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나동욱 기자] 조선대여자고(이하 조대여고)는 학생동아리가 문화공간 'THE 1904'와 헌트리 선교사를 기리는 '추모의 밤' 행사를 16일 광주 남구 양림동 헌트리 선교사 사택 광장 등에서 연다고 3일 밝혔다.

행사는 조대여고 민주인권동아리 '# With You'와 양림역사문화마을 연구 동아리 '유럽에서 온 펭귄'이 함께 마련했다. 행사에서 조대여고 학생동아리는 헌트리선교사를 그린 그림과 영상 등을 전시/상영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사진, 그림으로 그리기' '헌트리 선교사에게 감사 손편지 쓰기' '헌트리 선교사를 기리며 영상 제작하기' 등을 준비했으며, 해당 작품들은 책 'We always remember you'와 그림으로 만든 영상 'We all the time miss you'로 제작될 예정이다.

헌트리 선교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기독교병원 원목으로 사역하며 계엄군 폭력에 피투성이가 된 희생자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군인들에게 잡혀가 거리에 신발만 널브러져 있는 사진 등을 찍어 전 세계에 알린 바 있다. 기독교병원에서 쪼개진 총탄이 박힌 X-ray 사진을 직접 복사해 미 대사관 항의하기도 했다.

헌트리선교사 사택은 많은 시민들의 피난처가 되기도 했다. 당시 기록 사진이 번번이 군에 압수당하자 사택 지하에 암실을 만들어 고립된 광주의 참상을 미국과 독일 등 세계로 전송했다. 코리아 헤럴드와 코리아 타임즈 기자출신인 헌트리 선교사의 아내 마르다 헌트리는 보도문을 썼고, 헌트리 선교사는 영화 택시운전사의 '힌츠페터' 기자를 사택에서 만나 비밀리에 사진을 전했으며, 다른 외신 기자들에게 '통역'과 '인터뷰'를 통해 광주시민들을 대변했다.

조대여고 한정희 교사는 "헌트리선교사 추모의 밤에 참여하는 다음 세대가 광주의 숨은 은인들의 헌신과 희생정신을 기리고 보은의 시간을 갖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헌트리 목사는 지난해 5월 '오월어머니상'을 수상한 후 같은해 6월26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자택에서 영면한 바 있다. 당시 건강이 악화돼 광주에 올 수 없었지만 가족들에게 '광주에 꼭 가고 싶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헌트리 목사의 유가족들은 15일 기자회견을 진행한 후 16일 추모의 밤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조대여고 학생동아리가 문화공간 'THE 1904'와 헌트리 선교사를 기리는 '추모의 밤' 행사를 16일 광주 남구 양림동 헌트리 선교사 사택 광장 등에서 연다. /사진=조대여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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