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면접실 체제.. 사고력 문제해결력 윤리성 사회성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인성검증을 위한 ‘최선’의 의대전형으로 자리잡은 다중미니면접은 최근 확대 추세가 뚜렷하다. 서울대와 한림대 인제대 등 전통적으로 다중미니면접을 활용한 대학들에 건양대 대구가톨릭대 동아대 부산대 아주대 등이 합류했다. 2017학년까지 다중미니면접을 실시해오다 2018학년 다중미니면접을 실시하지 않은 계명대는 2019학년 다시 다중미니면접 실시를 결정한 상태다. 여러 면접실을 운영해야 하는 특성 탓에 도입이 쉽지 않은 특징이지만, ‘인성’이 중시될 수밖에 없는 직업적 특성을 고려한 의대들이 적극적으로 다중미니면접을 도입하는 모양새다.

선호도 높은 의대들의 적극적 다중미니면접 도입 움직임은 전반적 확대 분위기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2018학년에는 서울대와 더불어 ‘빅5’로 불리는 성균관대가 다중미니면접을 도입했으며, 올해 치러질 2019학년 수시에서도 ‘빅5’의 일원인 울산대가 다중미니면접 도입을 앞두고 있다. 가톨릭대도 10분 내외였던 면접시간을 2019학년 20분 내외로 확대한다고 요강에 명시하며 향후 도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결국 빅5 가운데 연세대만 흐름을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아직 갈 길은 멀다. 대학별로 기출공개에 대한 격차가 크다는 점도 개선점이다. 예비문제를 포함해 출제의도 평가기준 등을 전부 공개하는 ‘모범 사례’ 한림대나 대부분의 문제를 공개한 성균관대 부산대 건양대 등이 있는가 하면 일부 문제만 공개하는 데 그친 인제대 동아대, 기출문제를 일체 공개하지 않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아주대 등은 수험생들의 면접 대비를 어렵게 만드는 부정적인 사례들이다. 그나마 대구가톨릭대는 6월말을 전후해 기출문제를 공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계명대와 아주대는 기출문제 공개에 소극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물론 계명대는 2018학년 한시적으로 다중미니면접을 시행하지 않아 공개할 문제가 없는 상황이지만, 아직 2017학년 기출마저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크다.

수험생들을 위해 기출문제를 비교적 투명하게 공개한 건양대의 다중미니면접 기출문제를 소개한다. 수험생들의 면접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고력을 측정하는 면접실 외 문제해결력 윤리성 사회성의 3개 면접실에서 여타 다중미니면접 대비 길지 않은 분량의 제시문이나 질문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건양대는 의대 수시 다중미니면접에서 사고력 문제해결력 윤리성 사회성의 4개 면접실을 운영한다. 사고력을 측정하는 면접실 외에는 길지 않은 제시문이나 질문을 활용, 수험생 부담이 크지 않은 특징이다. /사진=건양대 제공

<2018학년 건양대 의대 다중미니면접 기출>
건양대도 면접방식을 비교적 상세하게 공개하는 의대다.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실시한 4개면접실의 제시문 일체를 공개한 상태다. 최근 들어 꾸준히 다중미니면접을 시행하고 있으며, 올해도 다중미니면접을 유지할 예정이다.

제시문은 비교적 길지 않은 특징이다. 문제해결력 윤리성 사회성 사고력의 4개면접유형 가운데 사고력면접을 제외한 나머지 면접은 제시문이 없거나 매우 짧다. 여타 다중미니면접이 비교적 긴 제시문이나 상황을 제시하는 것과 차이점이다.

유일하게 긴 제시문을 활용하는 사고력면접은 5개의 제시문을 읽은 후 미래 의사가 갖춰야 될 역량이 무엇인지 4분 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고력 면접에 활용된 제시문은 고등학교 철학 교과서, 야스퍼스의 ‘의사의 이념’, 거울신경세포에 대한 백과사전 설명, AI의 기계학습 능력에 대한 신문기사, FDA가 승인한 세포 치료제의 부작용 관련 신문기사 등을 출전으로 했다.

■ 문제해결력
[제시문] 독거노인 A씨는 말기암 환자다. 최근 개발된 고가의 항암제로만 치료 가능하다. 하지만 A씨는 치료비를 지불할 능력이 없다.

[질문] 지원자가 의사/환자라면 

■ 윤리성
[질문] 최근 사회적 이슈인 낙태죄 폐지 논란에 대해 지원자의 의견과 그 이유를 말하시오
[후속질문] 미혼모의 원치 않는 출산과 양육에 대해 말하시오
[후속질문] 태아의 선천성 기형이 발견됐을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후속질문] 태아의 생명은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가, 배아와 신생아의 생명의 가치는 다른가

■ 사회성
[질문] 팀 프로젝트(동아리활동 수행평가 봉사활동 등)를 수행해 본 경험이 있다면 활동 목적과 본인의 역할에 대해 말하시오
[후속질문] 수행과정 중 가장 어려운 점은
[후속질문] 능력이 부족한(태만한) 동료가 있는 경우 어떻게 해결했는지
[후속질문] 프로젝트 수행 후 느낀 점은

■ 사고력
[제시문1] 태양계철첨 8개의 행성이 주변을 돌고 있는 항성이 지구로부터 2545광년 떨어져 드라코 별자리에서 발견됐다고 미항공우주국(나사, NASA)이 14일 밝혔다고 미 CNN과 영국 BBC 등이 보도했다. 이는 태양계 외에서 발견된 행성 시스템 중 가장 큰 것이다. 이 항성은 케플러-90으로 망명됐다. 케플러-90은 태양보다 좀 더 크고 조금 더 뜨거운 것으로 추정된다. 8개의 행성들 중 7개는 이미 발견됐던 것들이다. 나사는 그러나 구글의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케플러-90에 또 하나의 행성이 더 있음을 새로 밝혀냈다. 케플러-90로 명명된 새 행성은 매우 작아 불안정한 상태라고 나사 과학자들은 말했다. 구글의 AI전문가로 이번 새 항성 발견에 참여한 크리스토퍼 샬루는 이로써 케플러-90계는 태양계와 똑같이 8개의 행성을 거느린 최초의 항성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AI의 기계학습 능력을 통해 새 행성 발견 능력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앞으로 이 같은 항성이 더 많이 발견될 수 있으며 더 많은 행성을 거느린 항성도 발견될 수 있을 것이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15일자)

[제시문2] 현대는 인간 자체가 스스로에게 커다란 문제로 떠오른 시대이다. 과학 기술은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발전해 어느 새 인간을 복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과학 기술이 현대에만 고유한 것은 결코 아니다. 인간이 짐승의 뼈나 돌로 도구를 만들고 불을 사용하던 때부터 인간은 이미 기술인이었지만, 기술의 단계가 지금처럼 정밀하고 세련된 것이 아니었을 뿐이다. 현대인들은 표면적으로 기술을 제어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구성원들의 연대감을 촉진시키는 도덕적 분위기를 잃어버린 지 이미 오래이다. 물론 이런 추세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실로 엄격한 수직적 사회 질서가 깨지고 보다 많은 개인의 자유를 약속하는 것으로 인식된 과학 기술, 그리고 정치 제도의 혁명적 전환은 인간을 개체화, 고립화시켰다. 세계 내에서의 자신의 위치에 대한 혼란스러움, 무제한적인 선택의 자유 앞에서 도피, 그리고 역설적으로 더 멀어지는 개인 상호간의 관계 등은 인간을 기계적이고 진부한 삶을 사는 동물이 되도록 만들었다.(대한교과서 '철학')

[제시문3] 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는 이탈리아의 신경생리학자 리촐라티(G. Rizzolatti)가 1990년대에 처음 원숭이의 이마엽에서 발견했습니다. 다른 원숭이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거울처럼 똑같이 흉내내 듯 활성화된다고 하여 거울신경세포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거울신경세포는 원숭이보다 사람에서 훨씬 발달해 있습니다. 덕분에 타인의 행동을 보고 있기만 해도 자신이 그 행동을 하는 것처럼 뇌의 신경세포가 작동합니다. 이때 활동하는 세포는 관찰자가 관찰된 행동을 똑같이 직접 할 때 작동하는 세포와 동일합니다. 거울신경세포는 타인의 행동을 관찰할 때만 작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행동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이야기만 듣고 있어도 작동합니다. 그런데 거울신경세포에서 일어나는 과정은 관찰자의 의지나 생각과는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일어납니다. 어떤 행동을 인지하면 관찰자의 뇌는 마치 그 행동을 직접 행하는 것과 같이 작동하는 거죠. (네이버지식백과 '거울신경세포')

[제시문4] 미국식품의약국(FDA)이 CAR-T 세포 치료제 티사젠렉류셀(tisagenlecleucel 제품명 킴리아, Kymiah)를 30일 승인했다. 티사젠렉류셀은 카이메릭항원 수용체(CAR) T 세포 면역 요법으로, 적응증은 난치성 및 재발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 진단을 받아 소아 및 25세 미만 성인 환자다. 이번 승인은 티사젠렉류셀의 효능 및 안전성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난치성 및 재발급성 림프모구 백혈병 진단을 받은 소아 및 젊은 성인 환자 63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티사젠렉류셀을 투여받은지 3개월 이내 환자의 혈액학적 완전 관해율이 83%에 달했다. 부작용으로는 저혈압, 발열 등이 있다. FDA는 “소아 환자의 경우 사이토카인 방출증후군(cytokine release syndrome)으로 암세포 사멸 과정에서 생성된 사이토카인이 혈액으로 유입돼 저혈압, 발열 등의 부작용이 유발될 수 있어 약품 뒷면에 블랙박스로 이 같은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시문5] 원시 시대의 사제적 유형의 의사, 편협하지 않은 시각으로 인간 전체와 인간의 상황을 합리적으로 다룬 히포크라테스적 의사, 권위주의적이고 사변적 견해에 사로잡혀 있던 중세의 의사, 이 모든 유형의 의사가 몇 세기 만에 근대의 자연 과학적 의사로 교체되었다. (야스퍼스, '의사의 이념')

[질문] 제공된 지문을 활용해 미래 의사가 갖춰야 될 역량이 무엇인지 4분간 발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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