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최근 발표된 애플의 새로운 아이폰 모델은 사용자의 얼굴을 바탕으로 자신을 닮은 나만의 이모지를 만들 수 있는 미모지 기술을 선보였다. 사용자의 얼굴과 머리 길이, 특징을 쏙 빼닮은 이모지를 만드는 이 기술의 핵심은 ‘점 구름(Point Cloud)' 생성 기술인데 복잡하고 부피가 큰 스캐닝 시스템 때문에 작은 장치로 만들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휴대전화와 같은 휴대용 스마트기기에도 이 기술들이 사용되는 만큼 장치의 소형화가 중요한 기술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노준석 교수 /사진=포스텍 제공

포스텍은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팀이 싱가포르 국립대 청 웨이 추(Cheng-Wei Qiu) 교수팀, 중국의 우한대학교 궈싱 쪙(Guoxing Zheng)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스크램블링 메타표면을 이용해 점 구름 생성기술을 300나노미터(nm)라는 초경량으로 구현해내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연구는 네이처가 발간하는 최상위 국제 학술지 '빛 : 과학과 응용(Light : Science and Applications)'에 게재됐다. 

점 구름 기술은 마치 폭죽처럼 빛을 쏘면 일정 위치를 중심으로 모든 방향으로 빛을 뿌리고 뿌려진 빛은 4044개의 점(빛 알갱이)으로 흩어져 주변의 물체에 가 닿고 센서는 이 모든 것을 종합해 주변을 입체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원리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가장 주목받는 기술로 꼽히는, 가상의 세계에서 실제 상황처럼 체험 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기술과, 현실과 가상을 결합한 증강현실(AR) 기술이 바로 이 원리를 응용한다.

점 구름 기술은 ‘회절광학소자(diffractive optical elements)’와 ‘라이다 기술(light detection and ranging;LIDAR)’이 사용된다. 회절광학소자의 경우엔 소자의 깊이 조절을 통해 회절 효과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제작 공정에 어려움이 있고, 라이다 기술의 경우에는 복잡하고 부피가 큰 스캐닝 시스템 때문에 장치 소형화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스크램블링 메타표면’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개발했다. 메타물질은 빛의 파장보다 작은 두께를 갖는 실리콘 나노 막대기 구조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 나노 막대기마다 점 구름 생성에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이렇게 정밀하게 만들어진 메타표면에 레이저 빔을 쏘면 메타표면에서 폭탄이 터지는 것처럼 들어온 방향을 포함한 모든 방향으로 빛이 흩어져 물체를 입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스크램블링 메타표면은 파장의 절반 두께이기 때문에 거의 평면에 가까운 작은 소자에 탑재할 수 있어, 파노라마 카메라, 얼굴 인식 카메라, 증강·가상현실 등의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시계 등 스마트기기의 소형화를 기대할 수 있다.  

노준석 교수는 “실리콘 메타표면을 이용해 전 방향으로 빛을 흩을 수 있는 ‘점 구름 생성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며 "초경량·초소형 형태의 3차원 센싱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기에 활용할 수 있으며, 모션 캡쳐를 이용한 엔터테인먼트 기기 개발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전략공모사업, 선도연구센터(ERC)사업 광기계기술센터, 글로벌프론티어사업 파동에너지극한제어연구단과 글로벌박사펠로우십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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