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최지웅 DGIST 입학처장(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은 DGIST가 선도하고 있는 융복합 교육방식을 실현할 인재를 선발하는 데 자긍심이 대단하다. 스스로 융복합 연구를 하고 있는 과학자 입장에서 봐도 DGIST의 무학과 단일학부 체제로 융복합 연구를 실현할 미래인재를 선발하는 DGIST의 선발방식이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올해 6기 선발을 앞두고 있는 DGIST가 기존 선발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점 역시 DGIST의 선발체제가 성공적이었음을 방증한다.

최지웅 DGIST 입학처장/사진=최병준 기자 ept160@veritas-a.com“

- 과학기술원인 DGIST의 무학과 단일학부 과정이 궁금하다. 그룹토의를 필수로 하는 DGIST 수시입시가 교육과정과 궤를 같이하는 듯하다
“DGIST 학생들은 1~2학년 때 수물화생정보까지 필수로 배운다. 보통은 1학년 때까지 하는 과정을 DGIST는 2학년까지 하는 것인데, 2학년 때 좀더 어려운 걸 필수로 배우니 학생들이 힘겨워하는 측면도 있다. 3~4학년 땐 심화과목을 이수한다. 무학과 단일학부라 전공이 따로 있는 건 아닌데, 관심 있는 부분의 방향성을 어느 정도 잡아가는 시기라 보면 된다. 무학과 단일학부라 해서 편하게 가는 게 아니다.

우리는 무학과 단일학부를 미래사회를 대비한 최적의 융합교육 체제로 본다. 무학과 단일학부 시스템의 또 다른 장점은 1, 2학년 때 기초과학과 공학과목들을 필수적으로 이수하면서 융복합연구를 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튼튼히 다지게 된다는 점이다. 이 과정 중 여러 분야를 접하면서 자신에게 최적화된 진로를 모색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특정전공 소속으로 입학해 중간에 진로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이 산이 아닌가 봐, 저 산으로 갈까’ 해도 소속이 있으니 바꾸기가 어렵다. ‘이 산이 마음에 안 들지만 대충 가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하기 쉽다. 이런 경우 자기최적화된 게 아니기 때문에 나중에 전문가가 되기 어렵다. 전공소속으로 깊이 배운다 하지만, 연구자들이 보기엔 그 깊이는 깊다 할 수 없다. 과학 전공간에도 말이 안 통하는 경우가 많다. 사용하는 용어가 다르고 사고체계도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이과학생들은 물리수학 또는 화학생물로 성향이 갈린다. 물리수학과 화학생물을 동시에 좋아하는 친구는 드물다. DGIST에선 이를 모두 공부해야 해 힘들 수 있지만, 결국 이 모두를 잘하는 사람이 미래엔 귀한 존재가 될 것이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밥 잘 챙겨먹어라’ 하듯이 ‘이 정도까지 해두면 나중에 어느 분야에 가든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독려한다. DGIST에서 기초를 탄탄하게 잡은 학생들은 그 어떤 전공과도 융합이 가능하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창업의 아이디어 발상 공간인 ‘스타트업 사우나’는 DGIST 열린 교육환경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학생 교원 연구원들이 ‘수건 한 장’의 드레스 코드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창업 관련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뇌 세척 공간’이라는 별명도 붙어, 휴식을 취하면서 생각을 다시 하고 힘을 얻을 수 있게 한다. 3D 프린터도 설치, 창업 아이템이 생기면 직접 시제품을 제작할 수도 있다.”

- 올해 입시 변화는
“정시 면접평가를 폐지했다. 기존에는 정시에서도 면접을 실시했지만, 수험생 부담요소를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는 수능성적을 가지고 최종합격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정시 면접평가를 폐지함에 따라 전형료도 기존 7만원에서 4만원으로 인하한다. 정시에선 절대평가인 영어영역의 점수로 인해 합격의 당락이 좌우되지 않도록 1∼2등급 구간의 영어점수를 축소했다. 1등급 100점, 2등급 98점이고, 3등급부터 5점씩 감점한다.

수시에선 고른기회전형 대상을 확대한다. 기존의 농어촌학생 기초생활수급자및차상위계층가구학생에 더해 국가보훈대상자를 추가했다. 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제출서류마다 상이한 발급기한을 15일 이내로 통일함으로써 고른기회전형 수험생의 혼란을 방지하고자 한다.

교사추천서는 대교협 공통양식에 자체문항(진학의지 및 추천정도)만 추가해 양식을 간소화함으로써 교사들의 부담을 경감하고자 한다.

올해 수시 전형방법은 동일하게 가되, 전형명칭을 일괄 정비했다. 전형명에 대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수시에선 미래브레인 추천전형을 ‘학교장추천전형’, 미래브레인 일반전형Ⅰ을 ‘일반전형’, 미래브레인 고른기회전형을 ‘고른기회전형’, 미래브레인 특기자전형을 ‘특기자전형, 정시에선 미래브레인 일반전형Ⅱ을 ‘수능우수자전형’으로 변경했다.”

- DGIST 수시는 학종100%라 봐도 무방하다. 학종 공정성 담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DGIST는 내년에 실시할 2020학년 수시비율에 대한 변화가 없을 예정이다. 현재 많은 수험생들과 학부모님들이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에 대해 염려하고 있는 공정성 부분에서 DGIST의 선발방식만큼은 자신 있다는 얘기다. 학종 선발은 단순히 성적위주의 선발방법이 아니라 DGIST가 추구하는 교육철학과 인재상에 걸맞은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필수적인 방법이라고 본다.

DGIST는 자체 블라인드 평가시스템을 이미 운영해왔다. 서류평가 1단계에서 평가위원들이 내신성적을 볼 수 없게 해왔다. 내신성적으로 인한 선입견이 학생의 숨겨진 탐구역량, 사회적인 역량을 가려서 이것이 평가의 잣대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1단계 서류평가에서 내신성적 없이 평가를 진행하면 자기소개서와 비교과 활동 부분을 더욱 집중해서 보게 된다. 이를 통해 학생의 성장 잠재력 유무를 먼저 확인하고 면접할 학생들을 선별할 수 있다. 그렇다고 성적이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고교내신성적은 학교생활의 충실도를 나타내 주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공정성 차원에서 처음부터 정량화된 내신성적 위주로 평가하지 않기 위한 장치일 뿐이다. 때문에 2단계 서류평가에서는 3배수 내외로 선발한 면접대상학생들에 대한 내신성적을 공개해 재평가한다. 대상 학생 중 내신 성적이 뛰어나다고 판단되는 학생은 학업역량평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미래면접을, 나머지 학생들은 학업역량평가를 받는 브레인면접으로 분류한다. 미래면접과 브레인면접 비율은 매년 다르지만, 지난해 실시한 2018학년을 기준으로 4대 6 정도다.

매년 입시평가를 책임지고 있는 교수님들에 대해 체계적인 위촉사정관 자체교육 및 모의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학부교육을 담당하고 계시는 기초학부 교수님들은 물론이고 대학원의 전공교수님들 다수가 체계적인 사전교육을 통해 입시를 치르면서 이미 고교에 대한 현황 및 이해도, 학종의 이해도가 매우 깊다. 오히려 입학업무를 담당하는 입학팀에게 많은 분석과 조언을 해 주고 계신다.

평가방법에서도 최대한 공정성을 담보하려 한다. 서류평가에선 평가위원 2인이 교차평가하고 이견이 발생하면 제3자의 평가위원이 개입해 조정한다. 사실 이견은 거의 없을 정도로 전문성이 쌓여 있다. 면접평가의 경우 3인 1조로 평가를 실시한다. 전임입학사정관과 학부 및 대학원 교원으로 구성된 위촉입학사정관이 함께 전형운영 및 평가방법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만들어 평가역량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고교교육 정상화의 일환으로 입학홈페이지에는 매년 실시한 수시전형의 기출문제를 공개하고 있다. 공지사항에서 ‘과년도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 공지’를 확인해 주길 바란다.”

- 일반고 학생들이 과기원 적응 가능한지
“수학, 과학 심화과목을 이수하지 않고 입학하는 대부분의 일반고 학생들의 경우 저학년 때 학업적 부분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는 편이지만 선후배간의 학업멘토링 운영과 DGIST만의 학부전담교수제도를 통해 학년이 올라갈수록 적응을 잘 하고 있다.

DGIST는 과학기술원으로 과학고, 영재학교 학생들이 많을 것이란 오해가 있지만, 5년 간 고교별 입학실적을 분석해 보면 전체 재학생 중 일반고 출신이 66%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2018학년의 경우 일반고 110개교 129명이 등록실적을 냈다.

이는 다양한 배경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모여 각자의 창의성을 발휘하면서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특정 고교에 우선순위를 두고 선발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보면 된다.”

- 2021 변화에 대한 고견 부탁드린다
“기본적으로 2019학년 입시와 크게 변화되는 부분은 없을 것이다. 다만 DGIST의 교육철학 및 인재상과 학생, 학부모 및 교사의 눈높이와 맞는 입시운영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해갈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사교육을 심화시키고 공교육의 정상화를 저해하는 선행학습금지 정책을 강화하는 입장에서, 대학의 사회적 책무성을 높이기 위해 면접평가의 학업역량평가 대상을 합리적 규모로 조정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교 교과과정에 충실한 학생이라면 대학에서 학업적/탐구적 능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도록 대학의 역할을 높이겠다.

또한 아직까지도 고교내신이 강조되는 현 입시정책에서 도전적이고 창의적이며, 자신의 분야를 스스로 개척하려는 열정을 가지고, 따뜻한 인성과 나눔의 리더십을 실천하려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발굴할 수 있는 전형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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