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체제 중심 고입 패러다임 개편'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위헌소송까지 제기된 고입 동시실시가 예정대로 강행된다. 29일 서울교육청이 공개한 2019학년 고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에 따르면 올해 서울지역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원서접수는 일반고와 동일하게 12월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실시한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에 지원하는 학생 가운데 불합격 후 일반고 배정을 희망하는 학생은 ‘임의배정 동의서’를 제출해야 한다. 불합격자는 서울 일반고 배정의 마지막 단계인 3단계 통합학교군에 포함해 전산추첨으로 배정할 방침이다. 임의배정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학생들은 재차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추가모집이 지원할 수 있다. 

올해부터 외고 국제고는 지난해 전형계획과 모집요강을 통해 예고한대로 2,3학년 4개학기 영어내신을 전면 성취평가제(절대평가)로 반영한다. 2018학년 고입까지 2학년 성적은 성취평가제(절대평가), 3학년 성적은 석차9등급제(상대평가) 성적을 환산해 반영했지만 올해부터는 모두 절대평가 성적으로 반영한다. 다수의 동점자 발생이 예상되는 가운데 동점자 기준을 신설했다. 동점자 발생 시 국어 사회(또는 역사) 성취평가 성적으로 가려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외고 국제고 입시에서 국어 사회 성적이 새로운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서울 유일의 전국단위 자사고인 하나고는 올해 전국단위 모집의 하나임직원자녀전형을 완전히 폐지한다. 2017학년부터 모집비율을 1/3씩 축소해 2019학년 고입에서는 아예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통상의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일반전형이 전원 서울모집을 통하고, 임직원자녀전형에서만 전국모집을 실시한 탓에 전형을 폐지할 경우 '전국단위 자사고'라는 분류가 무색해진다는 지적도 있다. 임직원전형 폐지로 올해부터 하나고는 일부 사회통합전형에서만 전국단위 모집을 실시하게 된다. 서울국제고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사회통합전형 모집비율을 30%로 유지한다. 이 가운데 일부는 서울지역기회균등전형으로 모집, 자치구별로 1명씩 25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위헌소송까지 제기된 고입 동시실시가 예정대로 강행된다. 29일 서울교육청이 공개한 2019학년 고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에 따르면 올해 서울지역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원서접수는 일반고와 동일하게 12월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실시한다. /사진=충남교육청 제공

<2019고입 동시실시.. 위헌소송 불구 '강행'>
교육청이 발표한 전형계획에 따르면 올해 전기선발이 가능한 고교는 과고 예술고 체고 산업수요맞춤형고와 특성화고가 전부다. 지난해까지 전기에서 모집한 외고와 국제고와 자사고는 일반고와 함께 후기고로 분류됐다. 지난달 전국단위 자사고 이사장과 일부 학생, 학부모가 헌법소원을 제기했음에도 고입 동시실시 계획은 변함이 없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자사고 외고 국제고는 일반고와 함께 12월10일부터 12월12일까지 사흘간 원서접수를 진행한다. 배정방식인 일반고와 달리 자사고 외고 국제고는 후기고로 분류돼더라도 선발권은 그대로 유지한다. 학교장은 자기주도학습전형에 따라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  

시행령에서 예고한대로 자사고 외고 국제고에 지원할 때 임의배정 동의서를 받을 예정이다. 동의서를 제출한 학생 가운데 불합격자는 일반고 배정의 마지막 단계인 3단계 통합학교군에 포함해 전산추첨으로 배정한다. 3단계로 배정하는 서울시 배정방법에 따라 1,2단계 배정이 끝난 후 정원이 남는 학교에 배정돼야 하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 탈락자들은 집에서 멀리 떨어지거나 선호도가 낮은 학교로 배정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통합학교군 자체가 거주지를 고려해 분류한 학교군”이라며 “원거리 배정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반고 지원자들이 2지망 일반학교군에서 배정이 끝나는 사실을 감안하면 설득력은 떨어진다. 통합학교군은 인접한 일반학교군 2개를 묶은 것이기 때문에 일반학교군에 비해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전형기간은 예년에 비해 다소 짧아질 예정이다. 통상 11월경이면 원서접수를 시작한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접수일정이 12월로 밀리면서 전형기간이 늦춰진다는 우려가 있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고입 동시실시로 자사고 등이 후기로 변경돼 전형을 실시하더라도 최종 결과 발표일을 예년보다 늦추지 않고 비슷한 시기로 맞춰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8일 서울외고가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2019학년 전형일정에 따르면 12월10일부터 12일까지 원서접수를 실시한 후 14일 면접대상자를 발표, 24일 면접을 실시한 뒤 12월28일 최종합격자를 발표한다. 하나고와 서울 22개 광역단위 자사고는 12월10일부터 12일까지 원서를 받아 내년 1월4일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최명재 민사고(민족사관학원) 이사장, 홍성대 상산고(상산학원) 이사장, 오연천 현대청운고(현대학원) 이사장 등 1세대 전국단위 자사고 이사장들을 포함해 자사고 지망 중학생과 이들 학부모 등 9명은 고입 동시실시를 담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에 대한 위헌소송을 제기했다. 개정안 제80조1항에서 명시한 전기선발 고교 중 자사고를 제외한 부분과 제81조5항에서 자사고와 일반고의 중복지원을 금지한 조항의 위헌소지가 있다는 해석이다.

청구인들의 변호를 맡은 이석연 변호사는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헌법이 규정하는 평등권,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를 모두 침해한다”라고 헌법소원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소질 등 학습능력을 무시하고 획일적, 일률적으로 똑같이 교육하는 것은 헌법이 추구하는 평등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28대 법제처장, 헌법포럼 대표 등을 역임한 대표적인 헌법학자다. 이외에도 서울행정법원장을 지낸 김용균 변호사, 10여 년 동안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을 지낸 이명웅 변호사 등이 변호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개정안이 신뢰보호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평준화 교육의 문제점을 인식한 김대중 정부 권유로 설립된 자사고를 정부가 손바닥 뒤집듯 폐지하려는 것은 헌법상 신뢰보호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정안 입법예고 기간 동안 교육부에 반대의견을 제출한 홍성대 이사장 역시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홍 이사장은 “전기 선발이 가능하다는 조건으로 지정을 받고 자사고로 16년간 학교를 운영해왔다”며 “개정안에 따라 상산고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더라도 그 전과 달리 후기학교로 선발하도록 규정한다면 우리 법인의 자사고 제도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현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외고 국제고, 영어내신 ‘절대평가’.. 동점자기준 국어/사회 ‘급부상’>
올해부터 외고 국제고 입시에서 반영하는 4개학기 영어성적이 모두 절대평가 성적으로 전환된다. 지난해까지 중2학년 성적은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 중3학년 성적은 상대평가인 석차9등급제로 반영하던 것에서 2019학년 고입부터는 중3학년 성적까지 절대평가 방식으로 확대됐다.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의 외고 국제고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내용이다. 

A/B/C/D/E 5단계로 나눠지는 성취평가 수준으로 내신을 적용할 경우 변별력 하락으로 다수의 동점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동점자는 국어와 사회(또는 역사) 과목의 성취평가수준을 활용해 동점자를 가려낼 방침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학교가 1단계 동점자를 모두 합격처리 했지만 올해 달라진 매뉴얼에 따라 국어 사회 성적으로 1단계 통과여부를 가린다. 전면 성취평가제가 적용될 경우 지원자 대부분이 올A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어 사회 성적이 외고 국제고 입시의 변수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중3 성적에 한해 상대평가를 적용한 지금까지도 외고 국제고 지원자 다수가 최상위 영어내신을 지녔다는 점을 감안하면 1단계 서류전형의 변별력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동점자 처리 기준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까진 외고 국제고 입시에서 1단계 동점자 선발기준을 교육청과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으나 올해부터는 동점자 처리 기준이 명확해진다. 

달라진 동점자 처리 기준에 따르면 국어 사회 과목의 성취도 환산 점수를 3학년2학기 국어, 3학년2학기 사회, 3학년1학기 국어, 3학년1학기 사회, 2학년2학기 국어, 2학년2학기 사회, 2학년1학기 국어, 2학년1학기 사회 순으로 반영해 선발한다. 2,3학년 영어 국어 사회 성적이 모두 A인 동점자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동점자 처리 기준에 따라 1단계 통과여부가 갈리게 되는 셈이다. 

<올해 고입지원 양상은?.. 수시체제 중심 개편, 과고 탈락자 '자사고 지원가능'>
선발시기 조정이라는 상당한 변화를 앞두고 고입 양상을 둘러싼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 지원자들이 비선호 일반고 배정 내지는 고입재수라는 위험부담까지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원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경쟁률 하락을 예상해 ‘역선택’을 하는 학생들로 지원율 하락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통된 의견은 2019고입을 분수령으로 고교선택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란 예측이다. 기존 명문고 패러다임이 외고 과고 전국단위자사고 등 고교유형과 선발권을 중심으로 정해졌다면 고입 동시실시를 발판으로 수시체제 여부가 고교선택의 잣대로 떠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시 수능중심에서 수시 학종중심으로 대입제도가 바뀌면서 같은 고교 유형내에서도 실척 차이가 뚜렷하다.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초등학생 중학생 때부터 강남 일반고로 향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달라진 대입지형을 파악한다면 성급한 판단이다. 지난해 상위17개대학에서 학종 비중이 38.8%를 차지할 만큼 특히 상위권대학은 수시 학종중심 대입지형이 자리를 잡았다. 대입을 겨냥한다면 단순히 서울대 진학자수가 많은 강남 일반고가 아니라 수시체제 여부를 핵심잣대로 삼아야 하는 셈이다. 최근에는 일부 강남 일반고들도 수시체제로 전화하고 있지만 사교육 입김이 강한 강남에선 수능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반면 외고 국제고를 비롯해 전국단위 자사고는 과거 해외대학 입학사정관제를 준비하며 쌓은 공력으로 학종에 대한 오랜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는 평이다. 

경쟁률이 하락이 예상되는 현상은 자사고 등을 준비해온 수험생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자사고 교장은 “자사고들은 이미 교육혁신을 끝내놓은 상태다. 교육 프로그램의 질은 물론이고 학생부 기재에 대한 노하우 등 일반고와는 경쟁력의 차이가 크다. 하다못해 입학홍보의 질조차도 일반고보다는 앞서있는 현실”이라며 “경쟁률이 다소 낮아질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에도 경쟁률은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 오히려 경쟁률이 낮아지는 것은 내신의 불리함을 다소 무릅쓰고 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있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 특목자사고가 보여준 고교 경쟁력은 고교선택 패러다임의 구심점이 된 선발권의 한계마저 넘어섰다. 대원외고와 하나고가 대표적 사례. 대원외고는 과거형이 된 ‘외고 전성시대’에도 여전히 현재진행형 ‘명문고’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대원외고의 저력은 2014대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2014대입은 2011학년 외고의 선발권이 광역단위로 축소되고 영어내신위주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선발한 첫 입학생이 실적을 낸 해다. 전국단위 모집에 구술면접까지 치르며 ‘선발효과’ 후광을 입던 대원외고였기에 2014대입에서 실적이 곤두박질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예상을 깨고 대원외고는 반전을 만들었다. 전년 83명보다 많은 97명의 서울대 합격실적으로 모든 고교유형을 아울러 전국1위를 달성했다. 90년대 해외대학 진학을 준비하며 쌓은 공력이 학종중심 새로운 대입지형에서도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하나고 역시 선발권을 넘어선 학교 경쟁력을 입증한 고교다. 전국단위 자사고로 분류되긴 하지만 하나고에서 전국 학생을 대상으로 선발하는 전형은 사회통합전형과 임직원전형이 전부. 통상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일반전형은 서울에서만 선발한다. 전국단위 자사고 10개교 가운데 일반전형에서 광역선발만 실시하는 자사고는 하나고가 유일하다. 전형방법에서 차이가 있으나 선발범위로 보자면 서울 내 광역단위 자사고와 별반 차이가 없다. 이마저도 서울시와의 협약에 따라 우수학생이 많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거주 학생은 정원의 20%이내로 제한했다. 강북중심의 자원으로 선발하는 불리한 여건이 무색하게 수시실적은 항상 정상이다. 2017대입에서 서울대 등록자 수로 보자면 외대부고(74명)가 하나고(54명)를 앞서지만, 수시실적은 하나고(48명)가 외대부고(39명)보다 많다. 하나고 학생수는 600명 남짓으로 1000여 명 규모 외대부고의 3분의 2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수시체제로는 하나고가 전국단위 자사고 톱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특히 가장 최근인 2018대입에서 수시 최초합격자 57명으로 영재학교 서울과고(51명)를 뛰어넘는 실적으로 전국 ‘정상’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비선호 일반고 배정이라는 위험부담 속에도 고입 수요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후기고로 분류되면서 이중지원 금지원칙을 어기지 않으면서 특목자사고에 2번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과고와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모두 전기고로 분류됐기 때문에 전기고 가운데 1개 유형의 1개 고교에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이중지원 금지 원칙에 따라 2개교 지원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전기고인 과고에 지원했다 탈락하더라도 자사고에 한 번 더 지원할 수 있게 된다. 과고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인원 가운데 후기에서 외고와 국제고에 지원하는 경우는 고교성격상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자연계열도 운영하는 자사고의 경우 과고 탈락자들을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까진 과고 탈락자는 일반고로 배정될 수밖에 없었지만 올해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기면서 자사고에는 긍정적인 변화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고입 동시실시를 피한 과고와 영재학교의 인기 상승도 예견됐다. 기존과 동일하게 ‘특차’ 선발을 실시하는 영재학교와 예체능계열을 제외 대학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이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전기고로 남은 과고는 인기가 한층 오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취업난으로 이공계 인기까지 더해졌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변수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경쟁률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과고와 자사고 사이에서 고민하는 지원자들의 경우 전기에서 과고를 지원한 뒤 탈락하면 자사고에 다시 지원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률 상승요인으로 거론된다. 

일반고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 배정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석훈 미림여고 교장은 “자사고 외고 국제고와 동시선발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일반고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고는 본래부터 선발권이 없었던 곳이기 때문”이라며 “다만 향후 일반고도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현재 서울의 경우 1단계 20%, 2단계 40%, 3단계 40%의 배정비율을 보이고 있는데, 이 중 서울 전역에서 배정되는 1단계 비율을 70%에서 80% 선으로 확대해야 한다. 학생들이 가고자 하는 학교로의 배정비율을 늘리는 것이다. 그래야 잘 가르치기 위한 교육경쟁이 일어나게 되고 고교별 특징도 갖춰지게 된다. 교육과정 변화 등을 토대로 경쟁력을 갖추는 일반고들이 많아지는 바람직한 현상 역시 기대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나고 임직원자녀전형 폐지.. 전국모집 ‘무색’>
서울 유일의 전국단위 자사고인 하나고는 올해부터 임직원자녀전형을 폐지한다. 2016학년 서울교육청에 제출한 임직원자녀전형 조건부 단계적 축소안에 따라 올해부터는 더 이상 모집하지 않을 예정이다. 당시 제출한 축소안에 따르면 임직원전형 모집비율은 정원 200명의 40%에서 2017학년 13%인 26명으로 줄고, 2018학년 6%인 12명까지 줄여왔다. 일반전형에서도 전국모집과 지역모집을 양분하는 나머지 9개 전국단위 자사고와 달리 하나고는 일반전형도 전원 서울 광역단위로 모집한다. 전국단위 모집의 임직원전형이 폐지되면서 하나고에서 전국모집이 가능한 전형은 전국과 서울을 합쳐 40명을 선발하는 사회통합전형이 유일하다. 사회통합전형이 특정 지원자격을 요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형이라는 점에서 ‘전국단위 자사고’라는 하나고의 고교유형이 무색한 지경이 됐다. 

반면 임직원전형 축소가 일반전형 확대로 귀결되면서 하나고의 경쟁력 강화를 예견하는 시선도 있다. 한 교육 전문가는 “임직원전형은 대개 일반전형 대비 자원이 약한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하나고는 강남3구 선발비율 제한으로 인해 교육특구 선발효과는 약하지만 괄목할 수시체제로 대입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에 임직원전형의 단계적 축소로 인한 일반전형의 확대가 오히려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회통합전형 미달 시 일반전형 충원 금지>
자사고에서 사회통합전형의 모집정원이 미달될 때 일반전형으로 충원이 가능하도록 한 조항도 폐지됐다. 지난해까진 사회통합전형 미달 시 최대 10%까지 일반전형으로 충원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충원이 금지된다.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광역단위 자사고를 중심으로 사회통합전형 미달이 매년 심각해지는 가운데 일반전형을 통한 학생 충원도 막을 경우 학교운영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학령인구 감소와 더불어 사배자전형의 미달 사태는 과고 외고 등 전기고 입시를 진행하는 특목고 전반에서 심화되고 있다. 외고의 경우 2018학년 모집을 실시한 31개교 가운데 19개교가 사회통합전형 미달을 기록했고 서울 광역단위 자사고는 22개교 전부 미달로 나타났다. 학령인구 감소에 외고 자사고 전환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지원양상에 영향을 미쳤다. 일각에선 특목자사고 사회통합대상자 선발에 인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지원자풀 자체가 적은 게 실상이다. 

20%의 사회통합 선발 비율이 과도한 비율이라는 지적도 있다. 2016학년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자사고 특성화고 등을 제외한 서울시내 일반고 학생 21만727명 가운데 교육청을 통해 학비를 감면 받거나 지원받은 학생은 2만5267명으로 확인됐다. 전체 정원의 11.9%에 해당하는 비율로 3년간 서울시내 23개 자사고의 입학정원 대비 사회통합전형 합격자 비율인 11.2%와 큰 차이가 없다. 자사고의 사배자 선발 비율이 결코 낮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다. 자사고에 부과하는 사회통합대상자 의무선발비율을 지역에 따라 달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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