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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추합 개선해야.. 예비번호 부여 메카니즘 보완 필요수험생 위치 파악 불가 사례까지.. 추합현황 공개 필요성
  • 박대호 기자
  • 승인 2017.12.29 22:34
  • 호수 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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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28일부터 내달3일까지 2018 수시 미등록충원합격(추가합격) 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올해도 수요자들로부터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형국이다. 대학마다 예비번호 부여 비율이 중구난방이며, 수험생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없도록 하는 ‘깜깜이’식 추합 메카니즘이 여전한 때문이다. 예비번호 부여 비율(배수) 기준을 도저히 알 수 없는 데다 예비번호를 받더라도 추합 진행 과정에서 자신의 순위 확인이 쉽지 않다는 수요자들의 볼멘 목소리가 높다. 

특히,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예비번호를 부여해놓고도 이후 진행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대학들이 존재한단 점이다. 상위17개대학 중에서도 1회만 추합을 진행하는 서울대를 제외하면, 서강대 성대 인하대의 3개대학이 예비번호를 변경해주지 않고 추합현황도 별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초 부여된 예비번호가 계속 유지되고 추합현황도 공개되지 않으면 수요자들은 추합 일정 내내 합격 가능성을 일체 예측할 수 없게 된다. 예비번호를 기준으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고 추합여부를 예상해 향후 이어질 대입전략을 세워야만 하는 수요자들 입장에선 불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비번호 부여 비율이 중구난방인 것에 대해서는 그나마 대학들의 해명이 일부 유효한 상황이다. 지난해 추합비율을 고려해 예비번호를 부여함으로써 수험생들의 헛된 기대감이나 박탈감 등을 막으려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조차도 여전히 비판받을 사항이란 것이 중론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대학들이 지난해 충원 비율을 고려해 예비번호를 준다는 것은 일부 수긍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너무 과하게 예비번호를 부여하는 데 있어 따르는 행정적 낭비가 심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조금 더 수요자를 중심으로 생각을 했으면 한다. 예비번호는 불합격한 수험생들이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도구다. 정시 대비 상대적인 공정성이 낮다는 이유로 수시가 비판의 도마에 오르는 일이 잦은 데 투명하게 순위를 공개하는 것이 가져다 줄 긍정적인 효과를 생각했으면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대학마다 중구난방 격으로 예비번호를 부여한다면, 수시에서 대학별 이동 상황이 공개돼 대학 간 선호도가 구분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대학들의 이기심이란 비판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올해도 '깜깜이' 수시 추합이 되풀이되고 있단 지적이 제기된다. 예비번호 부여비율의 일관성이 없고, 추합 진행 메카니즘도 수요자 배려와는 거리가 먼 때문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올해도 예비번호 부여비율 ‘중구난방’.. 0.3배수부터 전원 부여까지>
수시추합이 진행 중인 29일 서울 상위 17개대학의 예비번호 부여 방법을 조사한 결과 올해도 명확한 기준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학마다 예비번호 비율은 ‘중구난방’ 격이었으며, 방식도 제각각이었다. 전형별로 차등을 둔 곳이 있는가 하면 구분을 두지 않은 곳도 있었다. 

대학별로 보면 예비번호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시립대였다. 서울시립대는 논술전형의 경우 3배수, 교과/학종의 경우 전원 예비번호를 부여한 사례였다. 학종/논술 2배수, 교과 5배수, 실기위주 3배수의 예비번호를 부여한 단국대, 고교연계 3배수, 고교연계 외 전형 2배수 등을 부여한 경희대 등은 서울시립대에 이어 예비번호 비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고려대 연세대 건국대 동국대 인하대 한국외대 등은 1배수의 예비번호를 부여했다. 이들 대학 중 건대 동대 인하대 외대는 전형과 관계없이 모집인원의 1배수만큼 예비번호를 부여한 사례였다. 논술 외 전형에서만 1배수를 부여한 서강대, 교과전형에서만 1배수를 부여한 한양대 중앙대 등과는 예비번호 부여방식이 사뭇 달랐다. 고대와 연대도 기회균형 등 일부 소규모 전형에는 예비번호를 부여하지 않는 등 대학마다 전형별 예비번호 차등부여에 대한 인식은 달랐다. 

그 외 대학들은 1배수보다 적은 범위의 예비번호를 부여하고 있었다. 서강대 논술전형, 한양대 교과 외 전형, 중앙대 교과 외 전형 등 일부 전형에 한해 예비번호를 0.5배수에서 0.3배수 범위로 주는 대학들이 있었던 반면, 전체 전형에서 0.3배수를 부여하는 이화여대의 사례도 존재했다. 

예비번호 비율에서 1배수는 모집인원만큼 예비번호가 부여됐음을 의미한다. 10명을 모집하는 모집단위가 있다고 가정하면, 입학사정이 모두 끝난 이후 1등부터 10등까지는 최초합격자로 분류되며, 이후 11등부터 20등까지는 차례대로 예비1번부터 10번을 받게 된다. 0.3배수인 경우 예비번호를 받을 수 있는 수험생은 11등부터 13등까지의 3명이다. 

예비번호를 부여하긴 했지만, 비율을 공개하지 않는 대학도 있었다. 홍익대와 숙명여대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대학은 예비번호 공개 시 생길 수 있는 혼란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부여범위를 공개하지 않겠단 입장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예비번호를 얼마나 부여했는지는 공개하기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다. 만약 3배수를 부여했다고 발표한 경우 경쟁률이 4대 1이 되지 않는 모집단위에 지원한 학생들 가운데 예비번호를 받지 못한 사례가 나오면 학교 측에 민원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예비번호 부여 범위보다 경쟁률이 낮다손 치더라도 예비번호가 지원자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원자격이 미비한 사례였거나 면접과정에서 학업역량이 극히 낮다고 판정해 결격 처리하는 케이스도 있을 수 있다. 수험생들은 이런 부분들을 잘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이 예비번호를 받지 못했단 사실만 놓고 항의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비번호를 아예 부여하지 않는 사례도 존재했다. 서울대는 추합을 실시하면서도 여타 대학과 달리 예비번호는 일체 부여하지 않고 있었다. 서울대 관계자는 “추가 합격한 학생들도 입학 후에는 최초합격자들과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데, 예비번호가 공개되면 학생들 간 위화감이 생길 우려가 있어 예비번호를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서울대는 타 대학과 달리 단 한 차례만 수시 추가합격을 진행한다. 여러 차례에 걸쳐 추합을 진행한다면 예비번호를 부여해 불안감을 덜어줄 필요가 있겠지만 우리대학에는 해당사항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예비번호 부여 비율 기준 없어.. 일괄기준 검토돼야>
예비번호 부여비율이 이토록 중구난방인 이유는 추합에 관련된 규정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예비번호 부여는 당락과는 별개의 문제란 이유로 대입 관련 지침을 내리는 대교협은 수시 추합 마감일정만을 정하고 있다. 때문에 대학들은 자율적으로로 예비번호를 정하는 상황이다. 주로 최근의 추합비율을 기준 삼아 전형별로 예비번호 부여비율에 차등을 주거나 일괄배정하는 방식이 쓰인다.

대학 측은 지금처럼 대학 자율에 맡기는 것이 더 바람직하단 입장이다. 실제 예상되는 추합인원보다 많은 예비번호를 부여하거나, 적게 부여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보는 때문이다. 한 대학 입학관계자는 “그간 예비번호를 두고 여러 차례 방침을 바꿔봤다. 범위를 넓게 한 경우에는 예비번호를 받았는데도 왜 합격하지 못한 것이냐는 항의를 받게 되며, 범위를 좁게 하면 예비번호를 왜 안 주느냔 항의가 들어온다. 전원에게 예비번호를 부여하는 경우에는 논술 같은 경우 1000번대 이상의 예비번호가 주어지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번호를 왜 주느냔 핀잔을 듣기도 한다”라며 “결국 어떻게 해도 불만이 있는 상황에서 택할 수 있는 것은 ‘적정선’을 찾는 일이다. 매년 진행된 추합 규모를 기준으로 예비번호를 주고 있다. 추합 비율은 매년 조금씩 달라지기 마련이지만, 평균 50% 안팎의 충원이 발생하는 경우 1배수 이상의 예비번호를 주는 것은 행정력 낭비나 다름없다고 본다. 너무 예비번호를 많이 줘 수험생에게 괜한 기대감을 심어주는 것보다는 낫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학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예비번호를 충분히 주거나 지원자 전원에게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학의 입장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수요자 입장에서 방침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대학들의 행정력 낭비란 설명은 일응 수긍할 수 있는 대목이긴 하다. 하지만, 이는 대학 편의주의적인 발상에 불과하다. 수시에 불합격한 수험생/학부모 입장에선 차라리 명확한 순위가 드러나 포기하고 정시를 준비할지, 추합을 기대해볼지를 미리 정하는 게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지금처럼 예비번호를 부여하는 것은 추합 기간 내내 ‘깜깜이’나 마찬가지로 결과를 기다리고만 있으란 얘기다. 차라리 투명하게 예비번호를 전부 부여해 수요자들이 자신의 위치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낫다. 혹여 그로 인해 항의가 발생하더라도 이는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수요자들에게 투명하게 추합현황과 순위를 알리는 것과 항의로 인한 행정력 손실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 가치인지는 분명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예비번호 범위를 소극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대학 간 선호도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한 교육 전문가는 “아직도 정시에서는 추합비율을 공개하지 않는 대학들이 존재한다. 대학 간 예비번호를 비교해 선호도를 구분 지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펑크’로 불리는 일시적인 합격선 하락의 경우 상당한 후순위 예비번호까지 합격하는 일이 잦다. 수험생 커뮤니티 등에서 간접적으로 합격성적 커트라인이 공개될 수 있는 셈이다. 이렇게 입시결과가 공개되는 것을 대학들은 꺼릴 수밖에 없다”라며, “수시는 정시와 달리 평가방법/평가요소가 일률적이지 않음에도 대학들은 예비번호 공개를 꺼리곤 한다. 예비번호가 전부 공개돼도 무방하지만, 정시 시절부터 입시결과 노출과 예비번호 부여를 결부시켜오던 대학들의 관행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예비번호 통해 ‘위치 확인’ 불가? 현황공개 내지 예비번호 변경 필요>
예비번호 부여비율 외에도 문제는 존재한다. 추합 진행 과정에서 일체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수요자들이 자신의 위치를 명확히 알아 충원합격 가능성을 예측하고, 정시 지원 여부를 결정짓는데 도움을 주는 예비번호 본연의 목적 달성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현재 대학들의 추합진행 메카니즘은 ▲변경 ▲고정 ▲실질적 변경의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변경은 최초 부여된 예비번호를 계속해서 바꿔주는 것을 의미하며, 고정은 이와 달리 최초 부여된 예비번호가 일체 변경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실질적 변경은 예비번호가 바뀌진 않지만, 차수마다 추합 현황을 공개해 예비번호를 변경하는 것과 실질적으론 별다른 차이가 없도록 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예비 5번을 받은 수험생이 있고 1차에서 3명이 추합한 경우 예비번호가 2번으로 바뀌면 변경, 기존대로 5번이 유지되면 고정, 5번이 유지되지만 1차에서 3명이 추합했음을 별도 공지하면 실질적 변경이라 보면 된다. 

예비번호를 변경하는 경우나 실질적 변경효과를 내는 경우엔 별다른 문제가 없다. 앞선 순위자가 빠져나간 만큼 예비번호를 끌어올려 주거나 자신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고 있는 때문이다. 일부 대학은 이를 혼합해 수험생들에게 더욱 투명한 정보공개에 나서기도 한다. 예비번호를 변경해주면서 추합현황까지 공개하는 한대가 대표적인 사례다. 

문제는 고정형 방식을 사용하는 대학들이다. 최초 부여받은 예비번호가 바뀌지도 않고, 차수별 추합현황도 공개하지 않아 수험생들을 ‘깜깜이’로 내몰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수시 추합에선 서강대 성대 인하대가 이러한 사례다. 

교육계에선 추합 진행 시 변경 방식이나 실질적 변경방식이 사용돼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한 교육 전문가는 “최초 예비번호를 부여하고 이후 차수별 현황을 공개하지 않는 것만큼 수요자 입장에서 답답한 일이 없다. 얼마나 추합이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보니 가능성을 일체 판단하기 어려운 때문이다. 정시 지원전략 수립 시기도 그만큼 늦춰져 비효율적으로 움직이게 되기 쉽다. 예비번호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바꾸기 어렵다면 추합현황만이라도 공개해 수험생들의 불안함을 덜어주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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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호 기자  mydae@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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