러 잣대 중 놓치기 쉬운 부분이 ‘제출서류’다. 학종 서류평가의 경우 학생부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학생부를 보완하기 위한 장치로 자소서와 추천서 등을 활용하는 대학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대학 전반적으로 추천서를 폐지하는 추세다. 상위17개대학 기준, 2019수시에서 9개대학이 추천서 제출 학종을 운영했으나, 올해는 5개교로 대폭 줄었다. 추천서뿐 아니라 자소서까지 폐지한 경우도 있다. 학생부만으로 평가하는 대학은 지난해 한양대가 유일했지만 올해 동국대 숙명여대가 합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당수 대학이 자소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자소서는 여전히 중요도가 높다. 학종은 학생부 중심의 전형이지만 수시 원서접수를 앞두고 학생부에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 대신 학생부를 보완하는 서류를 통해 합격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 자소서는 학생이 직접 작성하는 서류다. 학생부가 활동의 ‘결과’ 위주로 작성된 서류라면 자소서는 학생이 직접 활동과정에서 느낀 점 등을 서술할 수 있는 통로다. 

자소서는 여름방학에 작성하는 경우가 많지만, 수정을 거듭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시를 앞두고 급하게 자소서를 작성하기보다는 미리 작성해 보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학종에서는 학생부뿐 아니라, 자소서 추천서 등의 추가서류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수험생은 학생부를 통해 미처 드러내지 못한 부분을 보완하는 차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상위17개대 중 추천서 제출 대학 5개교>
여전히 다수 대학이 학종에서 자소서 제출을 요구하는 가운데, 상위17개대 중 추천서까지 제출해야 하는 곳은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의 5개교다. 

추천서는 학생이 아닌 교사가 작성하는 서류다. 추천서 작성 팁은 서울대가 지난해 입학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한 ‘2019학년 학생부종합 전형 안내’ 책자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는 “추천서는 평소 지원자를 관찰해왔고, 구체적 근거를 바탕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 추천서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유의할 점은, 학생부에 기록된 내용을 추천서에 다시 나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학생부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지원자의 숨겨진 특성이나 자질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전형자료인 만큼, 다른 자료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지원자의 인성, 학업 관련 특성, 장/단점 등에 대해 구체적 일화를 기록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다.

수려한 문장에 집착할 필요도 없다. 안내서는 “평가에 도움이 되는 추천서는 문장이 수려한 추천서가 아니라 내용이 충실한 추천서”라며 “지원자를 평가할 때 고려할 내용들을 충실하게 담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솔직하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작정 칭찬만 나열하는 것은 추천서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조금 부족한 점이 있는 학생이라면 이에 대해 솔직하게 언급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학생을 선발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기술하는 것이 더 좋다. 

추천서 제출 대학을 세부전형별로 살펴보면 서울대가 지균 일반 2개전형을, 고대가 학교추천Ⅱ 사회공헌자Ⅰ 사회공헌자Ⅱ, 연대가 활동우수형 국제형 기회균형, 이대가 미래인재 고른기회 사회기여자의 각3개전형을, 중대가 다빈치형인재 탐구형인재 SW인재 고른기회 사회통합의 5개전형을 운영한다. 서울대의 경우 2020전형계획 상에 언급되진 않았지만 올해 역시 자소서/추천서 제출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추천서 제출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대학도 있다. 경희대와 서강대다. 경희대는 네오르네상스 고교연계 고른기회Ⅰ 고른기회Ⅱ의 4개전형, 서강대는 종합형 학업형 SW우수자 고른기회 사회통합의 5개전형이 해당된다.

교육계에서는 추천서가 필수 제출서류가 아닌 선택제출인 대학이더라도 제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경희대 역시 2020전형계획을 통해 “교사추천서는 선택 제출 서류로, 제출하지 않아도 불이익이나 감점은 없으나, 지원자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서류이므로 추천서를 제출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제출할 것을 권장”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추천서 작성 자격의 경우 2020전형계획 상 명확히 드러나 있지 않기 때문에 추후 요강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경희대는 2019수시의 경우 “본인의 소속(재학/졸업) 고교에 현재 재직 중인 선생님 중 지원자를 지도한 경험이 있는 선생님에게 추천서 작성을 의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담임선생님이 아니어도 무방하지만 지원자의 재학/졸업 고교가 아닌 타학교에 재직중인 선생님은 불가하다. 단 검정고시 합격자 등인 경우 지원자를 오랜 시간 지켜본 제3자가 추천서를 작성할 수 있다. 다만 경희대 교직원, 학원강사/학원장, 과외 지도교사, 본인, 가족, 친척은 제외했다. 올해 바뀔 수 있는 내용은 추후 2020요강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서강대의 경우 2019수시에서 “추천서는 지원자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학교 교사가 작성해야 한다. 현재 수험생의 소속 고교 교사 또는 담임교사가 아니어도 가능”하도록 했다. 검정고시 합격자 추천인은 현직 학교교사로 제한하지 않되, 서강대 교직원, 학원강사/학원장, 과외 지도교사, 본인, 가족, 친척, 친구는 추천인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2020에 적용할 내용은 추후 요강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추천서 미제출 대학 11개교>
학종에서 추천서 미제출 전형을 운영하는 대학은 건국대 고려대 단국대 동국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인하대 한국외대 홍익대의 11개교다. 세부 전형별로 살펴보면 건대 KU자기추천 KU학교추천 사회통합, 고대 일반, 단대 DKU인재 SW인재 창업인재 고른기회 사회적배려대상자 취업자, 동대 DoDream 불교추천인재 고른기회, 서울시립대 학생부종합 고른기회 사회공헌/통합, 성대 계열모집 학과모집 고른기회, 숙대 숙명인재Ⅱ(면접형) 소프트웨어융합인재 국가보훈대상자 기회균형선발 사회기여및배려자, 연대 면접형, 인하대 학생부종합(인하미래인재) 학생부종합(학교장추천) 고른기회 평생학습자, 외대 학생부종합 고른기회Ⅰ 고른기회Ⅱ, 홍익대 학교생활우수자 사회적배려대상자Ⅰ 사회적배려대상자Ⅱ 국가보훈대상자의 36개전형이다.

지난해까지 추천서 제출을 요구했다가 폐지한 대학/전형은 건대 KU학교추천, 시립대 학생부종합 고른기회 사회공헌/통합, 연대 면접형 등이다. 성대는 지난해까지 추천서를 선택제출할 수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아예 폐지했다. 

숙대의 경우 2020전형계획 상 명시하지 않았지만, 올해 역시 숙명인재Ⅱ(면접형) 소프트웨어융합인재 국가보훈대상자 기회균형선발 사회기여및배려자 전형에서 추천서 제출을 요구하지 않을 예정이다. 

<상위17개대 중 자소서 미제출 전형.. 동국대 숙명여대 한양대>
대부분 대학이 학종에서 자소서 제출을 요구하는 가운데, 자소서 미제출 전형을 운영하는 대학은 동국대 숙명여대 한양대의 3개대학이다. 지난해까지는 한양대만이 유일하게 ‘학생부’만으로 평가하는 학종을 운영했지만 올해 동국대가 학교장추천인재 전형에서 자소서를 폐지하고, 숙명여대는 숙명인재 전형을 숙명인재Ⅰ(서류형) 숙명인재Ⅱ(면접형)로 분리하면서 숙명인재Ⅰ(서류형)에서 자소서를 제출받지 않는다.

<상위대학 학종, 자소서 중요도 여전.. 4번문항 유의>
많은 대학들이 학종 서류평가에서 자소서를 활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생부만으로는 담아내기 어려운 지원자의 생각을 담아내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대학들은 자소서를 통해 ‘과정’을 드러내라고 강조한다. 학생부로 미처 드러내지 못한 지원자의 태도나 잠재력을 파악할 수 있도록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자소서 문항을 살펴보면 그 의미는 보다 명확하게 드러난다. 현재 모든 대학들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공통양식을 활용하고 있어, 자소서 1~3번 문항이 동일하다. 1~3번 문항은 공통적으로 ‘배우고 느낀 점’에 대해 서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1번 문항은 ‘고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1000자 이내)’ ▲2번 문항은 ‘고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활동을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3개 이내로 기술, 단 교외활동 중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여한 활동은 포함(1500자 이내)’ ▲3번 문항은 ‘학교생활 중 배려/나눔/협력/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1000자)’하는 내용이다. 

대학이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4번 문항은 아예 활용하지 않거나, 대학별로 차이가 있다. 각 대학이 중점으로 여기는 가치를 엿볼 수 있다. 가장 특색 있는 대학은 독서문항을 운영하는 서울대다. 고교 재학 기간(또는 최근 3년간)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도록 하고 있다. 

- 4번문항.. 지원동기/진로계획 질문 다수
2019요강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대다수 대학은 표현의 차이만 있을 뿐 지원동기/진로계획 등에 대해 질문한 경우가 많다. 동대 서강대 시립대 숙대 인하대의 5개교는 지원동기를 문항에 포함했다. 구체적으로 문항을 살펴보면 지원동기를 요구하는 대학들은 세 가지 부류로 나뉘었다. 진로계획을 요구하는 동대 서강대 시립대 숙대의 4개교와 달리 인하대는 진로계획을 요구하지 않았다. 진로계획을 요구한 4개교 중 숙대는 추가로 지원동기/진로계획을 위해 행한 ‘노력과 준비’를 서술하도록 한 특징이다. 

시립대는 2019기준, 학교가 제시하고 있는 학부/과 인재상을 고려한 자소서를 작성하도록 한 경우다. ‘지원동기와 향후 진로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하도록 했다. 시립대가 지난해 발간한 ‘학생부종합전형 가이드북’에 따르면 “이 학교/학과에 얼마나 애정이 있으며, 그만큼 어떻게 준비해왔는지 강조”하고 “먼 미래에 무엇을 하고 있을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해당 학과에서 어떤 것을 배우고,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묻는 것이며, 입학 후 그런 학문을 배우거나,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서 어떻게 준비해왔는가를 기술”하면 된다.

시립대와 마찬가지로 지원동기에 더해 진로계획을 요구하는 동대 서강대는 문항 내 구체적인 표현은 다르지만, 실질적인 내용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2019기준, 동국대는 '자신의 노력과 역량을 바탕으로 해당 전공(학부, 학과)에 대한 지원동기/진로계획을 구체적으로 기술', 서강대는 '지원전공을 선택한 이유와 대학 입학 후 학업 또는 진로계획에 대해 기술'하는 4번문항을 두고 있다.  

숙대 4번문항은 '지원동기와 지원분야의 진로계획을 적고, 이를 위해 어떤 노력과 준비를 해 왔는지 기술'이다. 진로계획을 위한 노력/준비 항목은 교내 활동을 중심으로 작성하면 된다. 진로계획을 요구하지 않는 인하대는 지원동기와 준비과정을 요구했다. '희망전공에 지원한 동기와 준비과정'을 띄어쓰기 포함 1000자 이내로 작성하도록 했다. 

건대 경희대 연대 중대 외대는 지난해 4번문항을 통일해 운영했다. ▲해당 모집단위에 지원하게 된 동기와 지원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내용이었다. 전년까지는 해당 모집단위에 지원하게 된 동기, 이를 위해 노력한 과정을 기술하거나 ‘지원자의 교육환경(가정 학교 지역 등)이 성장에 미친 영향’을 기술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는 ‘교육환경이 성장에 미친 영향’ 문구를 삭제했다. 지원자의 교육환경이 삭제된 것은 오해를 불식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당초 대학들이 해당 내용을 넣은 의도는 어려운 가정환경을 딛고 학업역량을 드러낸 경우 긍정적 평가를 내릴 수도 있고, 지역적 특색에 따라 지원동기 설명이 더욱 설득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하지만 해당 문항을 잘못 이해해 부모의 직업을 기술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고, '금수저'들만 선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나타났던 상황이다. 해당 문구를 삭제함으로써 논란의 여지를 원천 차단한 셈이다. 

반면 지난해 단국대 이화여대는 4번문항을 활용하지 않았다. 두 대학은 대교협 공통문항인 1~3번문항만 작성해 제출하도록 했다. 

<자소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자소서 작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험생을 돕고자 ‘가이드북’을 발간하는 대학이 있어 참고할 만하다. 서울대는 지난해 입학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2019학년 학생부종합 전형 안내’ 책자를 공개한 데 이어, 입학웹진 아로리 홈페이지에는 ‘2019 입학전형 안내’ 동영상을 탑재하기도 했다. 

서울대 안내 책자와 동영상에 따르면, 자소서에는 고교 생활 중 특별한 의미가 있었던 내용을 담으면 된다. △가장 힘들게 또는 신나게 했던 공부경험, 공부 방법, 느낀 점 △고등학교 생활 중 가장 소중했던 경험 △열심히 노력해온 일, 많은 시간을 쏟은 일 △자신에게 영향을 준 책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사례, 친구와 함께 했던 의미 있는 활동 등을 떠올려 보는 것도 방법이다. 

자소서가 학생부를 보완하는 역할인 만큼 학생부에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내용을 중심으로 서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부 내용을 자소서에 그대로 나열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단순한 사실 나열보다는 특별히 노력한 과정이나 역량을 쌓기 위해 어떻게 공부했는지, 왜 나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었는지를 나타내야 한다. 하지만 ‘감정적인 내용’을 서술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 구체적인 경험이나 일화 등을 중심으로 ‘사실’을 전달해야 한다. 

연대기적 나열은 피해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성장 과정을 연대순으로 늘어놓거나, 가족 관계를 길게 나열한 자소서는 지원자의 자질과 학업능력을 보여주기 어렵다. 고교 생활을 중심으로 기술하는 것이 좋다.

자소서 작성 시 주위의 조언을 받을 수는 있지만, 자신만의 생각과 문체로 작성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좋은 문장을 만들기 위해 여러 사람이 첨삭해 만든 자소서로는 학생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상투적이거나 추상적인 표현도 피해야 한다. 막연한 내용보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임원 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면 단순한 경력보다는 임원 활동의 계기나 동기, 가장 의미 있었던 활동 경험, 이를 통해 향후 나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좋다. 

서울대 특색문항인 4번문항의 경우 역시 본인의 생각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 책이 본인에게 어떤 영향을 줬고, 어떤 생각을 하게 했는지, 자신에게 어떤 변화를 줬는지 등의 내용을 담아야 한다. 책은 꼭 모집단위와 관련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현재의 자신에게 가장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되는 책을 선정해 경험과 생각을 담으면 된다. 

서울대는 자소서 작성을 계기로 본인에 대해 돌아보기를 주문했다. “대학에 지원하는 동기와 향후 계획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고교 기간을 돌이켜 보며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며 “그동안 열정을 쏟아왔던 일이 무엇인지 정리하라”고 설명했다. 그 사실을 나열하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느낀 점과 본인의 생각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동기와 목적, 어떤 생각과 의지를 가지고 노력해왔는지, 그 결과가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기록하면 된다. 

자소서 작성에 과도한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입학사정관은 학생부를 통해 학생 개인의 학교생활 대부분을 파악하고 평가하기 때문에 자소서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시간을 쏟을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학생부에 충분히 나타나지 않은 본인만의 특성을 자소서에 보여준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실적 나열보다는 과정/변화에 집중
시립대가 발간한 가이드북에서는 자소서 작성 팁 중의 하나로 “Before/After 식으로 동기-행동-결과를 통해 자신의 변화를 보여주고, 그 변화를 활용한 스스로의 강점을 찾아서 작성”할 것을 조언했다. 학생부와 대조했을 때 사실 관계가 맞아야 하며, 학생부에 없는 내용은 신뢰하기 어렵다. 오타 비문뿐 아니라 지원동기가 모호하거나 합격하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한 글 등은 퇴고를 통해서 수정하는 것이 좋다.

중앙대는 지난해 발간한 ‘2019 학생부전형 가이드북’에서 자소서 작성팁을 6가지로 정리했다.  ▲첫 번째 팁은 실적의 나열보다 과정과 변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부를 통해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실적의 나열보다, 지원자의 활동이 어떤 동기에서 이뤄졌는지, 과정과 역할은 무엇인지, 그 경험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등 구체적인 이야기로 들려주는 것이 좋다. ▲글솜씨보다는 구성력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화려한 수식어로 활동을 표현하기보다는 활동동기-활동내용-느낀 점의 순서로 자소서를 구성해 지원자의 모습을 담는 것이 좋다. 

▲과장은 금물이다. 지원자가 잘 모르는 학문 분야의 어려운 내용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기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 번 얼핏 읽은 책의 어려운 내용, 대학 수준의 이론과 같이 어려운 얘기를 할 필요도 없다. 고교 수준에서 얼마나 깊이 있게 이해하고 원리를 잘 알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질문자가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의 핵심은 질문 속에서 찾아야 한다. ‘구체적 사례를 중심으로’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등 대학이 무엇을 듣고자 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당연히 표절은 금물이다. 자소서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유사도 검색 시스템에서 표절 여부를 확인한다. 자신이 직접 작성한 자소서가 아닌 타인의 자소서를 표절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므로 자신만의 경험을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기본이다. ▲자소서 유의사항을 꼭 준수해야 한다. 공인어학성적, 교과 관련 교외 수상실적 등을 작성할 경우 0점 처리를 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는 지원자 성명, 출신고교, 부모(친인척 포함)의 실명을 포함한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암시하는 내용도 기재할 수 없다. 

- 1~3번문항 작성팁
대학마다 공통으로 활용하는 1~3번 문항은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 ‘고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하는 자소서 1번 문항의 경우 단순히 교과 성적에 대해 서술한다고 이해해선 곤란하다. 교과 성적은 학생부를 통해 이미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수행평가/과제나 방과후학교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내용, 주도적인 학습태도 등을 드러내는 것이 문항이 가진 목적에 부합하는 서술 방식이다. 

고려대가 지난해 발간한 2019 학생부종합전형 안내서는 자소서 문항 당 부정사례와 긍정사례를 공개해 수험생의 이해를 도왔다. 1번문항은 지원자의 학업에 대한 의지와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문항인 만큼, 학문을 대하는 진지한 자세, 자신만의 학습 방법,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학업 성취를 이룬 뜻깊은 경험 등 학업 관련 경험과 그 과정에서 배우고 느낀 점을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부정사례로 제시된 자소서는 ‘특정 교과에서 줄곧 1등급을 유지하고, 경시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는 등 실적만을 나열한 경우다. 반면 긍정 사례로는 해당 과목 공부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했는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상세하게 서술한 경우가 제시됐다. “수학 문제를 풀 때 ‘이 문제는 어떻게 접근할까, 어떤 공식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즐겁다. 수업시간에 배우지 않는 수학 공식 뒤에 숨겨진 논리와 철학을 알아내려 관련 도서는 찾아 읽고, 의문이 생기면 선생님께 몇 번이고 찾아가 질문한다. 이렇게 수학이라는 학문 자체를 즐기고 좋아하니 내신 성적은 자연스럽게 향상됐다. 수학경시대회에서는 모범 답안과 다른 창의적 접근으로 문제를 풀어 선생님께 크게 칭찬을 받기도 했다”는 식이다. 

‘고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활동을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3개 이내로 기술’하는 2번 문항 역시 결과를 나열하기보다는 활동을 시작하게 된 동기나 구체적인 과정을 작성하는 것이 좋다. 시립대 가이드북에서는“그 활동을 어떤 과정으로, 무엇을 느꼈으며, 어떤 결과를 냈고, 궁극적으로 그런 점을 통해서 자신의 어떤 면이 우수한지 강조”할 것을 조언했다. 

고대 가이드북에 소개된 긍정 사례는 동아리 개설을 위해 힘쓰고 활동을 주도한 경험을 제시했다. “줄곧 화학에 관심이 많아 고교에서도 화학 관련 동아리에 가입하고 싶었다. 하지만 학교에는 화학 동아리가 개설돼있지 않았고 정규 동아리를 새로 만들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관심분야가 비슷한 친구 몇 명과 화학실험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고 싶다고 선생님께 말씀드렸고, 선생님께 구체적 활동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약속을 드린 후 동아리 개설을 허가받았다. 직접 실험 주제를 선정하고 실험에 필요한 도구 대여부터 실험 보고서 작성까지 동아리 활동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주도했다. 수업 시간에 교과서에서 배운 실험뿐 아니라 좀 더 심화된 실험까지 계획하고 시행하면서 ‘화학’이라는 학문의 매력에 빠졌고, 꿈을 더 확고히 다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는 식이다. 이 때 ‘좀 더 심화된 실험’이 무엇인지 함께 서술하면 더 좋은 글이 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학교생활 중 배려/나눔/협력/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하는 3번 문항은 인성과 사회성에 대해 주로 평가하는 항목이다. 동국대가 지난해 발간한 ‘2019 학생부종합전형 가이드북’에서는 “반드시 장점만을 기록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본인의 생각이나 의식이 변화해간 과정에 대해 기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자소서 표절 금물>
지난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해영 의원이 대교협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소서 표절이 적발돼 대입에 불합격한 사례가 2017년 140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교협이 2011년 11월 공개해 이듬해 정시모집 입학사정관 전형부터 적용해온 ‘유사도 검색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조치다. 대학들은 이 시스템을 활용해 자소서와 다른 글의 유사도가 5%미만이면 A, 5~30%는 B, 30%이상이면 C수준으로 분류한다. 전화조사 현장실사 심층면접 등을 추가로 실시해 표절 여부를 가린다. 

가장 심각한 수준인 C수준의 경우 2014년 102명, 2015년 108명, 2016년 173명, 2017년 162명으로 증가세였다. A, B수준 역시 늘기는 마찬가지였다. A수준의 경우 2014년 38만7038명, 2015년 42만6913명, 2016년 46만8562명, 2017년 54만6889명 등으로, B수준은 2014년 1169명, 2015년 1256명, 2016년 1329명, 2017년 1364명 등으로 늘었다. 불합격자수도 매년 늘어 2015년 1364명, 2016년 1390명, 2017년 1406명이다. 

추천서 표절 의심사례도 증가했다. 유사도 검색 시스템을 통해 적발된 추천서 표절 유의/의심/위험 사례는 2014년 16만5107명에서 2017년 17만3282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시스템 활용 대학이 48개교에서 36개교로 오히려 줄어든 상황에서 높은 증가세다. 

<2022대입개편 자소서 간소화.. 추천서 폐지>
지난해 대입개편을 통해 자소서는 2022대입부터 간소화할 전망이다. 기존 4개문항 5000자에서 3개문항 3100자로 축소한다. 재학기간 중 ‘학업경험’과 ‘교내활동’을 기술하는 대교협 공통문항 1,2번은 하나로 통합한다. ‘배려 나눔 등에 관한 실천사례’를 작성하는 3번문항은 변경되는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학생의 개별 특성이 드러나는 방향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대교협과 대학 간 협의와 공동연구를 거쳐 3번문항 개선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각 1000자로 입력했던 1,2번 통합문항은 1500자 이내로 축소한다. 1500자로 분량이 가장 많았던 3번과 대학자율문항인 4번은 각 800자 이내로 글자수를 제한한다. 

교사추천서는 폐지된다. 학종에서 학생부 보완 서류로 활용하는 자소서가 간소화되고 추천서가 폐지됨으로써 학종 평가요소가 과도하게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교사 업무부담을 줄이고 공정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본 경우도 있는 반면, 학종 평가요소를 없애는 방향으로만 치우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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