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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막강' 2019수능최저..의대 78.7% 치대 74.9% 한의대83.1%한대 건대 제외 상위대 46.2%..'폐지논란 휩쓸리지 않는 정공법 필수'
  • 박대호 기자
  • 승인 2018.04.24 11:43
  • 호수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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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수시에서 학력검증도구로 자리잡고 있는 수능최저학력기준(수능최저)은 최근 교육계를 뜨겁게 달군 ‘화두’다. 교육부가 2019학년부터 수능최저 폐지를 추진한다는 언론들의 오보에서 시작된 논란은 대입 개편안 발표 이전부터 급격하게 불붙었다. 교육부가 그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통해 수능최저 축소/폐지를 꾸준히 유도해왔다는 점을 볼 때 결코 호들갑을 떨 일이 아니지만, 논란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최근 수능최저 폐지는 곧 ‘정확한 기준 없이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이라는 주장을 담은 국민청원이 10만명을 넘기기도 했다.

수능최저 폐지를 반대하는 시선들은 여러 가닥으로 나뉜다. 수시이월이 대거 축소돼 실질적 ‘정시축소’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은 그 중 하나다. ‘정량평가는 곧 공정성’이란 시각에 기반해 수능최저 폐지는 불공정성과 맞닿아있는 조치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여러 시각들이 더해지면서 ‘음모론’은 무성하다. 교육부가 최근 국가교육회의로 이송된 대입 개편안을 보면 수능최저는 ‘축소/완화/폐지 유도’의 1안, 대학 자율 설정의 2안으로 구분되는 데 그쳤지만, 대통령 자문기구인 데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당연직 위원으로 포함되는 교육회의 특성상 수능최저 폐지는 정해진 수순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논란과 달리 수능최저 폐지에 대한 걱정은 성급하다는 게 일반적 교육계의 전망이다. 결정이 어떻게 되든 현 고교생과는 관련이 없고, 강제적용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교육회의가 수능최저 축소/완화/폐지의 1안을 선택하더라도 적용시기는 대입 사전예고제에 따라 2022학년 이후부터 가능하고, ‘유도’란 표현에서 알 수 있듯 대학들에 수능최저 폐지를 강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디까지나 재정지원을 ‘미끼’로 축소/폐지 등을 유도할 수 있을 뿐이다. 지원사업이란 미끼의 범위도 사업에 선정된 대학들까지만 유효하다.

수능최저가 사라지면 수시이월이 대거 축소될 것이란 걱정은 잘못된 분석에서 기인했다고 봐야 한다. 연세대가 공개한 2018 전형별 수시이월 현황을 보면 수능최저 적용 전형과 미적용 전형 간 수시이월이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수시이월은 기본적으로 논술은 적고, 학종/특기자는 많은 등 전형별로 상이한 경향을 보일 뿐 수능최저 유무와는 크게 관련이 없다.

갑작스레 대입에서 수능최저의 영향력이 낮아질 기미는 찾아보기 어렵다. 2019학년 기준 상위17개대학은 전체 정원내 수시 모집인원 가운데 41.7%에 수능최저를 적용할 계획이다. 수능최저를 일체 적용하지 않는 한양대와 건국대를 제외하면 수치는 46.2%까지 치솟는다. 2020학년 연세대가 수능최저 전면 폐지 기조로 돌아서긴 하지만, 그 외 상위대학들의 수능최저 관련 변화는 한국외대의 학생부교과전형 수능폐지, 서강대의 학종 수능최저 폐지 정도에서 그친다.

수험생들의 관심이 높은 의대 치대 한의대 수의대 등에서 2019수시의 수능최저는 한층 더 공고하다. 의대는 78.7%, 치대는 74.9%, 한의대는 83.1%, 수의대는 63.9%의 수시 모집인원을 수능최저를 적용해 선발한다. 교과/논술전형에서 수능최저 적용이 ‘필수’나 다름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0학년은 물론이고 2021학년에도 수능최저를 설정하는 경향은 유지된다고 봐야 한다. 결국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상위대학이나 의치한수에 진학하는 데 있어 수능최저의 영향력은 변함이 없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수능최저 관련 논란에 휩쓸리지 않고 차분히 대입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대입 전문가는 “논란과 달리 올해 치러질 2019학년 입시는 물론이고 이후 입시에서도 수능최저의 영향력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호도 높은 상위대학과 의치한 등의 입시에선 수능최저의 위력이 크다. 2022학년 수능 평가방법이 변수지만, 수능이 존재하는 이상 ‘변별력’을 위한 수능최저 활용은 계속될 것으로 봐야 한다. 수능최저 폐지 등의 논란에 휩쓸리기보단 면밀한 계획을 세워 학업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게 성공적인 대입을 향한 정공법”이라고 조언했다.

언론들의 오보에서 시작된 수능최저 폐지 전망과 논란이 무색하게 2019학년에도 수능최저는 여전히 막강한 위력을 유지한다. 상위17개대는 41.7%, 의대는 78.7% 등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대학들은 수시선발 대다수에서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능최저 폐지 대입개편안 포함.. 긍/부정 엇갈려>
교육부가 지난달 11일 국가교육회의로 이송한 2022학년 대입개편안에는 수능최저 관련 내용이 담겼다. 교육부는 학생 부담 완화를 위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입정책포럼을 통해 학생/시민단체로부터 제기됐다며 수능최저 관련 결정을 교육회의에서 내려달라고 당부했다. 수능최저가 수시와 정시 준비를 병행해야 하는 부담을 주고 있어 축소/완화/폐지 요구가 있는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수능최저 폐지 시 기대효과로 교육부는 ‘대입전형 준비 단순화’를 들었다. 수시는 학생부중심, 정시는 수능중심으로 이원화되면서 대입을 준비하기 쉬워질 것이란 얘기다. 수시 합격자들이 수능을 응시하지 않도록 하는 부담완화 효과도 기대되는 장점 중 하나였다.

반면, 수능최저 폐지를 우려하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수시에서 수능 성적을 미활용하는 것은 객관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성평가인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평가기준을 명확히 알기 어려운데, 수능최저가 있음으로 인해 객관성이 확보된다는 시각에서 비롯된 주장이다. 수능최저를 폐지하면 새로운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했다. 영재학교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 등으로 고교유형이 다양하다보니 수능최저가 없을 시 고교 간 학력차이 보정을 위해 구술고사 등의 별도수단을 대학이 활용하게 되고 이로 인해 부담이 오히려 가중되는 결과가 나올 것이란 분석이다.

교육부는 수능최저를 ‘기타 사안’으로 규정, 1안과 2안의 두 개 안을 만들어 국가교육회의로 넘긴 상황이다. 기타 사안은 수시/정시 통합, 학종-정시 비율조정, 수능 절대평가 전환 등의 핵심 논의사항과 달리 국가교육회의가 꼭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안은 아니다. 의견만 제시해도 충분하다. 교육부가 제시한 1안은 ‘학생 부담 완화를 위해 수능최저 축소/완화/폐지 유도’이며, 2안은 ‘학생간 변별을 위해 대학 자율로 수능최저 설정’이다.

<수능최저 폐지 결정돼도 2022학년부터.. 강제 적용은 불가능>
‘2022학년 대입 개편안’이란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수능최저 폐지 논의의 결론이 적용되는 시점은 2022학년이다. 당장 수능최저가 2019학년부터 자취를 감추는 것 마냥 논란이 일었던 것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어디까지나 국가교육회의가 제대로 된 의견과 결정을 줬다 하더라도 그 방침이 적용되는 것은 현 중3이 치를 2022학년 입시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무조건 현행유지와 전면폐지의 둘 가운데 결론을 내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1안은 수능최저 축소/완화/폐지를 한 데 묶어 다루고 있을 뿐, 폐지만을 얘기하지 않고 있다. 기준 완화 선에서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만약 교육회의가 ‘수능최저 전면폐지’를 결정한다 하더라도 강제 적용도 불가능하다. 어디까지나 대입전형은 대학의 자율성에 기초해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재정지원을 ‘미끼’로 일정한 방향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변화상을 강제로 만들 수단은 전무하다. 애시당초 재정지원을 ‘당근’처럼 사용해 대학들의 전형변화를 유도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란 의견이 중론이다.

변화를 유도해도 그 범위는 사업선정 대학을 벗어나지 못한다. 지원사업에 선정되지 않은 대학들이 ‘각자도생’하는 것까지 교육부가 손을 대기는 쉽지않다. 지원사업 외 여타 재정지원사업들이 있지만, 대부분 지원사업의 선정 범위에서 벗어난 대학들은 다른 사업을 노리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논술이다. 논술은 그간 교육부가 지원사업을 통해 꾸준히 축소/폐지를 유도해온 전형이다. 그 결과 고려대가 2018학년 논술을 전면 폐지하고, 그간 논술 대표대학으로 손꼽혀 온 서울 상위대학들도 논술을 계속해서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19학년 들어 양상은 뒤집혔다. 재정지원사업과 거리가 먼 대학들이 논술을 신설/재도입하면서 전체 모집인원이 교육부의 의도와 달리 늘어나는 결과가 나왔다. 2018학년에는 덕성여대가 논술을 재도입, 한국산업기술대가 논술을 신설했고, 2019학년에는 성신여대가 논술을 재도입, 한국기술교육대가 논술을 신설, 전년 대비 346명의 모집인원이 늘어나게 된 상황이다. 이들 4개대학은 공교롭게도 지원사업 선정 이력이 없거나 최근 들어 선정과 다소 거리가 멀어진 곳들이다. 결국 지원사업의 울타리를 벗어나 있는 대학들에겐 교육부의 방침이 별다른 실효성을 갖지 못한다는 점이 증명된 셈이다.

물론 제3의 요인으로 수능최저 폐지 결론이 나올 수는 있다. 전면 절대평가 전환 등으로 인해 대학들이 수능최저 설정에 의미가 없다고 판단, 자발적으로 수능최저를 없애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이는 현재의 수능최저 흐름과는 별개의 얘기일 뿐이다.

그럼에도 청원 10만 건 돌파와 같은 예민한 반응이 나오는 것은 기존 교육부의 방침이 1안이었던 때문이다. 2014년 시작된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은 그간 꾸준히 대학들의 수능최저 축소/완화/폐지를 유도하는 내용을 담아 왔다. 이번 수능최저 폐지 논란이 나온 것은 매년 반복된 지원사업의 수능최저 관련 내용을 침소봉대하면서 생긴 해프닝에 불과하지만, 이전부터 수능최저가 조금씩 축소돼온 탓에 다소 민감한 반응이 나온 형국이다.

<2019학년 ‘막강한’ 수능최저 영향력.. 17개 상위대학 41.7%, 의대 78.7%, 치대 74.9% 등>
수험생들은 여러 논란들에 휩쓸리기보단 기본적으로 수능최저가 있다는 가정 하에 대입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9학년 전형계획, 그리고 전형별 특성 등을 고려했을 때 나아가 2020학년이나 2021학년 대입전형 역시 수능최저의 영향력이 막강할 것으로 보이는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9학년 수능최저를 ‘관문’으로 두고 있는 전형의 모집인원은 전체 대비 25.9%다. 수능최저를 설정한 대학 수는 125개교며, 모집인원은 6만8944명이다. 단순 수치만 놓고 보면 수시 모집인원 4명 중 1명 꼴로 수능최저가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25.9%는 어디까지나 전체 대학을 대상으로 했을 때 얘기다. 수시에서만 모든 선발을 진행하는 포스텍을 비롯해 한양대 건국대 명지대 등 수능최저를 전면 미적용하는 대학교는 전국에 74개교나 있다. 이들을 제외하고 보면 얘기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대학/전공에는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기조가 뚜렷하다. 상위대학은 물론이고 의대 치대 한의대 등의 ‘의치한’, 최근 각광받는 수의대도 수능최저를 다수 활용해 선발을 진행한다. 특성 상 교실수업 변화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교대, 군외대학으로 수능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4개 과기원과 수시선발만 진행하는 포스텍까지 5개 이공계특성화대 정도를 제외하면 수능최저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 봐야 한다.

- 상위17개대학 수능최저.. 2019학년 41.7%, 1만6425명
상위 17개대학 입시에서 수능최저의 영향력은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돈다. 2019전형계획을 기반으로 수능최저 적용 인원을 집계하면 전체 수시 모집인원 가운데 41.7%가 수능최저를 적용해 선발하는 실질이다. 전면 수능최저를 폐지한 한양대와 건국대를 제외한 15개대학 기준으로 보면 수시 46.2%에 수능최저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능최저는 전형별 특성의 영향이 극심하게 드러나는 전형요소다. 특기자전형의 경우 수능최저를 설정하는 경우가 없다시피한 반면, 교과나 논술은 대부분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특징이다. 학종은 면접 실시 유무나 학업능력검증도구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수능최저 적용 여부가 다소 엇갈리는 전형이다. 굳이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학생부를 비롯한 각종 서류평가, 면접 등을 통해 충분한 학업능력 측정이 가능한 때문이다.

상위대학 입시에서도 전형별 특징은 고스란히 이어진다. 교과전형은 5618명의 모집인원 중 대다수인 4399명에 수능최저를 적용해 78.3%의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논술전형도 74.4%(수능최저 적용 5837명/전체 수시모집 7842명)로 적용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학종은 27.9%(6133명/2만1983명)로 비교적 수능최저를 설정한 사례가 적은 편이었다. 특기자는 1797명의 모집인원 전부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다.

대학별로 보면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은 홍익대다. 홍대는 2293명의 정원내 수시 모집인원 중 30명을 제외한 2263명을 수능최저를 통해 뽑는다. 비율로 보면 98.7%로 여타 상위대학을 압도한다. 홍대의 뒤를 이어 수능최저 적용 비율이 높은 고대는 86.2%(2757명 적용/전체 수시 3199명)의 적용비율을 보여 차이가 컸다. 

이어 이화여대가 64.7%(1513명/2340명), 연세대가 56%(1354명/2419명)의 적용 비율이다. 두 대학에 존재하는 특기자전형이 수능최저와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여타 전형에 수능최저를 적극 적용했단 결론으로 이어진다. 54.4%(687명/1262명)의 서강대까지 수능최저 적용 비율이 과반수를 넘는 대학이었다. 이외 최고대학으로 손꼽히는 서울대는 지균과 일반전형 일부에 수능최저를 설정해 34.8%의 적용비율을 보였고, 수능최저를 조금이라도 적용하는 대학 중 적용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17.3%의 서울시립대였다. 

2020학년에도 상위대학의 수능최저 적용 비율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월말까지 발표되는 2020학년 전형계획을 다소 일찍 공개한 대학들을 기준으로 볼 때 수능최저 관련 변화가 적은 것으로 확인된 때문이다. 물론 그간 높은 최저 적용비율을 보여 온 연대가 연이은 교육과정 위반과 그로 인한 지원사업 탈락 가능성을 감지, ‘수능최저 전면 폐지’란 강수를 둔 상황이지만 다른 대학들은 대부분 기존의 수능최저를 유지하고 있어 숫자에 다소 오르내림이 있더라도 수능최저 설정이란 전반적인 기조가 바뀔 것으로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연대에 더해 한국외대의 교과전형 수능최저 폐지와 서강대가 학종 내 일부 전형에 한해 운영하던 수능최저를 폐지한 점 정도만 잘 살피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성’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2020학년 선호도 높은 연대의 수능최저 전면 폐지를 두고 ‘충격적’이란 반응을 보이지만, 문제의 소지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어차피 수시를 제외하고 보면, 수능100%의 정시가 소폭이지만 확대 양상으로 돌아선 때문이다. 연대 성대가 비교적 뚜렷한 정시확대 폭을 2020학년 계획한 이상 몇몇 대학과 전형의 수능최저 폐지가 대입에서의 수능 영향력을 전반적으로 낮추는 것이라고 해석해선 안 된다. 

중3 혹은 그보다 아래 학년이 치를 2022학년 이후 대입도 상위대학의 수능최저는 현재 모습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수능 전면 절대평가 시에는 다소 변화가 예상되지만, 상대평가 유지 시에는 검증의 도구로 수능최저를 쓰려는 대학들이 많기 때문이다. 교과전형이나 논술전형에서 수능최저 없이는 선발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낸 대학들도 많다. 축소/폐지 유도 방침이 몇 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명맥을 잇고 있는 논술전형처럼 수능최저도 명맥을 이어나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갑작스레 수능최저 ‘전면 폐지’를 선언한 연세대가 논란을 키운 측면이 있지만, 교과과정 밖 연속된 대학별고사 출제로 교육부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었단 특수한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다른 대학들이 이를 뒤쫓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 의치한 수의대.. 의대 78.7%, 치대 74.9%, 한의대 83.1% 등
‘전공’을 기준으로 볼 때 선호도가 높은 의치한과 수의대도 수능최저 영향력이 높긴 마찬가지다. 자연계열을 중심으로 한 높은 수험생 선호도로 인해 우수자원이 대거 몰리는 탓에 ‘변별’이 필요하다보니 상위대학보다도 수능최저 적용 비율은 높게 나타난다. 

서남대의 이탈로 2019학년부터 37개교 체제가 된 의대는 78.7%의 수능최저 적용 비율을 보이고 있다. 전체 1808명의 수시 모집인원 가운데 1423명이 수능최저 적용 대상이다. 원광대와 전북대에 배정된 서남대 49명 정원을 제외한 수치다. 

전형별 특성은 상위대학보다 의치한 입시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의대만 보더라도 교과/논술에서 최저 적용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난다. 논술은 96.5%(245명/254명), 교과는 91.2%(652명/715명)의 적용 비율이다. 학종은 66.2%(526명/794명)로 상위대학보단 높은 수치지만, 교과 논술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기자는 상위대학과 마찬가지로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사례가 없다. 

교과 논술에서 수능최저 적용비율이 90%대를 형성하지만, 실제론 100%나 다름없는 실질이다. 각 1개대학이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으면서 100%가 나오지 않은 모양새인 때문이다. 논술은 전국 유일의 수능최저 없는 의대 논술선발을 실시하는 한대 외 전부 수능최저를 적용하고 있으며, 교과의 경우 인제대가 의예/간호 35명, 지역인재 28명을 수능최저 없이 선발하는 게 유일한 예외 사례다. 인제대가 여타 대학과 달리 교과에서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것은 ‘학종’과 유사한 전형 실질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인제대 교과전형은 1단계에서 61.5%의 교과성적 반영비율이 있긴 하지만, 38.5% 비중의 서류평가를 병행하고, 2단계에서 면접을 실시하는 등 교과성적 정량평가 비중이 높단 점만 제외하면 학종과 차이를 찾기 어렵다. 

전국 11개 체제인 치대, 12개 체제인 한의대는 교과/논술에서 전부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특징이다. 의대 입시에서의 한대/인제대와 같은 예외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교과전형의 경우 치대는 120명, 한의대는 201명, 논술전형의 경우 치대는 39명, 한의대는 32명을 각각 모집할 예정이다. 

치대/한의대가 학종에서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비율은 의대에 비해 다소 낮은 편이다. 치대는 60.9%, 한의대는 58.9%의 수능최저를 적용, 선발을 진행한다. 의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선호도가 수능최저 적용 비율을 낮게 만든 요인으로 풀이된다. 한 대입 전문가는 “의대의 경우 워낙 우수 인재들이 몰리다 보니 정성평가인 학종에서조차 수능최저가 꼭 필요하단 인식이 있다. 치대/한의대도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모집단위이지만, 의대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 수능최저 없이 선발하는 비율도 그만큼 치대/한의대에서 다소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의치한의 수능최저 적용 비율은 전체를 기준 삼으면 다소 달라진다. 한의대가 83.1%로 가장 높고, 의대 78.7%, 치대 74.9% 순으로 이어진다. 의대/치대가 수능최저 적용과 거리가 먼 특기자 선발이 있는 반면, 한의대는 특기자전형을 통한 선발이 일체 존재하지 않기에 전체 수치는 전형별 내용과는 다소 달라진 면이 있다. 

수의대는 의치한과 달리 논술에서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비율이 상당하다. 교과전형은 의치한과 마찬가지로 151명 전부 수능최저를 적용하지만, 논술전형은 26명의 모집인원 가운데 16명만 수능최저를 적용해 선발한다. 유일한 사립인 건국대 외 서울대 경북대 등 전부 거점국립대 체제인 수의대 입시에서 논술선발 대학이 건대와 경북대의 2개교밖에 없어 벌어진 일로 보인다. ‘수능최저 전면 폐지’ 기조의 건대가 논술선발을 실시하고 있어 수능최저 적용 100%가 될 수 없는 상황이다. 

- 교대/이공계특성화대, 수능최저와 거리 먼 전형기조
이처럼 상위대학과 의치한에서 수능최저의 영향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과 정반대로 수능최저가 유독 맥을 못 추는 대학들이 있다. 인문계열 선호도가 높은 교대, 자연계열 선호도가 높은 이공계특성화대가 그 주인공이다. 교대는 전체 수시 모집인원 2249명 가운데 442명에만 수능최저를 적용하며, 이공계특성화대는 한발 더 나아가 1760명의 모집인원을 전부 수능최저 없이 선발한다. 

교대의 전형별 비율을 보면, 논술은 수능최저 적용비율이 100%로 높다. 전국 10개 교대와 일반대 초등교육과 3개교의 13개교 체제인 교대 입시에서 논술선발을 실시하는 곳은 이화여대 뿐이다. 이대는 논술에서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대학이기에 논술 전체가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 교과전형도 여타 대입과 마찬가지로 수능최저 적용 비율이 높은 편이다. 305명의 모집인원 중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고 선발하는 인원은 15명에 그친다. 최저 적용 비율로 보면 95.1%다. 

교대 입시의 특징 중 하나는 학종에 상당한 무게가 실려있단 점이다. 2249명의 수시 모집인원 가운데 1936명이 학종으로 비율이 86.1%에 달한다. 교과수업을 이끌어 갈 교사들을 키우는 특징이기에 비록 학교급은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로 다르지만, ‘고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전형인 학종에 무게를 싣는 것은 당연한 조치란 평가다. 교실수업 위주의 학생부를 통한 평가에 긍정적일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비중이 큰 학종에서는 교과/논술과 확연히 다른 양상이 펼쳐진다. 1936명의 모집인원 중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사례는 7.4%인 144명에 그친다. 교대 중에서는 서울교대와 전주교대, 일반대 중에서는 이화여대와 한국교원대가 각각 수능최저를 통해 선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교원대는 대다수 인원을 선발하는 학생부종합우수자 등에는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고 고른기회전형인 국가보훈대상자에만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가장 비중이 큰 학종에서 수능최저 적용 비율이 낮은 탓에 전체 인원 대비 최저적용 비율도 낮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공계특성화대는 전체 모집인원을 수능최저 없이 선발한다. 1700명의 학종, 60명의 특기자에서 일체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다. 과기원 체제인 KAIST GIST대학 DGIST UNIST의 4개교는 대입 제한사항에서 자유로운 군외대학이지만, 학종을 통한 선발에 적극적인 모양새다. 수시에서만 선발을 진행하는 유일한 비과기원 체제 이공계특성화대학인 포스텍도 서울대와 동일한 학종 100%의 선발을 진행하며 수능최저를 일체 적용하지 않는 특징이다. 

<수능최저 사라지면 ‘정시축소’?.. ‘걱정 뚝’>
수능최저 폐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중 가장 힘을 얻고 있는 주장은 수능최저 폐지가 곧 실질적 정시 축소라는 해석이다. 수시에서 등록절차를 진행했음에도 생기는 결원들이 정시로 이동하는 ‘수시이월’이 줄어들어 모집요강 상 계획된 인원이 아닌 실제 선발하는 정시 인원은 축소를 면치 못할 것이란 게 근거다. 

하지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최저가 사라질 지조차 확실치 않은 데다 설령 수능최저가 없어진다 하더라도 수시이월이 크게 줄어든다고 장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수능최저가 수시이월 발생의 근간이란 주장부터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최근 연세대가 설명회를 통해 공개한 전형별 수시이월 현황을 보면, 오히려 수시이월은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전형에서 더 많이 나왔다.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특기자전형과 실기위주전형 면접형(학종)은 1183명의 모집인원 대비 159명의 수시이월 인원으로 13.4%의 비율을 기록, 11.2%(이월인원 138명/모집인원 1232명)의 비율을 낸 활동우수형과 기회균형 논술전형의 3개 수능최저 적용 전형보다 높은 이월 수치를 보였다. 수능최저가 사라지면 수시이월도 줄어든다는 주장과는 정 반대 현상이 나온 셈이다. 

전문가들은 수능최저가 아닌 전형의 특성에 따라 수시이월이 결정된다며, 현재의 논란들은 전부 오해라고 일축했다. 학종/특기자는 통상 수시이월이 많이 나오는 편이며, 논술은 그 반대 양상을 보이는데 이를 이해하지 못한 탓에 잘못된 주장이 나돌고 있단 것이다. 한 대입 전문가는 “수시이월은 ‘수능최저 유무’보다는 전형의 특성에 많이 좌우된다. 논술은 여타 전형에 비해 수시이월이 적을 수밖에 없다. 대학마다 시험 출제형태가 다르고 경쟁률이 워낙 높다 보니 중복합격을 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반대로 특기자나 학종은 중복합격의 사례가 많기에 논술보다 많은 수시이월이 나오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대학가에서도 수시이월은 수능최저와 연관이 적다는 게 중론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수시이월은 전형특성과 ‘막판 이동’의 영향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한 대학 입학관계자는 “수시 이월은 기본적으로 전형별로 상이한 경향이 나타난다. 여기에 ‘막판 이동’이 얼마나 벌어지느냐가 변수다. 연쇄반응이 일어나는 추합의 특성 상 선호도 높은 대학이 막판 추합을 했는지 안했는지에 따라 전반적인 수시 이월 규모가 달라지게 된다. 수능최저가 있고 없고가 일부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그 정도는 크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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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호 기자  mydae@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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