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경쟁률 '소폭상승' 전망.. 변시 합격률 공개, 한대 모집군 이동 '변수'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최근 실시된 법학적성시험(LEET)에 역대 최다 인원이 응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학전문대학협의회는 17일 “15일 실시한 법학적성시험에 전체 지원자 1만502명 중 92.74%인 9740명이 응시했다”고 밝혔다. 9740명의 응시인원은 2009년부터 올해까지 총 열한 차례 시행된 LEET 역사상 가장 많은 인원이다. 올해 LEET 접수인원은 1만502명으로 2009년 실시된 첫 시험 대비 458명 적었지만, 92.74%의 역대 최고 응시율에 힘입어 최종 응시인원은 47명 늘어나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에도 LEET 응시인원은 8110명에서 9408명으로 크게 늘어났던 상황. 최근 LEET 응시생이 이처럼 증가추세인 것은 사법시험 폐지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로스쿨 체제가 도입되기 이전부터 법조인력 양성의 역할을 담당했던 사법시험은 지난해 2차/3차 시험을 끝으로 완전히 폐지, 로스쿨만이 유일한 법조인력 양성의 통로로 남게 된 때문이다. 기존 사법시험 인재풀들을 끌어들이면서 응시생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여기에 꺾일 줄 모르는 청년 취업난, 로스쿨 '반수생'들의 존재도 응시인원을 늘린 요인으로 보인다.

응시인원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함에 따라 올해 로스쿨 경쟁률도 상승할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 대비 늘어난 응시인원이 300명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기에 상승폭은 ‘소폭’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로스쿨 경쟁률은 LEET 응시 인원이 전년 8110명에서 9408명으로 크게 늘어남에 따라 5.19대 1(모집 2000명/지원 1만378명)로 전년도 4.84대 1(2000명/9684명) 대비 크게 올랐다.

올해는 LEET 응시자들의 로스쿨 지원경향이 예년과는 사뭇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4월 법무부가 로스쿨별 변호사시험(변시) 합격자 수와 합격률 등을 전부 공개했기 때문이다. 법조인력이 될 수 있는 마지막 문턱인 변시 합격률이 로스쿨별로 크게 다르다는 점이 공개됐기에 지원 과정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양대가 모집군을 나군으로 변동한 것도 상위권 로스쿨 입시에서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LEET 응시 인원이 역대 최다 규모인 9740명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로스쿨 경쟁률도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공개된 로스쿨별 변시 합격률과 한대의 모집군 이동 등이 입시에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중앙대 제공

<2019학년 LEET 역대 최다 응시.. 사법시험폐지 취업난 반수생 등 영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 따르면 15일 실시된 LEET에는 총 9740명이 응시했다. 전체 지원자 1만502명 가운데 92.74%가 실제 시험을 치렀다. 원서마감 이후 응시를 포기한 인원들을 포함해 결시인원은 762명에 그쳤다. 

올해 LEET는 서울부터 제주까지 총 9개지구에서 실시됐다. 지구별 응시인원은 서울이 726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원 599명, 부산 574명, 대구 383명, 광주 276명, 전주 182명, 대전 339명, 춘천 80명, 제주 40명 순이었다.

올해 응시인원은 LEET 시행 이래 최대 규모다. 첫 시험인 1회 LEET에서도 응시자는 9693명으로 올해보다 적었다. 접수인원은 1만960명으로 1회 때가 더 많았지만, 실제 시험 응시율이 88.44%로 높지 않았다.

최근 LEET 응시인원은 지속적인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첫 시험 이후 7000명대 응시규모를 보이다 2013학년에는 역대 가장 적은 6980명이 응시하기도 했던 LEET는 2016학년부터 꾸준히 응시인원이 늘고 있다. 2016학년 7579명이던 응시인원은 2017학년 8110명을 거쳐 지난해 9408명으로 확대됐고, 올해는 9740명까지 늘어난 상태다. 

이처럼 LEET 응시인원이 지속적인 늘어나는 것은 사법시험 폐지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국내 법조인력 양성의 ‘중추’ 역할을 해 오던 사법시험은 로스쿨 도입으로 인해 지난해 2차시험과 3차시험을 끝으로 완전히 폐지됐다. 사법시험이 법조계의 배타적 독점 체제를 만든 원인이며, 고시 장수생을 양산해 국가인력 낭비를 초래한다는 이유로 참여정부가 법조인 양성체계를 로스쿨로 바꾼 데 따른 것이다. 2015년 말 법무부가 사법시험을 2021년까지 유예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로스쿨 측에서 집단자퇴/학사거부 운동을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한 끝에 헌법재판소가 사법시험 폐지 내용이 담긴 변호사시험법을 합헌으로 결론 내리면서 원래 계획대로 사법시험은 폐지 수순을 밟았다. 2016년에는 마지막 1차시험이 실시됐고, 지난해에는 2차시험과 3차시험만 진행됐다.

사법시험이 폐지되면서 법조인력이 되기 위해서는 로스쿨로 진학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로스쿨 진학의 전제조건인 LEET 응시자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지난해 LEET 응시자가 1회 시험 이후 처음으로 9000명대를 돌파하면서 이미 응시인원 증가 추세가 나타났던 상황이다. 그간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수험생들이 2016년 실시된 마지막 1차시험 탈락 후 로스쿨 진학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다수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LEET 응시인원이 늘어나는 데 ‘취업난’이 일조한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청년 취업난도 올해 LEET 응시자가 늘어나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 대학 졸업자나 졸업예정자들이 취업이 잘 되지 않자 전문직인 법조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수생’들의 존재도 응시인원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대입 전문가는 “이미 로스쿨에 입학한 학생들 중에서도 다시금 LEET를 보는 인원들이 상당하다. 공식적으로 집계된 적은 없지만, 인기가 낮은 지방 로스쿨에서는 30% 이상이 반수/재수를 선택하기도 한다. 선호도 높은 로스쿨을 나와야 졸업 이후 취업에 유리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돼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올해는 로스쿨별 변시 합격률이 낱낱이 공개된 변화도 있다. 입학 후 3년만에 합격한 ‘스트레이트 합격률’을 보면 선호도 높은 로스쿨들이 70% 이상의 합격률을 보인 반면, 21.7%의 합격률을 기록한 곳도 존재한다. 이처럼 학교별 현황이 낱낱이 밝혀지다 보니 조금이라도 더 변시 합격 가능성을 높이고 향후 취업에도 유리한 로스쿨로 옮기기 위해 LEET에 재도전하는 인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경제적 취약계층의 LEET 응시가 늘어났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올해 5월 로스쿨의 취약계층 선발비율을 기존 5%에서 7%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법전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이 이뤄졌다는 데서 근거한 주장이다.

다만, 실제 경제적 취약계층의 LEET 응시가 늘어났다고 보긴 어렵다. 현재 법전원협의회는 LEET 응시료 면제대상인 경제적 취약계층의 수를 매년 공개하고 있다. 올해 응시료를 면제받은 인원은 395명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선발 비율 확대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실제로도 로스쿨의 취약계층 선발비율을 늘린 것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등록금 지원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결코 충분한 지원이 아니라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입 전문가는 “법무부는 4회 시험까지 취약계층 학생들이 지원하는 특별전형 입학생의 변시 합격률을 별도로 공개했다. 당시 특별전형 입학생들의 합격률은 1회 61.19%에서 4회 56.39%로 낮아졌음이 확인됐다. LEET 응시료 면제, 등록금 지원 등이 있다 하더라도 실제 변호사가 된 인원들은 많지 않았다는 얘기”라며 “현재 LEET는 대부분 사교육을 통해 대비하는 것이 현실이다. 변시 역시 불합격 인원이 누적되는 구조로 경쟁이 상당히 치열해 별도의 강의를 듣는 인원들이 많다. 단순히 등록금을 지원한다는 것만 가지고는 취약계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로스쿨 경쟁률 ‘소폭 상승’ 전망.. ‘변수’ 변시 합격률>
올해 LEET 응시인원이 늘어남에 따라 로스쿨 경쟁률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집인원이 2000명으로 고정돼 있어 LEET 응시인원 증가는 전체 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는 구조다.

지난해 전국 25개 로스쿨이 기록한 경쟁률은 5.19대 1이었다. 2000명 모집에 1만378명이 지원한 결과다. 가장 경쟁률이 높은 곳은 원광대로 10.13대 1이었고 이후 동아대(8.9대 1) 영남대(8.83대 1) 인하대(7.72대 1) 서울시립대(7.38대 1) 순으로 이어졌다. 올해는 5.19대 1보다는 다소 높은 경쟁률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올해 응시인원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올해 LEET 응시인원 차이는 332명 뿐이다. 해당 인원들이 모두 2회씩 원서를 넣는다 하더라도 경쟁률이 오르는 폭은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수험생들은 큰 폭으로 오르지 않을 경쟁률 보다는 올해 로스쿨 지원경향이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것이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 올해 공개된 변시 합격률로 인해 인기 로스쿨과 비인기 로스쿨로 지원경향이 완전히 갈라지게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로스쿨 선호도는 대학 선호도와 궤를 같이한다. 대입에서 선호도가 높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는 수험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로스쿨이기도 하다. 다만, 이들 로스쿨의 경쟁률은 결코 높지 않다. 경쟁률은 선호도와 정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대는 전국 25개 로스쿨 중 가장 낮은 2.8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고대는 3.05대 1로 서울대의 뒤를 이었다. 연대도 3.61대 1로 네 번째로 낮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워낙 선호도가 높아 합격을 담보할 수 없기에 LEET 성적이 우수한 수험생들만 지원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지속되고 있다. 반면, 수험생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되는 원광대는 매년 가장 높은 경쟁률을 선보이는 중이다.

수험생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통상적인 대학 선호도에 비해 높은 변시 합격률을 보인 ‘아웃라이어’들의 존재다. 비슷한 선호도를 지닌 대학들 가운데 가장 많은 수험생들의 관심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변시 합격률을 쫓아 해당 로스쿨에 지원하는 전략과 치열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합격률이 낮은 로스쿨로 진학하는 전략을 모두 생각해볼 수 있다. 

올해 발표된 변시 합격률은 ▲입학정원 대비 누적 ▲졸업생 대비 누적 ▲응시자 대비 누적 ▲7기 입학정원 대비 ▲7기 졸업생 대비 누적의 5개 지표다. 입학정원은 로스쿨별 정원 대비 얼마나 많은 변시합격자를 배출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며, 졸업생/응시자 대비는 입학정원이 아닌 로스쿨 졸업자나 변시 응시자 수를 기준으로 비율을 계산한 결과물이다. 7기 입학정원/졸업생은 대비는 지난해 처음 변시에 응시하게 된 로스쿨 7기 학생들을 정원과 졸업생 기준으로 구분해 계산했다.

5개 지표를 모두 따져봤을 때 단연 눈에 띄는 ‘아웃라이어’는 아주대 로스쿨이다. 입학정원 대비 누적 합격률 5위, 졸업생 대비 누적합격률 4위, 응시자 대비 누적합격률 3위 등 누적합격률이 상당히 높게 기록됐기 때문이다. 7기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한 중앙대 로스쿨과 입학정원 대비 누적합격률 6위, 7기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 6위 등을 기록한 영남대 로스쿨도 높은 관심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모든 지표에서 꼴찌를 기록한 원광대 로스쿨은 아주대 중대 영남대 등과는 반대 의미에서 주목을 받게 될 전망이다. 

<올해 로스쿨 입시는? 한양대 나군 이동 ‘변수’>
LEET 성적은 내달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다. 한달 가량 지난 10월1일부터 5일까지는 로스쿨 원서접수 기간이다. 시간 여유가 많지 않기에 LEET 성적을 받아든 순간부터 로스쿨 입시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전국 25개 로스쿨은 모두 2단계 전형을 통해 합격자를 선발한다. 1단계에서는 LEET성적 대학성적(학부성적) 어학성적 서류심사를 실시하고, 2단계에서는 논술과 면접을 실시한 후 1단계 성적과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가리는 방식이 주로 활용된다. 다만, 로스쿨별로 평가지표를 1단계에 배치할지, 2단계에 배치할지 등과 논술을 시행할지 말지 등은 다소 차이가 있다.

동아대 부산대 아주대 원광대 제주대는 1단계에서 서류심사를 실시하지 않는다. 원광대를 제외한 나머지 4개 로스쿨은 2단계에서 서류심사를 실시하는 반면, 원광대는 모든 전형에서 서류심사를 실시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경희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원광대 중앙대 충북대는 논술을 따로 치르지 않아도 되는 로스쿨이다. 서울대도 별도 논술이 없는 로스쿨이지만, 2단계에서 면접 및 구술고사를 둬 사실상 ‘말로 하는 논술’이 존재한다. 외대는 유일하게 논술을 1단계에서 실시해 다른 로스쿨과 전형방법을 차별화했다.

어학성적은 최근 들어 P/F 방식을 채택하는 곳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강원대 경희대 고대 서울대의 4개교만 P/F방식을 활용했지만, 올해는 여기에 연대가 추가됐다. 변시와 관련이 없고 법조계에서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영어를 입학전형단계에서 변별력 있게 평가할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가 차츰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수험생은 2개 로스쿨에 지원할 수 있다. 가군과 나군에서 각 1개 로스쿨을 선택해 지원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은 올해 모집군을 바꾼 로스쿨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가군에서 모집한 한대 로스쿨은 올해 나군으로 모집군을 변경했다. 두 장의 원서를 쓰게 되는 로스쿨 입시의 특성상 한대의 이동으로 새로운 원서조합이 생기게 될 전망이다. 예년에는 상위권 수험생 중 가군 한대, 나군 고대/연대 중 하나를 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모두 같은 모집군에 배치된 탓에 같은 방식으로 원서를 쓸 수 없는 상황이다. 나군 한대 지원자들 중 상당수는 가군에서 서강대나 중앙대 등을 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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