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개교 중 38개교 미달, 1709명 미충원..'최저임금 직격탄 예견된 사태'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서울 특성화고의 절반 이상이 지원자 미달로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서울교육청에 의하면 7일까지 약 2주간 70개 특성화고가 2019학년 신입생 모집을 진행한 결과 54.3%에 달하는 38개교가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전체 특성화고 지원자는 1만7375명으로 모집인원 1만5502명보다 많았지만 인기학과로 몰리면서 미충원 규모는 1709명에 달했다. 교육청은 대규모 미달사태의 원인을 학령인구절벽으로 꼽았지만 전문가들은 특성화고의 취업률 급전직하 때문으로 보고 있다. 

서울 특성화고의 절반 이상이 지원자 미달로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올해도 학생들의 지원은 상/공업계열 학과보다는 서비스업 관련 학과로 쏠렸다. 지원율이 높은 산업군(교과군)은 △디자인/문화콘텐츠(153%) △음식/조리(149%) △미용/관광/레저(134%) △건설(125%) △정보/통신(114%) 등이다. 학과별로는 △영상음악콘텐츠 △실용음악 △게임개발 △자동차 △외식경영 △방송연예공연 △소프트웨어 △컨벤션외식조리 △시각디자인 △전기전자 등의 인기가 높았다.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한 특성화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5년 2개교(전체의 2.8%)에서 2016년 10개교(14.3%), 2017년 16개교(22.9%)로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전체 특성화고 가운데 62.8%에 달하는 44개교가 신입생 2079명을 충원하지 못했다. 다만 올해는 미충원 학교가 38개교(54.3%)로 6개교 줄어들면서 충원율 3%가 증가했다. 올해는 1만5502명 모집에 1만3793명이 합격해 충원율 89%를 기록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학령인구 급감에 직업교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 대학진학 선호 경향, 특정 학과로 지원자 쏠림현상이 겹치면서 특성화고가 신입생 모집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라며 “학과개편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청은 2016년부터 3년간 445억8000만원을 투입해 53개교 1637학급의 학과개편을 단행했다. 

하지만 특성화고의 미달사태는 이미 취업률 급락으로 예견된 사태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에 따르면 올해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률은 65.1%였다. 전체 졸업생 9만1886명 중 3만7995명이 취업했다. 3만3072명은 대학에 진학했고 2만330명은 졸업 후 뚜렷한 진로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취업률 74.9%보다 10%포인트나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반적인 경기가 침체됐던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최근 3년 동안 67%대인 대졸 취업률보다도 낮아졌다. 취업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던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률이 대졸자들의 취업률보다도 못한 셈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 문재인 정부 들어 이렇다 할 정책지원을 받지 못한 데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기업들이 현장실습과 학생채용에 소극적으로 변하면서 졸업생 취업률은 급락했다. 5년 만에 70%대가 무너졌다. 학령인구 절벽이 임박한 상황에 엎친데 덮친 악재로 직업교육체제 자체가 무너질 판이다. 특성화고 취업이 어려워진 가장 큰 요인은 문재인정부 들어 밀어붙인 최저임금정책의 여파라는 점이다. 정부가 사회적 약자인 고졸취업문제를 상대적으로 홀대하고 최저임금정책으로 기업의 취업문턱을 높이도록 밀어붙인 피해를 고스란히 특성화고가 입고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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