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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걱세'수능 절대평가, 학종 비교과 축소' 주장.. 현장 '이해 부족' 반박'절대평가 정시축소유발'.. '비교과 축소는 내신 사교육 쏠림'
  • 윤은지 기자
  • 승인 2018.03.21 20:34
  • 호수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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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이 2022학년 대입 개편 방안으로 수능은 전 과목 9등급 절대평가를 도입하고, 학종은 각종 비교과 평가항목을 간소화해 ‘학생부교과 정성전형’으로 전환할 것을 주장했다. 변별력 하락 등 절대평가의 난점을 꾸준히 지적해온 교육계는 사걱세의 수능개편 제안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9등급 절대평가를 실시해 동점자가 발생할 경우 원점수를 제공한다는 보완책을 내놓았지만, 등급제 수능에서 동점자가 다수 발생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결국 처음부터 원점수를 공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다. 수능 절대평가가 곧 정시축소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도 덧붙였다. 

학종을 교과정성전형으로 전환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우려가 앞섰다. 사교육걱정이 주장하는 '교과정성전형'은 학종에서 비교과 영역을 대폭 없애 이미 줄어들 대로 줄어든 학종 평가요소에 또 한 번 간소화 칼날을 들이대자는 셈이기 때문이다. 비교과 영역으로 인한 사교육비 부담과 공정성 하락이 근거다. 교육계는 비교과에 대한 부담이 그 자체 문제보다 정량평가에서 정성평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울대 학종의 근간을 마련한 권오현 서울대 교수를 비롯해 서울대 사정관으로 활동했던 진동섭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이사 등 다수 교육 전문가들은 학종 평가의 중심이 기본적으로 교과학습활동에 있다고 강조한다. 대학 관계자들의 지속적인 안내에도 불구하고 비교과가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는 잘못된 편견이 퍼져있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교과 비교과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했다. 학종 자체가 교과를 평가 중심축으로 두되 비교과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학생의 활동내용을 평가하는 데 목적을 둔 전형이기 때문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최근 자리 잡고 있는 학종이 평가요소 무력화로 축소될 경우 도리어 가장 큰 사교육 유발효과를 가진 교과(내신)와 수능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될 것”이라며 “오랫동안 폐해가 지적된 정량평가에서 학종이 도입된 배경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교육걱정은 21일 서울 용산구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2학년 대입제도 개편안 6대 핵심사항 제안’을 공개했다. 8월 발표할 대입 개편안에 포함돼야 할 핵심사항으로 ▲수능 전 교과 9등급 절대평가 ▲수능 범위 고1 공통과목 통합과목 중심 출제 ▲고교 내신 고1 상대평가 고2,3 절대평가 전환 ▲학종, 교과 세특 정규동아리활동 중심 학생부교과정성전형 전환 ▲내신평가방법 교사별 논/서술 형태로 전환 ▲학종 수능최저학력기준, 교과지식 묻는 구술고사 폐지 등을 제안했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가 2022학년 대입 개편 방안으로 수능은 전 과목 9등급 절대평가를 도입하고, 학종은 각종 비교과 평가항목을 간소화해 ‘학생부교과 정성전형’으로 전환할 것을 주장했다. 변별력 하락 등 절대평가의 난점을 꾸준히 지적해온 교육계는 사걱세의 수능개편 제안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사진=베리타

<수능 9등급 절대평가?.. ‘현실성 떨어져’>
사교육걱정이 제안한 6대 핵심사항 중 첫 번째로 수능 전 과목 9등급 절대평가 도입을 주장했다. 절대평가로 인한 변별력 문제는 동점자 발생 시 원점수 제공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걱세 구본창 정책국장은 “그간 상대평가 방식을 유지해온 수능은 경쟁을 조장하고 줄세우기에 치중해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넘는 어려운 문제가 출제돼왔다”며 “최근에는 국어, 수학, 탐구는 상대평가로, 영어와 한국사는 절대평로로 평가방식을 섞어 치르면서 상대평가 과목으로 변별의 무게가 쏠리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어 수학 사교육비 증가를 근거로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선택과목을 정하라는 취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에 부합하면서 현행 수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전 과목 절대평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변별력 하락에 대한 대안도 내놓았다. 동점자가 발생할 경우 원점수 등 서열화된 점수를 제공해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 역시 과도기적인 안이며 궁극적으로는 5등급 절대평가, 수능 자격고사화로 전환하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교육걱정의 주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현장 의견이 많았다. 한 교육 전문가는 “동점자가 생기면 원점수를 제공해서 변별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건데 그런 식이라면 처음부터 원점수를 제공하는 게 맞다”면서 “어차피 마지막에는 원점수로 결판이 나는데 굳이 등급을 나눠 절대평가를 할 이유도 없고, 현실화된다 해도 금세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사교육걱정의 이 같은 제안이 입시만 복잡하게 할 뿐 오히려 공정성을 훼손한다고 반박했다. 이 교사는 “결국 1단계는 절대평가로 경쟁하고 2단계는 상대평가로 경쟁하자는 것”이라며 “학생들은 어차피 1, 2단계 경쟁을 전부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성 훼손 사례도 설명했다. 1단계 경쟁에서는 100-100-89점(1등급-1등급-2등급)은 탈락하고 90-90-90점(1등급-1등급-1등급)은 합격할 수 있지만 2단계 경쟁에서는 90-90-90점(1등급-1등급-1등급)은 탈락하고 90-90-91점(1등급-1등급-1등급)은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2단계 경쟁에서는 등급이 아닌 점수로 경쟁하기 때문이다. 총점이 271점인 2단계 합격자보다 18점 높은 289점 학생이 1단계에서 탈락한 경우가 발생한 것이다. 이 교사는 “합격/불합격 여부가 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학들은 전면 절대평가 도입은 정시 폐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수도권의 대학 입학팀장은 “2008학년 참여정부가 등급제 수능을 실시했지만 한 해만에 폐기됐다. 동점자가 너무 많이 발생해 변별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때문”이라며 “대학들이 논술을 실시해 가까스로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었지만 이는 수능중심 전형이라는 정시의 취지와 크게 벗어난다. 등급제 수능에 절대평가까지 적용된다면 2008학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동점자가 늘어난다고 봐야 한다. 정시 선발을 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1과정으로 수능출제?.. ‘교육과정 파행 누가 책임지나’>
9등급 절대평가 전환과 함께 수능을 고1 공통과목과 통합과목을 중심으로 출제할 것도 주장했다. 2015 교육과정의 핵심이 고교에서 문이과 장벽을 허물고 모든 학생이 배우는 공통과목을 도입해 인문 사회 과학기술에 관한 통합적 사고력을 키우겠다는 것인 만큼 수능 출제범위도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고1 공통과목과 통합사회, 통합과학 등 통합과목 중심으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계에서는 이 같은 사교육걱정의 주장이 교육 현장을 모르는 제3자 입장의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고1 공통과목과 통합과목으로 출제될 경우 수능 난이도가 낮아지면서 변별력이 더욱 낮아질 뿐 아니라 학교 현장의 교육과정 파행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수능이 고1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출제된다면 막판 수능대비로 고3 수업시간에 고1 교육과정만 되풀이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경기의 한 고교 교사는 “사교육걱정은 학종이 활성화돼 수능만을 위해 2,3학년 선택과목을 희생하는 학교는 매우 드물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현장을 모르는 소리”라고 지적하며 “정시가 줄어들었다지만 지금도 고3들은 수능에 연계된다는 EBS 교재를 정규 수업시간에 교과서처럼 공부하는 게 현실이다. 고1 과정이 수능범위가 된다면 학종이 지금보다 늘어나더라도 고3 때 다시 반복하지 않으리라는 건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시비중이 확대되더라도 수시에서 여전히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전형이 적지 않은 만큼 수능 대비도 놓을 수 없는 것이 수험생들의 입장이라는 전언이다. 

<비교과 사교육 유발?.. '전형이해 부족'>
학종 개선방안으로 학생부 반영요소를 대폭 간소화해 ‘학생부교과 정성전형’으로 전환하자고 주장했다. 학생부 반영요소를 ‘교과성적’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정규동아리활동’으로 간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 국장은 “학종의 불공정성과 준비부담을 야기하는 1순위 요소로 비교과활동이 꼽혔다”면서 “소논문과 R&E, 교내대회, 각종 인증시험을 반영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동아리활동, 진로활동, 봉사활동도 전형 요소로 반영하는 취지와 달리 입시 경쟁과정에서 지나치게 왜곡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학종 평가의 중심이 교과에 있다는 것이 대학 관계자들이 누누이 지적해온 사안이다. 지난해말 교육부에서 실시한 제1차 대입정책포럼에 참석한 권오현 서울대 교수는 교과/비교과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비교과 전체를 제외하자는 것이 아니라 비교과를 분리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라는 설명이다. 권 교수는 당시 포럼에 참석한 한 고교 교사가 “현재 학생부개선방안 등으로 비교과가 계속해서 축소되고 있는데 어느 정도까지 축소해야 하는지”라고 묻는 질문에 대해 “현재 수업은 교과역량 위주로 키우고, 핵심역량은 교실 밖에서 키워야 한다는 이분법이 잘못됐다는 것”이라면서 “교실을 중심으로 비교과와 순환해 연동되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학종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은 우수한 학업능력이다. 다만 우수한 학업능력이 곧 교과성적은 아니다. 서울대 입학 관계자는 "학업능력은 반드시 교과성적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교과성적이 학업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학업능력은 교과공부뿐 아니라 교내 탐구활동, 교내 경시대회, 독서활동, 방과후수업, 동아리활동 등을 통해서도 향상될 수 있다. 교과학습뿐 아니라 관심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독서활동, 글쓰기, 탐구/연구활동, 실험수업, 교내대회 참여 등 다양한 학습경험을 통해 학습능력을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만 비교과영역 자체를 평가에서 제외하는 것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학생부 반영요소 간소화가 자칫 학종 자체를 무력화하고 도입 근간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주된 평가요소가 아니라 하더라도 비교과 역시 수험생의 다양한 역량을 고려하기 위한 평가요소인데 학생부담을 이유로 모두 제외한다면 무엇으로 평가해야 하냐는 볼멘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평가 주체인 대학 입장에서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 상위권 대학 입학 관계자는 “대학 입장에서는 평가의 소재가 많을수록 좋다. 가뜩이나 2014년부터 과도한 글자수 제한이 도입돼 평가 소재가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또다시 평가 소재를 줄여나가는 교육부 행보는 학종을 줄이라는 얘기로 비춰질 정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학종의 주된 평가요소는 학생부임은 분명하지만, 학생부에서 미처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 대학이 더 알고 싶은 부분을 자소서와 교사추천서를 통해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특 방과후활동, 독서활동 등은 현행 학생부 기재사항에 포함된 내용이지만 이미 개선을 거치면서 사실상 평가요소의 기능을 대폭 잃은 상태라는 점도 지적된다. 강좌명/이수시간, 제목/저자만을 기록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면접이 있는 학종에서는 해당 활동에 대한 추가 질문을 실시해 평가 과정에서 반영할 여지가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사실상 평가에서 배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단순히 활동명, 도서명만으로 정량평가를 실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이미 많이 간소화돼있는 상황에서 더 줄인다는 것은 평가를 더욱 힘들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학종 무력화.. '사교육 늘릴 가능성 다분'>
최근 교육부가 2022학년 학종 개선방안으로 학생부 기재내용을 대폭 줄이는 방안이 알려지자 ‘학종 무력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개선방안에는 내년부터 고교 학생부 기재항목에서 교내상 수상경력과 자율동아리 활동내용이 제외되고, 창의적체험활동 주요 기재내용 가운데 하나인 소논문(R&E)도 아예 기재하지 않거나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0개로 구성된 학생부 기재항목을 7~8개 수준으로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최근 교육부 움직임을 보면 정량평가의 폐해를 줄이고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고교교육을 정상화하자는 목표로 시작된 학종 배경은 아예 실종된 듯하다“고 지적했다. 

교내상의 경우 일부 고교에서 남발, 몰아주기 등 부작용이 있지만 무작정 학생부에서 제외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교외상이 더 이상 대입에서 활용도가 없어지면서 학생들이 공교육으로 돌아온 건 사실”이라면서 “이번에 교내상까지 기재를 금지한 것은 납득이 어렵다. 이제까지 교내대회를 준비하고 실행하면서 조금씩 운영노하우가 생기고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인데 없앤다니 허탈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내대회의 횟수를 일정범위 내에서 제한하는 식으로 운영방식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방법도 있는데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무작정 없애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제안이 오히려 사교육 부담을 늘릴 것이라는 지적도 눈여겨봐야 한다. 한 교육 전문가는 “학종이 무력화될 경우 그간 학종의 차지했던 비중과 역할을 교과와 수능으로 넘어간다”면서 “사걱세는 공정성과 사교육비 부담을 이유로 학종 평가영역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교과와 수능이야말로 사교육 유발효과가 큰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교사들의 열정을 담보로 시작된 학종논의에 수치화를 기반으로 한 공정성 잣대를 들이대는 순간 오랫동안 폐해로 지적된 정량평가로 되돌리자는 얘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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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지 기자  blink@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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