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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넘은 과학계 길들이기.. 기관장 중도사퇴 11명 넘겨표적감사 의혹 확산.. KAIST총장 감사결과이전 검찰고발에 직무정지요청
  • 권수진 기자
  • 승인 2018.12.0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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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과학기술계 길들이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기정통부가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검에 신성철 KAIST총장을 국가연구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30일에는 직무정지 요청을 KAIST 이사회에 보낸 사실이 알려졌다. 전임 정권에서 임명된 인사를 소위 ‘물갈이’ 하기 위한 조치라는 시선이 팽배하다. 과학계에서는 절차적인 선마저 넘었다고 지적한다. 감사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앞서 검찰에 고발하고 직무정지 요청을 하는 것은 적법한 절차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현 정부 출범 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사퇴한 정부출연연구기관/과기원 기관장이 11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권마다 이뤄지는 ‘전 정권 지우기’차원을 넘어서 과도하다는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다.  

신성철 KAIST 총장이 DGIST 재직시절 불거진 의혹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과학계에서는 전정권 지우기를 위한 표적 감사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DGIST 제공

<신성철 총장, 의혹 적극 반박>
신성철 총장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신 총장은 “국제 공동연구협약은 양국의 연구기관은 물론 국가간 신뢰 문제인 만큼 결코 이면계약은 있을 수 없다”며 “작금의 상상할 수 없는 각종 의혹이 전개되는 상황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논란은 신 총장이 DGIST 재직 시 진행한 미국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LBNL)와의 협약 과정에서 이중계약을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2012년 당시 맺은 협약은 LBNL는 연구 장비를, DGIST는 연구비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장비 사용료를 비롯한 연구비 200만 달러가 중복으로 보내졌다는 의혹이다. 신 총장은 본인을 둘러싼 의혹을 두고 “그간 양심에 부끄러움 없이 살아왔다”며 적극 해명했다. LBNL에 대한 현금지원은, 일부 장비에 대한 독자적인 사용권한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이다.

제자를 편법 채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신 총장은 “교수가 관련학과에 추천하면 논의를 거쳐 전공책임교수가 최종결정한 뒤 행정절차를 밟아 임용하는 것”이라며 “LBNL과 공동연구가 진행되면서 양 기관간 교량 역할을 할 인사가 필요하다고 봤고 자연스럽게 임 박사가 거론된 것”이라고 말했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임명했고, 관련 채용 서류도 완벽히 구비했다”며 “총장으로 직접 개입했거나 경제적 이익을 주도록 관여한 사실도 결코 없다”고 말했다.  

<DGIST도 표적감사 의혹.. 손상혁 총장 사의 표명>
과학계 길들이기 의혹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8월에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 대한 감사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기도 했다. 표적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는 의혹에 더해 총장 거취를 연계하려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결국 손상혁 DGIST총장은 임기가 2년 넘게 남은 상황에서 지난달 21일 사의를 밝혔다. 

DGIST감사 당시 DGIST뿐 아니라 전 과기원이 반발하고 나섰다. KAIST교수협의회와 GIST교수평의회 UNIST교수협의회는 8월 ‘과기부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감사에 대한 과학기술원 교수평의회 의장 및 교수협의회 회장의 입장문’을 내고 “대구경북과학기술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과기부 감사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교수평의회와 교수협의회는 대학 비보직 교수들이 중심이 돼 학내외 현안에 대해 교수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다. 

KAIST교수협의회 등은 “무릇 감사는 내부에서 밝혀내지 못한 비리를 밝혀내고, 만일 잘못이 발견되는 경우 적법한 절차에 의해 관련된 인사를 징계해 추후 동일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이러한 당연한 원칙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에 대한 감사에서도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실과 허구를 가리는 작업으로의 감사 과정이 아니라, 감사의 이름으로 한 기관을 정부의 입맛에 맞도록 조종하려 하는 감사는 피 감사기관과 그 구성원에 대한 심대한 상처를 입히게 된다”며 “현 정부의 슬로건처럼, 감사의 과정이 공정해 결과 역시 정의롭기를 소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DGIST 감사는 연구비 부당 집행 의혹과 정규직 전환 과정 특혜 등에 대한 DGIST 내부 민원에 따라 진행됐다. 일반적인 감사 방식과는 달리 내부 제보나 말만을 근거로 감사가 진행되면서 학내 구성원의 반발은 컸다. DGIST 관계자는 “과기부가 제보자의 일방적인 주장을 근거로 손 총장 거취 문제와 연결하는 등 통상적인 감사 절차와는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감사 방식으로 인해 연구와 학교 행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보자가 내부 감사를 받은 학내 관계자라는 점에서 일각에선 ‘표적 감사’라는 지적도 나왔다.

DGIST교수협의회는 8월16일 ‘과기정통부의 부당 감사에 대한 DGIST 교수협의회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수협의회 대표는 성명서를 통해 “14일 오후 감사관과의 면담을 요청해 원내에 퍼져 있는 감사에 대한 무성한 소문들의 진위를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며 “감사의 사유와 주된 쟁점은 무엇인지, 감사 과정에서 총장 사임과 관련된 압박이 있었는지, 감사 내용에 함구령을 내리고 비공개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물었다”며 “그러나 교협 대표들은 감사관으로부터 사임 압박을 한 적이 없었다는 단언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이는 대학본부 관계자와 관련 행정원들의 진술과 상반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감사의 내용과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결과와 무관하게 감사관이 이미 특정 목적과 결론을 가지고 임한 것이 아닌가하는 합리적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감사는 연속된 2차례 민원에 따른 것으로 총장사퇴 등 특정목적의 감사가 아니다”라며 “감사과정에서 과기정통부 감사관은 총장에게 사퇴를 압박하거나 종용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예산으로 운영되는 과기원은 일반대학과 달리 과기정통부의 감독/관리를 받고 있다. 정부 부처를 향해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것이 이례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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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 기자  ksj@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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