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교육력 제고 사업 654억지원..온라인 공동교육과정, 교과중점학교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대학처럼 고교에서도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수강하는 ‘고교학점제’가 올해부터 105개 학교에 도입된다. 교원 수급, 시설 확보 등 선행과제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시범운영 결과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학교 간 연계를 통해 온라인으로 소인수/심화과목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온라인 교육과정도 11개 시/도에서 본격 운영한다. 1학기 6개 시/도에서 먼저 실시한 뒤 2학기 5개 시/도로 늘린다. 고교학점제와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올해 각각 47억원, 31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 고교 교육력 제고사업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는 고교학점제 준비를 위한 연구/선도학교를 지정하고 ‘한국판 미네르바스쿨’을 겨냥한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을 본격 운영하는 데 중점을 뒀다. 고교 교육력 제고사업은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중학생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고교에 입학하고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됨에 따라 고교 교육 전반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총 654억원을 지원한다. 교육부에서 사업별 지원항목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시도 교육청에 총액을 교부하면 교육청이 각 지역 교육여건과 특색을 고려해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상향식 지원이다. 올해는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 운영지원(47억2000만원) ▲ICT기반 온라인 공동 교육과정 운영(31억원) ▲경제, 제2외국어, 융합 분야 등 교과중점학교 운영 확대(62억2000만원) ▲전문대 연계 직업교육 운영(38억5000만원) 등을 주요사업으로 진행하며 나머지 475억6500만원은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에 쓰인다.  

대학처럼 고교에서도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수강하는 ‘고교학점제’가 올해부터 105개 학교에 도입된다. 교원 수급, 시설 확보 등 선행과제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시범운영 결과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학교 간 연계를 통해 온라인으로 소인수/심화과목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온라인 교육과정도 11개 시/도에서 본격 운영한다. 1학기 6개 시/도에서 먼저 실시한 뒤 2학기 5개 시/도로 늘린다. 고교학점제와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올해 각각 47억원, 31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54개교, 선도학교 51개교 등 105곳 지정>
고교학점제 도입 첫 단계로 시도별 지정 절차를 결쳐 총 105개 연구/선도학교를 선정했다. 연구학교 54개교와 선도학교 51개교 등 105곳이다. 올해 3월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문재인 정부 핵심 교육공약 가운데 하나인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교과목을 선택해 이수하는 제도다. 올해부터 시범운영을 거쳐 2022학년 전면 도입을 목표로 제시했다. 시범운영을 위해 학교당 매년 4000~5000만원을 총 3년간 지원한다. 

연구학교 운영은 고교학점제 도입에 필요한 법과 제도 개선사항을 발굴해 우수 운영모델 확산하는 것이 목적이다.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교육과정 다양화에 중점을 두고 ‘학점제 도입을 위한 교육과정 및 학교 운영방안’ 연구를 3년간 수행한다. 신입생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진로상담과 학업계획 수립을 지원한다. ‘수강신청제’를 운영해 개인별 시간표를 구성하고 맞춤형 학습 관리를 실시할 예정이다. 학교 소재지와 규모 등을 고려해 일반계열 31개교, 직업계열 23개교 등 54개교를 선정했다. 

선도학교는 특색 있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해 온 학교들로 자발적 의지와 노력을 통해 교육과정 운영 모델을 확산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교육부는 그간 경험을 토대로 향후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해 우선적으로 개선과 지원이 필요한 사항에 대한 유의미한 정책 제언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일반계열 고교를 대상으로 1년 단위로 지정하며 학교당 1000만원 내외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는 51개교가 선정됐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고교학점제 추진 방향 및 연구학교 운영계획’을 발표, 2022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예고했지만 여전히 교육계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고교학점제가 기존 교육제도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는 정책인 탓에 보다 면밀한 선행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교원 수급과 시설 확보 문제에 대한 뚜렷한 대안이 제시하지 못한 가운데 2022학년 도입을 못 박으면서 도마에 올랐다. 진보성향 교육단체인 전교조마저 비판에 나섰다. 인프라를 구축하기 앞서 ▲학교와 교사에게 과목 개설권의 자유를 어디까지 보장할 것인지 ▲학년별 교육과정을 폐지해 사실상 학년제가 폐지되는 것인지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위해 학급은 사실상 해체되는 것인지 ▲미이수, 낙제제도를 도입하는 것인지 ▲내신평가는 절대평가-교사별 평가를 하는 것인지, 그럴 경우 현재 대입제도와 어떻게 조응할 수 있는지 등 기본개념부터 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판 미네르바스쿨’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11개 시/도 운영>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은 ICT(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해당 교과 담당교사나 수강 학생이 부족해 개설하지 못했던 소인수/심화과목을 개설해 운영하는 교육과정이다. 중소도시나 농산어촌 등 교육여건이 열악하거나 학교 간 거리가 먼 지역에서도 공동교육과정을 개설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정규 교육시간 내 편성과 실시간 운영을 원칙으로 토론과 체험 중심의 학생참여형 수업으로 운영한다. 서울 인천 대구 충남 전남 경남 등 6개 시도교육청에서 도입한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은 올해 1학기부터 운영된다. 

그 동안 학교 간 협력을 통한 공동교육과정 운영으로 일반고 학생에게 다양한 과목 선택 기회를 부여해왔다. 하지만 대부분 방과후나 주말 등 정규교육시간 외에 운영되면서 학생 학업부담이 증가하고 다른 학교로 이동하는 문제 등이 한계로 지적됐다.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은 쌍방향 소통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수업으로 자료나 화면을 공유하고 학생 참여도 표시, 판서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 효과적 수업 운영을 지원한다. 

올해 2학기부터는 부산 울산 세종 경기 강원 등 5개 시도교육청에서 운영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17개 시도로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다. 온라인 교육과정은 각 시도에서 개별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해 6개 시도가 공동 개발한 실시간 영상 강의시스템과 학습관리시스템을 활용해 개발 비용을 절감한다. 이를 전국 공동운영기반으로 활용해 시도 간 확장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양방향 수업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지난해 구축한 시스템을 활용하되 각 교육청의 수요를 반영해 기능을 개선하고 추가 개발한다. 과정 수강에 필요한 학습장비를 학교에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노후화된 IT장비는 교체하고 화상카메라를 설치한다. 온라인 연결이 어려운 도서지역에는 무선인터넷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기존 제공하던 사이버학습은 녹화방식 온라인 강의로 교사가 강의를 일방적으로 제공하면 학생은 자료를 혼자 학습하는 식이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집중도는 낮아지고 토론수업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개선된 온라인 방식으로 각 고교에서는 거꾸로 수업(온라인 선행학습 후 오프라인에서는 토론식 강의를 하는 수업), 블렌디드 러닝(온오프라인의 장점을 결합한 학습), 토론 등 다양한 수업 방식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은 4년간 물리적 교실 없이 온라인 수업만으로 정식 학위 취득이 가능한 미네르바스쿨을 본떠 만들었다. 미래대학 대안으로 떠오른 미네르바스쿨은 2011년 벤처기업가 출신인 벤 넬슨이 설립해 2014년 개교했다. 20명 이하 학생이 세미나 형식으로 생방송 참여형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7개국을 이동하며 학기를 보낸다. 아직 첫 졸업생을 배출하지 못했지만 개교 4년 만에 아이비리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학으로 급성장했다. 그만큼 학생들의 수준이 높고 각국 수재들이 지원해 들어가기도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제2외국어, 융합 등 교과중점학교 운영 확대.. 올해 60여 곳 신규 지정>
과목선택권을 확대해 진로에 맞는 다양한 과목을 학습할 수 있도록 교과중점학교를 올해 60여 개 규모로 신규 지정한다. 신규 지정된 학교드은 2019학년부터 운영하게 된다. 교과중점학교는 2016학년 231개교, 2017학년 334개교에서 2018년 394개교로 꾸준히 대상 학교를 확대해왔다. 

교과중점학교는 특정 분야에 소질과 적성이 있는 학생들이 특성화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중점과정을 설치해 운영하는 고등학교다. 경제(사회) 로봇(기술) 디자인(예술) 중국어(제2외국어) 문예창작(예술) 융합(과학+기술) 등 다양한 교과 분야를 지정해 학생의 과목 선택권 확대에 기여한다. 중점학급 운영이 어려운 예술 분야의 경우 폐교 등 유휴시설을 활용해 일반고 위탁교육 전담 학교를 설립하거나 타 지역 학생도 위탁교육이 가능하도록 기숙사 설립을 지원한다. 

올해부터는 캠퍼스형 교과중점학교, 중점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일반학교-특성화고 연계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해 학생의 과목선택권을 확대한다. 예를 들어 제2외국어중점학교가 연합해 심화영어 러시아어 중국어 등 과목을 공동으로 개설하거나, 사회-예술-기술 중점학교 간 협력 운영으로 개설 과목 일부나 전부를 공동으로 개설할 수 있다. 학교 여건에 따라 중점교과 수업을 개방해 중점학급반이 아닌 학생들도 수강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높여 고교학점제와의 연계성을 강화해간다.  

<전문대 연계 직업교육 확대.. 고2학생 1100명 대상 '선취업 유도'>
고2학년 대상 전문대 연계 직업교육 위탁과정은 올해 9개 시도 1100여명으로 운영한다. 직업교육 내실화를 위해 컨설팅 지원과 연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일반고와 자율고 2학년 재학생 1100명 내외를 대상으로 한다. 학생 진로와 관련한 직업분야 기초이론과 실습, 자격증 취득 과정 등 자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전문대 특성화 분야를 일반고 학생에 맞게 개편 운영해 위탁교육학생에 대해 관련분야 기업으로 선취업도 연계한다. 관련분야 기업에 선취업할 수 있도록 산업체와 연계한 산학일체형 방식 프로그램 운영을 권장한다. 위탁교육 프로그램 내 지역기관, 대학 내 기관 등과 연계한 상담 프로그램 편성도 장려한다. 

2016년 시범 운영을 시작한 전문대 연계 직업교육은 지난해 7개 시/도에서 24개 전문대학의 48개 과정에 1028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전문대 직업교육 전문성과 양질의 인프라를 활용한 높은 수준의 직업교육을 제공한다. 부천대 한식양식과정은 담당교수가 현장실습과 방과후지도를 맡아 자격증 취득 연계 교육을 통해 참여학생 전원이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대구공대 제과제빵과정에서는 전공과정 외 바리스타, 바텐더 등 교과목을 편성해 만족도를 높이고 제과제빵 대회에서 수상했다. 참여학생의 55%는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직업교육을 희망하는 고교 1,2학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방과후학교 형태 기초직업교육 과정을 제공한다. 전문대, 대안형 직업교육 위탁기관, 특성화고 등과 연계해 방과후형태로 학생이 선호하는 기초직업교육과정을 개설한다. NCS 직업기초능력, 직업윤리, 산업안전 보건 및 노동관계법 등을 배우며 운영 기간은 3개월, 6개월, 1년 등 각 시/도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지난해는 대구 광주 경기 전북 등 4개 시/도에서 약 2000명의 학생이 이 과정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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