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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상향 자사고' VS '평가기준없는 혁신학교'..전북교육청 이중잣대 논란상산고 시정요구 사실상 ‘수용거부’..'교육감 독단'
  • 손수람 기자
  • 승인 2019.01.2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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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전북교육청이 자사고 재지정평가에 대한 상산고의 시정요구를 대부분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형평성에 대한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다른 자사고들의 지정취소 커트라인이 70점인 반면 상산고만 80점으로 재지정 여부가 결정될 처지에 놓이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교육청은 혁신학교의 재지정평가를 기준점수도 없이 시행하고 있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중잣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일반고들도 자사고 재지정평가 기준점을 충족할 수 있다는 논리로 뚜렷한 근거 없이 평가기준 강화를 밀어붙였지만 허술한 혁신학교 평가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교육청들도 혁신학교 재지정이 관대하게 이뤄져 온 것이 확인되면서 형평성 논란은 학교유형 사이의 문제로도 확산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상산고는 지난 16일 교육부와 교육청에 자사고의 재지정평가에 대한 시정요구서를 제출했었다. 다른 교육청들과 달리 전북교육청만 재지정평가 기준점을 80점으로 높인 것이 부당하고 사회통합 대상자의 충원에 대한 지표 등 일부 내용들이 불합리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렇지만 전북교육청은 평가기준의 큰 변경은 없다는 입장을 드러내면서 시정요구에 대한 ‘수용불가’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고입 동시실시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방적인 교육청들의 자사고 재지정평가 기준 강화가 불러올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교육감들의 독단으로 수요자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입처럼 고입에서도 ‘사전예고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전북교육청이 자사고 재지정평가에 대한 상산고의 시정요구를 대부분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형평성에 대한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상산고가 70점대의 점수로 탈락할 경우에도 같은 점수를 받은 다른 지역의 자사고는 재지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상산고 시정요구 ‘수용불가’.. 기준점수 80점 그대로>
전북교육청이 상산고가 제출했던 시정요구서의 주요 사안들을 대부분 수용하지 않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상산고는 전북교육청의 재지정평가 기준점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교육부와 교육청에 시정요구를 했었다.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충원에 관한 평가지표가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그렇지만 모두 받아들여 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상산고에 따로 공문을 보낸 상황은 아니다. 상산고의 시정요구 가운데 수용 가능한 부분들을 파악해 교육부 협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세부적인 내용을 제외하고는 평가기준의 큰 변경은 없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의 재지정평가 기준은 80점 이상이다. 올해 재지정 평가를 시행하는 다른 시/도교육청 보다 기준점수가 10점 높다. 평가기준이 강화되면서 모든 교육청들이 자사고 재지정 기준점수를 상향했지만 전북교육청이 홀로 20점을 높이면서 곧바로 형평성이 문제가 됐었다. 그럼에도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상향된 기준점수가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김승환 교육감은 평소에 강조해왔던 바와 마찬가지로 자사고라면 충분히 재지정평가에서 80점 이상의 점수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교육감의 의지가 강한 만큼 기준점수 변경에 대한 시정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상산고가 함께 지적했던 사회통합 대상자의 선발과 관련된 시정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전망이다. 상산고는 사회통합전형 선발의무가 없음에도 그와 관련된 평가지표가 재지정 평가에 포함된 점이 부당하다는 의견을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일부 항목들의 평가기간에 대한 지적 등 다른 세부적인 내용은 수용할 수 있어도 지표 자체에 대한 변경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교육부와 협의를 통해 최종적인 결정이 나겠지만 사회통합전형과 관련된 지표 등이 자사고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이유로 평가기준을 변경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전북교육청이 상산고의 시정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굳히면서 교육부가 난처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재지정평가 결과 상산고가 70점대를 받으면 탈락하지만 다른 지역의 자사고는 같은 점수를 받더라도 재지정되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자사고의 지정취소 동의권을 가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결정이 형평성 논란을 부채질 하는 셈이 된다. 특히 자사고 지정취소의 동의여부와 상관없이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높다. 지정취소를 동의해 상산고가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학교뿐 아니라 재학생과 동문 등으로부터의 소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대의 경우 김 교육감이 권한이 훼손됐다는 이유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전북교육청 나홀로 ‘80점’.. 다른 지역과 ‘형평성 논란’>
전북교육청이 올해 재지정평가를 시행하는 다른 시/도교육청 보다 기준점수를 10점 높이면서 형평성 논란이 촉발됐다. 교육청들이 재지정평가 기준점을 10점씩 올려 70점으로 상향했지만 전북교육청은 그보다도 10점을 더 높인 80점이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아예 자사고 지정취소 권한을 교육감에게 이양한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지역간 형평성 논란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한 교육전문가는 “다른 지역과 달리 전북의 자사고만 기준점수가 80점으로 높으면 순전히 학교가 있는 위치에 따라 재지정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다. 명확한 기준 없이 유사한 평가지표를 활용하면서 기준점수가 다른 만큼 형평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지난달 17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자사고 재지정 점수를 기존 70점에서 80점 이상으로 상향했다”며 “자사고를 폐지해야 한다고 보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70점은 전북 일반계 고교도 받을 수 있는 평이한 수준”이라며 다른 교육청보다 기준점을 10점 올린 것도 정당화했다. 실제로 김 교육감은 그동안 자사고들은 충분히 80점 이상 받아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상산고의 시정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배경에도 김 교육감의 강한 의지가 관철됐다는 평가다.

다만 교육감의 일방적인 결정은 현장의 반발을 부르고 있다. 평가를 받게 될 상산고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평가지표로는 80점을 받을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 관계자도 “자사고의 재지정 취소를 목표로 하는 것과 다름없는 시/도교육청의 평가 기준 상향 조정 및 재량점수 확대를 전면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전북도교육청의 경우 재평가 기준점을 80점까지 대폭 올렸다”며 “자사고 정책은 시/도교육감에 의해 좌지우지 돼서는 안 되며, ‘고교체제’라는 거시적 관점을 갖고 국가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 이를 도외시하고 교육청에 따라 재지정 평가기준과 방법을 달리하는 것은 교육법정주의와 정책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기준점수 없는 혁신학교 평가.. ‘이중잣대’ 지적>
반면 혁신학교 재지정 평가에서는 기준점수조차 없는 것이 확인되면서 전북교육청의 ‘이중잣대’가 도마에 올랐다. 전북교육청은 혁신학교는 3년차, 보다 심화된 형태인 혁신+학교는 5년차에 종합평가를 시행한다. 그렇지만 모두 별도의 기준점수 없이 종합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혁신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재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자사고 재지정평가의 기준은 미흡하다며 일방적으로 높인 김 교육감이 기준 자체가 없는 혁신학교의 평가에는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셈이다.   

다른 교육청들도 혁신학교에 대한 재지정 기준이 허술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형평성 논란은 학교유형간의 문제로도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 사이 혁신학교의 재지정평가를 시행한 시/도교육청 15곳 가운데 12곳에서 탈락한 학교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교육청 이외에도 기준점수도 없는 평가를 통해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교육청들도 상당수 있었다. 경기 경남 경북 서울 전남 전북 제주 충북 등 8개교육청이 별도의 기준점수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준점이 있는 다른 교육청들도 대부분 정성평가로 진행됐다. 학교의 민주적 운영이나 교장과 교사의 수평적 관계처럼 정량적 평가 자체가 어려운 항목들도 있었다.

반대로 자사고의 재지정평가 기준은 강화됐다. 올해 평가를 실시하는 교육청들이 지정취소 기준점수를 모두 상향했기 때문이다. 일부 평가항목들의 배점이 변경되면서 자사고들이 불리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전까지 자사고들이 높은 점수를 받던 항목들의 배점이 낮아지고 자체적인 개선이 어려운 지표들은 배점이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의 자사고들이 미달을 기록하는 사회통합 대상자의 충원율로 평가하는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노력’의 배점이 높아지면서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교육청 재량지표가 확대된 점도 이전에 무리없이 재지정평가를 통과해온 자사고들에게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감사 등의 지적사례로 감점할 수 있는 폭도 최대 5점에서 12점으로 확대되면서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처럼 혁신학교와 자사고를 다른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힘을 받는다. 아무리 정부가 자사고 폐지와 혁신학교 확대를 추진하는 정책기조를 보이고 있다고 해도 재지정평가를 그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공정한 평가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명백하게 혁신학교와 자사고에 대한 교육당국의 재지정평가 기준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자사고 재지정 기준점을 80점까지 올린 전북교육청도 마찬가지다. 특히 혁신학교들은 교육청의 예산지원을 받으면서도 지난 10년동안 학력저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재지정 탈락의 부담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불확실성’ 키우는 교육감.. ‘사전예고제’ 필요성 제기>
‘고입 동시실시’의 위헌여부를 헌법재판소가 아직 결정하지 않은 시기에 교육감들이 먼저 자사고 재지정평가를 강화한 점도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헌재가 교육정책에 있어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우선된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드러내왔음에도 이를 무시한 셈이기 때문이다. 헌재는 지난해 6월 자사고와 일반고의 중복지원을 금지하는 내용의 시행령의 효력정지를 일부 인용했었다. 고입을 앞둔 상황에서 정책변화로 입을 수 있는 학생들의 손해를 줄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고입 동시실시의 여파와 함께 교육청들도 재지정평가의 기준도 강화되면서 올해 입시가 시작되기 전부터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헌재뿐 아니라 전문가들도 대부분 고입에 있어 현 상황이 정책의 안정성 회복이 시급한 시기라고 진단한다. 현 정권이 출범한 이후 혼란이 지속된 데다 전국 42개자사고 가운데 절반이 넘는 24곳의 재지정평가가 올해 실시되면서 수요자들의 예측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평가기준 강화가 미칠 수 있는 영향력도 커진 셈이다. 특히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전국단위 자사고들도 8개교가 포함된 상황이다. 평가결과로 인한 고입 혼란의 피해를 학생과 학부모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대목이다.

평가대상인 자사고의 입장뿐 아니라 교육당국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도 정책이 예측가능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교총의 한 관계자는 “올해 재지정평가를 받는 자사고들은 기존 평가에 비추어 지난 5년간의 학교운영 평가를 준비해왔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갑작스런 평가 변경과 기준 강화로 자사고를 무더기 지정취소 한다면 이로 인한 갈등과 충돌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며 “지난해 7월 대법원은 교육제도 변경은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로 서울교육청의 자사고 지정취소가 위법하다는 판결을 한 바가 있다.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우선돼야 할 교육정책이 정권에 따라 추진과 폐기가 오락가락 한다면 국민들은 더 이상 정부의 교육정책을 신뢰할 수 없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결국 고입도 대입과 마찬가지로 ‘사전예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입에서도 대입처럼 사전예고제를 통해 정책의 안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 정부는 출범 이후 대입의 사전예고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다. 반면 고입에 있어서는 이를 방관하며 오히려 혼란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입시를 1년도 남겨 놓지 않았던 시기에 동시실시를 감행하면서 유발된 고입 혼란이 자사고 재지정평가의 기준 강화로 더욱 가중되고 있다. 사전예고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대입마저 혼란을 거듭하는 상황인데 고입은 수요자의 예측가능성에 대한 배려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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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람 기자  sooram@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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