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경화 기자]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수시와 정시를 배타적인 관계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지만 두 전형은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이루고 있다. 정시에서의 불리함을 수시로 극복하고, 수시에서의 부족함을 정시로 만회해야 하는 것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이러한 인식을 지니고 자신의 입시환경을 들여다보려는 자세가 입시에서 성공하는 비결이며, 성공적인 수시 지원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김 소장의 가이드에 따라 2019수시지원 검토7단계를 살펴본다.

<1단계 정시지원 가능선 가늠>
모의고사 성적으로 지원 타당성을 검토하는 게 1단계다. 흔히 수시지원을 결정할 때 내신성적이 일차적인 기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수시와 정시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다. 수험생에게 주어진 '수시6회+정시3회' 총9회 기회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정시를 바라보는 선에서 수시를 준비해야 한다. 수시지원의 일차적인 판단 기준은 내신이 아니라 수능성적 가늠지표인 모의고사 성적이다. 자신의 수능경쟁력을 점검해 정시에서 어느 정도의 대학을 지원할 수 있는지를 파악한 후 수시모집의 지원범위를 정해야 한다.

수시에서 지원을 검토해야 하는 대학은 '내가 꿈꿔온 6개대학'이 아니다. 내 모의고사 성적으로 정시에서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을 기준으로 유사한 위치의 대학이거나 더 높은 위치에 있는 대학이다. 정시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안정적인 지원이 필요하겠지만, 수시에서는 과감하고 도전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명심해야 할 것은 '과감한 도전'이 현실성 없는 대학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현실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수시지원대학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모의고사 성적의 흐름을 파악하고 정시모집 결과에 대한 예측이 필요하다.

모의고사 성적의 흐름을 판단한다는 것은 여러 차례의 모의고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서 성적의 변동과 상승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한다는 것이다. 한 차례의 모의고사 성적만으로 자신의 위치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최소 3~6월 동안 치러진 모의고사의 성적을 바탕으로 자신의 수능 경쟁력을 점검해야 한다. 확인해야 하는 부분은 영역별 등급과 같은 피상적인 지표가 아니라, 백분위 또는 표준점수와 같은 상대적 위치의 확인이다. 상대적 위치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인식을 하고 나면 자신의 정시 경쟁력을 확인하는 작업, 즉 영역별 반영 조합을 중심으로 자신의 종합적인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청 학력평가 성적표의 '기타 참고자료'나 사설 모의고사의 '수능 예상 석차' '온라인 배치표 서비스' 등으로 반영조합에 따른 상대적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한 가지 참고해야 할 사항이 있다. 학력평가 성적표에 표기된 백분위는 '하위누적 백분위'이기 때문에 '100'을 기준으로 이 백분위 값을 뺐을 때 '상위누적 백분위'를 확인할 수 있다. 상위누적 백분위는 전국 수험생을 대상으로 학생의 위치를 최우수 학생, 즉 1등을 기준으로 추정하여 백분위 형태로 나타낸 것이다. 실제 정시지원 시에는 영역별반영비율이나 수능점수활용지표 등을 다양하게 고려해 위치를 파악해야 하지만, 수시지원 전에는 이러한 지표를 통해 자신의 수능경쟁력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온라인 배치표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누적' 비율 또한 '상위누적 백분위'를 뜻하는 말이다.

성적의 변동이 크지 않고 안정되어 있는 학생이라면 성적의 상승 가능성까지 고려해서 수시지원 범위를 정하는 것이 좋다.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이 불가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안정적으로 지원을 할 경우 오히려 후회를 남길 수도 있다. 성적변동이 심하게 나타나는 학생이라면 오히려 성적의 하락가능성을 고려해 수시지원범위를 정하는 것이 좋다. 문제의 유형이나 난이도, 제시문 등의 영향을 크게 받으므로 기초 실력이 불안정하다고 볼 수 있다. 모의고사 가운데 영역별 성적이 가장 낮게 나온 결과를 기준으로 수시의 지원범위를 정하는 것이 좋다. 여러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 수시를 최대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시지원은 모의고사 성적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평가를 기초로 지원 범위와 계획을 세워야 하며, 지나친 낙관주의나 비관주의를 모두 피해야 한다.

/사진=신승희 기자 pablo@veritas-a.com

<2단계 대학별고사 실시일 점검>
2단계는 전형별 시기적 특성에 맞춰 지원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수시지원 계획을 세우기 전,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지나치기 쉬운 부분이 있다. '대학별고사 실시일'이다. 대학별고사를 진행하지 않는 전형이라면 상관없지만 수시지원 전 자신이 지원할 전형을 고려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이에 대한 파악을 선행해야 한다.

관심 있는 대학의 논술 면접 적성고사 등 '대학별고사 실시일'과 '1단계 합격자 발표일'이 수능일을 기준으로 '전/후' 어느 시점에 시행되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정시모집 지원 자체가 금지되므로, 수능이전에 모든 과정이 완료되는 전형은 최대한 신중하게 지원해야 한다. 자칫 하향지원을 했다가 원하지 않는 학교에 합격되면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수능이전에 대학별고사를 실시하게 되면, 고사준비를 위해 시간을 빼앗기게 되면서 수능학습에 대한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수능이전 고사실시 전형은 학습의 부담을 줄이고 하향지원을 피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수능이후에 대학별고사가 실시되는 전형보다 대부분 경쟁률이 낮게 분포할 가능성이 높다. 모의고사 성적보다 학생부의 교과/비교과가 우수한 학생이라면, 오히려 수능이전 고사실시 전형이 유리할 수 있으므로 최대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수능이후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전형은 수능을 본 뒤 가채점 결과를 기준으로 응시 여부를 다시 검토할 수 있어 '보험'처럼 활용할 수 있다. 수능이후에 고사를 준비할 수 있는 까닭에 수능준비에 부담이 되지 않을뿐더러 만일의 경우에 대비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현실성이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과감하게 지원하는 것을 추천하며, 논술 등 대학별고사의 준비가 부족하더라도 수능이후의 시간을 활용해 집중적으로 준비할 수 있으므로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3단계 전형요소별 경쟁력 파악>
3단계는 전형요소별 강점에 따라 알맞은 전형을 찾는 것이다. 자신의 객관적인 위치를 파악하고 정시지원 가능성을 판단했다면, 보완할 수 있는 수시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대입은 다섯 가지의 전형요소(학생부교과 학생부비교과 논술 실기 수능)가 중심이다. 전형별 전형요소에 따라 전형의 유형이 결정된다. 자신이 어떤 전형에 적합한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각 전혀요소의 특성에 대해 알아두는 것이 좋다. 전형요소의 특성에 따라 어떤 전형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할지 명확한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마다 학생부나 논술고사, 면접, 구술고사, 서류평가 등 특정 전형요소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형태의 전형을 통해 선발하므로 각 전형의 특성은 뚜렷하게 구분되고 있다. 학생부교과 및 비교과 활동상황과 실적, 교과별 학습의 성취도, 면접과 논술, 대학별고사 준비 정도 등을 고려해 자신에게 알맞은 전형 유형을 찾아야 한다. 점검이 끝나면, 자신이 가진 경쟁력 분석을 통해 10여 개의 지원가능군을 설정해두는 것이 좋다. 

<4단계 지원가능군 설정>
자신의 경쟁력에 대한 점검이 끝났다면 지원가능군을 설정한다. 한 학생이 수시에서 지원할 수 있는 횟수는 총 6회다. 수시지원을 검토하는 과정에서는 6회보다 많은 경우의 수를 가정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 수시지원을 검토하는 단계에서의 수능경쟁력은 완성단계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9월모평을 치른 뒤 최종지원대학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9평을 치른 뒤에 원서접수까지는 기간이 촉박하므로 미리 다양한 경우의 수를 예상해 둘 필요가 있다.

<5단계 서류 준비>
이 과정은 모든 학생에게 필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는 없다. 3단계 수능이외의 경쟁력 점검 과정에서 비교과중심전형 지원을 검토해야 할 학생이라면,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하는 서류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서류에는 자소서 추천서 활동보고서 등 다양한 것들이 있지만, 학생들이 중심적으로 준비하는 서류는 자소서다. 자소서를 작성하는 방법은 사람들마다 다양하고 영향력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지만, 자소서를 폐지하지 않는 한 일정 정도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자소서 준비의 첫 걸음은 자신의 학교생활기록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자신의 학생부는 자신의 것이므로 당연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학생부종합전형에서의 핵심은 행위의 유/무나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이므로, 고교생활 중 여러 행위들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충분히 검토한 뒤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6단계 9평 가채점>
이상의 과정을 9평이전에 모두 마쳤다면, 모의평가를 치른 뒤 신속한 가채점을 통해 1단계 과정으로 되돌아가 자신의 정시지원경쟁력을 검토해야 한다. 

9평은 5일 실시된다. 원서접수 시작일은 10일이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학생들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은 닷새밖에 없으므로, 빠른 가채점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7단계 최종지원대학 선정>
9평 가채점결과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1단계에 해당하는 수능경쟁력 점검을 실시한 이후 최종정시지원 가능선을 가늠해보고, 자신이 가진 전형요소별 경쟁력 분석 후 설정해두었던 10여 개의 지원가능군 안에서 최종지원대학을 선정해야 한다. 일련의 과정을 차근히 밟았을 때, 수시합격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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