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6회제한’ 벗어나는 ‘히든 카드’.. 4명 중 1명 일반고출신 ‘과고출신 급상승’

[베리타스알파=나동욱 기자] GIST대학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GIST의 학부과정으로, 일반대와 달리 수시6회 제한에서 벗어나며, 타 대학 수시합격자도 정시 수능우수자전형에 지원할 수 있는 파격적 입시를 운영하고 있다. 특기자전형을 제외한 모든 전형이 학종으로 운영되며, 특기자전형을 포함한 모든 전형에서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다. GIST 과학영재선발위원회 지원 자격 심사를 통해 고2 학생들도 지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일반고 출신이라고 해서 주눅들 필요는 없다. 2018학년 입학생 기준, GIST대학 입학생 4명 중 1명은 일반고에서 나왔다. 다만 최근 과학영재학교(이하 영재학교)와 과학고(이하 과고) 출신들이 GIST대학을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3년간 영재학교/과고 출신은 2016학년 16.5%, 2017학년 43%, 2018학년 54.8%로 급격히 늘고 있다. GIST대학 특유의 융합교육의 가능성을 현장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셈이다.

GIST대학 오권진 입학사정관팀장의 조언으로, 최근 영재학교/과고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일반고생도 충분히 합격가능한 GIST대학 입시의 민낯을 살핀다. 실제 자소서 면접에서의 합불사례를 짚어 수요자 이해를 높였다.

<GIST대학 자소서 긍부정 사례>
오 팀장은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 작성 긍정사례로 “GIST대학 교육시스템 이해와 자신에게 적합한 학업계획 작성”을 우선 꼽았다. “A지원자는 Rule of 14, 연계부전공 제도 등 GIST대학 학사 운영 및 G-SURF와 같은 연구지원 프로그램을 잘 이해하고 본인의 진로에 맞춰 GIST대학의 교육시스템 활용계획을 구체적으로 작성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원자에게 GIST대학이 필요한 곳인지, 지원자가 GIST대학에서 성장해 나갈 수 있는지 여부는 자소서를 평가하는 데 주요 요소 중 하나다.”

“팀 또는 그룹 단위 활동 및 성과에 대한 구체적인 자신의 역할을 설명”하는 것 역시 평가자의 이해를 돕는 방법이다. “다수의 로봇대회에 입상한 B지원자는 로봇대회 입상 실적을 강조하는 대신 본인이 속한 팀이 다수의 대회에서 입상할 수 있었던 원인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자신이 팀 내에서 담당했던 구체적인 역할(설계 및 구동에 관한 코딩 등)을 기술해 자신이 어떤 특기를 가지고 있는지를 평가관에게 명확하게 전달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교육환경에 대한 솔직한 기술과 극복 노력”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과기원을 뒤늦게 알게 된 여고 출신 C지원자는 물리 과목을 가장 좋아했지만 학교에서 물리Ⅱ 과목 수업을 이수할 수 없어 스스로 인터넷 강의를 통해 물리Ⅱ 내용을 학습하며 GIST대학 면접을 준비했다. 수능 응시 과목 외 물리Ⅱ 과목을 추가로 공부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지만 GIST대학 진학을 위한 노력과 열정을 보여줄 수 있었다.”

오 팀장이 거론한 ‘아쉬운 사례’ 역시 눈여겨보고 참고할 필요가 있다. 자소서 작성 관련 아쉬운 사례로 오 팀장은 우선 “과장이 포함된 신뢰하기 어려운 내용 기술”을 들었다. “D지원자는 본인이 고교재학 중 작성한 소논문이 SCI(E)급 저널에 실릴 만하다는 칭찬을 교사들로부터 받았으며, 스스로 고교생 수준이 넘는 연구를 해왔다고 자평했다. 별다른 근거 없이 시험 중 실수가 잦아 성적이 높지 않을 뿐 실제 본인의 수학, 과학 학업 역량이 뛰어나다고 주장했는데 이러한 내용들은 자소서 전체 내용의 신뢰도를 크게 하락시킨다.”

어른의 손이 닿은 듯한 “입사지원서에나 등장할 법한 상투적인 표현” 역시 지양할 필요가 있겠다. “일부 지원자들은 ‘합격한다면 GIST대학을 빛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와 같은 상투적인 표현으로 자소서를 마무리하곤 한다. GIST대학은 GIST의 학생이 고급 과학기술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곳일 뿐이다. GIST학생이 GIST를 빛낼 의무나 책임은 없다. 입사지원서에나 등장할 법한 표현 사용은 지양하는 것을 권한다.”

자소서는 자기를 소개하는 글인 만큼, 자신을 알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가족을 소개하는 등 배경 중심의 ‘타인소개서’ 역시 지양할 필요가 있다. “E지원자는 지원자를 이해하는 데 관련이 있다고 보기 힘든 외증조부의 삶을 언급하는 데 200자 이상의 분량을 할애했다. F지원자는 GIST대학에 재학 중인 가족을 소개하고, 해당 가족의 GIST대학 입시 과정과 대학 생활을 자소서에 기록했다. 자소서인 만큼 지원자 본인의 생각과 장단점을 기재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지원자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부분이 아닌 내용을 기술하는 경우 평가자가 지원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GIST대학 자소서 면접 사례>
면접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서류평가 결과 최하위권 학생도 면접을 통해 역전의 기회를 갖는 게 바로 면접이다. 반대로, 서류 최상위권 학생도 면접에서 탈락할 수 있다. 오 팀장은 “학생부종합전형(일반, 학교장추천, 고른기회)의 경우 서류전형 결과 70%와 면접전형 결과 30%가 최종전형에 반영되는데, 타 대학에 비해 면접전형 결과가 작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도 “GIST대학의 면접평가는 명목 반영률이 아닌 실질반영률이 30%를 상회하는 수준 정도의 변별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서류전형 최상위권 학생이 수학/과학 두 과목 모두 구술평가에서 하위권 점수를 획득하고 내적역량평가에서도 이를 보완하지 못한다면 최종 불합격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면접전형 대상자 중 서류전형 최하위 지원자가 수학/과학 구술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하고 내적역량확인 평가에서 감점 사항이 없다면 최초합격 또는 최종합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그룹인 예비A그룹에 인원에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면접 과정에서 자신의 장점을 잘 피력할 필요가 있다. “GIST대학의 학종은 수학/과학 구술평가를 치른다. 제출서류 기반으로 질의응답이 이루어지는 내적역량확인 평가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5분 내외로 길지 않다. 보통 3~5개 정도의 질문을 받게 되는데 평소 제출서류기반 면접을 잘 준비해왔던 것으로 보이는 B지원자는 본인에게 주어진 4개의 질문에 답하면서 이를 모두 본인의 장점으로 연결시켜 설명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질문자의 모든 질문에 적절하게 요약된 대답을 하면서도 4개의 장점을 각각 평가위원에게 전달하였기 때문에 평가위원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었다.”

실적을 제출하는 특기자전형의 경우 제출한 실적 자체보다는 실적에 본인이 기여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매우 좋은 평가를 받는다. “특기자전형의 경우 최종합격자 선발 시 서류전형과 면접전형 결과의 비율을 고정하지 않고 종합평가하고 있어 서류전형 순위와 최종순위가 크게 뒤바뀌는 지원자들이 발생한다. 순위가 크게 오르는 경우는 제출한 실적 중 본인이 기여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평가위원에게 인정받는 경우다. 예를 들어 OO대회 수상 실적을 제출한 지원자의 경우 면접 평가 시 본인의 역할 및 능력이 함께 출전한 나머지 2인의 역할과 어떠한 차이가 있었으며, 지도교사의 역할과 기여도는 어떠했는지 설명하고 이를 검증받게 되는데 이 때 제출한 실적의 많은 부분을 인정받는 지원자는 최종평가 시 좋은 결과를 받을 확률이 높다.”

반면, 면접 과정에서 아쉬운 사례도 있다. GIST대학의 면접은 각 과목의 Ⅰ,Ⅱ 과목 모든 단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당연히 준비해야 한다. “원서 접수 시 과학 구술평가의 경우 물리 화학 생명과학 중 본인이 구술평가에 응시할 과목을 선택한다. 문항 출제 범위가 각 과목의 Ⅰ,Ⅱ 과목 모든 단원이기 때문에 Ⅱ과목 범위까지 학습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 면접 시 요행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일부지원자들은 각 과목의 Ⅰ범위에서 문제가 출제됐는데 오히려 본인의 수능 선택과목이 Ⅱ과목이라 그 전에 배운 내용을 잊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문제의 난도가 높지 않은 만큼 면접 전날 본인 선택과목의 기본 내용을 가볍게 속독하는 것을 추천한다.”

감정적인 호소 역시 금물이다. “C학생은 면접 도중 ‘학교에서 시험 문제를 너무 쉽게 출제해 실수 하나로 내신 등급이 크게 바뀐다’ ‘화학Ⅱ 시간에 화학Ⅰ 복습이 이뤄지므로 화학Ⅱ 공부하기가 힘들었다’ 등 지원자의 교육환경을 들어 평가위원에게 호소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감정적인 호소보다는 좋지 않은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설명하는 편이 지원자에게 훨씬 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기자전형 지원자의 경우 실제 자신의 실적을 제출하는 건 당연하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특기자 면접의 경우 학종에서 실시하고 있는 수학/과학 구술평가를 치르지 않는다. 그러나 본인이 제출한 특기증빙자료에 관한 내용을 확인할 때 수학/과학 교과와 관련된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지원자들도 있다. 관심분야의 경제성 분석을 주제로 논문을 작성한 F학생은 분석에 사용한 단순한 수학 관련 내용을 답변하지 못해 제출 서류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오 팀장은 다년 간의 경험을 통해 지원자들에게 종종 보이는 실수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다. 면접 때 과도한 긴장은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긴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정도라면 곤란하다. “수학/과학 구술평가 후 내적역량확인 평가를 진행하는데, 그래서인지 수학/과학 구술평가를 잘 치르지 못한 지원자들 중 일부 지원자의 경우 제출서류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내적역량확인 평가임에도 긴장이 풀리지 않아 평가위원의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답변하는 경우가 있다. 긴장 이완을 위해 가볍게 좋아하는 색깔을 물었는데 ‘바나나’라고 대답하며 바나나의 맛에 대해 얘기한 학생이 있었다.”

이왕 면접까지 왔다면 자신감을 가질 필요도 있다. “면접 내내 자신 없는 태도로 대답하는 지원자들이 있다. 자신 없는 어투는 평가위원으로 하여금 지원자 답변의 신뢰도를 의심하게 할 수 있고, 전달력도 떨어져 되묻는 경우가 생겨 소중한 면접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GIST대학 입학생 분포와 입결>
GIST대학은 과기원으로 국가와 미래를 이끌 수학/과학 영재를 교육하는 특수기관이지만, 일반고 학생들도 충분히 지원할 만하다. 다양한 분야의 융합교육을 추구하는 GIST대학은 특별한 교육 없이도 일반고 출신들의 GPA가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점차 향상됐음을 추적조사를 통해 인지해왔다. 일반고 출신이라 할지라도 GIST대학에서 충분히 수학할 만한 가능성을 입증한다면, 얼마든지 합격 가능하다.

실제로 GIST대학이 공개한 3년간 입학생 출신고교유형을 살펴보면, 일반고 출신이 상당하다. 2016학년엔 무려 66.5%의 학생이 일반고 출신이었다. 따로 분류된 자공고가 일반고나 다름없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비율은 71%로 크게 늘어난다.

다만 일반고 출신은 최근 줄어드는 추세다. 영재학교/과고 출신이 대거 GIST대학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반고 출신(자공고 포함)은 2016학년 71%, 2017학년 42%, 2018학년 29.1%로 줄어들고 있는 반면 영재학교/과고 출신은 2016학년 16.5%, 2017학년 43%, 2018학년 54.8%로 급격하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자사고, 심지어 외고 출신의 입학생도 꾸준하다. 자사고의 경우 2016학년 11.5%, 2017학년 13%, 2018학년 12.1% 수준이다. 외고에선 3년간 수시 각 1명, 지난해 정시 1명의 입학생이 등장했다. GIST대학의 융합교육 특징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GIST대학의 충원율은 모집인원 대비 충원된 비율을 말한다. 200명 모집하는 데 200명이 등록했다면 충원율 100%, 199명이 등록했다면 충원율 99.5% 식이다.

GIST대학이 공개한 3년간 입결을 살펴보면, 수시이월인원이 매년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시 전형의 경우 2016학년 7명, 2017학년 23명, 2018학년 16명의 이월인원이 발생했다. 해당 인원만큼 정시로 이월, 정시에서 선발이 이뤄지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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