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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바꾼 조희연'..'평가전환없다더니' 2022년까지 외고 자사고 5곳 폐지운영평가 통한 전환, 악용 우려.. '고교체제 개편, 헌재 손에'
  • 윤은지 기자
  • 승인 2018.11.0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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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내년부터 2022년까지 외고 자사고 최소 5곳을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차원에서 논의가 끝나지 않은 문제를 개별 교육청이 앞서 처리하는 모양새인 데다 성과평가를 진행하기도 전에 일반고 전환 학교 수를 공언한 탓이다. 지난해 6월 서울외고 세화여고 등 5개교 재평가 결과 공개 당시 “평가를 통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경로는 타당하지도 현실적이지도 않다”며 “평가는 특정 목표를 정해놓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행정의 합리성을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발언을 스스로 뒤집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내년부터 2022년까지 외고 자사고 최소 5곳을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성과평가 강화, 관련법 개정.. 외고 자사고 폐지 추진>
조 교육감은 7일 교육감 2기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31개 대과제와 106개 세부과제를 담은 '혁신미래교육 백서’를 발표했다. 백서에는 대표공약인 자사고 폐지 정책이 담겼다. 2019년 1곳, 2020년 2곳, 2021년 1곳, 2022년 1곳 등 임기내 최소 5곳의 외고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국제중 2곳의 일반중 전환도 추진된다. 

운영성과 평가를 통한 지정취소와 함께 관련 법령 개정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은 내년 자사고 13곳, 2020년 자사고 10곳, 외고 6곳, 국제중 2곳 등 31개교의 성과평가가 예정돼 있다. 교육청은 이전보다 엄격하게 평가를 시행할 방침이다. 엄정한 평가로 기준에 미달한 학교는 재지정을 취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조 교육감은 “평가지표 보완이 거의 완료됐다”며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서 재학생들이 받는 피해를 줄일 방안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학생 선발방식을 완전추첨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다른 지역 자사고와 달리 이미 1단계에서 추첨선발을 실시하는 서울 자사고의 선발권을 완전히 무력화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완전추첨제를 실시 중인 경문고와 장훈고는 3년째 미달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법령 개정도 추진한다. 운영성과 평가 지표가 사전에 공개되고, 평가경험이 쌓인 탓에 평가를 통한 지정취소는 한계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자사고 외고 국제중 지정과 지정취소, 입학전형 권한을 교육감에게 이양할 수 있도록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자사고 외고 지정/지정취소 시 교육부 동의권을 폐지하고 선발방법을 완전추첨제로 전환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조 교육감은 “신임 교육부장관이 취임했기 때문에 자사고 외고 지정취소 권한 이양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고로 전환한 고교에는 5년간 1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전환직후 1년차에 4억원, 2~3년차 2억원씩, 4~5년차 1억원씩 지원한다고 밝혔다. 2016년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한 미림여고와 우신고는 2020년까지 1억씩 지원한다. 2022년까지 약 43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성과평가, 지정취소 수단 아냐’.. 악용 우려>
성과평가를 자사고 폐지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해 이미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성과평가를 통해 도내 외고 자사고를 모두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성과평가 악용 논란이 일었다. 이 교육감의 발언이 탈락을 공언한 뒤 요식행위마냥 평가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평가결과 운영성과가 미흡한 경우에 한해서만 지정취소를 하도록 돼있는 법 규정을 무시하는 ‘월권’행위일 수 있다. 

당시 이 교육감 발언 이후 재지정평가를 앞둔 서울 5개교가 전부 평가를 통과한 것은 이 같은 지적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조 교육감은 “교육감에게 주어진 권한은 ‘지정취소’가 아니라 ‘평가의무’일 뿐”이라며 “정부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교육청이 대신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 스스로 평가를 통한 인위적 전환이 어렵다는 사실을 자인했다. 조 교육감은 5개교 재지정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에서 “평가를 통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경로는 타당하지도 현실적이지도 않다는 입장을 밝힌다”며 “평가는 특정 목표를 정해놓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행정의 합리성을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기존의 평가기준을 갑자기 변경해 인위적으로 점수를 낮게 부여해 탈락시키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평가지표를 강화한다 하더라도 이제까지 무리 없이 평가를 통과해온 외고 자사고가 재지정 탈락 대상이 된다면 학생 학부모가 납득할만한 충분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길게는 26년 이상 운영해온 외고나 2000년대 초반 자립형사립고 시절부터 운영해온 자사고를 한 번의 평가로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은 무리수에 가깝기 때문이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는 ‘외고 국제고 국제중 운영평가지표 개발 연구(2014)’에서 “학교 선택제는 가장 적합한 학습환경을 선택적으로 제공할 수 있고, 학교 간 경쟁을 유도해 교육의 질 향상과 교육 다양화로 연결되도록 한다”며 “선택받지 못한 학교는 자연스럽게 폐쇄되도록 하는 게 시장적 접근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고교체제 개편.. ‘교육청 교육부 아닌 헌재 손에’>
법 개정으로 외고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한다는 조 교육감의 계획도 실현가능성이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대법원이 7월 서울교육감이 교육부 장관의 사전 동의 없이 자사고 6곳의 지정취소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 위법이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조 교육감은 2014년 재지정 평가 당시 자사고 지정취소가 교육감 권한으로 적법하게 이뤄졌기 때문에 교육부의 직권 취소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오랜 법정공방 끝에 3년7개월 만에 패소로 결론이 난 것이다. 

재판부는 “새로운 교육제도는 충분한 검토와 의견수렴을 거쳐 신중하게 시행돼야 하고, 그러한 과정을 거쳐 시행되는 교육제도를 다시 변경하는 것은 더욱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한다”며 “옛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할 때 교육부 장관과 사전 협의하도록 한 것은 사전 동의를 받으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자사고 지정취소 권한이 교육감으로 이양될 경우 지역별로 교육감 성향에 따라 고교체제가 달라질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지난해말 김상곤 전 장관이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지정하거나 지정을 취소할 때 교육부 장관의 동의권을 폐지할 방침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교육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은 교육감의 의지나 성향에 따라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더 늘어나거나 아예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주지에 따라 교육기회가 달라지는 불평등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당시 교총 대변인은 “자사고 외고 국제고 지정/취소 권한 이양이 실현될 경우 많은 학생들이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있는 지역으로 이탈할 수 있다”며 “또 다른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는 성급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자사고가 없는 지역의 위장전입 문제가 부작용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고교체제 개편이 교육부도 아닌 헌법재판소의 손에 달려 있다고 봤다. 교육부가 8월 2022대입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운영성과평가를 통한 폐지방침을 밝혔지만 첫 단추인 고입 동시실시에 헌재가 제동을 건 상황이기 때문이다. 헌재는 6월 자사고와 일반고의 이중지원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헌재가 본안소송에서도 자사고의 손을 들어준다면 고교체제 개편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높다. 

<서울 자사고 전환.. 끊이지 않는 논란>
교육계가 조 교육감의 계획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과거 서울 자사고의 일반고 사례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인 대성고의 일반고 전환에서도 ‘묻지마 행정’ 논란이 일었다. 대성고 학부모회는 교육청이 자사고 지정취소에 눈이 멀어 당사자인 학부모를 배제하고 지정취소를 밀어붙였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 학생과 학부모는 8월 1심 기각된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에 대한 취소해달라며 서울고등법원에 항고장을 제기한 상태다.

학부모회는 교육청이 자사고 지정취소 과정을 비공개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학부모회 관계자는 “학부모들은 교육청에서 진행한 지정운영위원회 회의 상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청문절차에 관해서도 안내받은 게 없다”며 “교육청은 학부모가 이해관계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청문 당사자에서 제외했으며, 학부모 동의는 필수가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과거 조 교육감은 자사고 폐지를 무리하게 단행한 전례가 있다. 2014년 10월 서울청은 자사고 재지정을 위한 운영평가를 실시한 뒤 경희고 배재고 등 자사고 8곳의 지정취소 대상 학교로 지목했다. 이 중 2개교는 지정취소를 2년 유예했고, 나머지 6곳은 지정취소 처분을 내렸다. 하루아침에 자사고 6곳이 일반고로 전환된 사건을 두고 학생 학부모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었다. 

당시 교육부는 서울청의 자사고 지정취소가 교육감의 재량권을 넘어선 처분이라며 교육부 직권으로 취소했다. 이에 반발한 조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자사고 행정처분 직권취소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팽팽히 맞섰다. 이후 교육부가 교육감의 독단을 우려해 특목고 자사고 등의 지정 또는 지정취소 시 교육부 장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을 ‘동의’로 바꾸면서 8개교 모두 자사고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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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지 기자  blink@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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