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실적 고교 숫자 최소 885개교 이상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최근 2018학년 서울대 등록현황이 전희경(자유한국) 의원실을 통해 공개된 후 언론을 통해 2018학년 대입에서 서울대 합격자를 1명 이상 배출한 고교가 879개교로 한 해 전 839개교에서 40개교가 늘어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연 올해 서울대 합격자 배출 이력이 있는 고교가 879개교, 한 해 전에는 839개교란 분석은 사실일까?

언론들의 보도는 ‘오보’란 것이 교육계의 설명이다. 합격자 배출 고교 숫자가 879개교란 것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베리타스알파 조사 결과 2018학년 합격자를 1명이라도 배출한 고교는 879개교가 아니다. 최초합격자만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885개교이기에 최초합격 없이 추가합격만 있는 고교까지 고려할 경우 최소 885개교 이상이 합격자를 배출했다고 봐야 했다. 한 해 전 수치 역시 최초합격자를 1명 이상 배출한 고교가 858개교란 점에서 최소 그 이상의 수치가 예상되기에 839개교란 보도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 

언론들이 오보를 낸 이유는 먼저 합격자와 등록자를 혼동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전 의원이 발표한 자료는 등록자 기준 자료다. 2018학년 등록자를 1명 이상 배출한 고교는 877개교로 언론들의 보도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엇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한 해 전 현황도 마찬가지다. 2017학년 등록자를 1명 이상 배출한 고교는 838개교로 언론들의 보도와 큰 차이가 없다. 결국 등록자와 합격자란 개념을 혼동하는 과정에서 오보가 나온 것으로 추정할 수밖엔 없는 상황이다. 

혼동되는 경향이 있지만 합격자와 등록자가 지닌 뜻은 다르다. 현재 대입은 수시 최초합격-미등록충원합격(추가합격), 정시 최초합격-추가합격 순으로 진행된다. 모든 절차가 끝난 후 또는 수시 최초합격/추가합격이 끝난 후 중복대학 중 실제 진학할 대학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등록자’로 합격자들의 신분은 바뀐다. 합격자란 용어는 최초합격/추가합격한 인원을 전부 포함해서 일컫는 말이다. 등록자는 군외대학 성격의 일부 특수대학들을 제외하고 보면 수시 6회, 정시 3회 지원이 가능하다보니 중복합격이 통상 발생하는데, 이 중 실제 등록할 대학을 찾아 등록을 마친 경우를 의미한다. 전 의원이 이번에 발표한 자료는 어디까지나 ‘등록자’ 기준이기에 “합격생을 한 명 이상 배출한 학교” “합격자를 많이 낸 고교” 등의 표현을 사용할 수 없다. 

또 다른 문제는 등록/합격을 혼동한 것은 단순 실수라 하더라도 발표한 숫자마저 틀렸다는 점이다. 전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등록자 배출 고교 수는 877개교지만, 언론들의 합격자 보도는 879개교로 2개교가 더 많다. 외국(소재)고와 검정고시 항목, 대전지역 자율형사립고인 대전대성고의 중복게재 등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전 의원이 발표한 자료 내 고교 숫자는 얼핏 보면 880개교다. 이 중 외국(소재)고를 제외하면 879개교지만 실제로는 검정고시와 대전대성고의 중복게재 문제까지 있어 전부 정리할 시 877개교로 줄어들게 된다. 언론들은 분석 과정에서 이 점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에선 등록과 합격이란 차이를 간과해 매년 되풀이되는 오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교육 전문가는 “매년 서울대 실적이 공개되면 언론들은 오보를 쏟아내곤 한다. 대입에서의 합격과 등록의 용어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분명 두 개념이 어느 정도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언론이라면 이를 명확히 구분하고 보도에 나섰어야 한다. 정확한 사실을 보도해야 할 언론이 잘못된 수치를 발표하는 것은 문제다. 설령 합격과 등록을 단순 혼동한 것이라 하더라도 고교 수 파악마저 잘못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2018학년 대입에서 서울대 합격자를 1명 이상 배출한 고교가 879개교로 한 해 전 839개교에서 40개교가 늘어난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이는 전부 오보다. 합격자와 등록자 개념이 혼동된 것에 불과한 때문이다. 단순히 등록자가 합격자로 용어 사용이 잘못됐다고 보더라도 실제 수치와는 차이가 있어 오보임은 분명한 상황이다. /사진=서울대 제공

<서울대 합격자 배출 고교 879개교? '사실과 달라'>
2018학년 서울대 합격자 배출 고교가 879개교란 보도가 줄지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조선일보가 지난달 27일 보도한 “서울대 1명 이상 합격, 879개고”란 기사다.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를 통해 “2018학년도 대입에서 서울대 합격생을 한 명 이상 배출한 학교가 지난해 839개교에서 올해 879개교로 늘어났다” “서울대 합격자를 많이 낸 고교는 서울예술고”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의 뒤를 이어 보도에 나선 언론들도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학교는 모두 879개교” “00지역에서 00개교가 00명의 합격자를 냈다” 등으로 합격자 배출 고교 숫자를 알렸다. 

문제는 이 같은 보도들이 전부 ‘오보’라는 데 있다. 조선일보는 물론이고 다른 언론들도 오보이긴 마찬가지다. 2018학년 서울대 합격자를 1명 이상 배출한 고교는 최소 885개교 이상으로 보도된 879개교와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한 해 전도 마찬가지다. 2017학년 서울대 합격자 배출 고교는 최소 858개교 이상으로 839개교란 보도와는 거리가 멀다. 

<오보의 배경.. 합격/등록 차이, 현황분석 미비>
언론들이 ‘오보’를 낸 것은 용어를 잘못 사용한 것과 자료 분석을 면밀히 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합격자와 등록자를 구분하지 못해 등록현황을 합격현황으로 잘못 보도했으며, 검정고시와 해외고 현황, 서울대의 실수로 현황이 중복된 고교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단 것이다. 

- 등록자 현황 놓고 합격자 보도.. 개념 구분 필요
현재 대입에서 합격자와 등록자는 구분되는 개념이다. 시간 흐름대로 보면 대입은 수시 원서접수 이후 수시 최초합격, 추가합격 발표 순으로 진행된다. 최초합격 이후 등록기간이 있어 중복합격자들이 1개의 대학을 선택하게 한 후 그 과정에서 발생한 결원들은 추가합격을 통해 채울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정시 역시 수시와 동일하게 원서접수 이후 최초합격 추가합격 순으로 발표가 진행되며 최초합격과 추가합격 사이에는 최초합격자들의 등록절차가 마련돼있다. 합격자는 수시 정시에서 최초/추가를 막론하고 합격한 인원들을 뜻한다.

등록자는 합격자와 개념부터 다르다. 등록자는 수시 최초합격/등록, 수시 추가합격/등록, 정시 최초합격/등록, 정시 추가합격/등록을 전부 거친 후에도 서울대에 등록상태로 남은 인원들을 의미한다. 만약 한 고교에서 A학생과 B학생이 서울대에 합격, 이후 A학생은 서울대 등록을 마쳤지만, B학생은 의대 등을 선택해 서울대 등록을 포기했다면 합격자는 2명인 반면, 등록자는 1명으로 수치가 달라진다. 

이번에 나온 전 의원실 자료는 등록자 기준 자료다. 자료 제목부터 ‘2018학년도 고교별 최종 등록 현황’으로 등록자 기준 자료임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언론들의 보도처럼 합격자 기준 자료가 아니다. 

언론들의 보도는 등록 기준 자료를 합격 기준 자료로 발표한데서 비롯된 일로 보인다. 전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8학년 1명이라도 등록자를 배출한 고교 숫자는 전국 877개교다. ‘최초합격’ 발표 자료 상의 885개교와 비교했을 때 12개교가 적지만, 언론들이 보도한 879개교란 현황에는 더욱 가까워진다. 2017학년 현황도 마찬가지다. 2017학년 등록자를 1명 이상 배출한 고교는 838개교로 언론들의 보도인 839개교와 근접한 모습을 보인다. 최초합격 현황이 아닌 등록자 현황을 기반으로 ‘합격자 배출 고교 수’를 보도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 해외고 검정고시 중복고교 제외 문제
그럼에도 언론들의 보도와 실제 현황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 것은 자료에서 제외해야 할 수치들을 제대로 제외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 의원이 공개한 등록자 현황에서 아무런 가공 없이 학교 수를 세면 880개교가 나온다. 해외고 출신들의 현황인 외국(소재)고와 검정고시 등이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수시 17명의 외국(소재)고, 수시 2명, 정시 11명의 검정고시를 제외하면 학교 수는 878개로 줄어든다. 

여기에 더해 자료 자체가 지닌 오류도 있다. 대전지역 자사고인 대전대성고가 중복 기록돼있는 문제다. 해당 자료에는 대전지역 자사고로 정시 3명의 대전대성고, 수시 2명의 대성고가 각각 따로 기재돼있다. 

현재 고교 가운데 대성고란 이름을 쓰는 곳은 많다. 큰 성공을 뜻하는 대성(大成)과 큰 성공을 뜻하는 대성(大成), 큰 성인이란 뜻의 대성(大聖) 등 긍정적 의미의 대성이란 단어가 많다 보니 이를 학교 이름으로 삼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 서울에도 은평구소재 자율형 사립고인 대성고가 있으며, 강원도 원주에도 대성고가 존재한다. 거창대성고 대전대성고 청주대성고 창녕대성고 등 대성이란 이름 앞에 지역명을 붙인 사례들도 있다. 

대전지역 자사고인 대성고의 정식 명칭은 대성고가 아닌 대전대성고다. 본래는 지역명인 대전을 붙이지 않고 대성고란 이름을 써왔지만 2017년 3월1일을 기점으로 학교명을 대전대성고로 변경했다. 전국에 대성고가 여러 곳인 데다 공교롭게도 서울 대성고와는 학교 유형마저 동일한 자사고였던 탓에 구분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자료의 오류는 이처럼 학교명이 최근에 바뀌면서 대성고와 대전대성고란 명칭이 혼용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름이 같은 서울과 강원의 대성고는 각각 별도 현황이 공개돼 있어 이들의 수치에 지역이 잘못 기재됐을 가능성은 낮다. 대전대성고 측에 확인한 결과 정시 3명의 대전대성고, 수시 2명의 대성고를 합해야 실제 2018학년 대전대성고의 실적이 나온다는 점도 확인됐다. 대전대성고 관계자는 “올해 서울대 합격자는 수시 3명, 정시 3명이다. 이 중 수시 1명이 의대를 선택해 등록을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현황이 중복기재된 대전대성고까지 제외하고 보면 2018학년 서울대 등록자를 1명 이상 배출한 고교 수는 877개교로 조정된다. 이 같은 사실은 별도 조사 없이는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때문에 언론들의 잘못된 보도는 합격/등록을 혼동한 데 더해 외관 상 드러나있는 880개교 가운데 해외고/검정고시를 전부 제외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결과물로 추정 가능하다. 한 교육 전문가는 “교육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자료를 분석하다보니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대전대성고 관련 오류는 고교유형별 현황을 상세히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는 내용이기에 실수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검정고시와 외국(소재)고마저 제외하지 못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둘 중 하나만 제외했단 것인데 이는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합격자 배출 고교 수는? 파악불가, 최소 885개교 이상>
실제 합격자 배출 고교 수는 현재로선 파악 불가능하다. ‘최소 00개교 이상’으로 범위를 제시하는 것이 최선이다. 서울대가 최초합격 현황은 공개하는 반면, 추가합격 현황은 일체 비공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초합격자 배출 고교 숫자 이상으로 표현하는 것은 최초합격 없이 추가합격만 있는 고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리타스알파 취재결과에 따르면 최초합격자가 있었지만 등록에 나서지 않은 고교는 매년 10여 개교 안팎이며, 최초합격 없이 추가합격만 나온 고교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사실은 교육계에선 잘 알려져 있는 내용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실제 2018학년 서울대 합격자를 단 1명이라도 배출한 고교 숫자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서울대가 최초합격 현황은 공개하지만, 추가합격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초합격 실적 없이 추가합격 실적만 있는 고교가 매년 나온단 점을 고려하면 2018학년 서울대 합격생을 한 명 이상 배출한 고교는 최초합격자를 1명 이상 배출한 885개교보다 많다고 봐야 한다. 2017학년 역시 드러난 858개교보다 더 많은 고교에서 합격자를 배출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