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배출 고교, 매년 '증가'.. 학종 선발 다양성 입증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지난해 서울대 정시모집 합격자 3명 중에 1명은 전국 16개 고교에서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16개 고교 중 일반고 7곳은 교육특구 중심의 수도권 고교로 지역 간 격차도 뚜렷했다. 정시에서 교육특구 쏠림현상이 나타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2대입개편 결과 정시30% 확대방침이 정해졌지만 전문가들이 여전히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유다. 반면 학종이 대입의 주요 전형으로 자리 잡으면서 서울대 수시 합격생 배출 고교 수는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해 수시는 특히 최근 3년간 서울대 합격생이 한 명도 없었던 7개 군 지역에서도 합격자가 나오면서 특정학교 쏠림의 정시와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지난해 서울대 정시모집 합격자 3명 중에 1명은 전국 16개 고교에서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정시에서 특정학교 쏠림현상이 나타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서울대 제공

<지난해 정시 합격생 3분의1, 16개 고교 출신>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승래(더불어민주) 의원이 서울대에서 받은 ‘2018년도 서울대 입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시에서 10명 이상의 합격자를 배출한 16개 고교가 정시 모집인원 703명의 약 3분의1에 해당하는 229명의 합격자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6개 고교는 △자사고 7개교 △일반고 7개교 △외고 1개교 △전국단위 자율학교 1개교였다. 이들 학교는 수시에서도 다수의 합격자를 배출한 고교다. 베리타스알파 취재결과에 의하면 자사고는 중동고(24명, 이하 최초합 기준) 상산고(22명) 세화고(16명) 민사고(14명) 휘문고(14명) 현대청운고(10명), 외고는 대원외고(15명), 일반고는 강서고(15명) 양서고(14명) 단대부고(11명) 숙명여고(11명) 낙생고(11명) 경기고(10명) 신성고(10명), 전국단위 자율학교는 한일고(10명)였다. 나머지 자사고 1곳은 외대부고로 추정된다. 외대부고는 서울대 정시 합격인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종 서울대 등록현황 자료에 의하면 24명이 등록한 것으로 확인된다. 최초합에서 10명 이상이 합격했을 가능성이 높다. 

수시 전형결과까지 합산하면 지난해 서울대 입시에서 12명 이상의 합격자를 배출한 고교는 56개교였다. 이중 특목고와 자사고는 40개교로 나타났다. 

16개 고교  대부분이 수도권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각 지역에 분포한 전국단위 자사고와 달리 16개 고교에 이름을 올린 광역단위 자사고는 모두 강남3구 고교였다. 세화고는 서초구, 휘문고는 강남구에 있는 학교다. 일반고도 마찬가지다. 강서고는 양천구, 단대부고 숙명여고 경기고는 강남구 소재다. 서울소재가 아닌 학교도 수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낙생고는 경기 성남, 신성고는 경기 안양 소재였다. 군 소재 고교는 유일하게 경기 양평의 양서고가 있었다. 

모집인원이 86명 더 많았던 2015정시와 비교해보면 10명 이상의 합격자를 배출한 학교는 18개 고교였다. 이들 학교에서 정시 789명의 모집인원 중 38.6%에 해당하는 305명의 합격자를 배출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사고가 9개교로 가장 많았으며, 일반고가 4개, 외고가 4개, 전국모집 자율학교가 1개교로 나타났다. 

<정시 쏠림현상 가속화, 2년간 합격자 배출 고교 수 ‘감소’>
서울대 정시 합격자 배출 고교 수는 매년 줄고 있다. 고교 수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일부 학교에 합격자가 몰린다는 의미다. 서울대에 따르면 2018정시에서 한 명이라도 합격자를 배출한 고교 수는 296개교였다. 2016학년 318개교, 2017학년 311개교에 이어 축소세가 뚜렷하다. 

정량평가로 진행되는 정시 특성상 교육특구 학교들이 강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대에 따르면 서울지역 정시 합격자 비율은 지난해 38.3%에서 42%로 늘어났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사는 “정시 특성상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수시 학종은 학교별 교육과정 차이나 지역별 교육여건 차이를 모두 고려하기 때문에 도서지역이나 읍/면 등 교육 취약지역에서도 합격자가 나오는 반면, 정시는 수능성적으로만 합격자를 배출하기 때문"이며 "사교육이 밀집해 있는 교육특구에서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수시 최초합 배출 고교 수와 상반된다. 수시 최초합 배출 고교 수는 2016년 778개교, 2017년 800개교, 2018년 831개교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831개교는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숫자다. 수시비중이 확대된 영향도 있지만 수시정시 비중이 동일했던 2017~2018학년에도 합격 고교 수가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수시 전 전형을 학종으로 운영하는 서울대 학종의 진면목이 드러난 결과라고 평가했다. 교육소외지역에서 다수의 합격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입에서는 경남 고성군, 경남 하동군, 경북 예천군, 전남 고흥군, 전남 완도군, 전북 무주군, 전북 임실군 등 최근 3년간 서울대 합격실적이 단 1명도 없었던 7개 군 지역에서 합격자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 3년간 합격자 배출에 실패했지만 지난해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일반고는 전국에서 91개교에 달했다. 2016학년 66개교, 2017학년 90개교에서 꾸준히 늘고 있다. 소외지역 합격생 증가는 일부 학교가 서울대 실적을 독식하는 체제에서 벗어나 '소외지역 일반고'까지 서울대 진입이 가능한 시대로 접어든 셈이다. 

<서울대 정시확대 시뮬레이션.. 강남3구 특목고 졸업생 ‘유리’>
교육부 차관의 정시확대 주문 논란 당시 서울대가 교육부에 제출한 ‘정시모집 확대(안) 검토 결과’가 재차 눈길을 끌기도 했다. 2020대입 전형계획이 공개될 무렵 서울대는 교육부의 자문에 의해 정시를 확대할 경우 나타날 변화상을 예측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정시를 확대할 경우 강남3구, 특목고, 졸업생(N수생)이 유리해질 것이란 결과가 나왔다. 2018정시 일반전형에 지원한 수험생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정시가 확대될 경우 강남3구가 큰 이득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정시에서 일반전형으로 입학한 강남3구 출신은 169명이다. 서울대는 정시를 40%를 늘릴 경우 강남3구 출신은 254명, 50%를 늘릴 경우 31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특히 강남3구의 세화고 중동고 휘문고의 정시 합격자는 실제 54명에서 101명까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특목고와 일반고를 비교한 내용도 있었다. 정시를 확대할 경우 서울대 실적을 배출한 일반고가 크게 줄어든다는 예측이다. 2018수시 일반전형을 통해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일반고는 305개교, 특목고는 78개교였다. 정시를 40%로 늘리면 일반고는 227개교로 줄어드는 반면, 특목고는 74개교로 유사한 수준이었다. 정시를 50%까지 늘릴 경우 일반고는 171개교로 크게 줄어들지만 특목고는 71개교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자율고와 비교한 내용도 있었지만 자공고와 자사고를 같은 유형으로 비교한 탓에 유의미한 결과는 없었다. 

서울과 군 지역 간의 실적차도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정시 일반전형 입학생 중 서울 출신은 357명, 군 지역은 47명으로 7.6배 차이였다. 정시를 40%로 늘릴 경우 서울은 523명, 군 지역은 59명으로 8.9배로 격차가 벌어졌고, 50%까지 확대될 경우 서울은 632명, 군 지역은 67명으로 9.4배까지 격차는 더욱 커졌다. 

교육계 우려에도 2022대입개편 결과 정시비중을 30%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서울대는 2017대입 수시76.8% 정시21.5%에서 지난해 대입 수시78.5% 정시21.5%로 약 8대2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2019대입과 내년 2020대입에서도 수시78.5% 정시21.5%의 비율로 선발할 예정이다. 전체 모집인원의 78.5%를 수시로 선발하는 서울대는 2022대입에서 정시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정시확대에 조심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학종확대로 교육현장에 나타난 긍정적 효과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고교 교감은 “수능이 공정하다고 하지만 사교육 영향이 너무 커 강남과 재수생 중심 전형이 된 지 오래다. 전국 고교가 똑같은 EBS교재 풀기에 목을 매고, 예체능, 인성, 감성 교육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며 “공들여 만든 교육과정보다 대입전형이 더 위력을 보이는 현실이지만 학종을 통해 교육현장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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