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 비교과 논술 수능 경쟁력 파악 필요

[베리타스알파=김경화 기자] 예비 고3들의 대입이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수시 원서접수가 9월이란 점을 고려하면 남은 시간은 반년 남짓한 시간에 불과하다. 이제는 ‘전형’을 결정해야 할 때다. 어떤 기준을 가지고 내게 유리한 전형을 찾아야 할까.

대입전형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의 가능성’이다. 현재 지닌 강점은 무엇인지, 약점은 무엇인지를 면밀히 판단해야만 전형 결정을 보다 수월히 할 수 있다. 이미 지난 2년간 쌓아온 학생부 기록을 통해 강점과 약점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배경은 마련됐다.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 개선 여지 등도 수험생 스스로 가늠해볼 수 있다. 자신의 강점/약점을 파악한다면 ‘전형요소’에 따른 전형선택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목표’ 중심으로 전형을 선택하는 전략도 고려해 봐야 한다.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학과가 명확한 경우 어떤 전형의 선발규모가 큰지, 현실적으로 합격이 어려운 전형은 무엇인지 등에 따라 전형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아직 3학년 1학기가 남아있어 대입전형 결정이 이르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판이다. 이른 시기에 지원전형을 결정하는 것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해 대입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예비 고3들의 수시 원서접수까지 남은 시간은 반년 남짓이다. 이제는 ‘전형’을 결정해야 할 때다. 전형요소와 진학희망 대학/학과 등을 기준 삼아 일찌감치 전형을 결정해둬야 대입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나의 가능성’에 따른 전형 결정.. 전형요소 중심>
대입 전형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나 자신이다. 전형 결정은 곧 ‘현재의 나’ 또는 ‘앞으로의 나’에게 있어 가장 유리한 전형이 무엇인지를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리한 전형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나의 강점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현재 지닌 강점과 남은 기간 동안의 발전 가능성을 파악해야만 유리한 전형을 찾아낼 수 있다.

강점 파악에 앞서 알아둬야 할 것은 현 대입전형이다. 현재 대입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학생부교과전형(교과) 논술전형(논술) 실기위주전형의 4개 수시전형과 정시로 구분 가능하다. 이 중 실기위주전형은 예체능계열 학생들이 치를 실기전형과 통상의 인문/자연계열 학생들이 지원하는 특기자전형(특기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예체능실기전형을 제외하고 보면 학종 교과 논술 특기자와 정시까지 총 5개 전형으로 대입이 치러지는 모양새다.

5개 대입 전형 가운데 특기자는 제외하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형 규모부터 매우 작은 데다 교외활동까지 평가지표로 삼고 있어 통상의 수험생이 지원하기 쉽지 않은 전형인 때문이다. 특정 분야에 강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나머지 4개 전형을 기준으로 대입전략을 세워야 한다. 

학종 교과 논술 정시의 전형요소는 차이가 크다. 전형요소를 교과성적 수능성적 비교과활동 논술로 크게 구분하면, 학종은 교과성적과 비교과활동이 전부 요구되는 전형이다. 반면, 교과전형은 교과성적, 논술은 논술성적에 방점이 찍힌다. 정시는 수능성적이 당락을 좌우한다. 

이 같은 전형별 특징에 기반해 전형요소 가운데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어느 전형요소를 활용한 전형으로 지원했을 때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인지에 따라 전형을 선택하란 이야기다.

물론 ‘항상 초보’일 수밖에 없는 수험생과 학부모 입장에선 자신 있는 부분이 뭔지 파악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는 먼저 결과값이 비교적 명확한 정량지표인 교과성적과 수능성적을 먼저 살피는 것이 좋다. 내가 지닌 교과성적과 수능성적으로 지원가능한 대학이 어디인지를 더듬어 본 후 비교과활동과 논술 경쟁력을 살피는 것이 좋다. 

비교과활동과 논술 경쟁력은 정량지표라기보단 정성지표에 가까워 쉽게 판단하지 못할 수 있다. 비교과의 경우 스스로의 판단만을 맹신하기보단 고교 교사와의 상담을 통해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논술은 최근 수요자들을 위한 정보공개가 잘 이뤄지고 있는 편이다. 시간을 정해 목표대학의 기출문제를 풀어본 후 모범답안/채점기준과 비교해보면 경쟁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물론 강점이 있는 전형요소를 1개로 압축할 필요는 없다. 교과성적이 낮고 비교과활동도 전혀 하지 못한 데다 수능마저 자신이 없는데 논술에만 유독 강점을 보이는 등의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2개 정도 전형요소를 추려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대입전형은 ‘학업역량’이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다 보니 전형을 넘나들며 지원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사례에 대입해보면 보다 이해가 쉬울 수 있다. 김 소장은 ▲교과성적이 1.3등급이고 모의고사 성적은 3등급, 비교과 경쟁력은 높지만 논술 경쟁력은 낮은 A학생 ▲교과성적은 3등급이고 모의고사 성적은 1.5등급이며, 비교과 경쟁력은 낮은 반면 논술 경쟁력은 높은 B학생 ▲교과성적 2.8등급, 모의고사 2등급에 비교과 경쟁력이 높고 논술 경쟁력이 낮은 C학생까지 3명의 학생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A학생은 교과성적과 비교과활동에 비교적 강점이 있는 반면, 수능/논술엔 자신이 없는 사례다. 반면, B학생은 교과성적은 다소 부족하고 비교과활동도 강점이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수능/논술에 자신이 있다. C학생은 교과성적과 모의고사성적의 경쟁력이 비슷하지만, 수능에 보다 더 강점이 있고 비교과에도 자신이 있는 편이다. 

이 경우 A학생이 선택해야 하는 전형은 학종과 교과다. 교과성적에 강점이 있는 이상 교과전형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며 여기에 비교과 경쟁력까지 갖췄다면 학종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논술과 수능에 강점이 있는 B학생이라면 논술전형과 정시 위주 전략을 세워볼 수 있다. C학생의 경우 교과전형 지원엔 다소 부족한 교과 성적이지만, 비교과 경쟁력이 있으므로 학종에 지원해 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수능을 통한 정시 지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물론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최종적인 전형 결정은 다를 수 있다. 특히 수능성적이 주된 전형요소인 정시는 물론이고 학종 교과 논술에서도 수능최저가 적용되는 일이 많기에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 등을 따져 지원 전형을 달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목표 설정’에 따른 전형 결정.. 지원희망 대학/학과, 모집규모 고려>
스스로의 강점요소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 전형요소를 기반으로 전형을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여러 요소 중 강점이 있는 부분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거나, 아무리 고민해 봐도 특별히 강점이 되는 요소가 없는 경우라면 다른 방법으로 전형을 선택해야 한다. 

강점 파악이 어려운 경우엔 좀 더 현실적으로 전형을 결정해야 한다. 목표대학과 학과가 비교적 명확하다면 목표에 맞춰 전형을 결정하는 것을 떠올려볼 수 있다. 현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목표 대학/학과 진학에 활용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전형을 줄여나가는 방식이다. 전형요소 기반 전형선택이 강점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었다면, 목표에 따른 전형선택은 약점을 지워나가는 방법이란 차이다. 

이 경우 먼저 살펴야 할 것은 교과성적과 비교과활동이다. 앞으로의 개선 가능성이 남아 있는 수능 논술과 달리 지난 2년간 켜켜이 쌓아온 노력들의 비중이 큰 탓에 향후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때문이다. 이후 앞으로의 노력에 따라 결과가 바뀔 수 있는 논술과 수능성적을 고려해보면 된다. 

의대 치대 한의대 수의대 또는 교대 등 특정 모집단위에 지원할 생각이라면, 모집규모도 일부 고려해야 한다. 최근 들어 모집단위에 따라 전형별 비중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발표한 ‘2019학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9학년 4년제대학의 전체 모집인원은 34만8834명. 그 중 교과전형이 41.4%(14만4340명)으로 가장 많고 학종 24.3%(8만4764명), 논술 3.8%(1만3310명) 순이었다. 정시는 23.8%(8만2972명)다. 수시를 노리는 경우 얼핏 봐선 교과전형을 우선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전체 대학의 전형을 대상으로 낸 통계에 불과하다. 실제 모집단위를 기준으로 따져보면 전형의 중요도는 뒤집힌다. 2019학년 기준 의대의 경우 학종이 27.4%(790명)로 교과의 24.8%(715명)를 앞서며, 논술 역시 9%로 전체 대학 대상 통계보다 비중이 한층 커진다. 치대는 학종 34%(215명), 교과 19%(120명), 논술 6.2%(39명)로 학종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한의대는 교과 28%(201명), 학종 22.7%(163명), 논술 4.5%(32명) 순으로 교과가 다소 많은 편이지만 전체 통계처럼 교과의 비중이 큰 것은 아니다. 수의대도 마찬가지다. 교과 30.4%(151명), 학종 25.2%(125명), 논술 5.2%(26명) 순으로 교과가 다소 많은 수준에 그친다. 교대는 학종이 50.3%(1936명)로 압도적인 가운데 교과 7.9%(305명)며, 논술은 0.2%(8명)에 불과하다. 

이 같은 전형규모를 고려하지 않고 전형을 결정하면 낭패를 보기 쉽다. 예를 들어 교과성적이 뛰어나고 비교과 경쟁력도 갖췄지만 수능에 강점이 없는 경우라면 의대 진학 희망자라면 교과보단 학종을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교과 경쟁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데다 교과전형은 대부분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특징이기에 수능최저가 상대적으로 없는 전형이 많은 학종 지원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한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체 통계만 보거나 뛰어난 교과성적에 의지해 교과전형을 선택하는 경우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모집단위도 마찬가지다. 교대 진학을 희망하는 경우 오로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에만 존재하는 논술전형을 대비하는 것은 결코 효율적인 전략이라 할 수 없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전형을 결정했다면 ‘선택과 집중’에 몰두해야 한다. 남은 기간 선택한 전형만을 위해 노력하면 된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은 이 같은 목표 설정엔 다소 위험부담이 따른단 점이다. 모집단위 기반 전형 결정 전략은 과감한 포기와 선택이 요구되는 만큼,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단 점을 필히 기억해야 한다. 

현 실력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 역시 잘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소장은 “목표대학을 설정할 때는 자신의 실력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목표대학이 명확하다 하더라도 해당 대학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목표대학과 비슷한 수준의 대학까지 지원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전형들을 비교, 분석해 합격가능성을 단 1%라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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