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이상구 성균관대 입학처장(수학과 교수)은 성대가 상위권 대학으로서 나아가야 할 교육지향점을 설명하는 수학자다. 깔끔한 분석력을 바탕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운영의 당위를 설명한다. 현 고2가 치를 2020학년엔 정시가 확대되지만, 이는 다양성을 존중한 결과다. 단번의 시험으로 결정 날 정시보다는 다년 간의 학교생활을 통해 가능성을 평가하는 학종의 운영은 내년에도 전체의 절반 이상을 선발할 정도로 위력을 고스란히 가져간다. 대신 사교육유발요소로 지목되는 논술과 특기자를 축소하는 양상이다.

이 처장은 현재 한국수학교육학회 회장으로, 학자로서의 역량도 뛰어나다. 한국수학교육학회 및 대한수학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BK21 수학적 모델링 HRD 사업단 단장으로서 이미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교내에서는 E+Best Teacher상을 수상할 정도로 ‘선생님’의 면모도 엿보인다.

이상구 성균관대 입학처장

- 올해 변화는
“작년 대비 올해 변화는 그리 많지 않다. 가장 많이 선발하는 학종의 선발 규모와 방식은 작년과 유사하다.

다만 정원내 특별전형인 고른기회전형(이하 고른기회)은 일부 변경됐다. 작년까지 수능최저학력기준(이하 수능최저)을 적용했으나 올해부터는 적용하지 않는다. 지원자격도 확대됐다. 작년까지는 고른기회에 국가보훈대상자 만학도 서해5도출신 학생만 지원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해당 학생을 포함해 농어촌학생 특성화고졸업자 이웃사랑(기초생활수급자및차상위계층) 장애인등대상자까지 지원 가능하다. 다만 올해 농어촌학생 특성화고졸업자 이웃사랑(기초생활수급자및차상위계층) 장애인등대상자의 경우 정원외 특별전형으로도 각각 선발하고 있으니 모집인원 및 수능최저 적용 여부(정원내 고른기회전형에서는 미적용, 정원외 특별전형에서는 적용. 2020학년부터 모두 미적용)를 고려해 지원하여야 한다. 중복지원도 가능하다. 논술전형에서는 의예과를 올해부터 선발하지 않는다. 그 외 전형요소 문제유형 수능최저 등은 작년과 거의 유사하며, 모의논술을 통해 미리 준비할 수 있다.”

- 내년 실시하는 2020학년의 주요 변화는 정시확대다
“2019학년의 경우 수시 80.1%(학종 50.4%, 논술 25.2%, 실기 4.5%), 정시 19.9%이지만, 2020학년엔 수시 68.4%(학종 50.6%, 논술 14.9%, 실기 2.9%), 정시 31.6%로 수시가 축소되고 정시가 확대된다.
성대는 그 동안 다양한 유형의 학생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선발하고자 노력해왔다.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를 비롯해 논술 실기/특기 수능 등을 통해 각기 재능 있는 학생을 선발해왔다. 이를 통해 다양한 학생들이 성대에서 함께 공부하면서 글로벌 창의리더가 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런 방침을 근간으로 최근 몇 년 간 학종의 선발인원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이는 학종으로 각 분야에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공부는 물론 동아리활동 독서활동 리더십활동 독서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학생을 선발할 수 있기에 우리대학 모집인원의 절반 이상을 학종으로 선발하고 있다. 단 한 번의 시험으로 판단하기보다는 3년 동안의 생활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 훌륭한 학생을 선발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것도 학종으로 많이 선발하는 이유 중 하나다.

2019학년 대비 2020학년 정시 선발비율이 다소 증가한 것은 학종이 아닌 다른 전형의 선발인원 변화 때문이다. 수시로 선발하는 논술전형의 선발인원을 대폭 줄이고, 소프트웨어특기자전형을 폐지했다. 논술전형의 경우, 교육부 방침에 따라 오래 전부터 선발인원을 점진적으로 축소해오고 있다. 소프트웨어특기자전형을 폐지한 이유는 학종으로도 소프트웨어에 관심과 열정을 가진 학생을 충분히 선발할 수 있기 때문이며, 나아가 대학의 전형을 간소화해 학생의 부담을 완화하고 복잡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 수시 서류평가의 주안점은
“학종의 서류평가는 학생부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 교사추천서(선택, 이하 추천서)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평가 시 해당 자료에 대한 반영비율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이를 바탕으로 크게 ‘학업역량’ ‘개인역량’ ‘잠재역량’을 평가한다. 학업역량은 학업수월성과 학업충실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성대에 입학할만한 충분한 학업능력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학생부에 기재되어 있는 교과 성적을 중심으로 학업 태도, 학업 여건, 학업 관련 탐구활동, 교과 관련 수상, 학업 관련 프로그램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개인역량은 전공적합성과 활동다양성으로 나뉜다. 전공과 관련된 학생의 관심과 열정을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활동, 독서활동 등을 평가한다. 잠재역량은 자기주도성과 발전가능성으로 구분하여 평가하며, 리더십을 비롯해 봉사활동, 성실성, 공동체의식 등을 평가한다.

즉, 학생부에 기재되어 있는 모든 것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평가하는 것이다. 그 중 특정 영역에 더 초점을 두고 평가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면 봉사활동에 더 비중을 두거나, 동아리활동에 더 많은 점수를 주거나, 독서활동을 활발하게 한 친구를 더 많이 선발하자는 등의 기준은 없다. 학생 평가 시 특별히 고려하는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다양한 학생들이 성대에 입학해 상생하기를 바란다는 점이다. 물론 모든 영역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합격하는 지름길이 되겠지만, 실제 평가를 해보면 모든 영역에서 대단히 우수한 학생은 그리 많지 않다. 일부 영역에서 자신의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학생이라면 그게 어떤 것이든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 수시 면접평가의 주안점은
“성대 학종은 일부 학과(의예 교육학 한문교육 수학교육 컴퓨터교육 영상학 스포츠과학)에서만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면접시험에서는 지원한 학과에 대한 적성과 대학에서 공부할 자세가 되어 있는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서류평가를 통과한 일부 학생(3배수 내외)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며, 서류평가 시 제출했던 서류(학생부 자소서)를 중심으로 평가가 진행된다. 교과 관련 문제풀이 식 면접은 진행하지 않고, 학생이 제출한 서류에 기재되어 있는 내용 중 일부를 질의함으로써 학생의 특징과 인성을 확인한다. 이에 자신이 제출한 서류를 꼼꼼히 살펴보고 해당 내용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해당 학과 관련 최근 이슈를 두루 살펴보고, 대화를 할 때 자신의 태도와 인상 등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 학종에 대한 외부 오해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학종인데 학생부를 읽지 않을 거라는 오해를 하시는 분이 간혹 있다. 지원자는 많은데 입학사정관은 적기 때문이라는 둥, 내신 성적으로 결국 줄을 세우기 때문이라는 둥 근거도 제각각이다. 단언컨대 학종에서 학생부를 제대로 읽지 않고 평가하는 경우는 없다. 학생부에 기재되어 있는 모든 것을 모두 읽고, 평가한다.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많다. 쉽게 말해 경제력이 뒷받침돼야만 준비할 수 있고 또 합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부모의 경제력은 학생이 대학을 진학하는 데 있어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다만 부모의 경제력이 유독 학종에서 더 영향력을 발휘하는지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이런 오해가 생긴 이유는 학교 외부에서 한 활동들이 학종의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종은 학생의 학교생활을 기반으로 평가한다. 학교에서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동아리활동, 독서활동, 봉사활동, 리더십활동, 탐구활동, 체험활동 등을 충실히 수행했는지가 평가의 핵심이다. 즉, 학교가 아닌 외부에서 한 활동은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다. 실제 합격하는 학생의 지역별 고교별 분포를 봐도 학종이 가장 고르다. 오히려 수능 성적을 기반으로 선발하는 정시모집 합격자가 특정 지역과 특정 고교에 치중되는 경우가 더 많다. 학종이야말로 다양한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한 학생을 다양하게 선발할 수 있는 전형이며, 나아가 고교교육이 올바로 나아가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 학종 공정성을 기하는 입학처의 노력은
“성대는 입시를 통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어떠한 경우에도 부정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즉, 성대가 입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 한 가지를 꼽는다면 ‘공정성’이다.

학종에서 복수에 의한 다단계 평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학생 1명을 1명의 입학사정관이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의 입학사정관이 여러 단계를 거쳐 평가하게 된다. 평가자간의 편차가 큰 경우에는 다른 평가자가 투입돼 다시 평가를 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해석(혹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경우에는 서류평가위원회를 통해 또 다시 검토하게 된다. 회피 및 제척시스템을 통해 친인척 등 관계 있는 사람이 지원했을 경우 평가자에서 제외되는 것도 물론이다.

성대는 학종에서 일부 모집단위에 한해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그중 의예과는 블라인드 면접을 실시해왔으며, 올해부터는 모든 모집단위에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할 예정이다. 즉, 면접 평가위원이 학생의 개인적인 인적사항에 대해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면접이 진행된다. 면접 또한 복수의 위원이 한 학생을 교차로 평가하게 하여 공정성을 높이고 있다.

예체능특기자전형의 면접시험과 실기시험에서는 오래 전부터 블라인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실기시험을 진행하는 경우 가번호를 그 자리에서 부여하고, 실기시험 과정을 전부 영상으로 촬영하여 남겨놓고 있다.

논술시험에서도 평가위원이 학생의 인적사항 등을 전혀 알지 못한다. 평가위원이 볼 수 있는 것은 학생이 작성한 답안 내용뿐이다. 평가 전 출제위원이 안내한 내용을 숙지해 가이드라인에 따라 평가하며, 역시 복수의 위원이 교차로 진행한다. 여기서도 편차가 클 경우 또 다른 위원이 평가에 참여하게 된다.”

- 최근 몇 년 간 성대의 정보공개 행보가 인상적이다
“성대는 매년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 학부모 선생님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를 직접 방문해 입시설명회를 진행하는 것을 비롯, 교사간담회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교육청 연계 설명회, 간담회, 박람회 등을 통해 수도권 외 지역에도 정보가 고루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올해도 다방면으로 2019학년 입학전형계획을 안내하고, 2018학년 입시결과(이하 입결)를 공개하고 있다. 입결을 공개하는 측면에서는 예전보다 훨씬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 전형유형별/모집단위별 충원율, 내신등급별 합격자 분포, 논술전형 합격자 논술성적 평균 등을 공개하고 있다. 개별 학교별로 교사간담회를 통해 입시결과에 대해 피드백을 하는 등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집단위를 바탕으로 만드는 입학전형 안내 책자(Kingo)를 비롯해 학종 안내 책자, 논술가이드북, 전공안내 책자 등도 제작해 배포하고 있으며,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을 위해서는 모의논술을 진행하고 강평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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