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올해 노벨물리학상의 화제는 단연 ‘빛’이었다. 손에 잡히지 않는 빛으로 세포를 움직이거나 안과 수술에 활용할 수 있는 연구들이 노벨상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이 중에서도 레이저 빔을 쏜 뒤 렌즈의 초점을 맞춰 물체를 가두는 ‘광학집게’가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 광학집게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등을 고정하거나, 분자운동을 확인하는데 활용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처럼 빛을 이용해 집게나 스패너 같은 공구처럼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포스텍은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 통합과정 김인기‧정헌영씨팀이 광학집게나 광학스패너로 활용할 수 있는 소용돌이 빔을 만들어내는 메타렌즈를 개발, 광학 분야 저널인 나노스케일(Nanoscale)을 통해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빛이 진행하면서 소용돌이 형태의 모양을 그리는 것을 ‘궤도 각 운동량 (OAM: Orbital Angular Momentum)’이라고 부르고, 이러한 궤도 각 운동량을 가진 빛을 쉽게 ‘소용돌이 빔’이라고 부른다. 이 운동량은 똑같은 주파수나 편광 상태를 가지고 있어도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어 초고용량 광통신 기술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 소용돌이 빔이 물체와 만나면 물체를 좌우로 움직이거나 회전시킬 수 있어 광학집게나 광학스패너, 광학모터로 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소용돌이 빔을 만들려면 렌즈나 홀로그램 판과 같이 부피가 큰 광학 부품들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실제로 광학집게나 광학 스패너로 활용하기에는 제한점이 많았다. 

노 교수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께가 300nm에 불과한 메타표면으로 소용돌이 빔을 만들어내는 다기능성 메타렌즈를 만들어냈다. 이 렌즈는 머리카락의 두께보다 수백 배 얇아, 이를 이용한 소자는 단순한 기능성 표면으로 보일 정도다.  

수소화 비정질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이 렌즈는 항상 설계한 대로 소용돌이 빔을 특정한 초점에 모을 수도 있고, 그 회전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물론 이 소재가 기존 반도체 공정에 자주 사용되는 소재인 만큼, 더 큰 면적의 소자를 제작하기에도 유리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연구팀이 제시한 설계방법을 이용하면 메타렌즈 뿐만 아니라, 메타표면을 이용한 홀로그램이나 컬러 프린팅 소자 설계에도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메타렌즈의 소용돌이 빔을 사용하면 나노크기의 아주 작은 입자를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고, 회전시키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아주 작은 세포를 고정하는데 필요한 광학 집게는 물론, 초소형 전자소자 제작에도 활용할 수 있는 광학 스패너나 모터를 만드는데도 접목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리콘 메타표면을 이용해 사용자가 원하는 소용돌이 빔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메타렌즈에 관한 것으로 이 설계모델은 앞으로 메타표면을 이용한 광학 소자 설계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며, “이번에 개발된 메타렌즈를 바탕으로 광학 집게, 광학 스패너 등 유용한 응용 기술로도 접목시키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전략공모사업, 선도연구센터, 글로벌프론티어사업, 글로벌 박사펠로우십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노준석 교수 /사진=포스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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