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신승희 기자] 올 하반기에 상장사 571개사의 67.1%는 채용의사를 밝혔고 이들이 예상한 대졸 신입 사원 규모는 총 4만7천580명인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대기업의 채용 증가 폭이 눈에 띄었지만 기업규모별 채용편차가 두드려져 채용계획과 전체 채용규모 모두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2천258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2018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를 22일 밝혔다.

<16년 누적 데이터 통해 '미리 보는 2018 하반기 채용시장'>
인크루트는 지난 2003년부터 하반기 채용 시즌을 앞두고 상장사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대졸신입과 관련한 채용동향 조사를 진행해 왔다. 이번 조사는 7월16일부터 8월13일까지 한 달간 진행되었으며, 주요 대기업을 포함한 중견/중소기업 등 상장기업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하반기 4년제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에 대해 일대일 전화 조사를 하여 결과를 도출했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설문에 응한 기업은 총 571개 사로, 대기업 190곳, 중견기업 178곳, 중소기업 203곳으로 구성됐다. 주요 질문사항으로는 '채용여부', '하반기 예상 채용 규모', '전년 동기대비', '채용 트렌드' 등이 포함되었다.

◆기업 규모별 채용 전망
<대기업발 '역대급 훈풍' 불었지만 … 중기 '땅끝 추락'으로 채용계획과 인원 모두 전년比 감소> 
하반기에 채용을 진행하겠다고 확정한 기업은 67.1%로 이는 지난해 69.6%에 매우 근접한 계획이다. 기업 규모에 따른 채용 확정 여부를 살펴보니, 대기업이 91.1%로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대기업 채용계획이 66.33%였던 것에 비하면 무려 24.8%P 높아진 것으로, 단연 가장 높은 비중을 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일자리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선 정부의 강력한 '일자리 정책' 드라이브에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다수 기업이 화답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 상황. 특히 주요 대기업이 이에 민첩한 반응을 보이면서 하반기 취업 문(門)이 더욱 활짝 열리리라 전망이 가능한 지점이다.

하반기 채용을 확정 지었다고 밝힌 중견과 중소기업의 비율은 각각 62.0%, 중소기업은 52.3%로 나타났다. 전년(중견기업, 중소기업 각각 66.1%, 50.0%)과 비교하면 중견기업은 올해 채용계획이 4.1%P 감소했지만, 중소기업은 2.3%P로 소폭 증가했다. 대기업에 비하면 격차가 크지만, 중소기업의 채용계획은 4년 연속 오름세로 경기침체 속에서도 이들 기업이 채용 '결의'를 다진 것은 특기할 만하다.

그렇다면 67.1%의 기업이 하반기 채용 진행에 긍정적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지난 조사의 히스토리를 통해 올 하반기 채용 규모에 기대를 걸어도 되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지난 16년간 '하반기 채용을 진행하겠다'는 기업의 비율이 60%를 넘어선 것은 2005년(61.5%)과 2011년(64.6%), 그리고 지난해 69.6%로 3번에 그쳤을 만큼 이례적인 일이다. 참고로 2005년 하반기 들어서는 26만 개, 2011년에는 36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었던 바 있다.

기업규모별로 살펴보면 올 하반기는 특히나 91.1%가 채용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대기업이 예년에 이어 유력한 키맨(Key man)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기업 10곳 중 9곳이 채용에 긍정적이라는 것. 매해 중견중소기업과 적게는 5%에서 많게는 25% 내외의 격차를 벌렸던 것을 고려해보면 올해 선전이 유독 돋보인다. 이 틈을 중견기업이 매섭게 치고 들었다. 62.0%의 중견기업이 올 하반기 채용시장에 뛰어들고, 중소기업 역시 과반수에 달하는 곳에서 채용을 확정 지은 것으로 보아 인재확보를 위한 기업 간의 공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채용규모에서 발생했다.

<채용 확정 기업 전년수준이지만, 중견기업 채용규모 65.2% 하락하며 전체채용규모 줄어>
이번 하반기 상장 기업들에서 새로 창출될 일자리 수는 총 4만 7천 580개 선일 것으로 분석됐다. 그중 대기업은 올 하반기 4만 4천 648명의 채용을 예고했다. 이는 전년도 4만 2천 249개에서 5.7%P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대기업은 2016년 대비 3.91%의 채용인원을 늘릴 것이라 예고한 데 이어, 올해는 증가 폭이 더욱 늘어난 것. 대기업 채용규모 증가는 올 하반기 6개 시중은행의 공채 재개, 삼성이 쏘아 올린 하반기 1만 명 채용예고와 이에 따른 10대 그룹의 긍정적인 신호가 뒷받침한다.
 
다만, 이 같은 대기업의 키다리아저씨 활약에도 불구, 올 하반기 중견과 중소기업의 채용 예상 규모는 전년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문제는 이 하락세가 전례 없는 수준이기 때문인데, 하반기 중견과 중소의 채용예정규모는 각각 1천 780명(지난해 5천 110명)과 1천 152명(지난해 2천 549명)에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중견기업은 65.2%P, 그리고 중소는 54.8%P만큼 줄어든 수치. 이쯤 되면 고용쇼크 수준이다.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외부 변수들과 부딪히면서 결국 채용규모를 극명하게 줄인 것으로 추측된다.

결국 대기업발 채용견인에도 불구, 중견중소의 고용쇼크 탓에 올 하반기 전체 채용규모는 지난해 4만9,908개에서 4.7%P가량 줄어들었다. 전체 채용 규모 중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의 구성비는 각각 94%> 4%> 2% 순이었다.

◆업종별 채용 전망
<채용시장 모처럼 찾아온 '가을볕'에도 업종별 희비갈려.. 전기/가스, 금융/보험 '웃고' vs 여행/숙박, 식음료 '울고' >

전년도 채용규모 증감 추이를 바탕으로 매해 업종별 일자리 기상도도 발표한다. 앞서 전체 채용계획과 규모에 이어, 올 하반기 업종별 채용 규모는 어떻게 될까. 인크루트의 <2017 상반기 채용동향 조사> 결과에 의하면 천둥번개 일색이던 기상도가, <2017년 하반기 채용동향>때는 전체 12개 업종 중 7개 업종의 채용 전망이 '맑음'으로 나타나며 상당 부분 개선된 바 있다. 올해도 추이는 비슷했다. 전기/가스가 '화창', 금융/보험은 '맑음'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반대로 여행/숙박은 '흐림', 급기야 식음료는 '천둥번개'가 예상된다.

△건설/토목/부동산/임대업 | ▼ 5.18%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 따른 충격파가 퍼지면서 부동산 경기의 장기 침체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주택/건설업계의 채용규모 또한 전년 대비 5.18%P 감소할 전망이다. 현재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는 서울과 입주 물량 증가로 '역(逆)전세난'이 우려되는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보내는 신호를 업계에서도 무시할 수 없었으리라는 분석이다.

△금융/보험 | ▲ 6.47%
은행권 채용모범규준 시행으로 하반기 시중은행에서만 총 2천7백여 명의 채용이 예정되어 있는가 하면, 증권사도 인재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호황 및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함일 터,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금융/보험업계의 채용규모는 전년 대비 6.47%P 올랐다.

△기계/금속/조선/중공업 | ▼ 6.13%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중공업계의 공백을 기계/금속 업계가 가까스로 메우는 모양새다. 사실 해당 부문의 업황은 좋지 않다 못해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업계는 여전히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고, 기계/금속 역시 글로벌 공급 과잉과 미국의 통상압력으로 위태로운 시기를 겪고 있다. 부정적 전망 일색인 탓일까, 하반기 기계/금속/조선/중공업 부문의 채용규모는 전년보다 6.13%P 줄었다.

△식음료 | ▼ 19.11%
새 정부가 들어서면 내수 활성화로 업황이 개선되리라는 기대감에 들 떠 있던 식음료 부문은 하지만 연초 제빵사 직접고용 문제로 홍역을 치르는가 하면 원재료가 상승 그리고 올여름 폭염 이슈까지 겹쳐 당장 추석 대목 농산물가 급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삼중고를 맞닥뜨린 식음료 업종은 올 하반기 전년 대비 19.11% 줄어든 채용규모를 전망하며 12개 업종 중 유일하게 천둥번개가 등장했다.

△여행/숙박 및 기타서비스 | ▼ 9.97%
저비용항공사(LCC)의 업황개선 등으로 업계 분위기가 상당히 고무되는 모양새지만, 지난해 사드 보복 이후 숙박 부분은 내상이 상당했던 만큼 회복 국면이라 보긴 힘든 듯하다. 항공사 신규채용 증가에도 불구, 여행/숙박 및 기타서비스 업계의 하반기 채용규모는 전년보다 9.97%P 줄어들었다.

△유통/물류 | ▲ 0.03%
유통업계는 2년 연속 마이너스 채용계획을 기록했던 부문으로, 최근 갈수록 강화되는 규제와 최저임금 인상 등 산적한 과제 해결에 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져있다. 유통업계. 다만, '온라인 쇼핑 비중의 확대', '1~2인 가구의 증가 및 인구 고령화', '가치 소비 및 공유 경제의 확산' 등 새로운 소비패러다임이 자리 잡으며 업황을 개선하기 위한 신규 인력 충원 노력도 이어졌다. 때문인지 올 채용규모는 지난해 대비 0.03%만큼 가까스로 올라 마이너스 행진에서 벗어났다.

△의류/신발/기타제조 | ▲ 0.48%
업황 개선의 조짐이 의류/신발/기타제조 부문 채용 전망에도 소폭 반영됐다. 채용규모가 전년 대비 0.48%P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증가세를 힘겹게 기록했기 때문. 캐주얼 시장의 성장과 신유통 채널의 점차적 확대 등에 하반기 세계 패션시장 전반에 호황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하는 듯하지만, 최근 세계 대표 스파(SPA)브랜드들의 연이은 실적 하락과 명품 브랜드들의 재고처리 대란 등의 소식이 잇따른 만큼 마냥 장밋빛 채용전망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패션업계로의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라면, 향후 입사하여 가치 소비와 온라인 쇼핑의 부상 등 의류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미리 준비해 놓는 것이 좋겠다.

△자동차 및 부품 | ▲ 2.66%
국가 간 보복 관세, 주요 제조사별 노조 파업, 경유/디젤차 배출가스 기준의 강화 등의 악재가 이어지는가 하더니 최근 BMW發 차량화재가 리스크의 정점을 찍으면서 '내우외환'에 시달리게 된 업종. 하지만, 하반기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시행되고 신차에 대한 영업/마케팅 전략 강화가 예상되는바 해당 직무 채용 전망은 전년보다 2.66%P 오르며 역시나 제조업 채용의 대표주자라는 명성만은 먹칠을 면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가스/기타인프라 | ▲ 13.17%
문재인 대통령이 '탈(脫)원전, 석탄화력발전 축소,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 관련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전기/가스 업계도 이에 보조를 맞추려는 듯 보인다. 해당 업계의 올 하반기 채용규모는 무려 13.17%P 올라 전체업종 중 채용규모 상승 폭이 가장 컸기 때문. 다만 올여름 탈원전과 한전의 실적 하락 등의 리스크가 발생한 만큼 국내 업체들이 하반기에 내놓은 채용 계획이 어느 수준까지 현실화할 것인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것.

△전기/전자 | ▼ 9.76%
반도체 업황이 크게 개선되면서 신입 채용시장에도 녹색 불이 켜지는가 했지만, 반도체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호황과 위기라는 상반된 견해로 나뉘며 채용견인효과는 물음표를 찍고 있다. 분위기상으로는 하반기 삼성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AI 가전 등 전자부문과 전기, 전지 부문 위주로 1만 명 채용을 밝혔고 LG역시 AI가전을 필두로 대규모 인재영입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신입구직자의 기회도 적지 않아 보인다.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시스템 반도체와 AI산업에 대한 전공지식을 충분히 학습할 필요가 있겠다.

△정보통신 | ▲ 7.27%
정보통신기술(ICT) '수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기술로 떠오른 양자(퀀텀)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신입 채용으로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해당 산업의 하반기 채용 규모는 전년보다 7.27%P 오를 전망.

△정유/화학/섬유/의약 | ▲ 9.73%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시차 효과(lagging effect)가 업계 예상보다 커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손해가 커졌지만, 계절적으로 성수기를 맞은 석유화학이 유가불안에도 버팀목이 되어 주는 탓일까. 하반기 채용 규모는 전년보다 9.73%P만큼 큰 폭으로 올랐다.

◆채용 트렌드
<최저임금 상승과 주52시간 근로제로 기업 3곳중 1곳은 '고용에 부담'>
최저임금 인상은 신입 채용계획에도 반향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이 대졸신입채용 계획수립에 영향을 끼쳤느냐는 질문에 전체기업의 69.9%는 '그렇지 않다'를, 5.9%는 '그렇다'를, 나머지 24.2%는 '잘 모르겠다'를 꼽았다. 그 중 '그렇다', 즉 최저임금 상승으로 곧 신입채용에 영향을 받은 전체의 5.9%의 기업을 규모별로 살펴보면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은 중소기업(9.2%)>중견기업(6.4%)>대기업(2.5%)순이었다. 중소기업 중 많게는 10곳 중 1곳은 최저임금 인상 탓에 신규채용마저 줄였거나 없앴다는 분석.

최저임금 인상뿐만 아니라 올해는 주 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된 첫해이기도. 조사결과, 이미 전체기업의 27.0%는 이에 따른 신규충원을 진행했고 14.1%는 충원계획을 하고 있었다. 총 41.1%에 달하는 신규충원이 대졸신입채용으로 직결될지는 지켜보아야겠지만, 확실한 것은 이러한 일련의 고용환경 변화로 인해 전체 기업의 34.9%는 경영과 고용계획에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속내를 비쳤다. 결국 작금의 청년 실업자들은 이렇듯 고용환경 변화에 직간접적 영향을 받으며 일희일비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