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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합격수기] ‘연구 협력’ 중요성 터득한 예비 의과학자서울대 의예과 이무혁(청주대성초-휘문중-휘문고, 2018 수시 일반전형)
  • 권수진 기자
  • 승인 2018.03.12 17:19
  • 호수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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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문고 시스템’에서 여문 ‘교과목 융합 학습법’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이무혁(20)군의 고교 생활 3년은 ‘융합형 인재’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으로 요약된다. 분야를 넘나들며 지식을 넓혀 온 과정은 서울대 의대 수시 일반전형을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었던 비결이 됐다. ‘의대 강자’로 꼽히는 휘문고의 탄탄한 교내 프로그램이 뒷받침된 것은 물론이다.

의대 진학자 대부분은 임상의를 꿈꾸는 경우가 많지만 이군이 꿈꾸는 미래는 ‘의과학자’다. 자연과학 전반에 관심이 많고 실험/탐구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이다. 의과학자가 부족해 위기라고 평가받는 기초과학의 저변을 넓히는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선생님들로부터 ‘우리 무혁이’라고 불리울 만큼 주변의 기대를 모아온 3년간의 반듯한 생활 때문이다. 이군은 “대학에 진학하면 의학뿐만 아니라 물리학 화학 생물학 천문학까지도 고루 수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군은 연구의 기본인 ‘협력’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팀원과 함께 공부하며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공유/확장하는 것이 공부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교과목 ‘융합’ 학습법.. 생물→물리→수학으로 이어진 ‘지식의 확장’>
단순히 시험공부에만 몰두하는 것은 학종에서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군 역시 시험공부를 넘어 지식을 확장해 온 점을 합격비결로 꼽았다. 이군은 “다양한 교내활동을 통해 ‘참된 공부’를 추구했고, 어려운 길이라도 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스스로를 발전시키려 노력했다”며 “그 과정에서 보여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서류에 잘 드러나 좋은 평가를 받았고, 그 때 쌓은 역량이 다중미니면접때도 자연스럽게 발휘돼 서울대 의예과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러 교과목을 접목해 공부한 점도 큰 도움이 됐다. 교과학습을 하다보면 특정 과목에서 생긴 궁금증에 대한 답을 다른 과목에서 찾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군의 경우 ‘생명과학’에서 생긴 의문을 물리개념을 통해 해결한 경험이 있다. 이군은 “생명과학에서 ‘뉴런 휴지막전위와 활동전위’를 공부하며 궁금한 것이 생겼다. 그때 물리시간에 알게 된 ‘전기회로와 뉴런의 관계’를 통해 심도있게 파고들 수 있었다. 물리 수식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수학 공부가 더 필요하다고 느껴 고급수학의 ‘편미분’을 추가로 공부하며 지식을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고급수학Ⅱ를 공부할 땐 ‘융합형 문제 만들기’와 ‘과학에 적용하기’ 등 참신한 방법을 도입했다. 고급수학Ⅱ를 공부하게 된 계기가 과학교과에 나오는 어려운 수식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었던 이유였기 때문이다. 이군은 “공부한 수식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과학적 현상과 관련된 부분을 찾아 실제 시험문제처럼 출제해보고 함께 풀어보는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의예과 이무혁

지식을 확장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된건 온라인공개강의(MOOC)였다. MOOC는 일반 대중을 상대로 무료로 진행하는 온라인 강좌로, 진로탐색과 심화학습 도구로 각광받고 있다. 수강 후 평가점수나 이수증은 학생부에 기재할 수 없지만 강좌 관련 내용을 언급하면서 지원한 전공에 대한 관심과 열정, 전공적합성 등을 증명할 수 있다. 이군은 코세라(coursera)에서 제공하는 ‘암 생물학 개론(Introduction to the Biology of Cancer)’과, 나노허브(Nanohub)에서 제공하는 ‘생체전기(Bioelectricity)’라는 강좌를 수강했다. 암 생물학 개론의 경우 세포주기에 이상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이군은 “MOOC를 활용해 관심 분야의 지식을 확장하거나 교과 내용을 심도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연계열’ 학생이라고 해서 이분법적으로 ‘자연계열’ 활동에만 치중하는 학생은 요즘 찾아보기 어렵다. 이군 역시 “고교 3년간 인문/자연 분야를 분리해 생각하지 않았고, 미래 의학도에게 인문학적 소양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각종 독후감대회, 희중문학상, 백일장, 인문논술경시대회 등에 출전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이 경험은 서울대 다중미니면접에서도 효과를 발휘했다. 이군은 “출전 경험을 통해 사고를 다방면으로 확장할 수 있었고, 대회 준비 과정에서 글쓰기/표현 능력을 길러 면접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외국어 학습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이군은 영어경시대회, 영어말하기대회, 중국어경시대회 등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교내대회를 활용해, 단순히 시험공부에 국한하지 않고 폭넓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군은 “수업시간에도 영어 PPT발표, 모의토론, 영화 영어더빙 등의 활동을 통해 실력을 길렀다”고 말했다. “어떤 자리에 있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국어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는 설명이다.

<‘의대’에 강한 휘문고.. 교내프로그램 적극 활용>
‘의대’에 강한 휘문고인 만큼 이군은 교내 프로그램을 십분 활용했다. 의사정신을 함양하는 ‘프리메디컬스쿨’ 역시 휘문고의 특색 프로그램이다. 2016년 신설된 프로그램으로,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의학 관련 강연자가 1년에 6~10회 방문해 다양한 주제로 강연하는 방식이다. 1학년 여름방학에 참여한 ‘리더십 컨퍼런스’는 하나의 주제를 정해 협력 과제를 수행하는 활동이었다. 인문사회/공학/의학로 구분해 실시했고 의학의 경우 ‘의료민영화’가 주제였다. 의료민영화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 반대하는 입장을 구분해 PPT 발표하는 형식이었다.

휘문고는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많아, 관련 자율동아리도 활성화돼 있다. 이군은 ‘히포크라테스와 손잡기’라는 동아리에서 2년간 활동했다. 의학과 관련해 다양한 주제로 접근한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이군은 “관심있는 질병에 대해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한 적도 있고 의료윤리와 관련된 책을 읽고 토론하거나 의학박물관을 체험하는 등, 특정한 주제를 정하기보단 다양하게 접해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휘문고는 해외이주노동자를 치료하는 라파엘 센터로도 봉사활동을 가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활동에 대해 신동원 휘문고 교장은 “본과 학생들과 맞먹을 정도의 의사정신을 심어서 진학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양한 교내활동 중에서도 이군이 가장 의미를 뒀던 교내활동은 ‘소모임탐구활동’이다. 1학년 때 택한 주제는 ‘휘문고 계단과 구름다리의 구조에 대한 수학적 분석과 효율성 향상에 관한 연구’였다. 복잡하게 배치된 학교 건물과 구름다리의 구조로 교내에서 이동하기가 불편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학교 전체를 3차원 공간좌표로 나타낸 후, 여러 경로의 이동 효율성을 비교하는 내용이었다. ‘이동효율’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효율적 동선을 제시하는 데 성공했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이군은 “좌푯값을 알아내기 위해 많은 측정이 필요했지만 측정 도구나 방법이 통일되지 않았고 매뉴얼이 없어 오차나 누락이 많이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때 느꼈던 아쉬움을 기반으로 삼아 2학년 때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로 마음먹었다. 더 발전시켜 수행한 연구는 ‘휘문고 장애인 이동시설의 효율적 배치 방안에 대한 수학적 분석’이다. 수업시간에 접한 ‘장애인과 배리어프리(Barrier-free)’라는 개념에 호기심이 발동했기 때문이다. ‘배리어프리’는 휠체어를 탄 고령자, 장애인을 위해 문턱을 없애자는 운동에서 시작된 개념이다. 이군은 “학내에 장애인 이동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해결책을 찾고 싶었고, 1학년 때 탐구를 응용해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측정 전에 지도상에 측정 매뉴얼을 정확히 표시하는 방법 등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이군은 소모임탐구활동을 통해 1학년 때 대상, 2학년 때 금상을 차지했다. 이군은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요인으로 ▲탐구 주제의 참신성 ▲적절한 분석 지표 설정 ▲방대한 측정, 경로계산 데이터 확보 ▲보고서 전개의 논리성/정확성 ▲문제 상황에 대한 구체적 해결방안 제시를 꼽았다.

이군이 학생부를 관리하기 위해 세운 전략은 특별하지 않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활동한 후 그 활동 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것. 학종 전형 자체가 추구하고 있는 취지와도 같다. 이군은 “1학년 때는 다양한 분야의 교내활동에 참여하며 여러 경험을 쌓고, 2학년 때는 교과 관련 교내활동을 충실히 수행했다”며 “3학년1학기에는 2학년 때 아쉬웠던 부분 위주로 활동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자소서, ‘협력’ 키워드 곳곳에 배치>
서울대는 1~3번의 공통문항에 더해 서울대만의 특색인 독서문항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 입시에서 독서의 비중이 남다르다고 여겨지는 만큼 지원자들의 고심을 더하는 문항이기도 하다. 이군은 ‘보여주기’식이 아닌 ‘가장 영향을 준 책’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책을 읽고 난 후 스스로의 태도나 가치관을 변화시킨 책을 골랐다는 것이다. 이를 보다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책과 관련된 교내활동을 언급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연결되도록 서술했다.

첫 번째로 꼽은 책은 ‘암: 만병의 황제의 역사(The Emperor of All Maladies: A Biography of Cancer)’ 원서다. 암 연구의 역사를 다룬 책으로, 이 책을 접한 후 질병에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점을 중심으로 자소서에 기술했다. 이군은 “이전과는 다르게 암 관련 지식을 ‘흐름’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군이 이 책을 고르게 된 것은 의학 자율동아리에서 발표를 준비하며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큰 틀이 잡히지 않은 채 단편적인 지식만을 설명하려다보니 스스로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고 있던 차에, MOOC 강의의 추천으로 이 책을 접하게 됐다.

이군의 경험처럼, 평소 활동과 연계해 지식의 확장 개념으로 독서문항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울대 역시 독서문항을 두고 “독서 경험을 통해 지원자의 생각을 보여주는 자소서 안의 또 다른 자소서”라고 표현한다. 단순히 줄거리를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 읽게 된 계기, 책에 대한 평가, 자신에게 준 영향을 중심으로 기술하는 것이 좋다.

이군이 두 번째로 선정한 도서는 찰스 퍼시 스노우의 ‘두 문화’다. 인문과 자연의 경계를 허물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이군은 이 책을 읽고 난 후 과학적 문화와 인문적 문화의 단절을 깨기 위해 양자역학에서 삶의 이치를 발견해 ‘튕김’이라는 시를 작성하는 등 직접 실천에 나선 점을 자소서에 서술했다. ‘인간의 대지’(생텍쥐페리)는 도전정신을 기르게 해 준 책이다. 이군은 “어떤 일에 한계를 느끼고 주저한 적이 있었지만 이 책을 읽은 계기로 도전 그 자체에서 의미를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군의 자소서에는 협력한 경험에 대해 직접적으로 서술할 것을 요구한 3번문항 이외에도 ‘협력’의 모습이 곳곳에 드러난다. 일부러 염두에 둔 것은 아니지만, 평소 ‘함께하는 것’의 중요성을 느껴왔기 때문이다. 이군은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공유, 확장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연구라는 것이 혼자 연구하는 것은 실제로 거의 없고 대체로 팀을 이뤄서 연구한다. 팀원간에 협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소서 1~3번 문항에 협력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에 대해 서술하는 1번문항의 경우 여러 교과/비교과 활동을 접목해 지식을 습득하고 응용한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그 과정에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한 점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활동’을 중심으로 서술하는 2번문항에서는 2가지 활동을 선택했다. 이때 중요한 점은 활동을 계기로 무엇을 배우고 어떤 태도를 가지게 됐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소모임탐구활동을 통해 탐구해나간 과정,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 협력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 점을 서술했다. 3번문항에서는 연극제에서 학급 극본 작가 역할을 맡았던 경험, 리더십컨퍼런스에서 조장으로서 주도한 경험 등을 녹여내 자소서를 완성했다.

<면접, ‘생각노트’ 활용법>
이군만의 면접 대비법은 ‘생각노트’다. 그때 그때 떠오른 생각이나 경험 중 면접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을 따로 기록한 노트다. 이군은 “예를 들어 두 친구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경우, ‘왜 갈등이 발생했는지’ ‘어떻게 해결됐는지’ 등을 기록했다.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했을까’ 등을 떠올려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수업 시간에 접한 내용 중 생각해볼 거리가 있는 내용도 어김없이 기록했다.

‘사회문화’ ‘생활과윤리’ ‘윤리와사상’ ‘철학’ 교과서도 훌륭한 교재였다. 자연계열 학생으로서 수업으로는 접할 수 없었지만 따로 교과서를 구비해 면접 대비에 활용했다. 교과 학습내용에 대해 질문하는 ‘학습활동’ 문제를 활용해 답변을 연습했다. 이군은 “학습활동 문제와 다중미니면접이 유사한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평소 꾸준한 실력 쌓기 외에 본격적으로 면접을 대비하기 시작한건 고3 여름방학부터다. 하루 세시간씩 꾸준히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예상문제를 만들어봤다. 수십 차례 실전 모의면접을 해보기도 했다.

이군은 서울대 면접 대비를 위해 고교 교육과정을 뛰어넘는 준비는 절대로 필요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평소 독서, 글쓰기, 토론식(발표식) 수업, 교내활동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군은 “더 많이 생각해보고, 더 많이 표현하라”며 “친구들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합리적 판단을 내리는 것이 일상화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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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 기자  ksj@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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