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컷 국어81점 수학(가)91점 수학(나)82점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최근 치러진 3월학평에서 입시기관들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분석력을 나타냈다. 서울교육청이 27일 발표한 3월학평 채점결과를 기반으로 9개기관이 학평 당일 예측했던 1~2등급컷의 적중도를 따진 결과 절반 이상을 맞힌 기관이 없을 정도였다. 1등급컷을 맞힌 입시기관은 단 한 곳도 없었다. 2등급컷의 경우 대성 유웨이 진학사의 3개기관이 6개 중 2개를 맞히는 데 그쳤고, EBS 메가스터디 종로하늘 비상교육의 4개기관이 각 1개 맞혔다. 이투스 스카이에듀의 경우 전 영역에서 고배를 마셨다. 

다만 아무 입시기관에서도 맞히지 못한 1등급컷의 경우 실제 등급컷과의 오차를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이투스가 제일 오차가 적었다. 국어 수학(가)의 경우 1점의 근소한 차이였다. 국어의 경우 나머지 입시기관이 모두 낮게는 83점부터 높게는 86점을 1등급컷으로 지목한 가운데 유일하게 82점으로 예측했다.

입시기관들의 전반적인 분석력 저조는 영역별 난도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국어의 경우 1등급컷이 이렇게 낮게 형성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채점결과 만점자 수가 전체의 0.02%인 91명에 불과할 정도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지난해 3월학평에서도 수학 1등급컷은 80점대 중반이었고, 재작년에도 1등급컷은 90점 밑에서 끊겼다. 고3 진학 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단위 모의고사'란 특징으로 인해 3월학평에서 유독 수학 1등급컷이 낮게 형성되는 현상이 관측되는 셈"이라며 "다만 국어는 수준별 출제에서 통합출제로 바뀐 2017학년 이래 이토록 낮은 1등급컷을 보인 적이 없다. 가장 어려웠던 2018학년 6월모평조차 1등급컷은 89점에서 끊겼다"고 설명했다. 

수학(가)에서의 ‘애매한’ 점수대도 등급컷 예측을 어렵게 했다. 학평 당일 9개 입시기관은 모두 수학(가) 1등급컷을 92점으로 예측했으나 실제 등급컷은 91점으로 확정됐다. 채점결과를 통해 공개된 평균값과 표준편차를 대입한 결과 92점과 91점의 표준점수가 동일했으나, 실제로 91점은 수학(가)형에서 보기 드문 점수대라는 점에서 예측을 더욱 어렵게 한 것으로 보인다. 91점은 4점짜리를 전부 맞히면서 3점짜리 3개를 틀리는 경우, 2점짜리 3개와 3점짜리 1개를 틀리는 경우에 얻을 수 있는 점수다. 

입시기관들이 학평을 모평 대신 다소 가벼이 여기는 점도 저조한 적중률을 보인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통상 학평은 모평/수능과 달리 재수생이 시험을 치르지 않아 분석하기가 쉽지 않은 모의고사로 분류된다. 수능을 주관하는 평가원 주관의 시험이 아니다보니 수험생/입시기관의 관심도 가장 낮다. 

올해 3월학평 등급컷 적중여부를 따진 입시기관은 EBS 대성 메가스터디 비상교육 스카이에듀 유웨이 이투스 종로하늘 진학사의 9개 입시기관이다. 당일 7시30분까지 대다수 입시기관이 최초 등급컷 발표를 완료한 상황에서 김영일과 비타에듀는 오후8시30분까지 최초 등급컷을 발표하지 않아 비교 대상에서 제외했다. 

3월학평 확정 등급컷을 기반으로 입시기관들의 적중도를 따진 결과, 가장 많이 맞힌 기관이 2개에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저조한 실적이었다. 1등급컷의 경우 국어 수학(가) 수학(나) 통틀어 적중 기관이 전무할 정도였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1등급컷 적중 ‘전무’>
3월학평 등급컷 추정에서 입시기관들은 전반적으로 저조한 분석력을 보였다. 최다 적중 입시기관이 2개를 맞히는 데 그칠 정도였다. 대성 진학사 유웨이가 2개를 맞혔고 EBS 메가스터디 종로하늘 비상교육이 1개, 이투스 스카이에듀가 0개였다. 

국어 1등급컷의 경우 오차가 유난히 컸다. 너무 어려운 난도 탓에 적중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1등급컷이 81점까지 낮아진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입시기관별 오차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이투스가 82점으로 예측해 1점 차로 비껴갔다. 이어 스카이에듀 2점, 대성 진학사 종로하늘 3점, EBS 유웨이 4점, 메가스터디 비상교육 5점 순으로 오차가 벌어졌다. 

국어와 달리 수학(가) 1등급컷의 경우 ‘불의타’였다. 최초 등급컷 발표 당시 모든 입시기관이 92점으로 예측해 이견이 없었지만, 희귀사례인 91점이 동일한 표점으로 계산됐기 때문이다. 91점은 수학(가)에서 특히 이례적인 점수대다. 91점은 4점짜리를 전부 맞히면서 3점짜리 3개를 틀리는 경우, 2점짜리 3개와 3점짜리 1개를 틀리는 경우 나올 수 있는 점수대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4점짜리를 맞히고도 3점, 2점짜리를 놓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이처럼 표본이 적은 점수에서 등급컷이 끊길 경우 대다수 입시기관의 예측이 틀릴 수밖에 없다. 

수학(나)의 1등급컷은 대부분 입시기관이 84점에서 1등급컷이 끊길 것으로 봤지만 실제 결과는 82점으로 2점의 격차가 있었다. 

<2등급컷에서 분석력 갈려.. 대성 유웨이 진학사 2개>
1등급컷을 한 곳에서도 맞히지 못한 가운데 적중도는 2등급컷에서 갈렸다. 대성 유웨이 진학사가 국어 수학(나)의 2등급컷을 맞히며 2개 적중시켰다. 세 입시기관은 수학(가) 2등급컷에서 동일하게 85점으로 예측해 오차까지 동일했다.이어 EBS 메가스터디 종로하늘 비상교육이 1개씩 적중했다. 맞힌 영역에는 차이가 있었다. EBS와 메가스터디 비상교육은 수학(나)를, 종로하늘은 국어를 적중시켰다.

이투스와 스카이에듀는 2등급컷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다만 이투스의 경우 국어와 수학(나)에서 모두 1점의 근소한 차이로 1등급컷을 비껴갔다. 스카이에듀는 유독 학평 등급컷에서 저조한 적중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치러진 3월학평 7월학평 10월학평에서도 각 1개만을 맞히며 전체 입시기관 중 적중률이 낮았다. 이는 여타 입시기관 대비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를 지닌 것이 문제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한 교육전문가는 “등급컷 적중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십수년의 노하우를 갖춘 입시기관들마저 등급컷을 맞히는 데는 난항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많은 모평/수능과 달리 학평은 재학생만 시험을 치르는 탓에 등급컷을 판정할만한 근거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런 경우 기존 입시분석의 노하우가 발휘되기 마련인데 스카이에듀는 만들어진지 오래되지 않은 입시기관인 탓에 그러한 노하우를 쌓을 기간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수학(가)의 경우 2등급컷을 맞힌 곳이 전무했다. 85점으로 예측한 입시기관이 가장 많았지만 실제 등급컷은 81점으로 격차가 꽤 컸다. 가장 오차가 적은 종로하늘과 비상교육도 84점으로 3점의 오차였다.  

<‘최초발표’ 등급컷 조사..현장혼란 방지, 기관별 신뢰도 측정>
베리타스알파는 2014수능부터 입시기관별 최초 발표 등급컷을 수집해 실제 결과와 대조함으로써 기관별 등급컷 적중률을 조사/발표하고 있다. 모의고사나 수능 당일 입시기관들이 무책임하게 등급컷을 발표한 후 수정을 거듭하며 현장 혼란을 초래하는 행태를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이 과정에서 적중률이 높은 입시기관이 어디인지 명백히 드러나기 때문에, 수요자가 신뢰할 수 있는 입시기관이 어디인지 알리는 효과까지 더해진다.

통상 모의고사나 수능 당일 입시기관들은 등급컷 발표에 열을 올린다. 시험이 끝나기 전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릴 만큼 등급컷이 교육계 전반의 관심거리이기 때문이다. 등급컷은 가채점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려는 수요자들은 물론, 진학지도에 활용하려는 교사들까지 교육현장에서 주목하는 지표다. 

입시기관들이 시험 직후 내놓는 ‘최초’ 등급컷은 채점서비스 참여데이터, 자사 학원생들의 응시데이터 등 기초자료를 활용해 각자 지닌 입시분석기법을 기반으로 예측/추정한 수치다. 입시기관들의 공력을 가장 뚜렷하게 나타내는 지표인 셈이다. 입시기관들의 생생한 분석력을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잣대이기도 하다. 각 기관들의 ‘공력’으로 일컬어지는 분석력과 분석의 베이스가 되는 기관별 데이터의 위력을 방증하는 근거로 자리매김해 있다. 

‘최초’ 발표된 추정 등급컷은 시간이 지나면서 보정되는 과정을 거친다. 그 과정에서 기관별 등급컷은 엇비슷하게 변경돼 분석력을 따지는 지표로 활용되기 어렵다. 주로 모의 지원자/표본 수가 누적됨에 따라 데이터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타 기관의 분석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수치가 조정되기도 한다. 추후 시험을 주관한 평가원/교육청이 내놓는 수험생 채점/통계자료가 나오면서 등급컷 예측은 의미를 잃는다.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은 전부 대동소이한 값으로 고정돼 비교수단으로 삼을 수 없게 된다. 결국 입시기관들의 공력을 판별할 수 있는 지표는 최초 발표 등급컷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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