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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사실상 현행유지'.. '학부모정보/소논문 배제'시민정책참여단, 교육부 간소화 '브레이크'.. 이달중 최종안
  • 윤은지 기자
  • 승인 2018.07.12 16:18
  • 호수 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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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교육부의 정책숙려제 1호 안건인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가 사실상 현행 기재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에 대한 시민정책참여단의 숙의 결과, 4월 교육부의 시안 공개 당시 기재를 금지하기로 한 수상경력과 자율동아리 활동은 현행대로 기재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기재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학생부 기재항목은 기존 11개에서 인적사항과 학적사항을 통합하고 '진로희망사항'을 삭제해 나머지 9개 항목은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교육부가 모든 학생으로 기재대상을 확대하기로 한 세부능력및특기사항은 현행대로 재능과 특기가 발견되는 학생에 한해 입력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학생부 기재를 금지하기로 합의한 내용은 소논문(R&E) 활동이 유일한 셈이다. 시민정책참여단 역시 교육부의 학생부 기재 간소화 방안이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수상경력과 자율동아리 활동 등 학생부 기재항목을 삭제하기 보다는 개선책을 찾는 방식으로 기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에 시민참여단도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1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학생부 개선을 위한 시민정책참여단 숙려 결과’를 발표했다. 시민정책참여단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학생부 기재항목은 현행 11개에서 9개로 줄어든다. 인적사항과 학적사항을 하나로 통합하고 인적사항의 학부모 정보는 삭제한다. 진로희망사항도 없애기로 했다. 창의적체험활동상황의 ‘진로활동’ 영역과 기재내용이 중복돼 학생의 진로희망은 창의적체험활동의 ‘진로활동’ 영역에 기재하되 대입 활용자료로는 제공하지 않는다. 기재항목을 11개에서 8개로 줄이기로 한 교육부 시안에서 수상경력 항목을 유지해 기재항목은 9개로 줄어드는 셈이다. 당초 교육부가 제시했던 행동특성및종합의견 기재분량 축소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교육부는 시민정책참여단의 의견취합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중으로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교육부의 정책숙려제 1호 안건인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가 사실상 현행 기재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에 대한 시민정책참여단의 숙의 결과, 4월 교육부의 시안 공개 당시 기재를 금지하기로 한 수상경력과 자율동아리 활동은 기재를 유지하기로 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기재 유지’ 수상경력, 자율동아리.. ‘가이드라인 관건’>
시민정책참여단의 숙의는 수상경력 항목 폐지 등 4대 주요 쟁점을 위주로 진행됐다. 교육부는 이날 결과 브리핑을 통해 교육부의 개선 시안보다 시민정책참여단이 도출한 절충/통합안에 대한 지지가 더 높았다고 발표했다. 수상경력의 경우 수상경력 항목 자체를 삭제하자는 교육부 안보다는 현행대로 기재하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수상경력은 사교육과 과도한 경쟁 유발을 근거로 폐지가 거론되던 기재항목이었다. 시안 공개 당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내대회는 사교육을 유발하고 학생들 간 과도한 경쟁을 유도한다”며 “학교마다 열리는 교내대회 수의 격차도 커 없애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명문대에 입학할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을 위주로 교내상을 주는 ‘상 몰아주기’와 1년 동안 열리는 교내 대회가 한 번도 없는 학교가 있는 반면 한 학교에서 수십, 수백개의 교내대회로 ‘교내상 남발’이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현장교사와 교육 전문가들 사이에선 교내상 남발이나 몰아주기 등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무작정 학생부에서 제외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당시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교외상이 더 이상 대입에서 활용도가 없어지면서 학생들이 공교육으로 돌아온 건 사실”이라며 “이번에 교내상까지 기재를 금지한 것은 납득이 어렵다. 대회 횟수를 일정범위 내에서 제한하는 식으로 운영방식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방법도 있는데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무작정 없애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시민참여단 역시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하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기재를 금지하도록 한 자율동아리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사항만 기재하도록 하는 방안에 더 많은 참여단이 합의했다. 결과 발표를 맡은 교육부 김태훈 정책기획관은 “수상경력과 자율동아리 운영의 경우 실효성 있는 보완대책 마련을 위해 이해관계자, 현장전문가와 협의를 거쳐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율동아리는 과도한 스펙쌓기에 대한 우려로 기재금지 논의선상에 올랐다. 교육부 시안에서는 자율동아리 활동의 학생부 기재를 금지하고, 동아리 활동은 정규 교육과정 내 편성된 동아리 활동만 기재할 것을 방안으로 내놨다. 하지만 자율동아리는 정규동아리와 달리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동아리를 결성하고 기획해 적극성과 주도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권장돼온 활동이다. 대학 입장에선 동아리 활동을 통해 관련 전공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고, 동아리 친구들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협동심 등 인성영역도 평가할 수 있다. 

대입과 관계없이 동아리 활동 자체의 순기능이 없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지난해 대입개선포럼에 참석한 인천의 한 고교 교사는 “과거에는 자율학습 시간에 책을 읽으면 정신 나간 학생이었고, 동아리를 한답시고 동아리실에 있으면 철이 없는 학생으로 비춰졌다”며 “미래사회가 원하는 인재는 5지선다형에서 고르는 능력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주도적인 활동 경험이 있는 학생이다. 학종이 학교현장에 이 같은 변화를 이끌어 냈는데 학생들의 활동내용을 평가요소에서 제외하는 것이 제대로 된 평가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수상경력과 자율동아리는 현행과 마찬가지로 기재를 유지하게 된 셈이다. 브리핑 이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 같은 결과가 학생부 기재를 간소화하겠다는 교육부의 취지와 반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숙의과정의 진행을 도맡았던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이강원 소장은 “수상경력에 대해선 시민참여단이 크게 세 가지 안을 도출했다”며 “하나는 여러 부작용이 많으니까 삭제하자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현행을 유지하되 횟수를 제한하는 등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서 유지하자는 것이었다. 항목을 기재하되 대학에는 제공하지 말자는 게 세 번째 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참여단 여러분들이 ‘수상경력 기재나 자율동아리 활동에서 나타난 부작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항목이 갖는 장점, 예컨대 성취도나 다양성 등이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에 삭제를 하거나 기재를 금지하기 보다는 현행을 유지하되 보완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자율동아리의 경우 기재 자체는 유지하게 됐지만 입력가능한 동아리의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가 과제로 남는다. 브리핑 이후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숙의 결과 확인 가능하고, 여러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자율동아리만 입력하자는 결론이 나왔는데 중요한 것은 확인 가능하고 부작용이 적은 동아리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신미경 교수학습평과장은 “자율동아리의 경우 현재도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활동만 기재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자율동아리라고 해서 모두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학년 초에 학교 교육계획에 승인을 바은 학생 자율동아리만 기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 과정에서 기재분량을 더 축소한다거나 좀 더 확인이나 운영과정에 대한 관리감독을 한다거나 하는 방안을 좀 더 고민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한 교육 전문가는 “자율동아리는 물론 수상경력도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가 문제가 될 것”이라며 “기준을 설정하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 설정된 기준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도 혼선을 빚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논문' 기재금지.. '세특' 현행유지>
사교육 유발요소로 가장 먼저 지목됐던 소논문은 교육부의 시안에서 더 나아가 모든 교과의 소논문 기재를 금지할 것을 합의했다. 당초 교육부의 시안에서는 원칙적으로 소논문 활동을 학생부 기재사항에서 제외하도록 했지만 정규 교과수업 중에 지도한 과목에 한해 세부능력및특기사항에 기재를 허용했다. 하지만 모든 교과의 소논문을 기재하지 않는 방안에 더 많은 참여단이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입력대상을 모든 학생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던 ‘세부능력및특기사항(세특)’은 현행과 같이 재능과 특기가 관찰되는 경우만 기재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현행을 유지하지만 기재요령 양식을 새롭게 변경해서 모든 학생에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자동봉진(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으로 불리는 창의적체험활동의 세부 특기사항 가운데 하나인 봉사활동 실적은 특기사항으로 기재하지 않되 ‘행동특성및종합의견(행특)’에 기재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다만 봉사활동은 교내, 교외실적을 모두 기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다. 

일반 쟁점 중에서는 인적사항과 학적사항을 하나로 통합하고 인적사항의 학부모 정보를 삭제하는 등 교육부의 시안에 동의하는 의견이 다수였다. 시민참여단의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아 교육부가 제시한 시안에 대부분이 합의했다. 다만 ‘독서활동상황’과 ‘행동특성및종합의견 기재분량 축소’에 대해서는 합의수준에 이르지 못해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으로 구분해 제시했다. 

주요쟁점 외에도 기타의견으로는 교육부 개선안 외에도 ▲초중고 학교급별 학생부 분리 ▲학생부 기재내용 신뢰성 제고장치 마련 ▲일관된 기재원칙과 교육 실시 ▲교사 권한 강화 및 업무 부담 경감 ▲학생부 관련 학생/학부모 교육 및 지속적인 의견 수렴 ▲학생부 열람 제한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 등이 있었다.

학생부 개선을 위한 시민정책참여단은 학생부와 직접 관련이 있는 당사자들의 의견을 골고루 반영하기 위해 중3학년부터 고2학년까지 학생과 학부모 교원 대학관계자 일반국민 등 100명으로 구성했다. 숙의는 기본 학습자료, 1차 숙의자료집, 1~2차에 열린 토론회 결과등 다양한 자료의 학습, 두 차례에 걸친 1박2일의 숙의과정으로 진행됐다. 

지난달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1차숙의 결과 4대 주요쟁점을 선정해 2차숙의에서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선정된 주요쟁점은 ▲수상경력 기재여부 ▲창체활동의 자율동아리/소논문 기재여부 ▲세부능력및특기사항의 기재범위 등이다. 김 기획관은 “7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 2차 숙의는 학생부 시안에 대한 대안을 도출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진행했다”며 “4대 주요쟁점에 대해 분임 토의를 거쳐 복수의 대안으로 도출하고, 모바일 투표를 통해 참여단의 의견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권고안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4대 주요쟁점에 대해서는 참여단의 3분의 2이상이 찬성하는 대안을 권고안으로 확정했다. ‘매우찬성’ ‘찬성’ ‘양해가능’ 등 찬성하는 의견이 합이 3분의 2이상인 대안을 선별해 권고안으로 합의하는 방식이다. 다만 선별된 대안이 복수인 경우 결선투표를 통해 대안별 선호를 재확인해 최다 득표한 대안을 합의안으로 선정했다. 일반 쟁점에 대해서도 참여단의 3분의 2이상이 찬성하는 경우 권고안으로 확정했다. 

<숙의과정 외압논란.. 교육부 '사실무근'>
숙의결과를 발표하기 하루 전 숙의과정에서 교육부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청소년인권행동아수나로 실천교육교사모임 등 4개 단체는 11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교육부가 이미 위탁을 준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숙려제 운영 과정에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끼치고자 했다”며 “애초 원칙과는 다르게 교육부 시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도록 압력을 행사해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들 단체들이 애초 교육부의 시안보다 더 나아간 기재방안 간소화를 주장해 온 탓에 교육부의 시안에서 역행하는 합의안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표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이들은 2차 숙의과정에서 시민참여단이 쟁점 항목에 대해 투표하기 직전 교육부의 이해관계 부서 과정이 ‘안내’ 형태를 빌어 교육부 입장을 알리는 등 비상식적인 일정도 관철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시민정책참여단에게 부실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전달하고, 투표 결과를 권고안 발표 2시간 전에야 권고안을 작성할 자문위에 전달하는 방안이 추진됐다고 지적했다. 12일 결과 브리핑에서도 기자들 사이에서 시민참여단의 숙의과정에 자문위가 참여한다는 사실은 처음 접한다며 자문위의 구성과정에 대한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교육부는 당일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5월말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자문위원회 회의를 실시한 후 자문위에서 교육부 담당자의 배석과 설명을 요구해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다”며 “교육부 시안을 중심으로 논의하는 것은 자문위 자체 합의 사항으로 교육부가 강요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교육정책 모니터링단 설문조사 결과를 정책참여단에게 전달하는 것은 기존에 발표한 소통계획에 포함됐던 내용이다. 설문조사의 한계점과 성격을 명확히 안내하는 등 단순히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충분히 조치했다”면서 “권고안은 시민정책참여단의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위탁기관이 작성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결과 브리핑에서도 외압논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정책숙려과정 위탁을 맡았던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이 소장은 “특별한 외압은 없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소장은 “숙의과정에서 현장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자문위원을 위촉해서 진행해 왔다”며 “애초에 마지막 숙의결과 나오면 그 결과를 놓고 의견서를 쓰는 과저에서 자문위원의 의견을 수렴하려고 했다. 하지만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에 참여단의 합의내용이 외부로 유출되는 부작용을 막으려다 보니 이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교육부 관계자 역시 “2차 숙의가 종료되는 8일 시민참여단에게 투표결과를 공개하기로 한 일정을 번복했다는 일부 단체의 주장이 있었다”면서 “12일까지 엠바고가 확정된 상황에서 8일 투표결과를 공개하게 되면 부정확한 결과가 확산될 수 있어 정부 발표일까지 비공개하는 것으로 논의했으며 정책단도 이에 동의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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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지 기자  blink@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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