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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예고제 강화 ‘절실’..'블랙홀' 교육정책 대안이 없다'수요자 배려하는 실질적 3년예고제 필요'
  • 김하연 기자
  • 승인 2018.04.1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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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교육부의 ‘3년 예고제’를 무시하는 마구잡이식 정책 추진에 대한 반대 여론이 뜨겁다. 앞서 5일 광주교육청이 ‘손바닥 뒤집기’식 교육정책으로 피로감이 극대화 되는 현실을 인식, ‘5년 예고제’로 사전예고제를 한층 확대해야 한단 주장을 내놓은 데 더해 14일에는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3년 예고제’ 취지에 입각해 예측 가능성 있는 대입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관련 근거를 법에 명시하는 교육 법정주의가 확고하게 자리잡아야 한다는 요구도 더해졌다. 

이미 자리잡은 3년 예고제가 갑작스레 다시 언급되는 것은 최근 벌어지는 교육부의 ‘책임 떠넘기기’식 정책 추진 때문이다. 예측 가능성을 부여, 혼란을 방지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혼란만 키우는 모습에 대한 공분이 교육계 전반에 퍼진 모습이다. 기존 3년 예고제를 ‘3년반 예고제’로 강화하겠다며 사전예고제 강화를 내세운 대통령 공약과 국정과제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갑작스런 ‘정시확대’ 주문 등 독단적인 정책 결정을 통해 물의를 빚으며 비판을 한층 키우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사전예고제 강화 조치가 실효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도 비판을 부르는 대목이다. 

대입의 ‘대원칙’인 3년 예고제를 철저히 준수해 수요자들에게 최소한의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고, 나아가 실질적 강화 조치도 이뤄져야 한다는 데 교육계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교육 전문가는 “3년 예고제는 대입에서 지켜져야 할 최소한의 원칙이다. 교육부가 이를 무시하고 정시확대를 갑작스레 주문하는 등의 돌출행동을 벌이고 있어 문제”라며 “오히려 현행보다 3년예고제가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정부가 얘기하는 3년반 예고제는 기존 3년 예고제에서 대입정책 발표 부분만 법제화하겠다는 것일 뿐 진정한 사전예고제 강화와 거리가 멀다. 수요자들이 대입정책을 구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실질적 도구인 대입전형 시행계획의 발표시점을 앞당기는 방식의 사전예고제 강화를 논의, 실질적 ‘3년예고제’가 도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교육계에 때 아닌 3년 예고제 준수/강화 목소리가 뜨겁다. 최근 교육부의 막무가내 식 정책 추진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사전예고제 강화를 정부가 내걸고 있지만, 실질적 조치로 보기 어려운 탓에 비판은 더해진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교총, 3년 예고제 준수 촉구>
교총은 14일 연 임시 대위원회를 통해 9개 현안으로 구성된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번 결의문에는 ‘대입 3년 예고제 취지에 입각한 안정성/예측성 있는 대입정책 추진’이 포함됐다. 

3년 예고제를 언급한 것은 최근 나온 교육부의 대입개편안 때문이다. 교총은 11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2 대입개편안’을 “방향을 잃은 대입개편안”이라 칭하며 “교육부가 대입제도 개편을 국가교육회의에 전가함에 따라 대입정책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무너지고 학생/학부모/교원에게 불안과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라는 우려를 표했다. 

교육계 전반의 불안 해소를 위해 3년예고제 준수가 필요하며 법제화 돼야 한다는 게 교총의 설명이다. 교총은 “교육공동체의 불안감 해소와 교육의 안정을 위해 ‘대입 3년예고제’ 등 대입제도의 교육 법정주의를 확고히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3년 예고제 ‘강화’? 현실은 ‘무시’>
3년 예고제는 현재 대입에 적용되는 ‘대원칙’이다. 큰 틀의 정책 변화를 3년 전까지는 발표하고, 이후 대입전형 기본사항, 대입전형 시행계획, 모집요강을 순차적으로 공지함으로써 수요자들에게 최소한의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대입정책으로 인해 수요자들이 느끼는 피로감을 최소화하고 현장의 혼란을 막자는 취지다. 2013년 10월 발표된 대입전형 간소화 방안에 기반해 현재까지 적용되고 있다. 

현 정부는 그간 3년 예고제를 더욱 강화하겠단 입장을 보여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예측가능한 입시가 되도록 대입 법제화 추진’을 내걸었던 때문이다. 이후 국정과제에도 ‘3년 6개월 전 대입정책 예고제 법제화’가 포함돼 있는 상태다. 교육부가 복잡한 논의를 담고 있는 2022학년 대입 개편안을 8월까지 결정하겠다며 국가교육회의에 결정을 떠넘긴 것도 3년 예고제를 의식한 결과물로 보인다.

하지만, 교육부는 최근 들어 3년 예고제를 무시하는 정책 추진으로 비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달 말 이뤄진 박춘란 교육부 차관의 ‘정시확대’ 주문이다. 당시 박 차관은 몇몇 상위대학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걸거나 만나 수시-정시 비율을 묻고 정시를 확대해달라고 요구했다. 당장 내년 치러질 2020학년 대입 전형계획에서의 전형비율 변경 요구는 3년 예고제를 준수했다면 벌어질 수 없는 일이었다. 

전문가들은 교육부가 3년 예고제를 잘못 이해하고 있으며, 기본 원칙조차 지키지 않고 있단 점을 지적했다. 한 교육 전문가는 “교육부가 정시가 너무 적다는 수요자들의 반발을 고려, 대학에 전형변화를 주문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정시확대’ ‘수시확대’와 같은 큰 틀의 논의는 사실상 ‘대입정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국정과제대로라면 올해 논의한 정책변화는 아무리 빨라도 2022학년에나 적용 가능한 것”이라며 “김상곤 부총리는 11일 브리핑에서 교육부가 관계기관과 협의한 것 정도로 설명했는데 교육부의 수장부터 얼마나 3년 예고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강화조치 실효성 있나.. 수요자 체감효과 없어>
교육계가 대입 사전 예고제 준수를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5일에는 광주교육청이 한발 더 나아가 대입 사전예고제가 ‘5년 예고제’로 강화돼야 한단 내용의 제안을 하기도 했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변하는 대입 제도의 안정성과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3년 예고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광주교육청의 제안과 세부내용은 다르지만, 교육계에선 일찍이 현 정부의 3년 예고제 강화 방침이 전면 수정돼야 실질적으로 사전예고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강화 조치로는 수요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때문이다. 

현 정부가 공언한 3년 예고제 강화는 국회를 통해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 발의된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은 대입 3년 6개월전인 중3 2학기 때부터 대입전형의 기본 틀을 알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에도 대입정책 관련 변화는 고교 입학 전 발표돼야 한다는 기류가 깔려 있었지만, 이를 3년 6개월로 명확하게 시기까지 규정해 법에 담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수요자들이 느낄 수 있는 변화는 없다는 데 있다. 현행 대입 사전 예고제는 ▲대입전형 기본사항 ▲대입전형 시행계획(전형계획)을 기준으로 한다. 협의체인 대교협이 대입을 기준으로 2년6개월 전인 고1 8월말까지 대입전형 기본사항을 발표하면, 대학들이 이를 기반으로 1년10개월 전인 고2 4월말까지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차년도 입시안을 수요자들이 인지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시기별 사전예고제 조치들은 전부 고등교육법에 규정돼있다.

이 중 수요자들이 구체적으로 자신들에게 적용되는 대입전형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전형계획이라고 봐야 한다. 대입전형 기본사항은 어디까지나 대학들이 전형계획을 만드는 기준일 뿐 수요자들에게 개별 대학의 전형을 안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올해 8월 2021학년 대입전형 기본사항이 발표되더라도 수요자들이 이를 보고 특정 대학의 모집인원이나 전형의 변화를 알기란 불가능하다. 내년 4월말 발표되는 2021 전형계획을 통해서만 실질적인 전형 내용을 알 수 있다. 때문에 현행 3년 예고제는 어디까지나 ‘1년10개월 예고제’에 불과하단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이토록 수요자들이 대입전형을 인지하는 수단인 전형계획은 이미 법에 발표시점이 규정돼 있어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 사전예고제 강화 조치가 실제로는 수요자들이 대입전형을 인지하는 시점이 같아 실효성과 거리가 멀단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사전예고제는 어디까지나 수요자들을 위한 조치다. 수요자들이 대입전형을 인지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강화 여부가 결정돼야 한다. 정책변화 시기를 규정하는 것은 실제 수요자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3 8월말 발표된 정책변화가 구체화되는 것은 고2 4월말이다. 장장 22개월 동안 명확한 전형내용은 모른 채 지내야 해 혼란만 커지는 측면이 있다”라며 “현재 추진 중인 사전예고제 강화는 어디까지나 허울좋은 구호에 불과하다. 전형계획을 기준으로 하는 사전예고제 강화 조치가 이뤄져야 실질적인 예측 가능성 확대를 논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질적 강화 절실.. 원안 ‘서울대 보고서’ 따라야>
이처럼 실효성과 거리가 먼 사전예고제 강화가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현행 사전예고제의 ‘뿌리’인 ‘서울대 보고서’를 다시금 검토해야 한단 주장이 제기된다. 현행 ‘1년 10개월 예고제’가 진정한 ‘3년 예고제’가 되도록 전형계획 발표시점을 조정하자는 것이다. 

‘서울대 보고서’는 5년 전인 2013년 입학사정관제 국고지원 연구과제로 서울대 김경범 교수, 주석훈 미림여고 교장(당시 인천하늘고 교감), 진동섭 한국진로진학정보원(한진원) 이사(당시 영동일고 교사) 등 현장 전문가들이 모여 내놓은 대입 관련 제안서다. 보고서는 대입 안정성이 확보돼야 한단 취지에서 사전예고제가 ‘3년 예고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보고서에 담긴 3년 예고제는 현행 사전 예고제와 달랐다. 현재 예고제는 전형계획이 1년10개월 전에 발표되는 실질로 이름만 3년 예고제일 뿐 ‘1년 10개월 예고제’의 실질에 더 가깝다. 하지만, 보고서는 전형계획을 3년 전에 발표하는 실질적인 3년 예고제를 담고 있었다.  3년6개월 전 대입전형 기본사항, 3년 전에는 전형계획을 발표하는 방식이다. 

보고서에 따라 실질적 3년 예고제가 적용되면 학생들은 고교 입학과 동시에 자신이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의 모집인원/전형방법 등을 파악, 그에 발맞춰 3년간 대입 준비를 할 수 있게 된다. 지금처럼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모른 채 고1을 보내는 일은 사라진다. 

실질적 3년 예고제가 나오면 현 정부가 법제화 추진 중인 대입정책 확정 시점은 자연스레 앞당겨진다. 아무리 늦더라도 학생들이 중3을 막 맞이한 시점 내지는 중2 여름까지 정책변화를 결정해야 중3 여름까지 대입전형 기본사항을 확정하고 고교 입학 시점에 발맞춰 전형계획이 나올 수 있다. 현 정부가 단순히 대입정책 변화 발표 시점을 법에 규정하겠다는 것과는 격이 다른 사전예고제 강화 조치가 물 흐르듯 이어지게 되는 셈이다. 

대학들은 실질적 3년 예고제가 추진된다면 따르겠단 입장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 입장에선 전형계획 발표시점을 앞당기는 데 대한 부담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갑작스런 정시확대 주문을 받아들이는 것보다야 낫다고 본다. 정해진 기한에 맞춰 전형을 안내한다는 것은 취지를 보나 당위성을 보나 따라야 할 부분”이라며 “대입정책 변화를 빨리 마무리 짓고, 대입전형 기본사항을 일찌감치 발표해 준다면 전형계획 발표시점을 앞당기는 것은 가능하다. 대학들이야 매년 입시결과에 따른 변화를 주고 싶어하지만,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을 생각하면 3년 전 전형을 안내하고 그에 따르는 것이 더 합당한 조치”라고 말했다. 

문제는 현 정부가 기존 사전 예고제조차 준수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이 현 정부 집권시기 동안 실질적 3년예고제가 등장하기 어렵다고 내다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교육 전문가는 “전 정부는 서울대 보고서를 기반으로 대입전형 간소화 방안을 발표, 사전예고제를 기존에 비해 한층 강화했다. 그 전까지는 1년3개월 전까지만 전형계획을 발표하면 됐지만, 간소화 방안으로 인해 1년10개월로 발표시점이 7개월 앞당겨졌다. 최소한 수요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있었다는 것”이라며 “현 정부가 사전예고제 강화를 공약에서부터 얘기하기에 같은 조치가 이뤄질 줄 알았지만 엉뚱한 대입정책 발표시점 법제화 내용만 나온 상황이다. 실효성과 거리가 먼 정책을 내놓고는 ‘강화’라고 떠드는 것도 모자라 부처 차관은 갑작스런 정책변화를 주문하는 등 기존 사전예고제마저 깔아뭉개고 있는 판국에 실질적 3년예고제 적용은 요원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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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연 기자  hayeon@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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