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평/수능 등급컷 적중률.. 지원전략 수립 바로미터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매년 수능, 모의고사가 끝날 때마다 수험생 초미의 관심사는 등급컷에 쏠려 있다. 어디에서 등급컷이 끊기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시험을 치른 직후부터 공식적인 채점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수험생들은 입시기관의 분석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최근 평가원이 가채점 예상등급컷을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현장에 본격적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입시기관 분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입시기관은 공교육 정상화를 기치로 내건 학종이 본격화하면서 영향력이 줄고는 있지만 교육열이 높은 교육특구를 중심으로 입시의 한 축을 이루고 있고 수능중심 정시에서는 축적 노하우와 N수생 모집단 데이터를 토대로 수요자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입시기관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본다면 신뢰도를 중심으로 입시기관의 옥석을 가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최고 신뢰도 입시기관은 어디였을까. 2015학년부터 2018학년까지 최근 4년간 치러진 6월모평/9월모평/수능 총 8번의 수능/모평을 기준으로 등급컷 적중도를 따져본 결과 1위는 대성이었다. 2015학년과 2016학년은 국어A 국어B 수학A 수학B 영어 1등급컷을, 2017학년은 국어 수학(가) 수학(나) 영어 1등급컷을, 가장 최근 치러진 2018학년은 국어 수학(가) 수학(나) 1~2등급컷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4년간 발표된 총 64개 등급컷 중 대성은 42개를 적중해 65.6%의 적중률이었다. 대성은 2018수능에서도 자연계열 만점자를 배출하며 꾸준히 만점자 배출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을 만큼 최상위 재수생들이 대거 집결해있는 배경이 대성이 선보이는 뛰어난 분석력의 기반으로 풀이된다. 대입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의 분석 노하우가 더해졌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교육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대성에 이어 종로하늘 64.1%, 이투스 유웨이 각 57.8%, 메가 56.3%, EBS 진학사 각 54.7% 순으로 뒤를 이었다.

입시기관들의 등급컷 적중률이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이유는 ‘난립’이라고 부를 만큼 입시기관들이 넘쳐나는 교육현장에서 신뢰할만한 곳이 어디인지를 따질 수 있는 잣대이기 때문이다. 수능이나 모평 당일 입시기관들이 발표하는 최초등급컷에 대한 관심과 활용도가 높은 상황에서 어느 기관의 발표를 신뢰할지는 지원전략 자체를 뒤흔드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수시원서접수 직전 실시되는 9월모평의 추정등급컷은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을 따져 지원대학의 지형도를 흔들 수 있는 문제인데다 수능 직후 실시되는 논술 등의 대학별 고사 응시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기준점도 입시기관들이 수능당일 내놓는 추정등급컷이다. 어느 기관의 입시공력이 가장 뛰어난지를 미리부터 가늠해봐야만 후회 없는 지원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물론 그간 등급컷 적중도를 따져온 데는 입시기관들의 신중한 처신을 유도하고 당부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설명회를 통해 마케팅 목적으로 불안을 조성하거나 검증 없는 언론을 향해 ‘아니면 말고 식’의 치고빠지는 무책임한 행태는 결국 수요자들의 피해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2년 연속 수능 당일 말바꾸기를 되풀이하는 등의 부적절한 사례는 지속적으로 사교육기관 전반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왔다는 게 교육현장 일반의 시각이다.

수능 모평/학평 등이 끝나면 나오는 입시기관의 등급컷은 관심의 대상이다. 공식적인 채점결과나오기 전까지는 입시기관의 분석에 의존하는 것 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4년간 모평과 수능의 등급컷 적중률을 따져본 결과 대성의 분석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입시기관 ‘공력’ 1위 대성.. 4년간 누적 적중률 65.6%>
입시기관에서 가장 우선이 돼야 할 분석력 기준 가장 뛰어난 ‘공력’을 선보인 입시기관은 대성이다. 대성은 최근 4년간 모평/수능을 기준으로 보면 65.6%의 적중률로 단독 선두였다. 2015학년과 2016학년은 국어A 국어B 수학A 수학B 영어의 5개영역 기준 1등급컷, 수능체제가 바뀐 2017학년은 국어 수학(가) 수학(나) 영어의 4개영역 1등급컷을 활용했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된 2018학년부터는 국어 수학(가) 수학(나)의 3개영역을 활용하되 1등급컷과 2등급컷을 잣대로 활용했다. 측정범위를 확대한 것은 수능최저 판단 기준으로 2등급컷이 자주 활용되고 있고, 서울대 지균 등도 2등급 3개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다.

교육청 주관 모의고사인 학평이 제외된 것은 재수생이 투입되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이다. 신중한 기관들의 발표를 당부하는 차원에서 학평의 적중도도 기사화하고 있긴 하나, 실제 입시기관들의 공력을 알아볼 수 있는 잣대는 재수생까지 응시함으로써 표본이 많고 수능출제기관인 평가원이 출제하는 모평과 수능이라고 봐야 한다. 입시기관들도 학평 분석에 대해서는 큰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학평의 경우 등급컷을 발표하긴 하나, 관심도가 낮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4년간 발표된 64개 등급컷 중 대성은 42개 등급컷을 적중시켜 65.6%의 적중률이었다. 대성이 이처럼 뛰어난 분석력을 자랑하는 것은 오랜 경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 대입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의 존재와 ‘강대(강남대성)’란 말로 설명되는 우수 수험생들의 존재 때문이란 게 업계의 정설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강남 대성 수험생들이 우수하다는 것은 이미 정평이 난 사실이다. 지난해 25명을 선발하는 서울대 의대 정시에 14명이 합격하고, 15명을 선발한 연대 의대 논술에 10명이 합격하는 등 최상위권 자연계열에서 특히 강한 모습이다. 그렇다고 인문계열이 약한 것도 아니다. 매년 서울대 합격자가 수두룩하게 쏟아지는 상황”이라며 “통상 우수 수험생이 많으면 그만큼 대입분석을 하긴 쉬워진다. 상위권 수를 다른 기관보다 더욱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30년간 대입 분석으로 이름을 날린 이영덕 소장의 존재까지 더해져 계속해서 뛰어난 분석력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입시기관 모두 절반 이상의 적중률을 보이는 데는 성공했다. 다음으로 적중률이 높은 기관은 종로하늘이었다. 종로하늘은 41개 적중으로 64.1%의 적중률을 보였다. 뒤를 이어 이투스와 유웨이가 각 57.8%(37개), 메가 56.3%(36개), EBS와 진학사 각 54.7%(35개)의 적중률을 기록했다.

교육계에서는 단 한번의 시험으로 입시기관 적중률을 판가름하기는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유난히 특정 기관의 높은 시험도 있고, 낮은 시험도 있어 제대로 된 잣대로 기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누적된 등급컷을 토대로 살펴봐야 꾸준한 분석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2017년 적중률 대성 유웨이 1위>
지난해로 범위를 좁힐 경우 1위를 차지한 기관은 대성과 유웨이다. 대성은 최근 4년간 적중률에서 1위일뿐만 아니라 2017년 적중률에서도 1위를 차지한 성과다. 지난 한 해 치러진 4번의 학평(3월 4월 7월 10월)과 2번의 모평(6월 9월), 수능까지 총 7번의 전국단위 모의고사 등급컷을 기반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국어 수학(가) 수학(나)의 1등급컷과 2등급컷 총 42개가 기준이다.

42개 등급컷 중 대성과 유웨이는 각각 25개 등급컷을 적중시켜 59.5%의 적중률이었다. 4월학평부터 10월학평까지는 동일한 등급컷 적중개수를 보인 가운데 3월학평에선 대성이 3개를 적중해 유웨이보다 한 개 많았고, 이번 수능에선 유웨이가 4개를 적중, 대성에게 뒤졌던 1개 등급컷을 만회한 상황이다.

다음으로 분석력이 뛰어난 기관은 이투스였다. 24개 등급컷을 맞혀 57.1%의 적중률이었다. 기관 내에서 평가업무를 맡아오던 한 평가이사가 타 기관으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않아 생겼던 공백을 내부 인물들이 똘똘 뭉쳐 메꾼 결과라는 분석이다. 김병진 평가소장과 전훈 팀장 등 실무자들이 ‘절치부심’한 끝에 올해 3월학평에선 가장 적중률이 뛰어난 기관으로 올라서는 등 전반적으로 뛰어난 분석력을 선보여온 기관이기도 하다.

그 밖의 기관들도 절반 이상의 적중률을 보이는 데는 성공했다. 종로하늘이 23개를 맞혀 54.8%의 적중률이었으며 이어 EBS와 김영일이 각 52.4%(22개 적중), 메가 비상교육 진학사가 각 50%(21개 적중) 순이었다.

<등급컷.. 시험 당일 ‘초미의 관심사’>
수능을 비롯해 학평/모평 등 모의고사 당일 발표되는 입시기관들의 추정 등급컷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릴 만큼 학생/학부모 등 교육수요자들을 비롯한 교육계 전반의 관심거리다. 수험생들은 가채점을 통한 원점수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 위해 당일 발표되는 등급컷을 활용할 수 밖에 없다. 교사들도 진학지도 등의 목적으로 등급컷에 관심이 쏠려 있다.

입시기관들이 시험 직후 내놓는 최초 등급컷은 채점서비스 참여데이터, 자사 학원생들의 응시데이터 등 기초자료를 활용해 각자 지닌 입시분석기법을 기반으로 예측/추정한 수치다. 이 때문에 입시기관의 공력을 가장 뚜렷하게 나타내는 지표로 자리잡았다. 입시기관들의 ‘날 것’과 같은 생생한 분석력을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잣대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각 기관들의 ‘공력’으로 일컬어지는 분석력과 분석의 베이스가 되는 기관별 데이터의 위력을 방증하는 근거로 보면 정확하다.

‘최초’ 발표된 추정 등급컷이 중요한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서 보정하는 과정을 통해 기관끼리 엇비슷하게 맞춰지기 때문이다. 대동소이하게 수정된 등급컷은 분석력을 따지는 지표로 활용이 불가능해진다. 모의 지원자/표본 수가 누적됨에 따라 데이터가 바뀌는 경우가 많으며, 타 기관의 분석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수치가 조정되기도 한다. 추후 시험을 주관한 평가원이 내놓는 모평/수능의 수험생 채점/통계자료가 나오면서 등급컷 예측은 의미를 잃는다.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은 전부 대동소이한 값으로 고정돼 비교할 수단마저 사라진다. 최초 등급컷만이 입시기관들의 공력을 가르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는 이유다.

베리타스알파는 교육수요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입시기관의 신중하고 냉철한 대응을 당부하는 차원에서 2014 수능부터 기관별 추정 등급컷의 신뢰도를 따져왔다. 상당수 입시기관들이 언론과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신중하고 정확하게 수치를 내기보다는 빨리 발표하는 데만 매몰돼 있는 행태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입시기관 중 신뢰할만한 곳이 어디인지 수요자에게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도 더해진다.

올해부터는 평가원이 모평/수능 가채점 단계에서 등급컷을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사교육기관 등급컷에 대한 의존도는 올해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성기선 한국교육평가원장은 2018 수능 채점결과 브리핑에서 “가채점 결과로 등급컷을 공개하는 방안을 2019학년 모평 때 테스트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9월모평의 경우 본인의 등급을 모르는 상황에서 수시원서를 접수해야 하는 등의 ‘깜깜이 입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수능의 경우 대학별고사 응시여부를 결정하는 잣대로도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평가원이 충분한 표본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상값이 크게 빗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평가원 가채점 등급컷이 자리잡기까지는 사교육 등급컷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지금보다 영향력은 덜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평가원의 가채점 등급컷이 시험 당일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에 입시기관들의 시험 당일 등급컷이 계속해 명맥을 이어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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