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본산' 서울대의 '과목 선택법'.. ‘고교생활 가이드북’ 발간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서울대 입학본부는 2015개정교육과정 시행 원년인 2018학년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고교생활 가이드북’을 제작해 고교현장에 배포했다고 1일 밝혔다. 가이드북은 10월 중 각 고교/교육청으로 우편 배송되며 파일 형태의 가이드북은 서울대 입학본부 웹진 아로리 자료창고와 서울대 입학본부 누리집에서 이용할 수 있다. 

가이드북은 과목 선택권과 자율성이 강화된 2015개정교육과정 특성을 고려해 고교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적성에 따라 안정적으로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돕고자 제작했다. 서울대 측은 “고교와 대학의 교육과정 연계를 공고하게 유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고교교육의 내실화를 지원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고교생 각자 지닌 진로목표와 적성에 따라 고교생활 중 어떤 과목을 선택해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위해 고교생활을 통해 익혀야 할 역량은 무엇인지, 자신이 처한 교육적 여건 내에서 어려움이 발생할 경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서울대 졸업생/재학생 목소리로 담고 있다. 대학 새내기들의 이야기를 통해 올바른 학종 준비방법도 안내하고 있다. 

항목은 ▲책을 읽기 전에(책의 이용 방법 안내) ▲어떤 과목을 공부해야 하나요(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른 과목 선택 방법 안내) ▲학교에 공부하고 싶은 과목이 개설되지 않아요. 어떻게 하면 좋죠(자신이 처한 교육적 여건에 따르는 공부 방법 안내) ▲선배님들 대학에서 제대로 공부하려면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성공적인 대학 생활을 준비하기 위한 바람직한 고교생활 안내) ▲서울대에서 정말 공부하고 싶어요(학종의 올바른 준비방법 안내) ▲2015개정교육과정 편제표(보통교과/전문교과 목록)로 구성했다. 

<‘과목 선택법’ 가이드>
‘고교생활 가이드북’은 2015개정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고교생이 대학에서 수학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담아 고교생활을 알차게 보내고 자연스럽게 학종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취지다. 

과목 선택이 중요해진 것은 2015개정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부터다. 과목선택권이 크게 확대돼 과목을 골라 들을 수 있게 되면서 고교생의 고민은 깊어졌다. 어떤 과목을 선택해야 하는지, 내가 선택한 과목이 내 진로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해당 전공을 먼저 경험한 선배의 입을 빌려 어떤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대학에서 학업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소개하고 있다. 

가이드북에 언급된 학과는 ▲인문대학 철학과 ▲인문대학 국사학과 ▲사회과학대학 언론정보학과 ▲자연과학대학 화학부 ▲자연과학대학 지구환경과학부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 ▲공과대학 산업공학과 ▲농업생명과학대학 농경제사회학부 농업생명과학대학 식물생산과학부 ▲생활과학대학 식품영양학과 ▲자유전공학부다. 

철학과의 경우 모든 교과와 관련이 있지만 어떤 교과와도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다만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이 가장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국어 과목에서는 교과서 지문을 읽으면서 글의 구조를 파악하고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연습을 많이 할 것을 조언했다. 공부하다 흥미로운 내용이 있으면 어디에서 인용된 것인지 찾아보고 전문을 읽어보는 것도 추천했다. 영어공부가 필요한 이유는 영어로 된 논문이나 책을 읽을 일이 많기 때문이다. 

국사학과의 경우 ‘한국사’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과목이긴 하지만 한국사 외의 과목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 ‘한국사’는 공통과목인만큼 비교적 쉬운 내용을 담고 있어 대학에서의 학문 공부에는 실제로 큰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재학생K는 ‘동아시아사’를 추천했다. 동아시아사가 사회교과에 새로 추가된 이유는 하나의 국가를 넘어 동아시아 여러 국가의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역사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학생의 조언을 전적으로 수용할 필요는 없다. 본인이 원하는 지향점에 따라 도움이 되는 과목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마다 추구하는 목표와 그 과정에 필요한 사회교과 다른 과목이 있다면 그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경제학 이론을 한국사에서 활용하고 싶은 경우 ‘실용경제’를, 한국의 철학사 연구를 해보고 싶다면 ‘윤리와 사상’을 공부하는 식이다. 재학생K는 “자신있게 여러분의 선택을 믿어라. 막상 대학에 와서는 다른 과목이 대학 공부에서 더 도움이 되고, 여러분의 판단이 조금은 틀렸던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 과목이 선택할 때 고민한 만큼의 도움을 줄지도 모른다. 반드시 특정한 교과목을 필수로 공부해야 하는 것은 없다. 스스로 선택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사회과학대학 언론정보학과의 경우 ‘독서’ ‘문학’ ‘화법과작문’ 등이 관련성이 높다. 언론정보학과에서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은 글쓰기와 발표이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수업에서 논문을 읽고 요약하라는 과제를 받았고 거기에 본인의 생각을 더해 발표하는 형태다. 재학생K는 “익숙하게 글을 쓰려면 독서 문학 등 읽기자료를 많이 접하는 과목을 통해 글을 많이 읽어봐야 하고, 더 수려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화법과작문을 통해 글쓰기 역량을 충분히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통계학의 성격을 가진 만큼 수학 ‘확률과통계’와 사회 ‘사회문화’의 중요성도 만만치 않다. 확률과통계에서는 통계의 기본 개념을 확실히 익혀야 한다. 통계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사회문화를 공부하면 된다. 이때 개념보다는 문제풀이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자연계열의 경우 어떨까. 자연과학대학 화학부의 경우 수학 과학은 물론 영어도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재학생A는 얼핏 문제풀이용 지식으로만 여겨지는 고교 수학개념을 확실히 이해해야 대학 과정에서 ‘당연하게’ 설명하는 여러 개념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학뿐만 아니라 과학교과 전반에 대한 실력도 쌓을 것을 권했다. 단일전공만으로는 전문성이 떨어지고 연구 주제가 한정되기 때문에 두 개 이상의 분야 지식을 응용할 수 있도록 미리 지식기반을 다져놓는 차원이다. 

공대 기계항공공학부의 경우 ‘수학’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통계’ ‘기하’는 꼭 이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고교에서 배운 수학부터 미적분까지의 내용은 대부분 대학에서 심화된 내용으로 다루게 된다. 확률과통계의 경우 전공수업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실험 데이터를 정리할 때 간접적으로 이용된다. 재학생Y는 “기하는 꼭 공부하는 것이 좋다. 대학에서는 벡터가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기본 내용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하는 과목이 미개설 상태라면.. ‘책 읽기’ 필수>
원하는 과목이 학교에 개설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고육과정에 없다면 대학에서도 학생들이 미리 배우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기 때문에 크게 낙담할 필요는 없다. 재학생H는 “수강인원의 제약 등으로 인해 학교에서 선택 과목이 열리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학 수학에 필수적이지만 고교 교육과정에서 제공되지 않는 과목은 없다. 배우면 좋지만 배우지 못한다고 해서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스스로 꼭 공부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면 ‘책읽기’를 추천했다. 재학생H는 “그 분야에 관련된 대중서적도 좋고 개론서도 좋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여러 권의 책을 읽고 그냥 넘기는 것보다는 한 권의 책을 꼼꼼히 읽고 배우고 느낀 점을 기록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기만 하면 저자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에 그치지만 글을 쓰면 본인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비판적인 독서도 가능하며 후에 다른 책을 읽었을 때 전에 읽은 책과 비교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현실적으로 이수할 수 있는 과목을 최대한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공지식은 어차피 대학에서 공부하게 되므로, 대학에서 수학하기 위한 기초와 다양한 배경지식을 충분히 쌓는 데 집중하라는 것이다. 인문대 철학과 재학생P 역시 독서를 강조했다. 철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이더라도 ‘철학’ ‘논리학’ ‘종교학’을 원활하게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학생이 더 많기 때문이다. “독서를 통해 철학에서 어떤 내용을 공부하는지, 내가 철학의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탐구하되 철학 분야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을 것”을 조언했다. 무리하게 철학 전문서적에 도전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았다. 혼자 읽기는 어렵고 오독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의외로 자연과학 공부를 미리 해두는 것도 추천했다. “철학적 탐구와 자연과학적 탐구의 방법이 많이 겹치는 것은 물론이고, 자연과학 분야의 지식 또한 철학 공부에 많이 응용이 된다”는 것이다. 

고교마다 개설 교과목이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국어/외국어 교과목에 도움이 될 만한 팁도 제공했다. 국어와 문학 분야 공부는 관심있는 책을 읽고 그 책의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면 된다. 사과대 언론정보학과 재학생P는 “문학작품에 대해 친구들과 이야기했던 경험이 문학 공부에 도움이 됐다”며 “분량이 방대한 줄글을 읽는 것이 너무 버거워서 주로 웹툰이나 영화를 보고 인상 깊은 대사나 장면을 서로 어떻게 생각했는지 친구들과 소소하게 수다를 떨었다”고 말했다. 나아가 좋아하는 영화나 소설에 대한 비평을 찾아 읽어보면서 문학작품에 대한 이해를 넓혀 나갔다. 평소에 접하는 여러 형태의 이야기들을 여러 의미로 이해해보려는 노력을 꾸준히 한다면 문학을 이해하는 능력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사설을 읽고 요약한 후 본인의 생각을 적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다. 일기를 쓰는 것도 본인의 생각을 조리있게 표현하는 연습에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자유전공학부 재학생P는 “자신이 쓴 글을 퇴고하며 수정도 해보고 선생님 부모님 친구 등 다른 사람들로부터 검토를 받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며 “글을 쓸 때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글쓰기 습관을 비롯해 강점 약점을 파악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엇을 읽어야 할지 고민이라면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의 글을 읽거나 학교 선생님께 좋은 글/책을 추천 받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스로 찾아하는 공부가 가장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공대 산업공학과 재학생C는 “읽고 쓰는 공부는 수학도 중요하다”며 “과목을 불문하고 고교에서 대학에 공부하는데 필요한 과목을 이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을 구해 혼자 읽으며 공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공학과로 진학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대학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알아보던 중 선형대수 공부가 필요함을 알게 돼 ‘고급 수학’을 공부하게 됐다는 것이다. 짬이 나면 틈틈이 책을 통해 호기심을 해소했고 부담 없이 수학을 공부하며 행렬식 등을 익힐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K-MOOC 등 동영상 강의 활용>
책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생활과학대학 식품영양학과 재학생M은 동영상 사이트를 활용해 혼자서 재미있게 영어공부를 하는 법을 추천했다. ‘How to learn english'라는 검색어를 활용하면 다양한 동영상 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TED를 활용하는 경우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의 강연을 선택적으로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시청하며 발표자의 말을 따라해 보면 영어 사용 능력은 물론 관심분야에 대한 배경지식도 쌓을 수 있다. 

학교에서 이수하지 못하는 과목이 있더라도 스스로 공부하면 된다. 언론정보학과 재학생K는 “학교에서 문법이나 작문 과목을 충분히 공부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국립국어원 누리집을 활용해 공부할 수 있다. 이곳에 게시된 맞춤법/표준어 규정은 꽤 쉽게 설명하고 있는 내용이 많아서 마음먹고 읽어본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교과서로 문제집으로 배우다보면 지엽적인 내용에 매몰되기 쉬우니 전체적인 내용 이해를 위해 이 곳에 나온 내용을 읽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K-MOOC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서울대를 포함한 국내 여러 대학에서 인터넷을 통해 강의를 제공하는 사이트다. 자유전공학부 재학생H는 “미디어 자료로 공부할 때에도 항상 배운것과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슷한 관심사를 지닌 친구들이 주변에 있다면 자율적인 동아리나 스터디 모임에 참여하거나 그런 환경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면 직접 구성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능동적 자세’ 강조>
서울대 재학생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능동적 태도를 강조했다. ‘혼자 공부하는 능력’을 첫 손에 꼽았다. 지구환경과학부 재학생H는 ‘글의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 ‘글을 통해 저자와 소통하는 능력’으로 설명했다. 

화학부 재학생A는 능동성은 대학에 와서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자신의 모습이 다소 소극적이라면 조금씩 바꾸어보는 것을 조언했다. “대학은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며 경험의 깊이와 폭을 확장하는 것도 중요한 공부이며 전공 분야의 학업 역시 고교 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깊게 파고들어가기를 요구한다”며 “대학 공부는 끊임없이 학ㄷ업에 대한 스스로의 동기부여가 중요하며 단지 시험만을 목표로 하는, 대학 교재에 국한된 공부만으로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꼼꼼한 계획을 바탕으로 공부하는 것도 권장했다. 식품영양학과 재학생M은 고교 3년 동안 계획표를 작성하며 공부한 경우다. “계획을 세워 공부하다 보면 놓치고 있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고 부족한 부분을 쉽게 파악하고 채워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능동성은 ‘배운 것 이상’을 학습하려는 태도와 연결된다.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고 질문들을 해결하기 위해 도서관을 찾고 친구들과 논의하고 교사에 조언을 구하는 과정을 통해 앎의 폭을 넓혀갈 수 있다. 

<‘내신’에 대한 편견을 버려라>
수시에서 100%학종으로 선발하는 서울대인 만큼 서울대 입학 준비는 학종대비로 연결된다. 18학번 서울대 새내기로 입학한 재학생들의 입을 통해 서울대 입시 준비에 대해 소개했다. 사범대 국어교육과 재학생L은 내신에 대한 편견을 버리라고 강조했다. 재학생L은 “서울대 학종은 단순히 산출된 수치만으로 학생을 평가하지 않는다”며 “내신 점수를 포함한 전반적인 학교생활을 파악해 학생이 어떤 사람인지, 대학에서 공부할 준비가 된 사람인지 판단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내신 점수가 높은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내신 점수를 통해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내신이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다. 내신은 고교생활을 자신이 얼마나 충실히 보냈는지 평가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중요한 잣대이기 때문이다. 다만 단순히 내신만을 잣대로 삼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노력과 집념에 중점을 두고 꾸준히 성장한 과정까지도 평가한다는 설명이다. 

자연과학대학 물리천문학부 재학생S는 내신시험이 ‘체질’에 맞지 않아 내신 성적 이외에 영어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재학생S는 “영어를 이해하고 말하는 데는 자신이 있었지만 지문을 암기하고 그걸 이용해서 시험을 치는 것은 정말 내 체질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내신 성적은 들쭉날쭉 서울대에 어울릴만한 수치가 아니었다”며 “영어원서를 읽고 영어로 독후감을 쓰고, 영어로 관심 분야에 대한 발표를 준비해서 수업을 통해 영어로 진행하는 등 영어사용능력을 스스로에게 선생님에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신성적이 반드시 1.0이 나와야 한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싶은지를 자소서와 학생부 면접을 통해 보여줄 수 있다면” 된다는 것이다. 

서울대가 늘 강조하는 능동적인 인재상도 드러났다. 공대 산업공학과 재학생S는 “오로지 시험 하나에만 연연하지 않고 공부하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시험기간이라 할지라도 질문을 하거나 인터넷 책을 통해 원하는 답을 얻어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진로를 늦게 찾은 편이어서  오히려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은 폭넓은 경험을 한 점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재학생S는 “소위 이과 학생이지만 인문학 관련 대회도 가리지 않고 참여한 덕분에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혔고 희망하는 진로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방고교도 일반전형 노릴 수 있다>
지방 일반고 출신 일반전형 합격자의 후기도 담았다. 일반고는 지균이 유리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지만 일반전형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문대 영어영문학과 재학생P는 “고1에 노력에 비해 좋지 않은 성적을 가지고 있었고 2학년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해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뒀다”며 “서울대는 가능성을 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자신만의 목표 또는 학문적 가치관이 뚜렷한 학생’을 뽑는다고 봤다. 자신이 원하는 학교의 학과를 들어가기 위해 ‘본인만의 커리큘럼’을 생각해보고 고교 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채워나가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양한 교내대회에서 수상해야한다는 오해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공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재학생C는 “다양한 종류의 대회에 나가 받은 상장들이 없으면 서울대에 합격하기 힘들 것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큰 오해”라며 “교내에서 주최하는 여러 대회 중 진짜 잘 할 수 있고 적성에 맞는 대회를 중심으로 도전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하고 싶은 공부를 꾸준히 해 나름의 역량을 대학에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입학한 학생들을 보고 해당 고교 학생들을 평가할 때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공대 화학생물공학부 재학생K는 재학중인 고교에서 최근 몇 년간 서울대 합격생이 없어 걱정했지만 합격한 경우다. ‘학교에서 몇 년간 입학생이 없었고 내가 다닌 학교가 남들이 알아주는 학교가 아니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재학생K는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사용하지 않았다. 사소한 시간을 의미있게 보냈던 것이 서울대 일반전형을 준비할 때 자소서를 쓰는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됐다. 무엇이 도움이 되고 어떤 시간이 유익할지 저울질하기 보단 매순간을 의미있게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면접준비는 어떻게 해야할까. 일반전형의 가장 큰 부담은 면접및구술고사다. 농생명대 식품/공물생명공학부 재학생C는 3학년2학기 수업에 집중한 것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농생명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는 면접에서 제시문을 생명과학과 화학을 활용한다. 재학생C는 “서울대 일반전형 면접및구술고사는 배운 내용을 충분히 나의 것으로 만들어 다른 이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의 질문이 던져진다”며 “공부할 때는 단순히 외우는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내용과 관련 자료들을 더 찾아보면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연관지어가며 공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