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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합격수기] 재수끝에 이룬 만점신화.. ‘매일 수능날처럼’서울대 경영대학 백기하(서원초-원촌중-중동고, 2018 정시 일반전형)
  • 윤은지 기자
  • 승인 2018.03.12 17:19
  • 호수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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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약 60만명 수험생 가운데 단 15명뿐인 수능만점으로 서울대 경영대학에 합격한 백기하(21)군은 수험생활 동안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자는 신조를 끊임없이 되새겼다. “그게 제 재수의 이유였기 때문”이라던 백군은 공부가 안될 때마다 재수를 결심한 때를 떠올린 덕에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고3시절 수능 성적표를 받아 들고 이대로 대학에 진학한다면 지난 시간들에 대한 후회가 계속 따라올 것 같다는 생각에 재수를 결심했기 때문이다. 백군은 “고3 때 수능 성적표를 받고 난 후 지난 학창시절을 돌아보니 최선을 다해 공부한 기억이 없었다”며 1년만큼은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공부해보자는 생각으로 두 번째 수험생활에 돌입했다. 매일을 수능날처럼 보내며 쏟아 부은 결과 ‘만점’ 성적표를 손에 쥘 수 있었다. 수학 나형과 사탐 윤리와사상 동아시아, 아랍어Ⅰ를 응시해 표점 399점이다. “처음 채점을 했을 때는 실감이 안 났다. 생각했던 점수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면서도 “1년 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한 결과라는 생각에 뿌듯함이 앞섰지만 시험이 끝날 때까지 묵묵히 지켜봐 주신 부모님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에 더 좋았다”고 회상했다.

<수능연기에도 흔들리지 않은 핵심.. ‘매일 수능날처럼’>
백군은 재수생활 동안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 하나는 수능 당일의 스케줄에 맞춰 일년을 보내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백군은 “수면시간을 포함한 모든 생활패턴을 수능날과 동일하게 맞췄다”며 “시험시간 세 시간 전에는 깨어 있어야 맑은 정신으로 시험을 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1년 내내 새벽5시30분에 일어났다. 아침 일찍 국어 공부를 하고 오전10시30분부터 12시10분까지는 수학을 공부하는 식으로 반복했다. 이런 식으로 패턴을 유지하는 게 수능당일 문제를 풀 때 도움이 많이 됐고 오랜 시간 앉아서 공부하는 게 익숙해져 체력관리도 수월했다”고 말했다. 규칙적인 생활을 철저히 지키되 충분히 여유를 줬다. 점심시간과 저녁 식사 후에는 친구들과 계단에 오르면서 가볍게 운동을 하거나 단어장이나 개념노트를 들고 야외로 나가 복습을 했다. 일요일에는 하루 4시간 정도만 복습 위주로 공부를 한 뒤 운동을 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긴장을 푸는 시간도 가졌다.

규칙적인 생활은 사상 초유의 수능 연기 사태에도 백군이 평정심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이 됐다. “수능 연기 소식을 들었을 때 당황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포항 시험장의 상황을 보니 수능을 연기하지 않았다간 큰 사고가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연기 결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수능이 연기된 당일은 하루를 푹 쉬고 남은 일주일을 어떻게 보낼지 생각했다. 이미 수능날에 맞춰 준비를 끝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특별히 더 공부해야 할 내용은 없었지만 그 동안 정리해 놓았던 노트를 다시 보면서 개념을 탄탄하게 다졌다. 백군은 “보너스로 생긴 일주일 동안 개념을 복습하고 오답을 분석하면서 약점을 보완한 것이 수능에서 만점을 받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고3 때와 비교해 재수생활 동안 가장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백군은 ‘메모하는 습관’ ‘반복학습’ ‘끈기’ 세 가지를 꼽았다. 공부하다가 중요한 부분이 나오면 반드시 노트에 옮겨 적었다. 따로 정리를 해놨기 때문에 중요한 개념이 헷갈릴 때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고, 부족한 개념을 반복해 확인하면서 완전히 숙지할 수 있었다. 백군은 “고3 때는 수업을 듣거나 교재를 볼 때 중요한 부분이 있어도 눈으로 훑어보고 넘겼다”며 “30분만 공부해도 공부가 질려서 친구들과 놀러 나간 적도 많았다”고 떠올렸다.

서울대 경영대학 백기하

백군의 ‘수능식 하루’는 1년 내내 과목당 공부하는 비율도 일정하게 유지해줬다. 국어 수학 영어 탐구(1과목) 제2외국어의 비율을 3:3:0.7:1:1로 나눴다. 영어는 절대평가로 바뀐 영향도 있고 비교적 자신이 있어 비중을 가장 적게 뒀다. “국어와 수학에 중점을 둔 편이다. 수학은 취약한 과목이어서 시간을 많이 할애한 반면 국어는 자신 있었지만 감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수학과 같은 비중을 뒀다”라며 “특히 국어는 1교시 과목이기 때문에 국어를 잘 봐야 수능당일 남은 과목을 모두 잘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 국어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공부가 잘 되지 않을 때는 서점에 들러 EBS교재에 실린 문학작품을 사서 읽기도 했다.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쉬니까 죄책감도 덜 들고 쉬면서 공부하는 효과도 얻었다”라며 “한 달에 한번쯤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쉬거나 영화를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보지 않기 위해 재수를 시작하면서 피처폰으로 바꾸고 인터넷강의를 듣는 태블릿PC는 강의를 들을 때를 제외하고는 부모님께 맡겼다.

<수능만점자의 영역별 공부법>
- 국어, 쉴 때도 문학작품 읽어.. 비문학 ‘수식화’로 시간절약
국어는 EBS 연계교재에 실린 문학작품을 분석하는 데 중점을 뒀다. 백군은 “문학작품은 연계공부를 착실히 하면 연계율을 엄청나게 많이 체감할 수 있다”며 “문학 문제에서 시간을 단축해 비문학 문제를 풀 시간을 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시는 교재에 나온 비유법이나 색채어, 시대배경을 꼼꼼히 파악했다. 낯선 낱말이 많이 등장하는 고전시가의 경우 해석이 완전히 가능할 때까지 계속해서 해석연습을 했다고 전했다. “현대소설이나 극 작품은 전집을 사서 쉴 때마다 읽으면서 작가의 문체와 줄거리, 인물 관계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파악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고전소설은 대부분 작품이 비슷하기 때문에 운영전이나 구운몽 같이 튀는 작품을 위주로 꼼꼼히 공부했다. 문법은 개념을 익히는 데 하루에 최소 20분 이상 투자하고, 문제풀이는 대부분 평가원이나 교육청 기출문제를 푸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비문학은 ‘수식화 작업’을 반복했다. 백군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문단별로 주제를 정리하는 식으로 정리한다. 이런 방법은 생각을 정리하는 데 좋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시험지에 정리할 만한 여백도 적기 때문에 수능 당일 활용도는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화살표를 그려 인과관계를 정리하거나 비례 반비례 부호를 사용해 수식으로만 간단하게 정리했다.

고난도 문제가 출제되는 3점짜리 문항의 경우 주로 표를 활용했다. “표를 그려 공통점 차이점만 정리해도 대부분의 문제가 풀리고, 인문 사회 기술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문을 가리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게 강점”이라고 조언했다. 선지를 꼼꼼히 살필 것도 강조했다. “수식화로 지문을 정리하고 난 다음에 선지를 읽으면서 정리한 내용이 문제에서 어떤 식으로 출제됐는지 패턴을 익히는 과정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수학, 문제 풀기 전 15분 ‘개념노트 읽기’
수학에서는 개념 익히기를 강조했다. 백군은 “수학은 개념을 완전히 숙지했는지 여부에 따라 고난도 문제를 푸는 시간이 크게 차이가 난다”라며 “항상 수학문제를 풀기 전에 15분 동안 개념노트를 조금씩 읽었다”고 말했다. 개념노트를 50회독 정도 하면 개념을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게 백군의 조언이다.

통상 고3들은 고2 겨울방학 동안 많은 문제를 푸는 데만 집중한다. 개념학습을 게을리 하기 때문에 풀이유형이 확연히 드러나는 문제는 쉽게 풀 수 있지만 조금만 문제가 변형돼도 접근이 어렵다. 백군은 겨울방학 때 기출문제를 전체적으로 푼 다음에 오답을 정리하고 개념을 완전히 숙지한 다음 6월쯤에 다시 오답을 풀었다. 문제풀이만 반복하는 게 아니라 개념학습이 병행됐기 때문에 개념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근의 공식을 이용해 계산을 많이 해서 겨우 풀었던 문제가 있다면 개념을 완전히 숙지한 다음에는 문제에서 근과 계수의 관계식을 그래프 형식으로 변형했다는 사실을 캐치할 수 있게 된다”라며 “출제자가 왜 이런 문제를 냈는지, 왜 이 조건을 제시했는지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영어, 모든 문제의 열쇠는 독해력
영어는 독해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됐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백군의 생각이다. 백군은 “고난도 문제는 물론 문법 문제까지도 모든 영어 문제는 독해력이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된다”면서 “고난도 문제를 제외한 대부분의 문제는 해석으로만 풀어도 바로 풀린다”라고 독해력에 중점을 둔 이유를 전했다. 문법문제라도 답만 체크하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 답이 아닌 답지를 지문에 대입해보며 해석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확인했다.

기출문제나 EBS문제를 풀 때 해석이 어려운 문장이 나오면 바로 공책에 옮겨 적었다. “공책을 절반으로 접어 왼쪽에 문장을 적었다. 오른쪽에는 포스트잇을 붙이고 해석을 적어놓은 뒤 해석을 가리고 머릿속으로 해석한 것과 적힌 해석을 반복해서 비교하는 방식으로 독해력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시간 날 때마다 노트를 들고 다니며 해석연습을 하다 보니 3월 모의고사 때부터 흔들리지 않았다”는 백군은 고3 시절 2등급이었던 영어를 재수 이후 3월 모의고사부터 탄탄하게 1등급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 탐구, 개념이 전부.. 문제지는 물론 해설까지 탐독
백군은 탐구 공부법에 대해 ‘개념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윤리와 사상, 동아시아사를 선택한 백군은 “개념노트를 반복해서 보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탐구는 특히 EBS 연계 교재를 꼼꼼히 봐야 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연계교재도 완벽하게 숙지했다”고 전했다. “교재 본문뿐만 아니라 해설지와 날개 부분에 적힌 내용까지 꼼꼼하게 한 문장 한 문장 읽어보며 왜 사상가 A가 이런 주장을 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해가 잘 안되거나 참신한 내용, 신유형 문제는 노트에 정리해놓고 정리한 내용들 사이의 연결관계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보통 학생들이 대강 읽고 넘어가는 해설지도 본 교재만큼 열심히 봤다. “사탐 공부를 마무리할 때 항상 해설지를 읽었다. 개념이 일목요연하게 설명이 돼있는 데다 참신한 내용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1석2조의 효과”라고 설명했다. 동아시아사의 경우 직접 연표를 만들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서 연표를 만들고 나니 사건 간의 인과관계, 시대배경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재수, 두 번의 슬럼프.. 초심 떠올리며 마음 다잡아>
백군의 수험생활에도 슬럼프는 있었다. “수능을 준비하는 1년 동안 두 번의 슬럼프가 있었다”고 말문을 연 백군은 “한 번은 여름에 대학에 입학한 친구들을 만났는데 친구들이 공감하기 어려운 대학생활 얘기, 축제 얘기를 하면서 슬럼프가 왔다”고 회상했다. “친구들은 저렇게 재미있게 한 해를 보내고 있는데 나는 왜 이렇게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라는 생각에 회의감이 들었다. 그때부터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우울하게 보내다간 큰일 나겠다는 생각에 주말 하루를 잡고 푹 쉬면서 보냈다. 그날 밤 재수를 결심한 이유를 다시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다시 공부에 탄력을 찾았다”고 떠올렸다.

또 한 번의 슬럼프는 9월 모의고사 이후에 찾아왔다. 백군은 “9월 모평 때 수학에서 4점짜리 3개를 틀리면서 시험을 망쳤다. 그 때 채점을 하고 나니까 지난 수능이 떠오르면서 식은 땀이 났다”며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9월 모평은 수능을 3개월 앞두고 평가원에서 치르는 마지막 모의고사였는데 그렇게 망쳐버리니 너무 속상했다”면서도 “계속 좌절하고 있다가는 수능날 더 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스스로 냉철해지자고 다그쳤다”고 말했다. 어떤 문제를 왜 틀렸는지 분석표를 꼼꼼히 작성하고 ‘모의고사는 어디까지나 모의고사’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안하며 슬럼프를 극복했다.

<담담했던 수능당일.. 충분한 준비로 평정심 유지>
수능 하루 전날은 담담하게 보냈다. 일주일의 시간이 더 주어졌기 때문에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백군은 “그 동안 정리한 개념노트와 오답노트, 실전 모의고사 문제지, 작성했던 분석지를 한 번씩 훑어보며 수능 전날을 보냈다”라면서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다시 봐야 할 것만 크게 표시해 놓은 후, 여러 번 보면서 최종 점검을 했다”고 말했다. 주변사람들의 응원은 부담이 될 수 있어 휴대폰은 꺼 놓았고, 저녁은 소화가 잘 되는 음식으로 먹었다. 충분한 수면을 위해 밤9시 이른 시각에 잠자리에 들었다.

수능당일 아침에는 일찍 시험장에 가서 국어문제를 풀면서 긴장을 풀었다. 시험장 분위기에 적응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매 시간 시험이 끝나면 어깨와 목 위주로 스트레칭을 하며 피로를 풀었다. 다른 학생들이 답 맞추는 소리가 집중력을 흐릴까 귀마개도 착용했다. 중간중간 두뇌회전을 위해 챙겨온 초콜릿 바를 먹으며 당분도 보충했다. 점심시간에는 친구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가볍게 산책을 했다. 점심을 먹는 동안에는 친구들끼리 서로 시험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기로 미리 얘기해 뒀다. 남은 점심시간 동안에는 절대평가인 영어보다는 탐구과목 위주로 준비했다. 탐구영역이 끝나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도 피로해지고 긴장이 풀리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 운동장을 한 바퀴 돌며 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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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지 기자  blink@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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