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자들의 실전비결.. '자신만의 이해와 표현 필수'

[베리타스알파=유수지 기자]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인문) 면접은 어떻게 나올까. 올해 서울대 일반 면접은 전 모집단위(미대 수의대 음대 의대 치의학대학원 치의학과 제외) 11월 23일 시행한다.

서울대 일반전형은 교과 과정을 기반, 여러 형태로 드러나는 학생의 재능을 다각도에서 평가하는 전형이다. 통상의 면접이 제시문의 정답풀이에만 몰두한다면 서울대 면접은 오답을 제시하더라도 나름의 논리를 갖추고 얼마만큼의 사고의 깊이를 드러내느냐가 평가의 관건이다. 교육과정의 개념들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 학습한 내용들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등을 측정하기 때문이다. 실제 정답을 맞히지 못했거나 정답과는 거리가 먼 답변을 했으나 합격한 사례들이 상당수 존재해 서울대의 취지 반영을 증명하고 있다.

수능최저학력기준도 사범대학 체육교육과를 제외하곤 적용하지 않는다. 전형은 1단계 서류100점으로 2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1단계성적100점과 면접/구술고사100점을 합산해 최종합격자를 정하는 방식이다. 사범대학만 2단계 전형배점이 1단계성적100점+면접/구술고사60점+교직적성인성면접40점으로 다른 모집단위와 다르다. 체육교육과 수능최저는 4개 영역(국어 수학 영어 탐구) 중 2개 영역 이상 4등급이내다.

일반전형은 올해 정원내 1742명을 모집한다. 최종 경쟁률은 8.98(1742/1만5640)대 1을 기록, 지난해 8.94와 거의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최고경쟁률(미대 음대 제외)은 15.10대 1의 체육교육과가 기록했다. 교육학과 13.83대 1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13.44 사회학과 13대 1 순이다. 최저경쟁률은 4.19대1의 간호학과가 기록했다. 불어교육과 4.2대 1 경제학부 4.3대 1 기계항공(기계공학) 4.49대 1 순이다.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인문) 면접은 어떻게 나올까. 올해 서울대 일반 면접은 전 모집단위 11월 23일 시행한다.

<인문계열 면접.. 독서를 통한 생각 키우기> 
서울대 일반 면접은 정답 여부로 당락을 결정하지 않는다. 답변 과정에서 도출되는 전공 관련 이해력과 사고의 깊이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정답 맞히기에 집중하는 면접이 아니어서 문제를 풀지 못하거나 오답을 낸 수험생이 합격하는 사례도 상당하다. 특히 면접은 제시문을 제공하지만 답변은 교수와 대화하는 쌍방향의 방식으로 진행한다. 수험생이 홀로 정답을 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면접관과 대화를 통해 사고가 이어지는 과정을 평가하는 셈이다. 면접관들은 학생들이 막히는 부분에 당도하면 힌트를 주는 방식으로 풀이를 확장시킨다. 

인문계열 면접 구술고사의 경우, 깊이 있는 개념 이해와 함께 다독이 권장된다. 서울대 일반 면접은 대화 과정에서 학생이 가진 이해력의 수준과 사고의 확장력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단답형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수준, 오지선다형 시험에 대비하는 수준을 넘어 학습한 교과 개념을 나의 지식과 언어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소 깊이 있는 제시문을 활용하기 때문에 평소의 독서력도 중요하다. 글에 대한 이해력은 단기간의 준비로는 향상시키기 어렵다. 교과 학습을 진행하다 궁금한 점은 관련 도서를 찾아보는 식으로 스스로 사고의 폭을 넓혀보는 연습이 오랜 기간 축적돼야 한다. 토론 탐구 과제 등 학습활동을 하면서 더욱 깊이 있는 학습 경험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서울대는 매년 웹진 아로리를 통해 면접 기출문제를 게시하면서도 답안은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면접 자체가 정답 외우기식의 풀이를 지양하고 학생 나름의 논리를 세워 답변을 찾아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지원자는 교과과정에 존재하는 원리와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고 적절한 답변을 찾아가면 된다. 서울대 아로리와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에 공개된 기출문제는 최대한 활용하되, 정답찾기가 어렵다고 사교육에 의지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모집단위별 출제 범위 확인 필요>
올해 인문계열 모집단위별 출제 범위는 크게 4개유형(택1포함)으로 구분 가능하다. 제시문 활용은 △인문학+사회과학 △인문학+수학(인문) △사회과학+수학(인문) △수학(인문)+수학(자연)으로 구분되며 수험생이 면접 유형을 선택할 수 있는 모집단위도 있다. 간호대학은 2가지 유형(화학+생명과학/인문학+사회과학) 중 택1 의류학과는 2가지 유형(사회과학+수학(인문) / 화학+생명과학) 중 택1이다. 자유전공학부는 3가지 유형(수학(인문)+수학(자연)/인문학+수학(인문)/사회과학+수학(인문)중 택1이다. 동일한 유형이라도 세부 내용이 다른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올해 제시문 유형을 바꾼 모집단위가 있다는 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소비자아동학부 내 아동가족학전공은 올해 구술면접의 제시문이 변경됐다. 지난해 사회과학 제시문으로만 면접을 진행했던 소비자아동학부 내 아동가족학전공은 올해 인문학 제시문을 병행해 인문학+사회과학으로 구술면접을 진행한다. 

<합격자 증언.. 면접 준비 노하우 쌓기>
면접대상자들은 1단계 합격자 발표 후 바로 다음 주에 면접을 치르게 된다. 짧은 기간인 만큼, 준비과정에서 조급한 마음에 사교육을 의존하는 수험생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서울대는 기출문제 외 모범답안이나 우수답안 등을 일체 공개하지 않아, 대다수 수험생들이 막막하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 면접을 통과한 합격생들은 사교육을 통해 정답을 찾는 방법에 회의적이다.  베리타스알파의  [대입0.1] 코너를 통해 합격자들은 면접에서 사교육의 적절한 도움을 받았다는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정답을 모르겠더라도 자신만의 풀이방법이 떠오른다면 그 방법대로 문제를 스스로 풀어보는 것이 올바른 면접 방법이라는 얘기이다. 실제 지난해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으로 언론정보학과에 합격한 박호연 학생은 서울대 면접에서 이전에 읽은 책을 활용해 자신만의 답변을 진행했다. 박군에게 제시된 첫 번째 면접 문항은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 애착을 가지는 이유에 관한 글이었다. 제시문 중 무의미한 인생에 대해 말한 부분에는 밑줄이 그어져 있었다. 박군은 “무의미한 삶이란 맹목적 권위에 따라 의식 없이 움직이는 삶이라고 생각했다”며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에 나오는 주인공 판탈레온 판토하 대위와 김승옥 작가의 ‘역사’의 주인공을 예시로 답변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평소 꾸준한 독서 습관이 면접 대비로 저절로 이어진 셈이다.

서울대 일반전형으로 윤리교육과에 합격한 박수연 학생도 면접 준비 노하우로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을 추천했다. 박양은 지문을 요약하고 답변을 준비할 수 있는 자신만의 메모법을 훈련하며 면접을 준비했다. 기출문제나 예상문제로 면접을 준비하지만 실전에서는 막상 어떤 문제가 나올지 모른다. 박양은 어떤 지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완성된 답변을 위해 지문을 요약하는 메모법을 반복적으로 연습했다. 박양의 메모법은 지문을 단순히 몇 개의 함축적 단어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메모만을 보고도 완성된 문장을 구사할 수 있도록 메모를 도표화 시키는 것이었다. 박양은 “무턱대고 학원이나 학교에서 준비하는 것에만 기대지 말고 한 번쯤 집에서 수업자료를 복습하고 학생부나 자소서를 찬찬히 훑어보면서 학과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 대학에 가서 무엇을 할 것인지, 향후 진로는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16년 서울대 경제학부에 합격했던 김유진 학생은 실제 구술면접 학원에 찾아갔던 사례다. 김양은 1단계 합격 통보를 받은 후에야 구술면접 대비를 시작해 조급한 마음에 학원에 가게 됐다고 전했다. 실제 학원에는 대부분 여름방학, 길게는 예비 고3때부터 구술면접을 준비한 학생들이 상당수였다. 하지만 김양은 “돌이켜보면 많은 도움을 받지는 못했다. 다른 친구들의 답변을 들으며 생각을 확장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쓸모가 없었다. 특히 학원의 수학 강의는 하루 만에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양은 면접에서 답안 도출에 매달리기보다 조리 있게 풀이과정을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교수님이 주는 힌트를 차근히 따져보면 나름의 풀이과정을 세울 수 있다고 한다. 당시 면접 사회과학 제시문에는 각자 다른 사정을 겪고 있는 세 명의 노동자 중 누구를 고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많은 학생들이 세 노동자가 처한 상황에 집중해 질문에 답했지만 김양은 사고를 전환했다.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상황이 각자 달라 경중을 따지기 힘들다고 봤다. 오히려 철저하게 고용주의 입장에서 어떤 선택이 고용주에게 이득을 가져오는지 따졌다. 김양은 뻔한 답이 도출될 수 있는 질문에도 창의적이고 분석적인 대답을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수학 제시문은 어려웠고 시간이 부족했다. 완벽하게 답을 구하려 하지 않고 풀 수 있는 만큼만 풀었다. 나머지는 접근 방식을 차근히 설명하면서 문제에 대한 이해도를 표현하려고 노력했을 뿐이라고 회고했다.

<2018 대입 면접후기자료집 참고>
서울대 일반 면접 현장을 확인해보고 싶은 수험생들은 부산교육청 ‘2018 대입 면접후기자료집’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면접을 경험한 학생들의 후기역시 실려 있기 때문이다. 제시문 기반 면접 질문이 어떻게 도출되는지와 면접 진행 방식 등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언론정보학과 사례의 경우, 면접은 15분간 이뤄졌으며 인문학 제시문 1, 2항의 답변을 우선적으로 진행했다. 면접관은 제시문 사안에 대한 지원자의 주장을 물었으며 실제 사례 등의 정리도 함께 요구했다. 지원자의 답변이 질문과 맞지 않아 면접관이 내용을 재정리해 되묻기도 했다. 마지막에는 지원동기와 하고 싶은 말도 물었다. 지원자는 제시문 기반이라 지원동기와 자신의 경험 등은 묻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미리 준비해간 것이 다행이었다고 후기를 전했다. 

경영대학 사례의 경우, 준비시간은 30분 면접시간은 15분이었다. 지원자는 수학 제시문을 중간까지밖에 풀이하지 못한 채 면접에 들어갔다. 면접관은 지원자가 풀이하지 못한 문제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지 질문해 학생의 풀이 공백을 메워줬다. 지원자가 단순히 제시문의 답변을 계속해서 진행하기보단 면접관의 질문이 중간 중간 이어졌다는 후기다. 

정치외교학부 사례의 경우, 자신에게는 생기부 기반 질문이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지원자는 아마 장래희망을 변경한 적도 없고 하향 지원한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라고 이유를 짐작했다. 답변에 근거를 들때는 제시문과 교과 지식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했다. 스스로 제시문을 이해했다는 점을 피력하고 고교에서도 학업에 집중했다는 점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면접 대기가 복도에서 이뤄져 추울 수 있다며 핫팩을 챙기길 추천했다.

<유의사항.. 개인별 시간 확인 필수>
수험생들은 대학 홈페이지에서 개인별 면접 시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면접이 오전과 오후로 나눠져 지원자별로 다르게 진행하기 때문이다. 신분증 지참도 잊지 말아야 한다. 신분증 확인 후 지원자별 수험번호를 받게 된다. 교복을 착용하거나 면접 중 자신의 이름이나 출신학교명을 노출시켜서도 안 된다. 지원자들은 수험번호를 통해서만 호명된다. 면접실에는 전자기기를 소지한 채 들어갈 수 없으며 대기실에서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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