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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불똥' 한전공대..국감통해 논란확대'한전 상반기 4천억대 적자'..'근본적 대책과 장기적 안목 중요'
  • 유수지 기자
  • 승인 2018.10.22 17:02
  • 호수 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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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유수지 기자] 탈원전 정책의 불똥이 한전공대 설립논란으로 번졌다. 올해 초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의 적자 폭이 급등하면서, 대학 설립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대체 에너지 원가 상승과 전기세 동결로 인해 한전의 회복세는 쉽지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16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한전공대 설립을 두고 여야 찬반논쟁이 이어졌다. 야당은 지금의 한전 상황에서 학교 설립을 주주들이 동의하겠냐고 지적했다. 여당은 한전공대 설립은 현 정부의 대선 공약인 만큼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전공대 설립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전남도지사 시절 대선 지역 공약으로 건의해 당시 문재인민주당 후보가 확정 발표한 사안이다.

탈원전 정책의 불똥이 한전공대 설립에 떨어졌다. 올해 초 한국전력공사의 적자 폭이 급등하면서, 대학 설립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이다. /베리타스알파DB

<한전공대, 미래 유망산업 특화 목표>
한전공대는 한전이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전라남도 나주시에 설립 예정인 이공계특성화대학이다. 설립 규모는 부지 120만 제곱미터이며 부지를 제외한 설립 비용은 약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학교 규모를 나타내는 학생수는 대학원 600명 학부 400명 등 총 1000명 가량이다. 현재 한전공대는 1차 용역을 마무리했다.

한전공대 설립은 현 정부의 호남 공약으로 최근까지 순풍을 탔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빛가람에너지밸리에 세계 최고의 에너지분야 연구 중심대학을 설립하겠다”고 설명했다. 빛가람에너지밸리는 한전이 2014년 전남 혁신도시에 입주하면서 내건 사업이다. 한전은 나주를 에너지 신산업 중심지로 키우겠다며 지난해까지 170여개의 기업을 에너지밸리에 유치했다고 전했다. 한전공대는 에너지밸리의 활성화를 위해 나주에 위치할 예정이다. 한전공대의 설립으로 전남은 미래 인재 양성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호남의 한전공대를 충청권의 카이스트 영남권의 포스텍 같은 명문 공과대학으로 세워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한전은 한전공대 설립을 통해 미래 에너지 산업의 기틀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신재생 에너지, 에너지 효율 제고 사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1경4000조 정도로 추산된다. 한전은 한전공대를 통해 해당 분야의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미래 유망 산업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김종갑 한전사장은 국감에서 "에너지 산업 전체의 패러다임이 바뀐 상황에서 에너지특화대학 설립은 한전과 한국의 장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며 "한전공대를 특화된 교육방법과 산학연방식 등을 통해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탈원전의 변수.. 한전 재정 악화>
올해 초 대표적 흑자 기업이었던 한전이 적자로 돌아섰다. 탈원전정책기조에 따른 전력구입비 증가 때문이다. 한전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발전 단가가 저렴한 원자력 발전을 멈췄다. 당장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충분하지 않은 탓에 발전 원가가 비싼 LNG와 석탄 발전의 구입 비중은 높아졌다. 전기세를 인상했다면 적자의 폭이 지금처럼 커지진 않았겠지만 여론 악화 등의 이유로 정부는 전기세를 고정했다. 결과적으로 작년 1조 44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던 한전은 올해 상반기에만 448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야당은 현재 한전의 재무 상태에서 대학을 설립한다면 국민세금 과잉투입의 결과만을 가져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전공대를 운영을 위해서는 한해 700억원 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전의 2018년 전체 경상운영비 예산 4381억100만원에서 16% 정도의 수치다. 문제는 최근 한전이 3분기 연속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데 있다. 현재 재정 상태를 고려하면 한전공대 유지 운영비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맹우(자유한국당) 의원은 “탈원전 정책 실행 과정에서 한전의 재정 악화라는 부작용이 도출됐다”며 “한전공대 설립이 대통령 공약이기에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도그마에서 벗어나 급변한 현실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계, 안정적 재정지원체계 긴요>
교육 관계자들은 한전공대의 설립 자체는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의대열풍상황에서 인재 확보를 위한 대책마련,  GIST대학과의 유기적 협력, 안정적 재정지원체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자연계 수험생들의 의치한수(의대 치대 한의대 수의대) 선호현상도 신설 이공계 대학이 예산 대비 효과를 얻어내는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과고/영재학교는 이공계특성화고라고 불리는 만큼 이들 고교의 대학 진학실적을 살펴보면 이공계열 수험생들의 진학경향을 대체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작년 과고/영재학교의 설카포디지유(서울대 KAIST 포스텍 DGIST GIST대학 UNIST) 진학률은 영재학교 7곳 평균 64.1%, 과고 20곳 평균 58.6%에 불과했다.

이공계 수험생들의 설카포디지유 진학포기는 대부분 의치한수 중복합격 때문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의치한수 진학은 설카포디지유의 진학을 포기할 만큼 가치있는 선택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합격 후 등록하지 않은 ‘미등록인원’ 때문에 생기는 ‘추가합격’이 이공/자연계열에서 더 많이 발견되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물론 설카포디지유 등록을 포기한 모든 인원이 의대를 중복합격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럼에도 과고/영재학교의 의대진학 비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이공계열 학생들의 의대진학 선호 해석을 쉽게 거두지 못하는 요인이다.

한전공대의 인재모집군이 가까운 광주에 있는 이공계특성화대학인 GIST대학과 겹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GIST는 이미 융합기술원을 통해 에너지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전공대의 신재생미래에너지 분야 특화 교육과 학제 운영 과정이 중복될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융합시대에는 에너지 분야라 하더라도 물리 화학 신소재 등이 맞물리기 때문에 두 대학의 협력과 조율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전의 재정 능력 회복에 있다고 주장했다. 안정적인 기반 위에 학교가 세워져야 앞으로의 운영에 있어서도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당장 전기세 정상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관측된다. 정부가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면서 공공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원전 이용률이 80%대로 회복될 것을 전망하면서 한전의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 반면 올해 하반기 도입 예정이던 ‘신고리 4호기’와 ‘신한울 1호기’ 상업운전이 지연되면서 한전의 실적 회복이 더딜 거란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설립진전 어디까지 됐나>
한전은 지난달 ‘한전공대 설립 용역 중간보고회’를 통해 한전공대를 국내외 최고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전공대는 우수인재 양성을 목표로 △학생 입학금/등록금 전액 면제 △아파트형 기숙사 무료 제공 △교수진들에게 기존 과기원 3배 이상의 연봉 보장(연봉 4억원 가량) △연구 시드머니 10억원 이상(국내대학 2배 규모) 제공 △노벨상급 국제상 수상 경력자로 총장 임명 △총장에게 연봉 10억원 이상을 지급/학교 운영 전권 위임 등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운영 체제를 잡았다.

관계자들은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학교의 설립 방향 외 구체적인 재정 부담이나 핵심 로드맵 등이 누락됐다고 평가했다. 중앙정부의 가이드라인 없이 한전이 사업을 설계하는데 있어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용역업체인 미국 컨설팅그룹 에이티커니(A.T.Kearney) 역시 성공적인 대학 설립을 위해서는 범정부 지원조직 구축과 정부 지자체 지원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선례로 최초의 법인화 국립대학인 울산과학기술대학교(현 UNIST) 설립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약 발표 후 2년 간 표류했다. 대통력 직속 국가 균형발전위가 '설립추진 특별위원회'를 발족한 뒤 중심을 잡고 나서야 대학 설립은 단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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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지 기자  sj@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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