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 일반고 165명, 영재학교 160명 순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2018학년 고교별 KAIST(한국과학기술원, 카이스트) 등록실적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과고가 가장 많았고 일반고가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고는 20개교가 352명, 일반고는 131개교가 165명의 등록실적을 냈다. 영재학교는 7개교 160명의 실적이다. 비슷한 교육과정에 선발권을 가진 과고와 영재학교가 각각 352명(47.1%), 160명(21.4%)로 2018 KAIST 전체 등록자 747명 기준 68.5%를 차지한다. KAIST가 이공계특성화대학이자 과기원 체제인 대학이란 점에서 이공계인재의 산실인 영재학교와 과고가 두각을 나타낸 것은 당연하다. 올해 대입실적을 낸 전국 영재학교/과고 가운데 KAIST 실적을 내지 못한 곳은 없다. 영재학교에 이어 전국단위 자사고 10개교가 46명, 광역단위 자사고 15개교가 21명, 외고 1개교가 1명, 국제고 2개교가 2명의 등록실적을 냈다. 

2018 KAIST 고교별 등록실적의 기초자료는 KAIST로부터 단독 입수한 ‘2018학년도 KAIST 등록생 현황(2018년 2월26일 기준)’이다. 전체 실적을 분석하면 전국에서 186개교가 수시 723명, 정시 24명으로 총 747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검정고시 출신 정시등록 1명까지 포함하면 전체 등록실적은 748명이다. 

고교유형은 2018대입의 주된 자원인 고3 학생들의 고교 입학시점인 2015학년을 기준으로 했다. 2017 대입의 경우 과고 전환에 따라 고교유형에 변화가 생긴 대전동신과고 등의 사례가 있었지만, 2018 대입에서 유형이 달라진 고교는 없었다. 2015년 설립, 2018학년 첫 대입실적을 배출하며 세종지역 전체 진학실적을 견인 중인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세종영재) 외엔 고교 지형 변화상이 드물기 때문이다. 미림여고 우신고(서울) 등 2015학년 이후 일반고로 전환한 광역단위 자사고의 경우 아직까진 자사고 실적을 내고 있어 주의를 요하지만, 이들 고교의 KAIST 등록실적은 없다. 

등록실적은 합격실적과 다른 개념이기에 주의해야 한다. 등록실적은 합격자 중 실제 등록금을 납부하고 등록한 인원만을 기준으로 한다. 최초/추가를 막론하고 합격사실이 있는 인원을 기준으로 하는 합격실적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중복합격에 따른 등록포기로 인해 통상 등록실적은 합격실적에 비해 다소 줄어든다. 합격실적은 있지만 등록실적은 없는 경우도 있다. 고교들이 발표하는 실적은 합격실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등록실적의 특수성을 모르는 경우 학교현장에서 ‘실적 부풀리기’를 하는 것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이공계특성화대에 발생하는 등록포기는 ‘의대’ 때문이란 것이 정설이다. 다른 이공계특성화대나 서울대 등에 중복합격한 결과물일 수도 있지만 ‘이공계 인재양성’이란 큰 틀을 함께 하는 과고/영재학교에서조차 의대 진학인원들이 발생, 골머리를 앓는 형국인 때문이다. 자연계열 인재들의 의대 진학으로 이공계 국가 경쟁력이 약화되는 문제는 KAIST 포스텍 GIST대학 DGIST UNIST와 같은 이공계특성화대는 물론 서울대 자연과학/공학계열, 과고/영재학교 등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2018학년 고교별 KAIST(한국과학기술원, 카이스트) 등록실적을 분석한 결과 과고에 이어 일반고가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고는 20개교가 352명, 일반고는 131개교가 165명의 등록실적을 냈다. 영재학교는 7개교 160명의 실적이다. 비슷한 교육과정에 선발권을 가진 과고와 영재학교가 각각 352명(47.1%), 160명(21.4%)로 2018 KAIST 전체 등록자 747명 기준 68.5%를 차지한다. 사진은 과고 최다실적(39명)을 낸 한성과고의 전경.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영재학교 7개교 160명.. 1위 한국영재 61명>
모든 고교유형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경쟁력을 보인 것은 과학영재학교(영재학교)였다. 2018학년 7개 영재학교는 KAIST 등록자 160명을 배출했다. 전체 등록실적만 놓고 보면 352명 배출의 과고보다 경쟁력이 낮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과고실적은 영재학교의 3배인 20개교가 모여 만들어낸 수치인 탓에 부풀려질 수 있다. 1개교당 평균 등록실적을 보면 영재학교는 22.9명, 과고는 17.6명으로 영재학교가 크게 앞선 실질이다. 다만 학교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6개교 170명과 비교하면 오해 7개교 160명으로 소폭 줄었다. 

영재학교가 뛰어난 경쟁력을 보이는 것은 교육과정의 자율성에 선발의 유리함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과고가 초등교육법의 적용을 받는 것과 달리 영재교육진흥법의 적용을 받는 영재학교는 보다 자유로운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이 가능하다. 현 고입에서 모든 고교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선발을 실시하는 특차 성격의 입시로 우수자원 확보의 장점까지 지녔다. 통상 7~8월경 전기고 입시를 치르는 과고와 달리 영재학교의 선발시점은 4월경이며, 영재학교에 탈락하더라도 과고에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18학년 대입실적에서 영재학교는 2017학년 대비 학교 숫자에 변화가 있다. 지난해까지 한국영재 서울과고 경기과고 대구과고 대전과고 광주과고의 6개교 체제였던 영재학교는 2015학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한 세종영재가 합류하며 7개교 체제로 확대됐다. 현재 전국에는 8개 영재학교가 있다. 설립순으로 보면 한국영재 서울과고 경기과고 대구과고 광주과고 대전과고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세종영재)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인천영재)의 8개교다. 광주과고와 대전과고가 2014학년부터 영재1기 신입생을 모집해 2017학년 대입원년을 맞았고, 2015학년 개교한 세종영재는 2018학년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2016학년 개교한 인천영재는 2019학년 대입에서 첫 실적을 낼 예정이다. 2018학년 대입실적을 기록한 전국 7개 영재학교 가운데 KAIST 등록실적을 내지 못한 곳은 없었다. 

개별 영재학교 실적은 61명의 등록자를 배출한 한국영재를 필두로 경기과고 28명, 광주과고 23명, 대구과고 22명, 세종영재 12명, 서울과고 8명, 대전과고 6명 순이다. 가장 영재학교다운 운영을 보이는 곳으로 정평이 난 한국영재가 KAIST부설 고교란 특성을 살려 전체 영재학교 실적의 40%에 달하는 실적을 낸 가운데 여타 영재학교들이 뒤따르는 모양새다. 

<과고 20개교 352명.. 1위 한성과고 39명>
영재학교와 더불어 이공계인재양성의 산실로 꼽히는 과고도 뛰어난 경쟁력을 선보였다. 2018학년 대입실적을 기록한 전국 20개 과고 가운데 KAIST 등록실적을 내지 못한 과고는 한 곳도 없었다. 

과고 1위는 39명의 실적을 낸 한성과고였으며, 경기북과고가 38명의 실적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한성-세종의 구도였으나 올해는 경기북과고 실적이 세종을 앞섰다. 이어 세종과고(30명), 부산과고(26명), 전남과고(25명), 부산일과고(17명), 대구일과고 인천과고 충남과고(각 16명), 경산과고 창원과고(각 15명), 제주과고 충북과고(각 14명), 경남과고 대전동신과고(각 13명), 강원과고 인천진산과고(각 12명), 울산과고(8명), 경북과고(7명), 전북과고(6명) 순이었다. 

20개 과고가 낸 352명의 실적은 전체 등록실적 747명과 비교하면 47.1%의 비중이다. 2017학년 KAIST 등록실적에서 과고가 51%(과고 등록자 374명/전체 등록자 734명)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중이 상당히 커졌다. 지난해의 경우 2017학년부터 적용된 조기졸업 제한이란 족쇄가 풀리면서 등록자가 크게 늘었다. 

대부분의 대입자원이 2학년 조기졸업에서 나왔던 과고는 2016학년 한시적인 대입자원 감소현상에 맞닥뜨려야 했다. 과고의 조기졸업 비율은 2016학년 입시 이전까지 80%선에 달했으나, 2016학년부터 20% 이하로 축소됐다. 과고가 없는 광주/세종을 제외한 15개 시/도 가운데 충남/대전은 20%, 나머지 시/도는 10%만 조기졸업이 허용됐다. 조기졸업을 제한한 결과 과고의 대입자원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진학실적 역시 예년 대비 축소됐다. 그나마 조기졸업 외 여타 제도를 허용하지 않은 서울대와 달리 KAIST를 비롯한 GIST대학 DGIST 등은 상급학교 조기입학자격부여제도와 함께 과학영재선발제도를 운영, 과고의 고민을 일부 덜어줬다. 과학영재선발제도는 미래창조과학부령 1호인 ‘과학영재선발위원회규칙’에 따라 KAIST GIST대학 DGIST에서 각 위원회를 구성해 고2 수료예정자를 심의하고 개별 과기원의 심의까지 통과하면 해당 과기원의 일반전형 지원자격을 주는 제도다. 물론 상급학교 조기입학자격부여(상급학교 조기진학제도), 과학영재선발제도 등이 있다 하더라도 예년의 조기졸업 비율에는 미치지 못했기에 대입자원 감소를 피할 수는 없었다. 그 결과 2016학년 다소 위축됐던 과고 실적은 조기졸업을 하지 못한 인원들이 3학년으로 진급한 2017학년 정상화되는 모습으로 돌아섰다. 

<전국단위 자사고 10개교 46명.. 1위 외대부고 14명>
전국단위 자사고는 지난해 대비 KAIST 실적이 두 배로 확대됐다. 지난해의 경우 전국단위 자사고 10개교 가운데 8개교가 25명의 실적을 내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10개교가 전부 실적을 내 전체 46명의 실적이다. 9개교가 41명의 실적을 냈던 2016학년보다도 늘어난 실적이다. 지난해에는 김천고와 인천하늘고과 KAIST 실적을 내지 못했지만 올해는 10개교가 모두 이름을 올렸다. 전체 KAIST 등록실적에서 전국단위 자사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41%에서 올해 6.2%로 늘었다. 

지난해 9명의 실적으로 1위였던 외대부고가 올해도 14명의 실적으로 가장 많은 KAIST 실적을 낸 전국단위 자사고의 자리를 지켰다. 뒤를 이어 상산고(13명), 민사고(7명), 하나고(4명) 북일고 현대청운고(각 2명), 광양제철고 김천고 인천하늘고 포항제철고(각 1명) 순으로 나타났다. 정시실적은 상산고에서만 1명이 나왔으며 나머지는 모두 수시실적이다.

<광역단위 자사고 15개교 21명.. 1위 세화고 3명>
광역단위 자사고도 지난해보다 실적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는 8개교가 12명의 실적을 냈지만, 2018학년에는 학교 수가 15개교로 늘었고 실적도 21명으로 확대됐다. 광역단위 자사고가 차지하는 실적 비중은 지난해 불과 1.6%에서 올해 2.8%로 늘었다. 광역단위 모집 기반으로 선발효과가 전국단위 자사고보다 적고 광역단위에선 먼저 입시를 진행하는 과고에 우수인재를 내준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년간 광역단위 자사고 실적 1위 자리를 지켜온 안산동산고가 2명의 실적을 내면서 1위자리는 서울 광역자사고인 세화고가 차지했다. 수시1명 정시2명으로 3명의 실적이다. 학교수는 15개교로 늘었지만 학교별 실적 차는 크지 않다. 세화고에 이어 대건고 세화여고 송원고 안산동산고(각 2명), 경신고 경희고 군산중앙고 배재고 신일고 인천포스코고 장훈고 중동고 충남삼성고 현대고(각 1명)의 실적이다. 

<일반고 131개교 165명.. ‘공동1위’ 공주사대부고 한일고 각 8명>
일반고는 131개교가 165명의 실적을 냈다. 2018 KAIST 최고 등록실적을 낸 일반고는 공주사대부고와 한일고다. 공주사대부고는 2018 대입에서 전원 수시로 8명, 한일고는 수시7명 정시1명으로 8명의 KAIST 등록자를 냈다. 일반고로 분류되긴 하나 전국단위 자율학교로 선발효과를 일부 지닌 강점이 있다. 한일고는 지난해에도 2017대입에서 5명, 2016대입에서 6명으로 매년 일반고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공주사대부고와 한일고 다음으로는 경기고가 4명, 수지고가 3명으로 뒤를 이었다. 경기고는 전원 수시, 수지고는 수시1명 정시2명의 실적이다. 

2명 배출 고교는 거창고(경남) 단대부고(서울) 대덕고(대전) 명신고(경남) 문일고(서울) 반포고(서울) 보성고(서울) 중앙여고(서울) 통영고(경남) 한민고(경기) 대진고(서울) 신목고(서울) 저현고(경기) 중산고(서울) 함현고(경기) 등이다. 이 가운데 대진고 신목고 저현고 중산고 등이 각 1명의 정시실적을 냈으며, 함현고는 전원 정시실적이었다. 

1명을 배출한 일반고 중 수시로 실적을 낸 곳은 삼각산고(서울) 삼척고(강원) 삼호고(전남) 서울여고(서울) 선산고(경북) 선일여고(서울) 선정고(서울) 성광고(대구) 성문고(경기) 세마고(경기) 송곡고(서울) 송도고(인천) 송우고(경기) 수내고(경기) 숭덕고(광주) 시온고(경기) 신성고(경기) 양서고(경기) 양주고(경기) 역곡고(경기) 영도여고(부산) 영흥고(전남) 우신고(울산) 울산제일고(울산) 원주여고(강원) 유신고(경기) 육민관고(강원) 의정부광동고(경기) 이천고(경기) 인명여고(인천) 인천공항고(인천) 인천송천고(인천) 잠실고(서울) 장안제일고(부산) 전주영생고(전북) 전주한일고(전북) 정의여고(서울) 조종고(경기) 중대부고(서울) 진광고(강원) 창녕옥야고(경남) 청원고(충북) 충훈고(경기) 태원고(경기) 포산고(대구) 포항고(경북) 포항장성고(경북) 학다리고(전남) 한광여고(경기) 한성고(서울) 해룡고(전남) 해성여고(서울) 향남고(경기) 홍천여고(강원) 효암고(경남) 효원고(경기) 휘봉고(서울)의 100개교다. 광주석산고(광주) 광휘고(경기) 남녕고(제주) 대인고(인천) 동화고(경기) 분당대진고(경기) 분당중앙고(경기) 신봉고(경기) 영생고(경기) 진성고(경기) 평택고(경기) 화명고(부산)의 12개교는 정시를 통해 실적을 냈다. 

베리타스알파는 자공고를 일관되게 일반고에 포함시켜 진학실적을 따지고 있다. 자공고가 비록 교육통계에서는 자사고와 함께 자율학교로 분류되는 일이 잦지만, 일반고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교육환경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2018 KAIST 등록실적을 낸 자공고는 저현고(경기) 함현고(경기) 등촌고(서울) 서울여고(서울) 세마고(경기) 양주고(경기) 영도여고(부산) 인천공항고(인천) 청원고(충북) 포산고(대구)의 10개교다. 

<국제고 2개교 2명, 외고 1개교 1명, 검정고시 1명>
국제고는 2개교가 2명, 외고는 1개교가 1명의 등록실적을 냈다.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이다. 지난해의 경우 외고 1개교 2명, 국제고 1개교 1명의 실적을 낸 바 있다. 국제고 중에선 서울국제고와 청심국제고가 각 1명, 외고 중에선 고양외고 1명의 실적이며 전원 수시를 통했다. 

KAIST가 학과구분 없는 ‘무학과’로 신입생을 선발해 1학년 말 학과를 선택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경영대학 기술경영학부를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기에 외고/국제고에서의 KAIST 진학은 많진 않더라도 매년 있어왔다. 

지난해 1명을 배출했던 특성화고 실적은 올해 없었지만 검정고시에서 등록자가 나왔다. 1명의 정시실적이다. 

<2018 KAIST 고교별 실적조사 왜 했나>
베리타스알파의 고교별 실적은 수요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고교 선택잣대를 제공하는 데 의미를 둔다. 특차 성격의 영재학교를 필두로 전기고/후기고 등 고입시기가 다르고, 설립취지에 기반한 고교유형 역시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고교별 경쟁력을 밝혀 고입의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고교배정제가 아닌 선택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서열화 우려’란 논리로 수요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기보단 투명한 정보공개로 고교 선택의 기준점을 제공해야 하는 배경이다. 

실적조사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방점은 ‘수시 경쟁력’에 찍힌다. 수시 전반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운영하는 서울대를 필두로 KAIST 포스텍 GIST대학 DGIST 등 학생부종합전형 중심의 입시를 운영하는 이공계특성화대학의 등록실적은 고교별 수시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학종 중심의 수시실적은 학교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정시는 정량평가라는 특성에 기반해 고교 시스템과 경쟁력보다는 우수한 개인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학종 중심 수시실적은 단순 개인의 우수성을 넘어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 교사들의 노력까지 전부 담겨있는 결과물이다. 

이공계특성화대의 실적 조사는 고교 경쟁력 판단을 넘어 과고/영재학교의 진학상황을 확인, 의대열풍과 그로 인한 설립취지 위반 문제 등을 살필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과고/영재학교와 이공계특성화간 진학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본연의 설립취지인 이공계인재양성이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 가능하다. 면밀한 실적 조사로 일반고 출신은 이공계특성화대 진학이 쉽지 않다는 편견도 해소할 수 있다. 

일각에선 등록실적이 아닌 합격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가늠해야 한단 주장도 나온다. 합격시킬 수 있는 자원들이 많은 고교가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합격실적은 실질적인 고교 진학실적으로 보기 어렵다. 현 대입은 수시 6회, 정시 3회의 지원기회를 부여한다. 지원횟수 제한과 무관한 특수대학/과기원까지 고려하면 지원횟수는 여기서 더 늘어난다. 극단적인 예로 우수 수험생 1명이 10여 개 이상의 대학에 중복합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합격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살피면 실제 진학의지와 무관한 부풀려진 실적들을 걸러내기 어렵다. 진학의사가 분명한 등록실적을 기준으로 경쟁력을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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