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면접실, 50분 체제.. 수의대 수시 일반전형 '최종 관문'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서울대 수의대 수시 일반전형의 ‘최종 관문’은 의대/치의학과와 마찬가지로 다중미니면접이다. 수시 일반전형에서 서류평가를 통해 선발된 1단계 합격자들은 다중미니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여러 개의 면접실을 정해진 시간에 따라 돌며 제시문을 분석하거나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다중미니면접은 올해도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기출문제의 확인과 이해는 모든 시험이 그렇겠지만 다중미니면접에서는 더욱 중요도가 높아진다. 서울대 다중미니면접은 사교육을 방지하기 위해 매년 면접실 구성이나 제시문 유형을 바꿔오기는 했지만 전체 기출문제 확인이 수준과 유형을 이해한다는 점에서 준비를 향한 출발점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인/적성 면접이나 교과형 면접과는 다른 형태여서 수험생 입장에선 다소 낯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최근 웹진 ‘아로리’를 통해 2018학년 기출문제를 공개한 상태다. 2015학년까지만 하더라도 일체 문제를 공개하지 않아 수험생 복기내용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짐작할 수 있었지만, 2016학년부턴 매년 아로리를 통해 제시문과 상황 일체를 공개, 수험생들의 면접 대비를 돕는 특징이다. 사교육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기출문제를 비공개했지만 오히려 비공개가 사교육을 찾을 수 있는 빌미가 된다는 판단아래 공개방침으로 돌아섰다.

베리타스알파는 그간 합격자 인터뷰 등을 통해 기출문제를 복기한 후 공개해왔다. 아로리를 통해 공식적으로 문제가 공개된다지만, 이보다 앞서 빠른 시기에 문제를 살피는 것이 면접 대비에 더욱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아로리에 공개된 공식 제시문들에 더해 합격생들이 밝힌 질문들까지 함께 포함해 다중미니면접 기출문제를 정리했다. 수험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면접을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지방 고교에서 면접 대비에 활용하는 것도 적극 권장한다.

서울대가 최근 아로리를 통해 수의대 수시 일반전형 1단계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학년 다중미니면접 기출문제를 공개했다. 매년 반려동물과 관련된 문제들이 출제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사진=건국대 제공

<2018학년 수시 일반전형, 수의대 다중미니면접 기출>
2018 수시 일반전형 수의대 다중미니면접 기출문제도 아로리를 통해 전면 공개된 상태다. 공개된 제시문은 총 3개다. 지난해 수의대 다중미니면접이 5개면접실, 50분 체제로 진행됐음을 고려하면 의대 면접과 마찬가지로 1개제시문이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개면접실은 서류확인이었겠지만, 나머지 1개면접실의 면접 진행 방식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합격생들의 복기에 따르면 ‘세포막의 구조’를 설명하라는 면접실이 추가로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

수의대 다중미니면접에서는 반려동물 등에 대한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는 점을 주의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 전공과 관련된 문제를 묻는다는 것은 의대/치의학과의 다중미니면접과는 구분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2017학년에는 반려동물의 자가진료를 금지하는 입법안, 2016학년에는 캣맘 사망 사건과 반려견과 자전거와의 사고, 2015학년에는 반려동물 안락사 문제 등이 각 출제됐다.

■ 상황 제시(징계방)
1번 제시문이 출제된 ‘징계’방은 제시문 분석보다는 상황면접에 방점이 찍힌 특징이다. A에 대한 징계방식 중 어느 것이 더 옳은지를 생각해야 하는 방이기 때문이다. 엄정한 징계와 온정적인 대처 가운데 하나를 정해 그 논리를 면밀히 제시해야 하는 방이었다.

[제시문] 수의과대학 3학년 학생 A는 조별로 실험동물인 민물어류가 살고 있는 수조를 관리하며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실습에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실습 기간 중 A가 속한 조를 제외한 모든 조의 실험동물이 갑자기 폐사하게 되었다. 학생들과 학교 측의 조사 결과 A가 밤에 몰래 실습실에 들어가 다른 조의 수조에 유독성 화학물질을 넣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학생 A는 자신의 조가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 저지른 일임을 자백했다. 수의과대학 학생회는 이 문제의 처리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A가 졸업한 후에도 학교와 사회에 해로운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강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다른 학생들은 학교의 평판과 학생의 진로와 미래를 고려해 학생의 사과만으로 상황을 정리하고 모든 조가 다시 실습하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질문] A학생을 처벌해야 하는가, 사과만 받고 넘어가야 하는가
[후속질문] 처벌/사과 외 제3의 방법은?
[후속질문] A에 대한 처벌 강도는 어느 정도여야 하는가

■ 상황 제시(서명운동방)
반려동물의 기숙사 반입문제 내용이 담긴 2번 제시문도 상황면접에 활용됐다. 대다수 합격생들은 공동생활에 반려동물을 데려오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대답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반대하는 이유로는 보건문제, 동물에 대한 인식차이 등이 주로 활용됐다.

[제시문] 대학 생활관 규칙에는 ‘어떠한 종류의 반려동물(곤충 및 어류 등 포함)도 방에서 키울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지원자는 수의과대학에 입학하여 생활관에서 다른 학생과 함께 같은 방에서 생활하게 되었으며, 두 사람은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해 주는 매우 친한 사이가 되었다. 지원자는 친구가 동물을 매우 사랑하며 어릴 때부터 키워오던 반려동물을 매우 그리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얼마 후 친구는 어릴 때부터 키워 오던 반려동물을 기숙사에 데려오고 싶어하는 다른 여러 학생들과 함께 생활관 규칙 개정을 위한 서명 운동을 시작하였다.

[질문] 기숙사에 반려동물을 데려오는 문제에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후속질문] 찬성/반대하는 이유를 추가로 더 제시할 수 있는가
[후속질문] 본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친구가 서명운동을 강행할 시 어떻게 할 것인가

■ 제시문 분석(그래프방)
3번 제시문에는 가축과 야생동물의 유전질환에 대한 그래프가 제시됐다. 유전자 변이에 의한 유전자 질환 발생 차이를 어떻게 분석하는지 보는 면접이었다.

[제시문] 위의 그래프는 현재까지 가축과 야생동물에서 알려진 유전자 변의에 의하여 발생한 유전적 질환의 수를 나타낸 것이다.
질문) 그래프에 나온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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