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고 '절대강세' 톱10 9개교.. 일반고 1위 부산/부산장안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국내최초 무학과 단일학부를 바탕으로 ‘융복합 교육’의 지평을 열어가는 DGIST에 2018학년 가장 많은 등록실적을 낸 고교는 인천진산과고다. 인천진산과고는 2018학년 DGIST에 등록한 국내고 출신 205명 가운데 3.4%에 해당하는 7명의 등록자를 배출했다. 이어 부산일과고 세종과고 한성과고가 각 6명, 경남과고 강원과고가 각 5명, 전북과고 인천과고 대구일과고 경산과고 김천과고가 각 4명의 실적으로 톱10을 끊었다. 톱10에 든 11개교 가운데 전국단위 자사고인 김천고를 제외한 10개교가 과고인 특징이다. 이공계특성화대학 진학의 주된 자원풀을 형성하는 과고생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산 모양새다. 

2018 DGIST 고교별 등록실적의 기초자료는 DGIST로부터 단독 입수한 ‘2018학년 DGIST 등록자 현황(2018년 3월 최종등록 기준)’이다. 분석결과 전국에서 133개교가 수시 201명, 정시 4명으로 총 205명의 동록실적을 기록했다. 해외고 출신 수시 등록생 1명까지 합하면 전체 등록자는 206명이다. 

고교유형은 2018대입의 주된 자원인 고3 학생들의 고교 입학시점인 2015학년을 기준으로 했다. 2017 대입에선 과고 전환에 따라 고교유형에 변화가 생긴 대전동신과고 등의 사례가 있었지만, 2018 대입의 경우 유형이 바뀐 고교는 없다. 2015년 설립, 2018학년 첫 대입실적을 배출하며 세종지역 전체 진학실적을 견인 중인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세종영재) 외엔 고교 지형 변화상이 드물다. 미림여고 우신고(서울) 등 2015학년 이후 일반고로 전환한 광역단위 자사고의 경우 아직까진 자사고 실적을 내고 있어 주의를 요하지만, 이들 고교의 DGIST 등록실적은 없었다. 

등록실적은 합격실적과 다른 개념이기에 주의해야 한다. 등록실적은 합격자 중 실제 등록금을 납부하고 등록한 인원만을 기준으로 한다. 최초/추가를 막론하고 합격사실이 있는 인원을 기준으로 하는 합격실적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중복합격에 따른 등록포기로 인해 통상 등록실적은 합격실적에 비해 다소 줄어든다. 합격실적은 있지만 등록실적은 없는 경우도 있다. 고교들이 발표하는 실적은 합격실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등록실적의 특수성을 모르는 경우 학교현장에서 ‘실적 부풀리기’를 하는 것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이공계특성화대에 발생하는 등록포기는 ‘의대’ 때문이란 것이 정설이다. 다른 이공계특성화대나 서울대 등에 중복합격한 결과물일 수도 있지만 ‘이공계 인재양성’이란 큰 틀을 함께 하는 과고/영재학교에서조차 의대 진학인원들이 발생, 골머리를 앓는 형국인 때문이다. 자연계열 인재들의 의대 진학으로 이공계 국가 경쟁력이 약화되는 문제는 DGIS를 비롯해 KAIST 포스텍 GIST대학 UNIST와 같은 이공계특성화대는 물론 서울대 자연과학/공학계열, 과고/영재학교 등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DGIST에 2018학년 가장 많은 등록실적을 낸 고교는 인천진산과고다. 인천진산과고는 2018학년 DGIST에 등록한 국내고 출신 205명 가운데 3.4%에 해당하는 7명의 등록자를 배출했다. /사진=인천진산과고 제공

<인천진산과고 7명 1위.. 과고 ‘절대 강세’>
베리타스알파가 DGIST로부터 단독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2018학년 대입에서 DGIST 등록자를 배출한 국내고 133개교 중 가장 많은 등록자를 배출한 고교는 인천진산과고다. 2017학년 4명 실적으로 공동7위에 올랐던 인천진산과고는 2018학년 7명 실적을 내며 DGIST에 가장 많은 등록생을 배출한 고교로 우뚝 섰다. 이어 부산일과고 세종과고 한성과고가 각 6명의 실적을 냈고, 경남과고 강원과고가 각 5명, 전북과고인천과고 대구일과고 경산과고 김천고가 각 4명 실적으로 뒤따르며 톱10을 형성했다. 

DGIST 실적 최상위권 고교들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과고 ‘절대강세’다. 톱10에 든 11개교 중 전국단위 자사고인 김천고를 제외한 10개교가 모두 과고였던 때문이다. 2017학년에도 톱10내 든 11개교 중 과고가 아닌 곳은 영재학교인 한국과학영재학교 뿐이었다. 이공계특성화대 진학자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과고에서 DGIST를 향한 선호도가 매우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고교 차원에선 과고/영재학교, 대학 차원에선 서울대와 이공계특성화대가 이공계 인재양성의 ‘정석 코스’로 여겨지는 가운데 바람직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국 20개과고 가운데 경북과고는 DGIST 실적이 단 한명도 없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DGIST는 수시/정시 합산 전체 모집인원이 200명을 약간 넘기는 ‘소수정예’ 과기원이란 점 때문에 고교별 등록실적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특징이다. 가장 실적이 많은 인천진산과고조차 두 자릿수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2017학년에도 가장 많은 DGIST 등록실적은 7명의 부산과고였다. 2017학년 135개교에서 205명, 2018학년 133개교에서 205명으로 등록인원이 동일한 가운데 실적배출 고교 수가 2개교 줄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특정 고교에 편중되지 않은 고른 실적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1명 실적을 배출한 고교 수도 2017학년에는 103개교, 2018학년에는 99개교로 큰 차이가 없었다. 

톱10의 뒤를 잇는 3명 실적을 낸 곳은 5개교였다. 부산과고 전남과고의 2개 과고와 대전지역 광역단위 자사고인 대전대신고, 부산지역 일반고인 부산고와 부산장안고가 각각 3명의 DGIST 등록자를 배출했다. 부산고와 부산장안고는 2018학년 DGIST 등록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일반고에도 이름을 올렸다. 5개교 모두 수시에서 실적이 나왔다. 

2명 실적을 낸 곳은 18개교다. 가림고(인천) 거창고(경남) 경기북과고(경기) 남녕고(제주) 남대전고(대전) 논산대건고(충남) 대구과고(대구) 대성고(강원) 대전동신과고(대전) 대전둔원고(대전) 북일고(충남) 심인고(대구) 울산과고(울산) 인천포스코고(인천) 창원과고(경남) 충남과고(충남) 한국영재(부산) 한민고(경기)가 복수의 DGIST 실적을 냈다. 2018학년 대입 원년을 맞이한 인천포스코고가 2명의 DGIST 등록자를 내 눈길을 끄는 가운데 남녕고 남대전고 대성고 심인고 등 평준화 지역 일반고들도 다수 자리하며 자연계열 경쟁력을 입증한 모양새다. 18개교 가운데 정시실적을 낸 곳은 없었다. 

1명 실적을 낸 고교는 99개교다. 경성고(서울) 경신고(서울) 경희고(서울) 광주고(경기) 광주과고(광주) 금오여고(경북) 금정고(부산) 금호중앙여고(광주) 김해가야고(경남) 김해고(경남) 김해대청고(경남) 다사고(대구) 대건고(대구) 대구고(대구) 대기고(제주) 대동고(부산) 대연고(부산) 대원고(대구) 대전과고(대전) 대전노은고(대전) 대전동산고(대전) 대전송촌고(대전) 도원고(대구) 동인고(부산) 마산용마고(경남) 문명고(경북) 문일여고(인천) 밀성고(경남) 밀양고(경남) 백마고(경기) 봉화고(경북) 부산사대부고(부산) 부산중앙여고(부산) 삼산고(인천) 상산고(전북) 상우고(경기) 상일여고(광주) 서강고(광주) 서운고(인천) 서울문영여고(서울) 세종과학예술영재(세종) 송곡여고(서울) 송도고(인천) 신정고(울산) 아산고(충남) 여수중앙여고(전남) 연제고(부산) 영남고(대구) 오현고(제주) 용문고(서울) 용호고(경기) 용화여고(서울) 운천고(경기) 울산제일고(울산) 이대부고(서울) 인동고(경북) 인제고(인천) 인천고(인천) 인천고잔고(인천) 인천청라고(인천) 인천초은고(인천) 인천하늘고(인천) 인하사대부고(인천) 자양고(서울) 장안제일고(부산) 전라고(전북) 정광고(광주) 정왕고(경기) 정읍여고(전북) 제주과고(제주) 진성고(경기) 진주동명고(경남) 창원고(경남) 창원신월고(경남) 첨단고(광주) 청원고(서울) 충남고(대전) 충북고(충북) 충북과고(충북) 칠성고(대구) 통영고(경남) 통진고(경기) 포곡고(경기) 포산고(대구) 풍문고(서울) 하나고(서울) 학남고(대구) 학익여고(인천) 한광고(경기) 한대부고(서울) 한성여고(서울) 한일고(충남) 호산고(대구) 홍주고(충남) 효양고(경기) 구미고(경북) 동성고(서울) 중산고(서울) 충훈고(경기)가 각 1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수시 201명, 정시 4명.. 정시실적 구미고 동성고 중산고 충훈고>
DGIST 입시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2018학년 기준 220명의 정원내 모집인원 가운데 수시가 210명이었고, 이 중 특기자 10명을 제외한 전 전형은 학종이었다. 200명의 학종은 다시금 일반전형Ⅰ 140명, 고른기회 10명, 추천전형 50명으로 구분된다. 모든 전형 앞에는 ‘미래브레인’이란 명칭이 따라 붙는다. 

10명의 특기자도 실질을 들여다보면 학종과 유사하다. 보통 학종과 특기자는 교외활동 반영 여부와 특정 고교유형에 유리한 전형방법 등 차이가 큰 편이지만, DGIST는 특기자도 학종과 마찬가지로 학생부 서류평가 면접을 통해 합격자를 선발하는 등 학종과 큰 차이없이 전형을 운영하는 특징이다. 고교유형에 따른 제한사항도 없어 일반고 출신도 특기자에 얼마든지 지원할 수 있다. 

10명을 모집한 정시도 통상적인 정시와는 거리가 멀다. 전형방법을 보면 수시와 유사하다. 수능 100%를 반영하지만, 모집인원의 3배수 내외를 면접대상자로 선발한 후 그룹토의 면접을 실시해 최종합격자를 가린다. 통상적인 정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인 셈이다. 

이처럼 학종을 중심으로 신입생 선발을 진행하다보니 DGIST 진학실적은 고교 경쟁력 판단에 있어 활용도가 높다. 최근 대입에서 가장 각광받는 전형인 학종에 대한 고교별 대비 체제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입은 서울대가 수시 전체를 학종으로 선발하는 가운데 2018학년 논술을 폐지한 고려대가 학종확대에 가세하는 등 학종의 영향력이 날로 커져가는 구조다. 여기에 이공계특성화대학이란 DGIST의 특징을 고려하면, 고교별 자연계열 경쟁력도 확인할 수 있다. 

DGIST 정시는 ‘과기원’의 정시란 점에서 수험생들에게 매우 선호도가 높다. 현재 과기원은 대입 제한사항에서 자유로운 ‘군외대학’의 특징을 지니기 때문이다. 통상 대입에서는 수시 최초합격/추가합격인 경우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 때문에 수능 전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수시에 합격, 수능성적이 좋음에도 정시 지원이 불가능한 ‘수시납치’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하지만, DGIST는 수시 합격 시 정시 지원 불가 규정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 수시에 합격했더라도 DGIST엔 얼마든지 지원 가능하다.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과기원은 수시 6회, 정시 3회란 지원횟수 제한과 더불어 수시 합격 시 정시 지원불가 등 대입 제한사항의 통제에서 자유롭다. 본래도 선호도 높은 이공계특성화대학인데 더해 수시납치 상황에 놓인 수험생들에게 있어 DGIST는 ‘동아줄’이나 다름없는 존재라고 봐야 한다. 

2018학년 정시 등록실적은 4명으로 많지 않다. 10명을 모집한 것에 비하면 절반을 밑도는 숫자다. 2017학년과 2018학년 모두 정원내 모집인원이 220명이었으며, 등록자는 205명으로 같단 점을 보면 특정 문제가 있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고 볼 순 없다. 수시 등록자가 2017학년 189명에서 2018학년 201명으로 늘어난 점을 보면, 수시에서 계획보다 많은 인원을 선발하면서 정시 합격자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2018학년 나온 정시실적은 모두 1명 실적 고교에서 나왔다. 구미고 동성고 중산고 충훈고가 각 1명의 정시 실적을 냈다. 

<2018 DGIST 고교별 실적조사 왜 했나>
베리타스알파의 고교별 실적은 수요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고교 선택잣대를 제공하는 데 의미를 둔다. 특차 성격의 영재학교를 필두로 전기고/후기고 등 고입시기가 다르고, 설립취지에 기반한 고교유형 역시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고교별 경쟁력을 밝혀 고입의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고교배정제가 아닌 선택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서열화 우려’란 논리로 수요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기보단 투명한 정보공개로 고교 선택의 기준점을 제공해야 하는 배경이다. 

실적조사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방점은 ‘수시 경쟁력’에 찍힌다. 수시 전반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운영하는 DGIST를 필두로 KAIST 포스텍 GIST대학 UNIST 등 학생부종합전형 중심의 입시를 운영하는 이공계특성화대학의 등록실적은 고교별 수시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학종 중심의 수시실적은 학교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정시는 정량평가라는 특성에 기반해 고교 시스템과 경쟁력보다는 우수한 개인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학종 중심 수시실적은 단순 개인의 우수성을 넘어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 교사들의 노력까지 전부 담겨있는 결과물이다. 

이공계특성화대의 실적 조사는 고교 경쟁력 판단을 넘어 과고/영재학교의 진학상황을 확인, 의대열풍과 그로 인한 설립취지 위반 문제 등을 살필 수 있는 도구로도 쓰인다. 과고/영재학교와 이공계특성화간 진학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본연의 설립취지인 이공계인재양성이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 가능하다. 면밀한 실적 조사로 일반고 출신은 이공계특성화대 진학이 쉽지 않다는 편견도 해소할 수 있다. 

일각에선 등록실적이 아닌 합격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가늠해야 한단 주장도 나온다. 합격시킬 수 있는 자원들이 많은 고교가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합격실적은 실질적인 고교 진학실적으로 보기 어렵다. 현 대입은 수시 6회, 정시 3회의 지원기회를 부여한다. 지원횟수 제한과 무관한 특수대학/과기원까지 고려하면 지원횟수는 여기서 더 늘어난다. 극단적인 예로 우수 수험생 1명이 10여 개 이상의 대학에 중복합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합격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살피면 실제 진학의지와 무관한 부풀려진 실적들을 걸러내기 어렵다. 진학의사가 분명한 등록실적을 기준으로 경쟁력을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9 DGIST.. 220명 모집, 학종 200명, 90.9%>
DGIST는 2019학년 입시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모집인원은 예년과 같은 정원내 220명으로 수시210명, 정시 10명이다. 수시는 미래브레인일반Ⅰ 140명, 미래브레인추천 50명, 고른기회10명, 특기자 10명으로 다시금 구분된다. 특기자를 제외한 200명의 수시 모집인원은 전부 학종으로 그 비중이 90.9%에 달한다. 수시 전형 간 중복지원은 허용되지 않는다. 

수시 전형방법은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면접평가 순이다. 모든 수시전형은 1단계 서류평가에서 탐구역량, 수학/과학 학업역량, 사회적 역량 등을 종합평가해 모집인원의 3배수 내외를 선발한다. 

면접은 전형에 따라 내용에 차이가 있다. 학종은 그룹토의/개별면접을 실시한 후 평가결과에 따라 개별 학업열량 검증도 추가로 이뤄지지만, 특기자는 그룹토의가 없다. 오로지 발표면접과 학업역량평가로만 면접을 구성했다. 

정시는 학종의 성격이 뚜렷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1단계에서 수능 100%로 모집인원의 3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면접을 실시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수시와 마찬가지로 그룹토의/개별면접을 실시하기에 면접 비중이 상당한 특징이다.

올해도 무학과 단일학부 체제는 유지된다. 모든 신입생은 융복합대학 기초학부로 입학, 4학년이 돼야 진로를 선택해 트랙별 집중 심화교육을 받게 된다. 졸업생은 융복합이학사/융복합공학사 중 하나의 학위를 취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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