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평 동일맥락, 충격완화가능성'..국 수(나) 1등급컷 80점대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15일 시행한 2019학년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2019수능)은 불수능으로 불리웠던 지난해 수능 보다 어려워 '역대급 수능'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수능이 시행되는 동안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엇갈리는 분석 속에서도 "2018수능보다 어렵다"는 얘기가 돌더니, 시험을 마친 이후 "역대급"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국어의 난도가 역대급이어서 1교시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수험생 체감도는 훨씬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다.

<국어, 1등급컷 80점대 예상 '변별력'>
1교시 국어영역은 저녁8시 현재 업체들이 85~86점을 1등급컷으로 추정하고 있을 정도로 어렵게 출제됐다. 2018수능 국어 1등급컷은 94점이었고, 최근 수능 중 가장 변별력이 높았다고 평가되는 2017수능에서도 1등급컷 92점이었다. 대성학원 이영덕 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능 시행 이후 역대급으로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본다. 국어 1등급컷 추정이 80점대가 나온 적이 없다"며 "특히 문학26번과 과학31번"을 고난도 문항으로 꼽았다.

이투스 김병진 교육평가연구소장은 26번과 31번에 대해 "문학26번은 현대 소설과 극 복합 지문에서 출제된 문항으로, 소설의 내용과 연관된 극 지문의 내용에 대한 상호 연관성 이해를 묻는 문제다. 각 작품의 내용 이해와 두 작품의 상관성을 함께 파악해야 하고 이를 보기를 바탕으로 해결해야 하는 다소 까다로운 문제였다. 과학31번은 보기의 내용을 참고해 지문의 특정 부분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묻는 문제로, 보기의 자료 내용이 다소 길고 이를 천문학과 관련된 지문의 내용과 연계하여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은 문제였다"며 "문제의 분량도 적지 않아, 수험생들이 문제 해결에 많은 시간을 소요했을 것"이라 분석했다.

2교시 수학 역시 대다수 업체들의 "2018수능보다 어렵다"는 분석 이후 저녁7시경 추정 1등급컷은 수(가) 92점, 수(나) 88점으로 수렴되고 있다.

3교시 영어에 대해 이영덕 소장은 "1등급비율은 7%로, 4만명이 채 안 될 정도"로 어렵게 출제됐다 봤다. 결시자가 10%가량인 상황에서 응시자의 7%가 4만명이 안 된다는 것이다. 수(가) 1등급컷 92점 예상에 대해선 "작년 수(가) 만점자가 165명으로, 0.1%였다. 만만치 않은 난도"라 분석했다.

비교잣대가 되는 2018수능과 올해 치른 6월모평 9월모평의 1등급컷을 살피면, 2019수능의 '역대급'을 가늠할 수 있다. 현재 85~86점으로 추정되는 국어 1등급컷은 2018수능 때 94점, 6평 때 91점, 9평 때 97점이었다. 현재 92점으로 추정되는 수(가) 1등급컷은 2018수능 때 92점, 6평 때 85점, 9평 때 91점이었다. 현재 88점으로 추정되는 수(나) 1등급컷은 2018수능 때 92점, 6평 때 87점, 9평 때 92점이었다.

"어렵다"고 평가된 2019수능은 1등급추정 85~86점의 1교시 국어 충격이 2~4교시까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한 교육전문가는 "수험생들은 이미 어려울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라 진단했다. 평가원이 이미 6월모평과 9월모평에서 '사인'을 줬다는 것이다. 이 전문가는 "국어가 특히 어렵기는 하지만, 평가원이 이미 '어렵게 출제할 것'이란 사인을 충분히 줬다고 본다. 특히 6평 때 1등급컷이 국91점 수(가)85점 수(나)87점이었다. 수능이전 9평 때 조절한다 하지만, 올해 수능이 어려울 것이라 이미 모의고사를 통해 알린 것이다. 이미 모의고사로 경험한 수험생들은 오히려 난도를 체감, 각오하고 들어갔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올해 결시율이 지난해와 비슷한 10.41%라는 사실도 그만큼 수험생들은 어려울 것이란 각오를 하고 들어간 것이라 알 수 있는 근거"라고도 덧붙였다.

수능이 어렵게 출제된 것에 대한 '호들갑'에도 부정적 의견이 있다. 이영덕 소장은 "수능이 어렵게 출제됐다고 잘못된 것은 아니다. 수능의 변별력이 엄청 좋아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교육계 한 전문가는 "정부가 이미 정시30% 이상 등의 정시확대 기조를 내놓은 만큼, 수능이 변별력이 있어야 정시확대의 명분도 생기는 것"이라며 "특히 1교시 국어가 어렵게 출제됐다는 것은 변별력을 내는 데 좋은 방법이다. 기본적 학습역량인 독해능력을 가늠하는 것, 특히 이과학생들의 국어실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력의 문제에 있어서도 1교시 국어의 난도향상은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냈다.

2019수능 난도가 "역대급"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1교시 국어의 난도가 매우 강했다는 평가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쉽다" "어렵다" 해프닝>
한편 수능당일 예년과 마찬가지로 사교육업체들의 분석자료가 쏟아졌다. 당일 시험자료를 체감한 수험생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분석자료를 낸다는 게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수능을 마치고 나온 학생들이 자신의 위치를 예상하는 데 대부분의 자료가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대성학원(이하 대성) 유웨이중앙교육평연구소(이하 유웨이)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이하 이투스) 커넥츠 스카이에듀(이하 스카이에듀) 종로학원하늘교육(이하 종로하늘) 비상교육(이하 비상) 메가스터디(이하 메가)의 7개업체는 수능당일 매 교시 마치고 난 뒤 영역별 분석자료를 냈다. 6평 9평 때와 달리 문제지 습득시간도 있겠지만 매우 신중한 모습으로, 분석자료를 내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느렸다.

1교시 국어에 대해선 "어렵다"가 대세 속에 스카이에듀만 "쉽다"는 분석을 냈다. 7개 업체 중 대성 유웨이 메가 비상의 4개 업체가 "2018수능보다 약간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투스 종로하늘의 2개 업체는 "2018수능 수준"이라 분석했다. 스카이에듀만이 "2018수능보다 쉽다"는 분석이다. 저녁8시 현재 업체들이 85~86점을 1등급추정컷으로 내고 있으니, 일단 "쉽다"고 분석한 스카이에듀는 벌써 틀린 자료를 낸 걸 자인한 셈이다. 스카이에듀가 발표한 최초1등급컷은 86점(저녁7시13분경)으로, 분석자료를 낸 오후1시29분 이후 입장을 뒤집은 꼴이다. "2018수능 수준"이라 분석했던 이투스와 종로하늘도 낭패다. 2018수능 1등급컷은 94점이다. 이투스와 종로하늘이 발표한 최초1등급컷은 각 86점이다. 대성 유웨이 메가 비상의 "2018수능보다 약간 어려운 수준" 역시 저녁8시경 발표되고 있는 추정1등급컷 85~86점에 비하면 민망한 수준이다.

2교시 수학은 "2018수능과 비슷"하다는 게 대세다. 7개업체 중 대성 유웨이 이투스 메가 비상의 5개업체가 "비슷"하다고 분석했고, 종로하늘이 "수(가)는 2018수능보다 쉽고 수(나)는 비슷하게"라고, 스카이에듀만이 "2018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쉽다"고 분석, "쉽다"는 얘기를 꺼냈다. 2018수능은 수(가) 수(나) 각 92점이 1등급컷이었다. 저녁8시 현재 추정1등급컷은 수(가) 92점, 수(나) 88점이다. "2018수능과 비슷"하다고 낸 대성 유웨이 이투스 메가 비상은 면피했고, 종로하늘은 결과적으로 2018수능과 비슷한 수(가)를 "2018수능보다 쉽다"고, 2018수능보다 어려웠던 수(나)를 "2018수능과 비슷하게"라고 아예 바꿔 발표한 꼴이 됐다. 스카이에듀 역시 "비슷하거나 다소 쉽다"로 잘못 짚었다.

영어는 "2018수능보다 어렵다"가 대세다. 대성 유웨이 이투스 스카이에듀 종로하늘 비상의 6개업체가 "2018수능보다 어렵다"고, 메가만이 "2018수능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메가는 저녁6시3분에선 "2018수능과 비슷하다"고 했다가, 한 시간 뒤인 7시8분엔 "2018수능보다 약간 어렵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영어는 절대평가제로 90점 이상이면 1등급이다. 2019수능 영어 1등급비율에 대해 현재 대성 이영덕 소장이 "7% 전후", 유웨이 이만기 소장이 "9평(7.92%)과 비슷",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가 "9평과 비슷", 스카이에듀 정용관 총원장이 "7%대"를 예상하고 있다.

<결시율 10.41% 6만명 넘어.. 작년 10.08%와는 큰 차이 없어>
2019수능은 15일 전국 86개지구 1190개 시험장에서 실시됐다. 총 59만4924명이 지원했다. 지난해보다 1397명 증가한 수치다. 해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이례적인 증가 현상이다. 원인은 올해 고3 대부분이 2000년생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밀레니엄 베이비' 현상으로 반짝 증가했던 출산율이 일시적으로 학령인구를 증가시킨 것이다. 재학생은 작년보다 3237명 늘어난 44만8111명(75.3%)이다. 반면 졸업생은 2050명 줄어 13만5482명(22.8%)이 지원했다. 성별로는 남학생이 작년보다 2521명 증가한 30만6141명(51.5%), 여학생은 1124명 감소한 28만8783명(48.5%)이 지원했다.

결시율은 3교시 기준 역대 최고인 10.41%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2115명 늘어난 6만1318명이 시험에 응시하지 않아, 처음으로 6만명을 넘어섰다. 올해도 지원자 10명 중 1명이 수능에 응시하지 않은 셈이다. 1,3교시간 결시율 격차는 0.93%p(1교시 9.48%, 3교시 10.41%)로 지난해 0.62%p(1교시 9.46%, 3교시 10.08%)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아 변별력 높은 수능에도 6평 9평을 통해 난이도를 감안하고 중도포기하지 않은 수험생이 대다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2016수능의 경우 6평과 9평 난이도가 매우 쉬웠지만 수능에서는 다소 변별력 있는 시험이 출제되면서 1,3교시 결시율 격차가 컷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1교시 결시율은 7.19%(4만5338명), 3교시 결시율은 8.83%(5만5089명)로 1.64%p의 차이가 났다.

문제/정답 이의신청은 15일부터 19일까지 평가원 홈페이지 이의신청 전용 게시판을 통한다. 20일부터 26일까지 심사기간을 거쳐 26일 최종 정답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수능성적은 12월5일 수험생에 통보된다. 한국사영역에 응시하지 않은 수험생은 성적통지표를 제공하지 않는다. 수험생이 원서를 접수한 학교 혹은 시험지구 교육청은 온라인으로 성적자료를 제공받은 후 성적통지표를 출력해 수험생에 배부한다. 성적통지표에는 영역/과목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 표기된다. 단 한국사 영어는 절대평가에 따른 등급만 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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