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고/영재 전국자사 ‘선발효과’ 뚜렷.. 한민고 톱10 ‘눈길’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서울대 KAIST와 더불어 ‘설카포’로 불리는 우리나라 최고 이공계특성화대학 중 하나인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에 2018학년 가장 많은 등록실적을 기록한 고교는 대구과고다. 영재학교인 대구과고는 2018학년 해외고 등을 제외한 국내고 출신으로 포스텍에 최종등록한 327명 가운데 4%에 해당하는 13명의 등록실적을 배출했다. 2017학년 7명에서 2배 가까이 실적을 늘리며, 2년 전의 위용을 되찾았다. 대구과고는 2016학년 포스텍 등록자 18명 배출로 전국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뒤를 이은 공동2위이자 톱5인 부산일과고 상산고 세종과고 현대청운고의 4개교는 각 8명 실적으로 대구과고와 다소 차이가 있었다. 

2018 포스텍 고교별 등록실적의 기초자료는 포스텍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2018학년 포스텍 등록자 현황(2018년 3월 최종등록 기준)’이다. 분석결과 전국에서 190개교가 327명의 등록자를 배출했다. 포스텍 입시는 정시 없이 수시로만 진행되는 특징이기에 모든 등록자는 수시에서 나온다. 해외고 출신 등록실적 8명을 포함하면 전체 등록자는 335명이다. 

고교유형은 2018대입의 주된 자원인 고3 학생들의 고교 입학시점인 2015학년을 기준으로 했다. 2017 대입에선 과고 전환에 따라 고교유형에 변화가 생긴 대전동신과고 등의 사례가 있었지만, 2018 대입의 경우 유형이 바뀐 고교는 없다. 2015년 설립, 2018학년 첫 대입실적을 배출하며 세종지역 전체 진학실적을 견인 중인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세종영재) 외엔 고교 지형 변화상이 드물다. 미림여고 우신고(서울) 등 2015학년 이후 일반고로 전환한 광역단위 자사고의 경우 아직까진 자사고 실적을 내고 있어 주의를 요하지만, 이들 고교의 포스텍 등록실적은 없었다. 

등록실적은 합격실적과 다른 개념이기에 주의해야 한다. 등록실적은 합격자 중 실제 등록금을 납부하고 등록한 인원만을 기준으로 한다. 최초/추가를 막론하고 합격사실이 있는 인원을 기준으로 하는 합격실적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중복합격에 따른 등록포기로 인해 통상 등록실적은 합격실적에 비해 다소 줄어든다. 합격실적은 있지만 등록실적은 없는 경우도 있다. 고교들이 발표하는 실적은 합격실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등록실적의 특수성을 모르는 경우 학교현장에서 ‘실적 부풀리기’를 하는 것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이공계특성화대에 발생하는 등록포기는 ‘의대’ 때문이란 것이 정설이다. 다른 이공계특성화대나 서울대 등에 중복합격한 결과물일 수도 있지만 ‘이공계 인재양성’이란 큰 틀을 함께 하는 과고/영재학교에서조차 의대 진학인원들이 발생, 골머리를 앓는 형국인 때문이다. 자연계열 인재들의 의대 진학으로 이공계 국가 경쟁력이 약화되는 문제는 포스텍을 비롯해 KAIST GIST대학 DGIST UNIST와 같은 이공계특성화대는 물론 서울대 자연과학/공학계열, 과고/영재학교 등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우리나라 대표 이공계특성화대학 중 하나인 포스텍에 2018학년 가장 많은 등록실적을 낸 곳은 대구과고다. 2016학년 18명 실적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던 대구과고는 2017학년 7명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2018학년 13명으로 2배 가까이 실적을 늘리며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사진=대구과고 제공

<톱20 4명 이상 1위 대구과고.. 한민고 톱10 진입 ‘눈길’>
베리타스알파가 포스텍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2018학년 대입에서 포스텍 등록자를 배출한 국내고 190개교 중 가장 많은 등록자를 배출한 고교는 13명 실적의 대구과고다. 이어 부산일과고 상산고 세종과고 현대청운고가 각 8명 실적으로 공동2위에 오르며 톱5를 끊었다. 7명 실적을 낸 공동6위 인천진산과고와 전북과고, 6명 실적을 낸 공동8위 전남과고 한민고 한성과고까지 톱10이다. 

서울대 KAIST 등과 마찬가지로 포스텍 역시 ‘선발효과’가 다소 강하게 나타난 모습이다. 1위 대구과고는 영재학교였으며, 공동2위에 오른 상산고와 현대청운고는 전국단위 자사고, 나머지 톱10내 고교는 한민고를 제외하고 모두 과고다. 영재학교와 전국단위 자사고는 전국단위, 과고는 광역단위로 정도에 다소 차이가 있을 뿐 선발권을 모두 보유한 고교유형이다. 한민고도 경기 지역 비평준화 일반고긴 하지만, 모집인원의 70%를 전국모집하는 고교다.

눈길을 끄는 것은 톱10 내 유일한 일반고인 한민고다. 지난해 4명 실적으로 공동16위던 한민고는 올해 6명으로 실적을 확대, 공동8위로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군 자녀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국방부가 전격 설립한 고교란 배경으로 전국단위 선발권이 있다곤 하지만, 군 자녀에 한해서만 전국단위 선발이 진행되며 나머지 30%는 광역단위 선발이란 점에서 여타 고교유형 대비 선발권이 강하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 전 경기과고 교장으로 현재 한민고 초대 교장직을 맡고 있는 전영호 교장을 필두로 교사들의 열정과 노력이 더해지며 만든 결과물로 보인다. 

톱10의 뒤를 이어 톱20은 4명 실적에서 끊겼다. 5명 실적을 낸 경남과고 광주과고 인천과고가 공동11위를 기록한 데 이어 경북과고 대구일과고 부산과고 세종과학예술영재 울산과고 인천하늘고 창원과고 충남과고 포항제철고 한국영재의 10개교가 4명 실적으로 공동14위에 올라 톱20을 끊었다. 

톱20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선발효과는 뚜렷했다. 한민고를 제외한 톱20 고교 모두 선발권을 지닌 과고 영재학교 전국단위자사고로 채워졌다. 광주과고 세종과학예술영재 한국영재는 영재학교, 인천하늘고 포항제철고는 전국단위 자사고로 분류되며, 나머지는 모두 과고다. 포스텍이 이공계특성화대학으로서 이공계 인재양성의 한 축을 맡고 있단 점을 고려하면, 바람직한 진학결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3명실적 5개교, 2명 18개교, 1명 144개교.. 실적 배출고교 ‘대폭 확대’>
톱20 밑으론 167개교가 실적을 냈다. 3명 실적으로 공동24위에 오른 고교는 고려고(광주) 광주대동고(광주) 대건고(대구) 대전동신과고(대전) 한일고(충남)의 5개교다. 광주지역 일반고인 고려고와 광주대동고가 좋은 실적을 낸 가운데 전국대표 자율학교인 한일고도 순위에 들었다. 

2명 실적을 낸 고교는 18개교다. 개성고(부산) 경기과고(경기) 경주고(경북) 공주사대부고(충남) 교원대부고(충북) 금정고(부산) 대전용산고(대전) 동지고(경북) 동화고(경기) 북일고(충남) 서일여고(대전) 세마고(경기) 웅상고(경남) 인천대건고(인천) 장안제일고(부산) 창원문성고(경남) 청원고(충북) 현대고(서울)가 각각 2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과고/영재학교가 단연 두각을 드러낸 포스텍 등록실적에서 영재학교인 경기과고가 2명에 그친 것은 다소 이례적인 모습이다. 경기과고는 2016학년만 하더라도 11명 실적으로 전국 4위였지만, 2017학년 들어 등록실적이 하나도 나오지 않는 등 최근 들어 포스텍 진학에 다소 소극적이다. 그밖에 고교들은 전국단위 자사고인 북일고, 광역단위 자사고인 현대고를 제외하면 전부 일반고와 자공고다.

학교 수를 기준으로 볼 때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1명 실적 고교는 전부 144개교다. 강릉문성고(강원) 강릉제일고(강원) 강원고(강원) 강원사대부고(강원) 강일여고(강원) 개포고(서울) 거제고(경남) 거창고(경남) 거창대성고(경남) 거창중앙고(경남) 경구고(경북) 경복여고(서울) 경산고(경북) 경산과고(경북) 경산여고(경북) 경신고(대구) 공주고(충남) 공항고(서울) 과천고(경기) 관양고(경기) 광동고(경기) 광명고(부산) 광문고(서울) 광양백운고(전남) 괴산고(충북) 군서고(경기) 근화여고(경북) 김포고(경기) 김해대청고(경남) 김해분성고(경남) 김해삼문고(경남) 낙동고(부산) 남산고(부산) 남주고(제주) 논산대건고(충남) 대광여고(광주) 대동고(경북) 대륜고(대구) 대아고(경남) 대전과고(대전) 대전제일고(대전) 대평고(경기) 덕원고(대구) 동남고(경기) 동성고(서울) 동원고(경남) 동천고(부산) 매괴고(충북) 명석고(대전) 무안고(전남) 밀양고(경남) 반여고(부산) 백석고(인천) 백운고(경기) 복자여고(충남) 봉화고(경북) 부산백양고(부산) 북삼고(경북) 북평고(강원) 브니엘고(부산) 삼괴고(경기) 상일여고(광주) 성광여고(울산) 성문고(경기) 성신고(울산) 성일여고(부산) 세화고(서울) 수성고(대구) 수지고(경기) 순천고(전남) 순천매산고(전남) 시지고(대구) 신송고(인천) 신한고(경기) 안산동산고(경기) 안성여고(경기) 안양고(경기) 애월고(제주) 양산제일고(경남) 양서고(경기) 양운고(부산) 양정고(서울) 양정고(부산) 연수여고(인천) 영양여고(경북) 영주고(경북) 영주제일고(경북) 예일여고(서울) 완산고(전북) 외대부고(경기) 우석고(전북) 울산여고(울산) 원종고(경기) 유성여고(경북) 육민관고(강원) 이일여고(전북) 인제고(인천) 인천국제고(인천) 인천송천고(인천) 인천여고(인천) 인천예일고(인천) 인천포스코고(인천) 인천해원고(인천) 인항고(인천) 장성고(전남) 장충고(서울) 전주고(전북) 정동고(대구) 정산고(충남) 정읍여고(전북) 제일고(인천) 제주과고(제주) 제주제일고(제주) 중동고(서울) 중원고(경기) 진성고(경기) 진해고(경남) 창평고(전남) 천안두정고(충남) 천안쌍용고(충남) 천천고(경기) 청심국제고(경기) 청주신흥고(충북) 청학고(경기) 충북과고(충북) 충주고(충북) 태광고(경기) 태성고(경기) 평창고(강원) 포항이동고(경북) 포항중앙고(경북) 풍문고(서울) 풍산고(경북) 학성고(울산) 한서고(서울) 함현고(경기) 해동고(부산) 해운대고(부산) 현암고(경기) 혜광고(부산) 화명고(부산) 환일고(서울) 효성고(경기) 효암고(경남)가 각각 1명의 실적을 냈다. 

2018 포스텍 등록실적의 특징 중 하나는 실적 배출고교 수가 대폭 확대됐단 점이다. 1명 실적을 낸 고교 수는 2017학년 105개교였지만, 2018학년 들어 144개교로 크게 늘었다. 1명 실적 배출고교 수가 늘어난 데 힘입어 전체 실적배출 고교 수도 2017학년 145개교에서 2018학년 190개교로 대폭 늘어났다. 과고/영재학교 등의 두각이 이어져오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일반고를 중심으로 보다 폭 넓은 선발도 이뤄지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2018 포스텍 고교별 실적조사 왜 했나>
베리타스알파의 고교별 실적은 수요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고교 선택잣대를 제공하는 데 의미를 둔다. 특차 성격의 영재학교를 필두로 전기고/후기고 등 고입시기가 다르고, 설립취지에 기반한 고교유형 역시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고교별 경쟁력을 밝혀 고입의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고교배정제가 아닌 선택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서열화 우려’란 논리로 수요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기보단 투명한 정보공개로 고교 선택의 기준점을 제공해야 하는 배경이다. 

실적조사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방점은 ‘수시 경쟁력’에 찍힌다. 수시 전반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운영하는 서울대를 필두로 KAIST 포스텍 GIST대학 DGIST 등 학생부종합전형 중심의 입시를 운영하는 이공계특성화대학의 등록실적은 고교별 수시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학종 중심의 수시실적은 학교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정시는 정량평가라는 특성에 기반해 고교 시스템과 경쟁력보다는 우수한 개인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학종 중심 수시실적은 단순 개인의 우수성을 넘어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 교사들의 노력까지 전부 담겨있는 결과물이다. 

이공계특성화대의 실적 조사는 고교 경쟁력 판단을 넘어 과고/영재학교의 진학상황을 확인, 의대열풍과 그로 인한 설립취지 위반 문제 등을 살필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과고/영재학교와 이공계특성화간 진학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본연의 설립취지인 이공계인재양성이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 가능하다. 면밀한 실적 조사로 일반고 출신은 이공계특성화대 진학이 쉽지 않다는 편견도 해소할 수 있다. 

일각에선 등록실적이 아닌 합격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가늠해야 한단 주장도 나온다. 합격시킬 수 있는 자원들이 많은 고교가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합격실적은 실질적인 고교 진학실적으로 보기 어렵다. 현 대입은 수시 6회, 정시 3회의 지원기회를 부여한다. 지원횟수 제한과 무관한 특수대학/과기원까지 고려하면 지원횟수는 여기서 더 늘어난다. 극단적인 예로 우수 수험생 1명이 10여 개 이상의 대학에 중복합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합격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살피면 실제 진학의지와 무관한 부풀려진 실적들을 걸러내기 어렵다. 진학의사가 분명한 등록실적을 기준으로 경쟁력을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9 포스텍.. ‘무학과’ 선발 2년차>
포스텍은 2019학년 무학과 선발 2년차를 맞이한다. 포스텍은 한 해 전 치러진 2018 입시에서 세계적 트렌드인 융합교육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 30년간 실시해온 학과별 운영의 틀을 과감히 깼다. 정원내 기준 320명의 모집인원 가운데 300명을 차지하는 일반전형 신입생은 전원 단일계열인 무학과로 입학한다. 나머지 20명을 모집하는 창의IT인재전형은 창의IT융합공학과로 입학 시기부터 학과가 정해진다. 

두 전형 모두 전형방법은 1단계 서류평가100%, 2단계 면접 100%다. 1단계 서류평가를 통해 3배수 내외의 인원을 선발한 후 면접을 거쳐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수시로만 선발을 진행하는 데다 수능최저도 적용하지 않으면서 수능의 영향력을 일체 배제한 특징이다. 

면접평가는 서류에 기재된 내용을 심층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본래 포스텍은 2014학년까지 수학과학 구술면접을 실시했지만, 선행학습 유발 가능성이 있단 판단 아래 폐지하고 학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등의 서류확인 면접으로 면접 방식을 변경했다. 

2018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를 통해 예시질문들이 공개돼있으니 확인해야 한다. ▲수학성적이 1학년에 비해 2~3학년에 점진적으로 좋아지고 있는데, 성적 향상을 위해 사용한 방법을 말해 주십시오 ▲중학생 대상 교육봉사 활동을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은 누구이고 이유는 무엇인지 말해 주십시오 ▲자기소개서에 대학 입학 후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했는데 이유가 무엇인지 말해주십시오 ▲(ICT에 관심이 많은 학생에게) 집안의 여러 사물에 ICT를 적용해서 구성원들 간 소통과 유대를 확대해 가족의 행복감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말해 보십시오의 4개 질문이 포스텍이 발표한 예시다. 

2019학년 포스텍 입시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 중 하나는 재외국민과외국인전형이 폐지됐다는 점이다. 포스텍은 그간 일반전형/창의IT인재전형과 동일한 수준의 학업역량/잠재력 평가기준을 바탕으로 재외국민과외국인전형을 선발해왔다며, 2019학년에도 동일한 평가기준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일체 불이익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기존 재외국민과외국인전형 지원자격에 해당하는 경우 일반전형이나 창의IT인재전형으로 지원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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