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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모집정지 소송 '패소'.. 2019부터 35명 감축 가능성'공교육정상화법' 모호한 판단 기준 지적
  • 유수지 기자
  • 승인 2018.12.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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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유수지 기자] 연세대가 이르면 2019학년부터 모집인원 35명 가량을 감축할 상황에 놓였다. 올해 초 교육부가 대학별고사 교육과정 위반 처분한 '모집정지'에 불복, 행정소송을 벌인 결과 원고 패소 판결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연대는 1심 패소 직후 바로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다만 연대가 현재 준비 중인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당장 2019학년 선발에서 교육부의 모집정지 처분을 따라야 할 상황이다. 모집정지 처분을 받은 첫 사례로 판례가 없는 만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는 연세대가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낸 모집정지 처분 등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연세대는 공교육정상화법 10조 1항 위반을 이유로 2년 연속 시정명령을 받았으며 위반한 문항도 2016학년도 5문항, 2017학년도 7문항으로 타 대학에 비해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며 "대학의 자율성 등을 고려하더라도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범위를 벗어난 문항을 재차 출제한 것은 시정명령 불이행에 해당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소송은 연대가 교육부의 모집정지 처분에 불복하면서 시작됐다. 올해 3월 교육부는 2016학년과 2017학년의 2년 연속 고교 교육과정을 넘어선 대학별고사 출제를 이유로 연대 서울 본교에 34명(위반문항이 출제됐다고 판단된 자연계열 등 모집인원 687명의 5%), 원주 분교에 1명(의예과 모집인원 28명의 5%) 의 모집정지 처분을 최종 확정했다. 연대는 교육부를 상대로 ‘정원 모집정지 취소’ ‘정원 모집정지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즉각 제기, 이 가운데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이 인용되면서 2019학년은 전형계획대로 모집인원 선발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번 패소 판결로 1심 본안 판단 전 받아들여졌던 집행정지는 선고일로부터 14일까지만 효력이 유지된다. 연대는 당장 2019학년 모집정지 처분을 받지 않기 위해서 집행정지 신청을 다시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019학년의 모집인원이 감축될 수 있는 만큼, 법원 판결이 주목되고 있다.

대학가의 반응은 선행학습 여부에 따라 문제해결 능력에 차이가 있는 대학별고사에 대한 당연한 결과라는 판단과 대입 선행학습 영향평가가 도입된 이후 각 대학이 교육과정 위반출제를 막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판정이 ‘복불복’에 가깝다는 지적이 함께 나오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위반대학 ‘제재시기’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 교육부 결정 이후, 당장 다음해 입시에서 모집정지 처분을 적용하는 게 대입 사전예고제 취지와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당장 입시를 준비 중인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대학들의 급작스러운 모집정지 처분으로 인해 피해를 받을 수 있는 구조라며 수요자들의 예측가능성을 고려해 위반판정 이후 최소 2년이상의 시간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연세대가 대학별고사 교육과정 위반으로 인해 내려진 교육부의 모집정지 처분에 불복, 행정소송을 벌인 결과 원고 패소 판결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사진=연세대 제공

<연대 모집정지 왜.. 2년연속 교육과정 밖 출제>
연대가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모집정지 처분을 받게된 것은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진행된 교육과정 위반 여부 판정에서 2년 연속 교육과정을 벗어난 대학별고사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교육과정을 벗어난 대학별고사로 인해 실제로 모집정지 처분이 내려진 것은 연대가 처음이다. 

공교육정상화법 제10조에 따르면 입학전형에서 대학별고사(논술 등 필답고사, 면접/구술고사, 실기/실험고사 및 교직적성/인성검사)를 실시하는 경우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선행교육예방연구센터는 논술, 구술/면접고사를 실시한 57개대학의 2294개 문항을 대상으로 고교교육과정 위배 여부를 분석했다. 고교 교육과정 범위와 수준을 벗어낸 내용을 출제/평가한 경우 총 입학정원의 10퍼센트 범위에서 모집정지 조치를 내릴 수 있다. 

2014년 공교육정상화법이 발효돼 3년차를 맞이했지만, 올해 처음 처분이 내려지게 된 것은 실제 교육과정 위반 여부를 판정하기 시작한 지 2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첫 해에는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이 잡혀있지 않아 판정이 이뤄질 수 없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법 시행 초기에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다”며 “대학들이 교육과정 위반 여부를 스스로 점검해 발간하는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가 ‘중구난방’ 격으로 발간되면서 제대로 된 판정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산하 선행교육예방실이 기재요령 등을 대학에 알리고 교육함으로써 2016학년 처음 교육과정 위반 판정이 내려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2017학년 대입에서 교육과정 위반 판정을 받은 대학은 모두 11개교다. 연대를 포함해 울산대 역시 2년 연속 교육과정을 벗어난 대학별고사를 실시해 모집정지 처분을 받았다. 분석결과 전체 대학별고사 시행대학의 위반문항 비율은 평균 1.9% 수준으로, 수학 1%, 과학 4.3%로 나타났다. 이번 모집정지 처분 대상이 된 대학 외에도 건양대 상지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안동대 한라대 GIST대학 DGIST의 8개교가 교육과정 위반 판정을 받았다. 

2018학년 대입에서는 교육과정을 위반한 대학이 GIST대학 코리아텍 동국대(경주) 등 3곳으로, 총 4개문항이 위반판정을 받았다. 이 중 GIST대학은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교육과정 밖 출제로 모집정지 처분이 내려진다. 2020학년 입학정원 일부 모집정지 처분을 사전 통지할 계획이다. 

<위반판정 불복분위기.. 교육부의 자충수, 모호한 판정기준과 비공개>
전문가들은 교육과정 위반판정이 지닌 한계로 판정결과에 대한 반발이 일어난 것으로 평가했다. 교육부의 강력한 제재에 대학 측도 교육과정 위반을 피하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판단기준 자체가 다소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입학관계자는 “최근 교육과정 위반판정이 시작되면서 대학마다 출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출제교수를 대상으로 바뀐 교육과정을 강의하는 것은 기본이고, 출제장에 교사/학생들을 동원해 난도를 조정하고 교육과정 위반여부를 사전체크하는 대학들이 부지기수”라며 “문제는 아무리 노력해도 교육과정 위반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교육과정의 해석기준이 모호해 부지불식간에 위반이 이뤄진다. 용어사용부터 풀이과정에서의 작은 응용도 전부 위반판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위반문항에 대해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는 점도 영향도 있다. 올해 결과에서는 위반 문항수를 공개했지만 작년까지 위반문항은 물론 위반비율도 명확히 알 수 없었다. 2016학년까지 비공개를 고수하다 작년 위반비율을 일부 공개했다. 당시 교육부는 경북대가 33%로 위반비율이 가장 높고 연대(원주) 31%, 부산대 한양대(에리카) 각 30% 순이라며 위반비율이 높은 대학의 명단만 공개했다. 

출제범위나 난도에 대한 기준이 상이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교육전문가는 "교육과정 위반판정은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영역"이라며 "작년 한 시민단체가 자체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상위대학 중 절반 이상이 교육과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교육부 판정결과는 이와 크게 달랐다.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교육과정을 바라보는지에 따라 위반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위반문항을 공개했을 때 교육부가 감수해야 할 부담이 큰 것은 안다. 하지만 위반판정 근거가 타당하다면 대학이 불만을 토로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반비율은 물론 위반문항도 공개하지 않는 탓에 교육부가 ‘선행학습’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험생들이 과거 기출문제를 풀며 대학별고사를 대비하는 과정에서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된 문항으로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반문항을 공개할 경우 각 대학이 내년 대학별고사를 출제하는 과정에서 표본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어떤 문제가 교육과정 위반으로 판정받는지 전례를 확인하고 출제에 참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해 모집정지?.. ‘사전예고제 취지 어디로’>
교육계에서는 위반대학 제재시기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당장 다음해 입시에서 모집정지 처분을 적용하는 게 대입 사전예고제 취지와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내년 입시를 치를 현 고2학생과 학부모들은 급작스러운 모집정지 처분으로 인해 가뜩이나 좁은 대입문호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호소했다. 

사전예고제는 현 대입운영의 핵심기조라 할 수 있다. 대입시행 3년 전부터 입학전형을 확정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 대입전형은 사전에 공개되지 않았고, 공개된 후에도 대학 입장에 따라 수시로 바뀌었다. 여기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입정책이 뒤집히면서 수요자들의 피로는 극에 달했다.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도입된 사전예고제는 현재 대입의 대원칙으로 여겨진다. 대입 3년예고제는 2013년 10월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 따라 기존 사전예고제에서 강화된 형태로 자리 잡았다. 

대입전형 공개 일정은 3년예고제의 틀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대입 수험생 기준 고1 8월말에 대교협이 ‘대입전형 기본사항’을 제시하면, 각 대학은 이를 기반으로 ‘대입전형 기본계획’을 고2 4월말까지 발표한다. 전형계획은 모집요강에 비해 세부내용이 포함되지 않지만 모집인원과 전형방법이 담겨 있어 입시전반을 예측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대학 입학시기인 3월초 기준 2년6개월 전 대입 기본사항을 발표하는 현행 사전예고제를 3년6개월 전 정부 차원에서 대입정책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법제화하겠다는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이 같은 대입기조와 달리 모집정지가 당장 내년에 이뤄지는 것은 모집정치 처분이 사전예고제의 ‘예외사항’이기 때문이다. 현재 사전예고제를 답고 있는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관계 법령의 제정/개정/폐지 ▲대학 구조개혁을 위한 학과개편/정원조정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의 변경 ▲시정/변경 명령을 통한 정원감축/학과폐지/모집정지 등의 행정처분 ▲다른 법령에서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할 수 있도록 정한 경우에는 이미 발표한 전형계획을 바꿀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모집정지 처분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근 연대의 모집정지 취소 가처분신청이 인용되면서 제재시기에 대한 논의가 힘을 얻었다. 공교육정상화법은 2년연속 교육과정 위반 시 모집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규정할 뿐 시기를 면밀하게 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학이 저지른 잘못이 수요자들에게 전가되는 것처럼 비춰진다는 사실이다. 대학별고사 위반판정이 정당하더라도 모집정지로 인해 대입 문호가 좁아지면서 수요자들이 피해를 입는 구조다. 수요자들의 예측가능성을 고려해 위반판정 이후 최소 2년이상의 시간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입 선행학습 영향평가란>
선행학습 영향평가란 대학이 입학전형에서 논술 등 필답고사, 면접/구술고사, 실기/실험고사, 교직정성/인성검사 등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경우 출제내용과 평가기준이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났는지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 대학별고사의 제시문과 문항이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대학 수준의 지식과 자료가 활용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시행된 정책이다. 2014년 9월 시행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서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하 공교육정상화법‘이 법적 근거다. 

공교육정상화법 제10조에 의하면 대학은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넘어선 내용을 출제 또는 평가해서는 안 된다. 대입에서 대학별고사를 실시한 경우 입학전형 영향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행학습을 유발여부에 대한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다음 연도 입학전형에 반영해야 한다. 

각 대학은 영향평가 결과와 다음 염도 입학전형 반영계획을 매년 3월31일까지 대학 홈페이지에 게재해 공개해야 한다. 이후 대학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영향평가 결과를 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가 심사/의결한다. 심의 결과에 따른 시정이나 변경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재정지원 중단 또는 삭감, 학생정원 감축, 학급 또는 학과의 감축/폐지, 학생 모집정지 조치 등을 취할 수 있다. 

처음 보고서가 공개된 것은 2015년이다. 당시 대학별로 보고서 양식이 통일되지 않아 수요자가 활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이 때문에 교육부의 교육과정 위반 판정도 이뤄지지 못했다. 다음해부터 대학별로 양식을 통일하면서 상위15개대학의 대학별고사 기출문항이 100% 공개됐다. 선행학습 유발요인 분석과 함께 기출문제와 문항분석, 출제의도, 모범답안까지 제시해 논술고사 대비를 위한 손색이 없는 자료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7학년부터 논술뿐 아니라 면접/구술고사에서 실시하는 교과관련 문항을 분석한 내용도 포함됐다. 

대입의 선행학습 유발을 막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됐지만 수요자 입장에선 대학별고사에 대한 보다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별도 비용 없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의 기회균등에 기여하는 역할도 있다. 특히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기출문제집’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년 논술 기출문제와 출제의도, 예시답안 등을 안내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제주체인 대학이 직접 내놓는 자료라는 점에서 출제자의 의도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인 데다 기출문제를 복원해 각기 다른 분석을 내놓는 사교육 교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신뢰도를 지닌다. 뿐만 아니라 교과지식을 활용한 구술면접 대비자료로 활용도가 높다. 

영향평가 3년차를 맞은 지난해의 경우 대학별 보고서 분량이 늘어나고 내용의 질적 수준도 향상됐다는 평이다. 상위12개대학 기준 2016학년 총 1563페이지에서 작년 2041페이지로 보고서 분량이 30%가량 증가했다. 평가문항 전체를 공개하지 않고 일부만을 제시하던 대학들이 문항을 전체로 공개한 영향이 크다. 작년 과학기술원 등 이공계특성화대학 보고서 분량이 늘고 교육부 지침에 따라 경찰대학과 사관학교 등 특수대학도 보고서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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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지 기자  sj@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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