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기 논술 공동출제..2차 대입정책 포럼, 대학측 발제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대입에서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 회장인 김현 경희대 입학처장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입제도개선 연구결과를 24일 열린 제2차 대입정책포럼에서 발표했다. 공교육계를 중심으로 현재 대입전형 시기가 조정돼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최종 개편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포럼에 좌장으로 참석한 교육부 정책자문위 입시제도혁신분과장 김경범 서울대 교수는 이날 "분과 구성원들이 많이 얘기하는 부분이라며 본격적으로 논의할 생각"이라고 밝혀 수시정시통합논의를 공식화했다.  

협의회에서 내놓은 대안의 주 골자는 ▲수시/정시 통합 ▲논술/서술형 수능 도입 ▲논술 공동 출제 도입이다. 발표를 맡은 김현 경희대 입학처장은 “현재 지향하고 있는 교육목표나 시대적 필요 인재상에 맞는 만큼 논술/서술형 수능 도입은 불가피하고, 도입 시까지 고교가 준비하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교가 논술/서술형 수업을 통해 수능을 대비할 수 있어야 사교육 우려가 해소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토론자 중에서는 대입제도 변화에 따른 학교 현장의 혼란을 고려해서라도 기존 제도와의 연계선상에서 개편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호소도 눈길을 끌었다. 황현정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은 “학종은 이전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돼왔다”며 “현 정부에서도 이어져 개선해야 할 점들이 보완돼 유지되거나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학교 현장의 다양한 교육활동을 활성화시키며,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우리 사회 전체에도 강점을 주는 부분이 많았기에 학교 현장에서는 다소 혼란스러워했지만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취지에 대해서 학생 학부모 교사가 모두 공감하고 있는 만큼 유지, 존속 더 나아가 확대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이날 행사는 ‘미래사회에 필요한 인재역량’을 주제로 조대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가 먼저 발제한 후,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에서 연구한 ‘미래사회 변화에 대비한 대입제도 개편방안’을 주제로 김현 경희대 입학처장이 발제하는 순서로 이어졌다. 발제가 모두 끝난 후 발제자와 함께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 참여한 패널은 정연근 선문대 입학처장, 채영희 부경대 입학본부장, 황현정 경기교욱원 연구위원, 임병욱 인창고 교감, 김재휘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재학생, 박재원 행복한공부연구소장 등이다.  

포럼은 4차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달 열린 1차포럼에서는 대학 관계자, 학부모/시민단체, 고교 관계자 등이 참여해 대입제도 전반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지만 포괄적인 교육 전반을 주제로 논의가 이뤄진 탓에 논의가 확장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짙었다. 24일 열린 2차포럼에 이어 2월8일에는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상 강화방안’을 주제로 3차포럼, 2월말 4차포럼을 진행할 예정이다. 4차포럼의 발제/토론자는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최종 대입제도 개편방안은 4차 포럼까지 나온 논의들을 반영해 마련될 예정이다. 대입개편안 마련을 위해 설치된 정책자문위원회(입시제도혁신분과)가 개편안을 만든 후 국가교육회의 주도로 숙의과정을 거쳐 8월까지 최종 확정한다. 

대입에서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교육계를 중심으로 현재 대입전형 시기가 조정돼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최종 개편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시정시 통합 고려.. 실현 가능성 높게 점쳐>
이날 교육계의 관심은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에서 내놓은 대입제도 개편방안에 쏠렸다. 대입 제도를 직접 운영하는 대학의 입장을 대변했다는 점에서다. 김현 입학처장은 우선 “대학의 의견을 발표할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며 “76개 서울수도권 지역 입학처장이 모인 서울경인입학처장협의회에서 대입제도 개편에 대해 토의해왔다. 함께 의견을 보완하고 논의한 결과를 오늘 협의회를 대표해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대입 제도는 교육이라는 큰 틀에서 얘기해야 한다. 수능개편, 절대평가 모두 중요한 문제지만 교육 문제가 더욱 중요하고, 미래사회에서 필요한 교육이 무엇이고 그 교육을 대입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의문을 가지고 논의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김현 처장은 대입제도 제안에 앞서 일본의 대입제도 개편을 예시로 들었다. 김 처장은 “대입제도 개편 문제가 고교교육의 변화, 대입제도 개편, 대학교육의 개편까지 총 세가지 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전체적인 틀에서 교육개혁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이 시사점”이라며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아쉬운 부분은 다양한 중요 개편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계돼서 돌아가는 것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진단했다.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는 방안이다.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는 방안은 모든 전형에서 수능 성적 통지 후 원서를 접수하는 형태다. 전형일정을 12월부터 2월 사이로 단축하는 것이다. 김현 처장은 대학별로 학생부/수능/대학별고사를 조합해 자유롭게 전형을 설계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예시로 ▲학생부교과 100% ▲학생부종합 ▲수능100% ▲수능+대학별고사(논술 면접 실기 등)의 4가지 유형의 전형 설계를 꼽았다. 수능과 대학별고사를 결합하는 방식의 경우 수능 절대평가 등급제를 실시한다는 가정 하에서다. 다만 특정 전형의 최대 모집인원은 일정 비율로 제한해야 한다고 봤다. 김 처장은 “학생들의 지원 횟수는 4회 정도로 줄이게 되면 경쟁률이 10대 1정도로 되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수월하게 전형을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 방안의 경우 수험생이 수능성적을 알고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입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다. 특히 수시로 인해 우려되는 고3 2학기 파행을 방지함으로써 교실의 정상적 운영을 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에 응시할 수 없는 이른 바 ‘수시 납치’도 방지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더해 김 처장은 “대학의 상황에 맞는 전형 설계로 대학의 적격자 선발이 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촉박한 전형일정이다. 모든 대학이 한꺼번에 일정을 시작하면서 입시 진행과 충원의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김현 처장은 충원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입학팀장, 입학사정관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결론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임병욱 교감은 수시/정시 통합안이 꼭 정착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히면서 실제로 교육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좌장으로 참여한 김경범 분과장은 “정책자문위가 구성되고 논의를 시작하면서 고교현장의 많은 목소리가 있었지만, 공통적인 것이 수시가 가지고 있는 고교교육 파행 문제를 해소해달라는 것이었다”면서 “자문위에서 여러 자문위원이 동일하게 이 주제를 계속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입장을 정한 것은 없지만 수시/정시통합 문제가 어떻게 입시 단순화, 공정성 등에 기여할지 본격적으로 논의해 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논술/서술형 수능 도입.. 오지선다형과 분리 실시 제안>
논술/서술형을 수능에 도입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수능을 객관식 오지선다형인 수능Ⅰ과 논술/서술형의 수능Ⅱ로 구분해 실시하는 방안이다. 김현 처장은 논술/서술형의 경우 과목별로 실시하거나 인문(국어/사회), 자연(수학/과학) 등 통합논술로 실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시험일은 2회로 나눠 수능Ⅰ은 11월초, 수능Ⅱ는 11월중순에 치르는 등의 예시를 제시했다. 

논술/서술형 수능을 도입할 경우 채점은 대학이 맡아야 한다고 봤다. 김 처장은 “논술/서술형 수능 도입의 가장 큰 어려움인 채점을 대학에서 시행해 실현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어 동점자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4차 산업혁명시대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 부합, 선진국 입시 방향, 국내 시도교육청의 IB교육과정 도입과 대입 연계 강화”를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시로 든 제도는 현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적용하고 있는 법학적성시험(LEET)이다. LEET는 5지선다형인 언어이해, 추리논증에 더해 논술시험을 혼용 출제하고 있다. 언어이해와 추리논증 영역의 경우 채점결과에 따라 표준점수, 백분위가 제공되지만 논술영역의 경우 해당 대학 지원자에 한해 수험생의 논술답안지를 스캔한 파일을 다운받아 대학이 직접 채점하는 방식이다. 

물론 문제점도 상존한다. 대학 간 채점 결과가 다를 경우 채점의 객관성/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현 처장은 “현재 대학 논술은 채점방향, 출제방향, 예시답안 등이 표준화돼있다. 대학들이 그런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대학에서 충분히 공정한 채점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논술형이 도입될 경우 논술 사교육 광풍을 몰고 올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논술 도입은 시기상조이며 서술형만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임병욱 인창고 교감은 “기존 수능의 틀에 서술형을 더하고 시간을 조정하면 될 것”이라면서도 “서술형은 100~180자 사이로 글자 수 제한을 둬야한다”며 “200자 이상이 돼 논술형이 된다면 전국에 논술 사교육 광풍을 몰고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현정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사교육의 확대를 우려했다. 황 위원은 “논술과 수능전형이 가장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논술은 학생부위주전형 지원이 힘든 상황에서 수능전형에 대한 준비가 돼있지 않은 학생들이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전형으로, 사교육의 전폭적 지원 아래 준비하는 전형”이라고 말했다. 

사교육 우려에 대해 김현 처장은 “도입을 위해서는 고교교육이 논술/서술형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고교 교육에서 서술형 교육이 도입되고 난 후 빠르면 2025학년 즈음 수능에서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논술 공동 출제”.. 선행학습영향평가 부담 해소되나>
수능에 논술/서술형을 도입하기 이전까지의 과도기 기간에 현재 수시에서 실시하고 있는 논술을 공동 출제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의 연합관리를 통해 공동 논술을 실시하는 내용이다. 김 처장은 “참여 대학별로 문제출제위원을 추천해 문제를 출제하고 채점은 대학이 자율로 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시험일은 수능 시험 후 2주의 주말동안 실시하며 계열별 지정일 중 대학이 선택하는 방안이다. 

이 방안의 경우 대학의 문제 출제 부담이 덜어질 뿐만 아니라 대학별 선행학습영향평가 부담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선행학습영향평가는 대학이 논술 등 필답고사, 면접/구술고사, 실기/시험고사, 교직적성/인성검사 등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경우 출제내용과 평가기준이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났는지 분석하는 평가다. 2014년 시행된 ‘공교육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한다. 대학들은 입학전형 영향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행학습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영향평가를 실시해 공고해야 한다. 

교과과정 밖 출제를 방지하기 위한 의도는 좋지만 현 교육과정 위반 판정 구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해 2년연속 교육과정을 넘어선 대학별고사를 출제해 2019모집정지 처분을 받은 연세대는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불복 문제가 불거지는 이유는 현 교육과정 위반 판정이 ‘복불복’에 가깝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대학들은 교육과정 위반을 피하기 위해 대학별고사 출제 전 고교교사를 동원한 출제검토, 출제진 대상 고교 교육과정 교육 이행 등 이전과 다른 노력을 해오고 있지만 위반을 피할 수 있을지 매번 불안해하는 상황이다. 한 대학 입학팀장은 “같은 절차로 검토를 진행했는데 한 해는 위반, 한 해는 미위반 판정이 나왔다. 우리로서는 출제 교수들에 대한 고교 교육과정 교육을 좀 더 세밀히 시행하고 교사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차라리 출제위반 여부를 미리 검토해주는 기관을 하나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학이 공동 논술을 실시하게 되는 경우 대학 입장에서는 이 같은 선행학습 위반 여부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논술 출제 영역을 두고 대학 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은 우려로 남아 있다. 김 처장은 “공동 논술 도입에 따라 논술고사 시행 대학이 확대돼 사교육 유발이 우려된다”고도 말했다. 논술/서술형 수능 도입과 마찬가지로 대학별로 자율 채점할 경우 채점의 객관성/공정성 논란의 가능성도 지적됐다. 

논술을 실시하는 전 대학이 아니라, 서너 군으로 묶어서 공동출제 하는 대안도 제시됐다. 임병욱 인창고 교감은 “지역별, 동급위상 대학별로 서너 군으로 묶어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학종의 서류평가 용어를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인성으로 통일한 6개대학 공동 서류평가 안과 유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영역 절대평가 도입할 경우 대학별고사 결합 불가피>
수능 절대평가 도입을 두고는 토론자 간 이견이 있었다. 급작스러운 전면 도입은 피해야 한다고 본 입장도 있었던 반면, 도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 대치했다. 절대평가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의 경우 변별력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봤다. 수능 전 영역에 절대평가 등급제를 도입할 경우 수능만으로 학생 선발이 어렵다는 것이다. 김현 처장 역시 주요과목인 국어 수학은 상대평가로 남겨놔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지난해 교육부가 내놓은 개편안 시안 가운데 1안과 유사한 내용이다. 

변별력 저하는 절대평가 도입이 논의된 이후 꾸준히 지적된 문제다. 지난해 4월 열린 ‘2021학년도 수능개편과 대입전형의 방향 포럼’(성대 포럼)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있었다. 이규민 연세대 교수는 변별력 문제에 대해 “2008년 수능에서 등급제를 도입했다가 다음해인 2009년에 폐지한 바 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절대평가 도입이 이뤄지면 1등급 비율은 현재 수능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2018수능에서 절대평가로 실시한 영어의 경우 10.03%로 나타났다. 동점자가 그만큼 더 확대되는 셈이다. 

변별력이 약화된 수능이 장기적으로는 자격고사화되고 더 나아가 폐지 논의까지 예상될 것으로 진단했다. 지난해 이규민 교수가 고교 진학지도 교사 272명, 대학 입학처장 38명 등 3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절대평가를 전면 도입하는 경우 정시 수능전형의 비중이 축소될 것이라는 의견이 71%로 가장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결국 수능만이 아닌, 학생부교과, 논술, 면접 등 다른 전형요소와 결합해 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동일한 대학에 지원한 학생들에 대한 변별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동일대학의 동일학과 지원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정시전형에서 유사한 등급을 가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등급만 주어졌을 때는 선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경쟁 완화로 인해 학업 스트레스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효과와는 달리 오히려 등급 커트라인 턱걸이를 위한 사교육이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변별력 우려가 있다고 해서 대학별고사를 섣불리 도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입학처장협의회 회장인 정영근 선문대 입학처장은 동점자 처리기준을 좀 더 세분화해 선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처장은 “논술, 면접 등의 도입은 현 정부의 전형 단순화, 수험생 부담 경감 차원과는 정 반대되는 것으로 선뜻 대학별고사를 실시하기보다 동점자 처리 기준을 세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9등급 절대평가의 전면 도입에 찬성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임병욱 인창고 교감은 경쟁 구도를 완화해 ‘지식 위주의 암기식 교육’이 아닌 ‘배움을 즐기는 행복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감은 “등급 간 점수차 불공정성 시비 문제는 상대평가인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어느 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표준점수가 크게 벌어져 같은 1등급을 받고도 합불이 갈리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수능을 자격고사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4학년 김재휘 학생은 “공부의 목적이 남들보다 더 잘 이해하는 것이 아닌, 내가 그 공부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다른 사람과 의견을 조율하는 의사소통 능력, 내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전하는 글쓰기 능력, 여러 분야의 지식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통섭적 능력”등을 예시로 들며 “수능 과목만으로는 채우지 못하는 능력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학종 사교육 영향 가장 약해”>
이날 학종의 유지/확대를 역설한 발언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사교육 영향이 가장 적을 뿐만 아니라 공정한 전형이라는 설명이다. 황현정 연구위원은 “학생부전형의 사교육 영향력이 강력하다고 애기되고 있지만 학교 현장의 이야기를 경청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며 “사교육 영향력이 말 그대로 ‘컨설팅 수준’에만 그치는, 가장 영향력이 약한 전형”이라고 말했다. 

대입제도 개편과 관련해 학생 학부모 교사의 목소리를 경청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황 위원은 “학생 학부모 교사는 그나마 현행 학종이 ‘공정한’ 전형이라고 말한다”며 “현재 시행 3년차임에 따라 이것을 안착시키는 것이 학교의 혼란을 가중시키지 않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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