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기숙사비 면제.. 부지선정, 재정부담 ‘여전히 논란’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한전공대의 청사진이 공개됐다. 학생 1000명, 교수 100명 규모로 ‘작지만 강한 대학'을 지향한다. 부지는 120만 제곱미터 규모이며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했다. 연구/교육/산학연을 아우르는 ‘에너지 특화 클러스터 선두 대학’으로 에너지 분야에서 2040년까지 국내 최고, 2050년까지 세계 최고 공대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한전공대를 둘러싼 최대 관심사인 재정부담과 대학부지 선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전은 10일 오후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본사 한빛홀에서 ‘한전공대 설립 용역 중간보고회’를 열었다. 용역업체인 미국 컨설팅그룹 에이티커니(A.T.Kearney)가 제시한 한전공대 설립 밑그림을 공개했다. 에어티커니 관계자는 ‘설립 타당성이 매우 크나, 성공적 설립을 위한 방향 설정과 지원이 중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미래 에너지 주도권 기틀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설립 타당성은 크지만 대학 전반과 한전의 재정악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전공대의 청사진이 공개됐다. 학생 1000명, 교수 100명 규모로 ‘작지만 강한 대학'을 지향한다. 부지는 120만 제곱미터 규모이며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용역사는 ‘작지만 강한 대학’을 설립방향으로 제시했다. 한전 재무 악영향과 국민세금 과잉투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학생 1000명, 교수 100명, 부지 120만 제곱미터 규모로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한다. 학교규모를 나타내는 학생수는 6개전공 각 100명으로 대학원 600명, 학부 400명 등 총 1000명 수준이다. 학생 대비 교수비율은 ‘10대1’을 기본으로 국내외 최고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한다.

우수인재 육성을 위해 학생 전원에게 입학금과 등록금을 전액 면제하고 아파트형 기숙사를 무료로 제공한다. 우수 교수진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과기원의 3배 이상의 연봉을 보장하는 방안도 담겼다. 교수 연봉은 4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국내대학 2배 규모의 연구 시드머니를 10억원 이상 제공할 방침이다. 총장은 노벨상급 국제상 수상 경력자로 미국 최고수준 연봉인 10억원 이상을 지급해 학교 운영을 전권을 맡긴다는 구상이다. 

부지는 120만 제곱미터다. 대학, 클러스터, 대형연구시설 각 40만 제곱미터로 구성했다. 중간용역 보고서에는 입지선정원칙도 포함됐다. 용역사는 2022년 3월 개교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신속한 인허가가 가능한 국공유지를 1순위로 제시했다. 최단기간 부지 선정을 위해 광주시와 전남도가 합의해 추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제안했다. 이날 1단계 용역에서 의견을 수렴한 뒤 2단계 용역은 12월까지 완료해 내년 상반기까지 입지선정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인근 주민들이 유치전을 벌이고 있어 부지선정이 주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지만 시도가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는 데 그쳤다. 청중 일부는 자신의 지역으로 한전공대를 유치해야 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입장을 설파해 입지선정 갈등을 노출했다. 

재정부담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했다. 용역사 관계자는 “성공적인 대학 설립을 위해서는 범정부 지원조직 구축과 정부 지자체 지원이 필요하다”며 “가칭 한전공대 설립지원위원회 구성을 통해 정책적 지원과 함께 재정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부 측 패널로 참석한 교육부 전문가협의회 최승호 위원(동신대 공대학장)은 “한전공대가 앞으로 대학 설립 후 어떤 식으로 재정을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담보가 있어야 설립이 가능하다”며 “다양한 대안과 검토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전공대 규모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패널로 나선 김병주 전남 일자리정책본부장은 “포스코보다 한전의 규모가 훨씬 큰데 포스텍보다 한전공대의 규모가 작다”며 “학과를 불과 5개로 산정해 학생 수가 적어지니 부지 규모도 축소됐다. 40억원이 든 용역 결과로는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무소속 손금주(전남 나주/화순) 의원은 “한전공대가 스마트 시티 캠퍼스를 모델로 구축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1000명 규모의 학생, 시설 등이 과연 합당한 것인지 고민해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현빈 한전공대 설립단장은 “학령인구가 대폭 줄고 대학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대학 신설이 적절한지 고민이 컸다”며 “결국 작지만 강하게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규모를 키우는 것은 나중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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