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나동욱 기자] 인하대는 정치외교학과 주최로 14일 열린 모의유엔대회 준비 세미나에서 교착된 남북미 협상의 물꼬를 트는 새로운 제안이 전문가들에 의해 공개됐다고 22일 밝혔다.

인천시가 후원하는 이번 모의 유엔대회는 25과 26일 양일간 인하대 대강당 하나홀에서 100여 명의 지역 학생들이 참가하는 가운데 열린다. 인천시에서는 개회식 축사자로 허종식 인천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이 참석한다. 지난해 여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외교 안보 전문가들의 새로운 제안이 관심을 끌고 있다.

모의 안보리 패널을 자문하는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남창희 교수는 정부가 톱다운식으로 주도하는 남북대화는 해묵은 남남 갈등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남북 군사충돌의 최대 피해자인 인천 시민들이 내놓은 제안을 바탕으로 밑으로부터의 평화프로세스가 보완돼야 한다는 것이다.

인하대는 전문가 포럼을 통해 2017년 인천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이미 선보인 바 있다. 당시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장이 축사를 해 지역 사회에 주목을 받았다. 박남춘 인천시장과 전남대 조재육 교수 등 전국 여론 선도층에서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지지를 받기도 했다. 이 구상은 인천-개성 역사문화 교류를 통해 얼어붙은 남북미 삼국의 불신을 시민사회 차원에서 풀어가는 방안이다. 고위급 정치 군사 대화를 밑에서 시민들이 보조해 주는 개념이라고 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학생들의 모의 안보리에서 인천 학생들의 개성 수학여행 중 달러 소비를 대북 제재 예외 조치로 할 수 있는지 실험해 본다는 계획이다.

14일 열린 인하대 특강에서 북한 역사학의 전문가 이덕일 박사는 "분단 70년으로 남북 역사관의 이질화가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청소년 역사문화 교류로 하루속히 분단의 아픔을 치유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시민들이 인도주의적 대북 제재 예외 조치로서 호소해 볼 수 있다고 외교부 담당 과장도 자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호소했지만 국제사회의 반응은 차가웠다. 조급증을 버리고 시민사회의 지지를 기반으로 인도주의적 분야부터 남북 교류의 물꼬를 터야 된다고 학계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남 교수는 종전선언에 대해 "미국이 소극적인 이유는 중국의 팽창을 억제해야 하는 주한미군의 지위가 흔들릴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한반도 평화 이후에도 주한미군의 주둔을 북한이 인정하는 발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자문 전문가로 참여한 허성관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인천-개성 역사문화 교류는 참신한 돌파구라고 평가했다. 인천교육청은 이미 인천 지역 고등학생들의 개성 수학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시도 역사 강화-개성을 잇는 서해 평화협력 지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는 고려/조선 왕릉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남북 공동 등재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마침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대표는 의약품 등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은 유엔 제재에서 해제될 수 있다고 밝혀 이 구상의 실현 가능성을 시사했다. 

행사를 주관하는 나예은 정외과 학생회장은 사전 세미나에서의 전문가들의 자문에 대해 학생들이 공감하게 됐다고 한다. 인하모의유엔대회 김현수 대표 학생은 "민감한 한반도 현안을 학생들이 다루어 봄으로서 유엔의 기능과 인천의 지역 정체성을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사진=인하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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