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대 최다.. 서울대 중대 순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19정시에서 지난해보다는 눈치작전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유난히 어려웠던 수능으로 인해 눈치작전보다는 유불리를 꼼꼼히 따진 안정지원이 더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상위대학 원서접수 지원자를 시간별로 분석한 결과 원서접수 종료 전 대학들이 마지막으로 경쟁률을 발표한 ‘직전 경쟁률’ 발표 시점부터 원서마감시간까지 쏟아진 지원비율은 전체의 39.1%였다. 지난해 43%보다 완화된 수치다.

하지만 여전히 40%에 육박해, 절반에 가까운 지원자가 막판에 몰리는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치작전의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의 관측이다. ‘눈치작전’은 접수마감 몇시간 전까지 대학별 경쟁률 동향을 살피다 경쟁률이 낮은 곳으로 원서를 넣는 작전을 의미한다. 한 교육 전문가는 “막판 경쟁률이 낮았던 모집단위가 접수마감 후 최고 경쟁률 모집단위로 올라서 있는 경우도 빈번하다. 지원하려던 모집단위의 경쟁률이 예년보다 크게 높아지는 등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원래 지원하려던 곳에 접수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상위17개대의 2019정시 지원 현황을 살핀 결과, 마감직전 몰린 비율이 39.1%로 나타났다. 가장 비율이 높았던 곳은 한국외대로 55.4%였다. /사진=한국외대 제공

<상위17개대학 ‘소나기 지원’ 39.1%.. 외대 서울대 중앙대 순>
2019정시 상위17개대학 원서접수 동향을 살펴본 결과, 눈치작전은 지난해보다는 줄었다. 상위대학에 접수된 10만5422개 원서 중 39.1%가 원서접수 마감 전 마지막 경쟁률이 공고된 시점부터 원서접수 마감 사이에 몰렸다. 여전히 40%에 육박해 높은 수준이지만 2018정시에서의 43%(홍익대 제외한 16개대 기준)보다는 약간 줄었다. 올해 수능이 유독 어렵게 출제되면서 불안정한 눈치작전에 의지하기보다는 안정지원 또는 하향지원한 경우가 늘어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40%가 마감직전 몰리는 현상은 여전했다. 

올해 소나기 지원 양상이 극심했던 곳은 한국외대다. 직전-최종 사이 3971명이 몰렸다. 원서접수를 마친 전체 외대 지원자가 7174명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을 넘는 55.4%가 막판에 지원한 셈이다. 

올해 서울대의 막판 지원율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46.7%에서 상승한 53.3%다. 마감직전 2시 1507명이 지원한 데서 마감까지 1718명이 더 몰렸다. 올해 서울대 정시경쟁률이 2005학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지원자가 줄었지만, 마감직전 원서를 넣은 비율이 오히려 늘어났다.

중앙대가 50%로 뒤를 이었다. 중대는 직전 경쟁률 발표 시점이 타 대학보다 빠른 오전10시로, 마감시간인 6시보다 8시간 전이라는 점 때문에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의 경우 56.5%에 달하는 인원이 막판 지원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올해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이어 고려대(44.5%) 단국대(43.5%) 연세대(42.6%) 인하대(41.1%) 동국대(40.5%) 경희대(39.7%) 숙명여대(39.4%) 서강대(38%) 한양대(35.9%) 홍익대(33%) 성균관대(32.4%) 서울시립대(24.8%) 건국대(22.6%) 이화여대(13%) 순이었다. 대부분 대학들이 평균 막판 지원율인 39.1%와 큰 차이가 없었던 가운데, 직전 경쟁률 발표 시점과 지원 마감시점 간격이 2시간으로 짧았던 시립대 건대 이대의 막판지원율이 낮게 나타났다. 

<‘눈치작전’ 효과 있나?.. 합격선과 관계 적어>
막판 지원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정시의 특성 때문이다. 정시는 수능성적이 당락을 좌우하는 만큼, 경쟁률이 합격선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학생부를 일부 반영하는 대학도 있지만 상위17개대 중에서는 한대 건대 동대의 3개대학에 불과하다. 경쟁률이 높으면 그만큼 성적이 좋은 지원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합격선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고, 경쟁률이 낮으면 그 반대 양상으로 합격선이 내려앉게 된다는 것이 근거다. 그 때문에 경쟁률 추이를 살펴 ‘눈치작전’ 끝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 소나기 지원이 발생한다.

눈치작전은 수시에서도 발생하지만 정시가 더 심한 편이다. 수시는 학생부교과를 제외하면 정량평가보다는 정성평가에 무게가 실려있기 때문에 정시보다는 합격선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무턱대고 경쟁률만 따져 지원하기 쉽지 않은 형태다. 논술은 원래 경쟁률이 높아 눈치작전이 무의미한 경우다.

하지만 정시 마찬가지로 눈치작전이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눈치작전을 펼쳐서라도 합격 가능성을 높이고자 하는 수험생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실제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게 정설이다. 의대 치대 한의대처럼 특정 수험생들이 몰리는 모집단위나 그 해 호재/악재가 있는 대학인 경우에는 눈치작전이 일정부분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모집단위에선 눈치작전이 별다른 빛을 보지 못한다. 마감직전과 최종 마감 후 경쟁률이 완전히 뒤바뀌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며 “지원자가 늘어나면 합격선이 올라간다는 것은 일부만 맞는 얘기다. 막판 지원을 결정하는 경우는 대부분 점수가 모자란 ‘허수 지원자’에 속하는데 이런 인원들이 아무리 늘어난다 한들 합격선은 요지부동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마감직전 낮은 경쟁률을 보이던 모집단위가, 높은 경쟁률로 마감하는 경우는 흔하다. 올해 정시의 경우 마감직전까지 미달이었던 단국대 운동처방재활학과가 4.05대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단대 다른 모집단위와 비교하면 높은 경쟁률은 아니지만 미달이었던 모집단위가 4대1 이상의 경쟁률로 높아진 경우다. 

수능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눈치작전에라도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방법을 잘 알고 시행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어설픈 눈치작전은 재수를 양산하는 일등 공신이다. 자신이 지원가능한 대학을 몇 개 뽑아둔 상태에서 막판 경쟁률 동향을 살펴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무턱대고 경쟁률이 낮은 모집단위만 쫓는 경우가 어설픈 눈치작전에 해당한다. 안타깝게도 눈치작전을 펼치는 수험생 중 상당수가 이렇게 행동하고 있다. 이처럼 맹목적인 눈치작전을 펼치는 것은 합격가능성이 낮을뿐더러 차후에도 문제가 되기 쉽다. 혹여나 합격하는 경우더라도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중도이탈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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