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진학사 '빵점'.. 섣부른 발표 ‘자승자박’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지난달 치러진 4월학평 당일 가장 뛰어난 분석력을 선보인 입시기관은 대성학원/대성마이맥(대성) 비상교육(비상) 스카이에듀(스듀)인 것으로 확인됐다. 8일 발표된 4월학평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입시기관들이 최초 발표한 원점수 추정 등급컷의 적중 현황을 집계한 결과 대성 비상 스듀의 3개 기관은 국어 수학(가) 수학(나)의 1~2등급컷 총 6개영역 가운데 5개영역의 등급컷을 정확히 맞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EBS 유웨이중앙교육(유웨이) 이투스 메가스터디(메가), 종로학원하늘교육(종로하늘) 순이었으며, 진학사는 단 1개영역도 적중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입시기관들의 분석력은 전반적으로 3월 학평 대비 크게 개선됐다. 대다수 기관이 4개영역 내지 5개영역에서 ‘정답’을 맞히는 데 성공했다. 최다적중 기관인 대성 유웨이 등도 2개영역을 맞히는 데 그친 3월학평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비교적 딱 맞아 떨어지는 등급컷이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3월학평은 수험생이 많지 않은 81점, 91점 등의 점수에서 등급컷이 끊긴 탓에 적중하기 쉽지 않았다. 고3 첫 모의고사여서 수험생들의 점수대가 들쭉날쭉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4월학평은 비교적 많은 학생들이 몰린 구간에서 등급컷이 끊겼고, 학생들도 시험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안정적인 예측이 이뤄질 수 있었다. 3월학평을 본 학생들을 대상으로 추적조사가 가능했던 점도 적중률을 높일 수 있던 이유”라고 말했다. 

반면, 진학사는 유독 최악의 분석력을 보이며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4월학평 당일 포털 사이트를 통해 등급컷 추정치를 선공개한 후 홈페이지에는 다른 수치의 등급컷을 슬그머니 올렸던 진학사는 선공개한 등급컷이 단 1개 영역도 맞히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홈페이지에 뒤늦게 발표한 등급컷도 3개영역을 맞히는 데 그쳤다. 한 대입 전문가는 “진학사는 4월학평 당일 포털 사이트를 통해 가장 빨리 등급컷을 공개했다. 문제는 이 등급컷들이 순 엉터리였다는 데 있다. 1등급컷은 물론이고 2등급컷까지 단 1개도 맞은 수치가 없었다. 제대로 분석하지도 않은 등급컷을 수요자들의 이목을 끌 목적으로 성급히 내놨다는 얘기”라며 “뒤늦게 홈페이지에 고쳐 올린 등급컷도 맞힌 영역은 3개에 불과했다. 9개 입시기관 중 가장 늦은 시간에 발표할 만큼 심사숙고한 등급컷마저 반타작에 그쳤다는 것은 분석력과 역량을 짐작케 만드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진학사의 사례처럼 제대로 분석조차 하지 않은 등급컷을 이목끌기 목적으로 내놓는 것은 비판의 소지가 매우 큰 행동이란 게 중론이다. 입시기관들이 시험 당일 내놓는 등급컷은 수요자들의 대입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인 때문이다. 한 대입 전문가는 “평가원들이 발표하는 최초발표 등급컷은 수요자들에게 있어 중요도가 높다. 특히, 9월 모평 성적표가 발표되기 전 수시 원서접수기간이 있는 탓에 추정 등급컷을 기반으로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과 수시의 기본 원칙인 상향지원 여부 등을 판단해야 한다. 입시기관의 잘못된 등급컷 발표로 잘못된 원서전략을 세우는 불미스러운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며 “본래는 평가원이 ‘가채점 등급컷’을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스캐너 오류와 답안지 신뢰도 등 여건을 문제로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평가원이 이대로 가채점 등급컷 발표를 철회하기로 결정한다면, 입시기관들은 책임감을 갖고 정확한 등급컷을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4월학평 적중현황이 더해지면서 2019학년 시행된 두 차례의 전국단위 모의고사 적중률 1위는 대성의 자리로 정해졌다. 그간 꾸준히 가장 높은 적중률을 보여온 대성은 올해도 총 12개영역 가운데 7개영역을 적중하며 58.3%의 적중률로 계속해 왕좌를 지킨 모양새다. 이어 공동 2위 비상 유웨이, 공동4위 스듀 EBS 메가, 7위 이투스 순이었다. 공동8위에 오른 종로하늘과 진학사는 다소 ‘분전’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4월학평에서 가장 뛰어난 분석력을 보인 입시기관은 대성 비상 스듀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단 1개영역도 적중하지 못한 진학사는 섣부른 발표로 '자승자박' 꼴에 놓인 상황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19학년 4월학평 등급컷 적중.. 대성 비상 스듀 ‘1위’>
8일 발표된 4월학평 채점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점수 등급컷을 산출, 4월학평이 치러진 지난달 11일 입시기관들이 발표한 최초 추정 등급컷과 비교한 결과 대성과 비상 스듀가 가장 뛰어난 분석력을 선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 기관은 수학(가) 1등급컷을 제외한 전 영역에서 등급컷을 맞히는 데 성공했다. 등급컷 적중여부를 판단하는 대상이 국어 수학(가) 수학(나)의 1~2등급컷 총 6개영역이란 점을 고려하면, 5개영역을 맞히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뛰어난 분석력을 보인 3개 기관은 ‘전 영역 적중’의 문턱에서 아깝게 미끄러진 모양새다. 89점인 수학(가) 1등급컷을 88점으로 예측 겨우 1점의 오차만 난 상황인 때문이다. 4월학평 당일 종로하늘과 진학사를 제외한 전 기관이 88점을 1등급컷으로 예측, 실제로 9개기관 모두 수학(가) 1등급컷을 맞히지 못한 영향이 컸다. 

세 기관은 이번 4월학평에서 보인 높은 적중률로 올해 누적 적중률도 크게 끌어올린 모양새다. 특히, 그간 누적 적중률에서 항상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아오던 대성은 올해 치러진 두 차례의 전국단위 모의고사에서 총 7개 영역을 적중, 58.3%의 가장 높은 적중률을 기록한 상황이다. 3월학평에서 1개영역을 맞혔던 비상은 6개로 50%, 3월학평에선 적중 사례가 없던 스듀는 5개로 41.7%의 누적적중률을 각각 보였다. 

<4개 적중, EBS 유웨이 이투스 메가.. 오차 폭 ‘상이’>
대성 비상 스듀의 뒤를 이어 EBS 유웨이 이투스 메가의 4개기관은 4개 영역을 정확히 맞혔다. EBS 유웨이 메가는 국어 1등급컷과 2등급컷 3개를 적중했으며, 이투스는 국어와 수학(나)의 1~2등급컷을 모조리 맞히면서 적중영역은 기관 사이에서 다소 다르게 나타났다. 

오차범위를 기준으로 하면 EBS와 유웨이가 한발짝 앞선 형국이다. 전 영역에서 동일한 등급컷을 내놓은 유웨이와 EBS는 수학(가)와 수학(나)에서 각 1점의 오차가 발생, 전 영역에서 2점의 오차를 내는 데 그쳤다. 각 3점과 4점의 오차를 낸 이투스/메가에 비해서는 틀린 정도가 덜했던 셈이다. 

이투스는 수학(가) 2등급컷이 다소 아쉬운 상황이다. 실제 등급컷은 82점이었지만, 84점으로 2점의 오차를 내 수학(가) 1등급컷에서 낸 1점의 오차까지 총 3점의 오차를 냈다. 메가는 수학(가) 1등급컷까진 1점의 오차에 그쳤지만, 수학(나) 1등급컷을 85점으로 예측, 실제 등급컷인 88점과 3점이 벌어진 탓에 4점으로 오차가 크게 늘어났다. 

<‘2018수능 1위’ 종로하늘.. 1개영역 적중 그쳐>
종로하늘은 이번 4월학평에선 1개영역을 적중하는 데 그쳤다. 국어 1등급컷만 88점으로 정확했을 뿐 국어 2등급컷과 나머지 영역 1~2등급컷은 모조리 빗나갔다. 1개영역을 맞혔던 3월학평과 동일한 양상이 되풀이된 셈이다. 

등급컷이 빗나간 데 더해 오차도 다소 큰 편이었다. 1점의 오차가 난 국어 2등급컷과 수학(나) 1등급컷은 매우 아쉬운 사례였고, 수학(가) 1등급컷도 2점의 오차가 나는 데 그쳤지만 나머지 등급컷이 문제였다. 82점인 수학(가) 2등급컷은 77점, 80점인 수학(나) 2등급컷은 76점으로 각각 예측, 합산 9점의 오차가 발생한 상황이다. 2등급컷 추정에서 오류가 다소 컸던 모양새다. 

물론 재수생이 첫 등장하는 6월모평까지 종로하늘의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긴 힘들다. 2018수능에서 홀로 국어 수학(가) 수학(나) 1등급컷을 모조리 맞히는 ‘기염’을 토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종로하늘이 1~2점의 오차를 낸 영역들을 맞혔다고 가정한다면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4월학평의 특징은 유독 1등급컷 경계선인 4%, 2등급컷 경계선인 11%에 근접해 있는 사례가 많았단 것인데, 운이 다소 따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악’ 진학사 적중 ‘전무’.. 섣부른 발표 ‘자승자박’>
다소 이례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종로하늘과 달리 진학사는 4월학평에서 단연 ‘최악’의 모습을 보인 입시기관이었다. 4월학평 당일 오후5시35분 경 입시기관들 중 가장 빨리 포털을 통해 공개된 진학사의 등급컷은 적중된 사례가 단 하나도 없었다. 3월학평처럼 가장 적중률이 높은 기관도 2개를 맞히는 데 그친 경우라면 적중률 0%를 기록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대다수 기관이 4~5개 등급컷을 맞힌 시험에서 적중사례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기본적인 신뢰성에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대목이다. 

진학사의 등급컷 추정값이 실제 등급컷과 갖는 오차도 상당했다. 1등급컷의 경우 국어는 4점, 수학(가)는 3점, 수학(나)는 3점의 오차를 각각 보였다. 1~2점 안팎에서 오차가 발생해 아쉽게 등급컷을 맞히지 못한 사례가 아니었던 것이다. 

2등급컷의 오차는 한층 문제가 심각했다. 82점인 수학(나) 2등급컷에선 85점을 예측해 3점의 오차가 생겼으며, 80점인 국어 2등급컷은 74점으로 6점 낮은 수치를 등급컷으로 내놓은 상황이다. 수학(나)는 실제 등급컷인 80점보다 무려 10점이나 낮은 70점을 등급컷으로 제시하는 불상사가 벌어지기까지 했다. 

교육계에서는 이를 두고 ‘자승자박’으로 평가했다. 제대로 분석이 끝날 수 없는 시간에 수요자들의 이목끌기를 목적으로 섣불리 등급컷을 발표, 신뢰도를 무너뜨린 모양새인 때문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진학사는 기존에도 ‘알바 동원’과 잘못된 보도자료 배포 으로 물의를 빚었던 입시기관이다. 등급컷 적중률이 바닥을 치던 당시 ‘업계 최다 적중’으로 홍보하는 ‘무리수’를 단행키도 했다”며 “이번 등급컷 적중률은 진학사의 신뢰도를 크게 낮추는 요인으로 보인다. 당장 9월모평 성적표 발표보다 원서접수가 더 일러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을 수요자들이 참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진학사는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적했다. 

<등급컷 적중률 왜 조사하나? 입시기관 신뢰도 잣대>
베리타스알파가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을 조사하는 목적은 수요자들에게 신뢰할만한 입시기관이 어디인지를 알리려는 데 있다. 무책임하게 발표하는 등급컷을 사후 검증함으로써 입시기관들의 분석력을 면밀히 측정함으로써 참고할만한 입시기관이 어디인지 이정표를 제시하려는 것이다. 9월모평 당일 발표되는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이 수시 지원전략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등 중요도가 매우 높기에 신뢰할 수 있는 입시기관이 어디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우리나라 교육계에서 입시기관들은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공교육 정상화를 목적으로 한 학종이 몸집을 불리면서 영향력이 다소 줄긴 했지만, 대입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수능중심 정시에서는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요자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입시기관들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번 4월학평에서 나타난 진학사의 사례처럼 입시기관들은 등급컷의 중요도를 간과하는 경향이 크다. 마케팅을 위주로 불안을 조장하거나 ‘아니면 말고’ 식의 주장들로 수요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사례들도 빈번하다. 평가원이 '가채점 등급컷'을 발표하기로 하면서 입시기관들의 영향력이 다소 줄어들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도 나타났지만, 여건 상 어려움으로 확정을 짓지 못하고 있어 여전히 입시기관들이 활개를 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입시기관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신뢰도를 중심으로 옥석을 가려 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수능은 물론 모평 학평까지 전국단위 모의고사 전반의 등급컷 적중률과 공개된 분석 데이터의 정확도 등을 따져야 제대로 된 옥석 가리기가 가능하다.

현재 수능이나 모평/학평 당일 발표되는 입시기관별 추정 등급컷은 매우 큰 관심의 대상이다. 교육 수요자들이 가채점을 통해 구한 원점수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수단은 입시기관별 등급컷이 유일한 때문이다. 특히, 9월모평처럼 수시 원서접수 직전 내놓는 등급컷은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이나 상향지원 여부 등을 판단하는 데 쓰여 한층 더 높은 관심을 살 수밖에 없다. 

입시기관들이 시험 직후 내놓는 최초등급컷은 기관별 분석력을 가장 뚜렷하게 나타내는 잣대다. 채점서비스에 참여한 수험생들의 표본, 기관별로 보유하고 있는 학원과 인터넷 강의 사이트 수강생들의 응시데이터, 채점결과 등을 기초자료로 삼아 저마다 보유하고 있는 입시분석기법에 노하우까지 더해져 나온 최초의 결과값인 때문이다. 기관들이 계속해서 등급컷을 수정하는 탓에 시간이 지나면서 엇비슷하게 보정되는 특징이 있어 최초 발표된 등급컷을 기반으로 분석력을 따져야만 하는 상황이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