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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몰래' 자사고 지정취소?.. 서울청 '묻지마 행정' 논란대성고 학부모 강력반발.. 이미 1일 교육청 지정운영위 '통과'
  • 윤은지 기자
  • 승인 2018.08.1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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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일반고 전환을 추진 중인 대성고의 자사고 지정취소를 둘러싸고 서울교육청이 독단적으로 절차를 처리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13일 대성고 학부모회는 교육청이 자사고 지정취소에 눈이 멀어 당사자인 학부모를 배제하고 지정취소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편안한 교복’ 추진단을 발족하고 교복마저도 공론화로 결정하겠다며 소통을 강조한 조희연 교육감의 행보와 상반된다. 

대성고 학부모회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대성고가 지정취소 신청서를 접수한 것을 알았다. 교육청에 지정운영위원회 회의일정과 이어질 청문 공개를 요청했지만 교육청은 학부모는 사건의 당사자가 아니라며 일체의 정보공개를 거부하고 있다”며 “조 교육감이 자사고 폐지공약 이행에 눈이 멀어 자신의 기준을 무너뜨리고 있다. 소통교육감이 아니라 불통교육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일반고 전환을 신청한 부산국제외고 강원외고와 달리 교육청이 학부모를 배제하고 폐쇄적으로 절차를 진행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대성고 자사고 지정취소 안건이 1일 교육청 지정운영위원회를 통과했다고 14일 밝혔다. 청문절차와 교육부 동의가 남았지만 외고 자사고 폐지정책을 추진 중인 교육부가 ‘부동의’ 판정을 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사실상 전환이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는 탓에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화될 전망이다. 

일반고 전환을 추진 중인 대성고의 자사고 지정취소를 둘러싸고 서울교육청이 독단적으로 절차를 처리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13일 대성고 학부모회는 교육청이 자사고 지정취소에 눈이 멀어 당사자인 학부모를 배제하고 지정취소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학부모는 빠져라?'.. 서울청 '묻지마 행정' 논란>
학부모들은 교육청의 폐쇄적인 절차운영을 두고 ‘묻지마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학부모회 대표는 “처음에는 단순히 학부모 의견수렴 없이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는 학교 측에 문제가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교육청의 진행과정을 보면서 학부모 권익을 침해하고 학생 인권을 침해하는 사례가 발견되면서 단순히 대성고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느꼈다”면서 “그대로 둔다면 학생과 학부모 권리를 침해하는 나쁜 관행으로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학부모회는 교육청이 대성고의 자사고 지정취소 과정을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지정운영위원회 회의 상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앞으로 열릴 청문절차에 관해서도 안내받지 못했다. 교육청은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학부모를 청문 당사자에 포함시키지 않았으며, 지정취소 신청서 서식에 학부모 동의여부를 표시하는 란이 없다는 이유로 학부모 동의가 필수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의견 수렴을 중시한다던 평소 조 교육감의 행보와도 어긋난다. 지난달 30일 교육청은 불편한 교복을 편안한 교복으로 개선하겠다며 ‘편안한 교복 공론화 추진단’을 발족했다. 반론의 여지가 거의 없는 교복 개선마저 공론화로 처리한다던 서울교육청이 일반고 전환이라는 첨예한 사안에 대해선 학부모 의견 수렴 없이 ‘묻지마 행정’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셈이다.

교육청의 폐쇄적인 행정운영은 앞서 일반고 전환 사례를 겪은 부산교육청 강원교육청과도 상반된다. 내년부터 일반고 전환이 확정된 부산국제외고의 경우 교육청 지정운영위원회 회의와 청문과정에 학부모가 모두 참석했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법인이 지정취소를 신청한 경우 당사자는 학부모가 된다. 청문은 행정절차법상 피해 당사자의 소명을 듣는 자리로 청문과정에 학부모가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강원외고는 지정운영위원회 회의 결과 2022학년까지 외고 지위를 이어가기로 했지만 전환을 신청하기까지 다양한 통로로 학부모 의견을 수렴했다. 강원외고는 일반고 전환 신청서에 학부모 동의비율이 포함된 의견수렴 자료를 포함해 제출하기도 했다.  

과거 조 교육감은 자사고 폐지를 무리하게 단행한 전례가 있다. 2014년 10월 서울청은 자사고 재지정을 위한 운영평가를 실시한 뒤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우신고 이대부고 중앙고 신일고 숭문고 등 자사고 8곳을 지정취소 대상 학교로 지목했다. 이중 신일고와 숭문고는 자사고 지정취소를 2016년까지 2년간 유예한다고 밝혔으며 나머지 6개교에 대해서는 지정취소 처분을 내렸다. 하루아침에 자사고 6곳의 지정이 취소된 사건을 두고 학교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상당한 반발이 일었다. 

당시 교육부는 서울청의 자사고 지정취소가 교육감의 재량권을 넘어선 처분이라며 지정취소 처분을 교육부 직권으로 다시 취소했다. 이에 반발한 조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자사고 행정처분 직권취소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등 팽팽히 맞섰다. 이후 교육부가 시도교육감의 독단을 우려해 특목고 자사고 등의 지정 또는 지정취소 시 교육부 장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을 ‘동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으로 개정하면서 8개교 모두 자사고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지난달 대법원은 4년 전 조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 대해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자사고 지정취소는 교육감 독단으로 결정할 수 없으며 교육부 장관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새로운 교육제도는 충분한 검토와 의견수렴을 거쳐 신중하게 시행돼야 하고, 그러한 과정을 거쳐 시행되는 교육제도를 다시 변경하는 것은 더욱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한다”며 “옛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자사고 지정취소를 할 때 교육부 장관과 사전 협의하도록 한 것은 사전 동의를 받으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학부모 강력반발 ‘취소사유 납득 안돼’.. 의견수렴 절차 문제제기> 
학부모들은 자사고 취소신청에 필요한 학부모 의견수렴 절차상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대성고 학부모회 관계자는 “대성고가 자사고 지정취소를 준비하면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지만, 설명회는 학교 측의 일방적인 통보로 진행됐다”며 “공식적인 학부모회의에서는 질의응답만 진행하며 학부모 의견을 철저하게 차단했다”고 지적했다. 

자사고 지정취소를 논의하는 학부모회의 소집에 대한 적절한 홍보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학부모회 관계자는 “지난달 17일 실시한 학부모회의는 온라인 공지 없이 오프라인 문서를 통해 4일 전에 통보됐고 ‘입학전형 변경의 건’으로 발송됐다”며 “이 공문을 통해 일반고 전환을 유추할 수 있는 학부모들은 많지 않다. 사안에 대해 모르는 학부모들은 회의 소집 사실조차 몰랐다. 이런 이유로 2,3학년 학부모 600여 명 가운데 참석자는 35명이 전부였다”고 전했다. 

학교 측이 지정취소 사유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대성고 학부모회에 따르면 학교 측은 정부의 자사고 폐지 정책으로 인해 신입생 모집이 어렵다는 점, 학령인구와 지역 고입예정자 감소, 사회통합전형 미달 시 일반전형으로 메울 수 없게 되면 재정이 악화된다는 사실을 전환 이유로 밝혔다. 

학부모회는 학령인구 감소가 대성고가 자사고 지정을 신청한 2009년에도 예견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학부모회 관계자는 “당시 정부는 이 같은 리스크를 예상하고 자사고를 운영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 법인에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학령인구와 입학예정자 감소로 인한 재정악화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학부모회 관계자는 “학교 측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은평구 내 고입 진학 예정자 감소는 40명에 불과하다”며 “학교알리미가 6월12일 공시한 ‘2018년 서울시 지역별 고등학교 전체 입학생 수’ 기준에 의하면 대성고가 위치한 은평구는 입학생 비율이 높은 지역에 속한다. 노원 강남 강서 송파에 이어 5번째로 많다”고 강조했다. 

재정악화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대성고는 학생들의 학비로 운영된다. 학부모부담수입 학부모부담지원금 수익자부담금을 합하면 한 해 예산이 75~79억원에 달한다. 2016년에는 5억7000만원을 이월했고, 2017년 5억5000만원, 2018년 2월 10억원이 넘는 예산을 이월했다. 10억원은 학생 110명의 등록금과 맞먹는 금액”이라며 “매년 학생들의 등록금을 남겨온 대성고가 재정위기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광역자사고 32개체제 축소될까.. 정부출범 이후 네 번째>
대성고는 지난달 25일 교육청에 일반고 전환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시 대성고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충원이 어려워진 데다 여러 정부정책 등을 고려해 법인에서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1일 교육청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는 대성고의 자사고 지정취소 건에 대한 회의를 열고 자사고 지정취소를 확정했다. 교육청의 이해당사자 청문과 교육부의 동의 절차를 거치면 대성고는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1년 전 정부가 외고 자사고 폐지정책을 밝히면서 교육계 혼란을 몰고 온 이후 자사고가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대성고가 네 번째다. 작년 울산의 성신고와 대구의 경신고가 정부정책과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일반고로 전환한 데 이어 광주의 송원고가 교육청과의 선발권 다툼 끝에 자사고 지위를 반납했다. 송원고는 광역단위 자사고이긴 하지만 선발권이 없어 그동안 일반고와 다름없이 운영돼왔다. 2018학년 신입생 모집요강에서 2단계 면접을 도입하는 내용이 교육청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논쟁 끝에 일반고전 전환 절차를 밟았다. 

일반고 전환논란은 외고에도 번졌다. 6월4일 교육청에 특목고 지정해제 신청서를 제출한 부산국제외고는 6일 교육부의 최종동의로 일반고 전환이 확정됐다. 개교 15년 만에 외고 지위를 반납한 것은 달라진 교육정책의 영향이 크다. 부산국제외고는 외고 국제고 자사고와 일반고의 고입 동시실시 등 고입제도 변경,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외고의 한계 등을 사유로 일반고 전환을 추진해왔다. 전문가들은 학생충원의 어려움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봤다. 학생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특목고 특성상 신입생 미달은 재정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원서접수를 마감한 부산국제외고는 최종 경쟁률 0.93대 1로 미달을 기록했다. 

반면 강원외고는 외고 지위를 유지한다. 강원외고는 4월 일반고 전환을 신청했으나 강원교육청 특목고 지정운영위원회는 10일 열린 심의에서 강원외고의 '특목고 지정취소' 건을 부결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불확실한 대입환경과 강원외고만의 특수성을 고려해 일반고 전환보다는 2020년부터 진행될 재지정 평가 때까지 현행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원외고의 일반고 전환으로 도내 일반고가 신입생 모집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외고 역할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성고가 일반고로 전환할 경우 전국 광역단위 자사고는 32개 체제로 축소된다. 현재 서울 22개, 비서울 11개 등 33개 체제로 운영 중이다. 지난해 비서울 14개 체제에서 울산의 성신고를 필두로, 대구의 경신고, 광주의 송원고 등 3개교가 일반고로 전환하면서 33개로 줄었다. 서울 광역단위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2013년 동양고 용문고, 2016년 우신고 미림여고 등 4개교가 자사고 지위를 반납한 이후 올해 들어서 대성고가 처음이다. 

대성고는 서울 은평구 소재 남학교다. 2009년 광역단위 자사고로 지정돼 2011년부터 자사고로 운영해왔다. 자사고 운영 8년 만에 일반고로 전환하는 셈이다. 다만 서울 광역단위 자사고는 현재도 1단계 추첨선발 방식으로 선발권이 약한 데다 자사고 지정 이전에도 명문고로 명성이 높던 학교인 만큼 진학실적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성고는 지난해 수시4명 정시2명으로 6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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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지 기자  blink@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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