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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 자소서/추천서 유지되나.. 헌재 판결 '후폭풍'검정고시 출신자 대안, 자소서/추천서 '유일'
  • 윤은지 기자
  • 승인 2017.12.29 17:39
  • 호수 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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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자소서 추천서 폐지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교육부의 학종 개선사항이 암초에 부딪혔다. 28일 헌법재판소가 2017학년 교대 수시모집요강의 검정고시 지원제한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하면서 자소서와 추천서가 폐지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검정고시 출신자들은 학생부를 제출할 수 없는 만큼 자소서와 추천서로 대체해야 한다. 김상곤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 이어 지속적으로 자소서, 추천서 폐지를 학종 개선사항으로 내비치고 있지만, 이번 헌재 판결로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소서 추천서 폐지를 추진할 경우 헌재 판결을 위배할 뿐 아니라 보호해야할 '소수자'인 검정고시생들의 학종진출 통로를 아예 막는 데 따른 부담 때문이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검정고시 출신까지 고려해 자소서 추천서 폐지를 원점에서 검토하는 등 학종 개선방안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소서 추천서 폐지가 핵심인 교육부의 학종 개선사항이 암초에 부딪혔다. 28일 헌법재판소가 교대 수시모집요강의 검정고시 지원제한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하면서 자소서와 추천서가 필수 전형요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진 때문이다. 검정고시 출신자들은 학생부를 제출할 수 없는 만큼 자소서와 추천서로 대체해야 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검정고시’ 학종 자격제한 논란.. 자소서 추천서 강화 필요성 확대>
헌재 판결로 검정고시 출신까지 지원자격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학생부를 대신할 전형자료로서 자소서와 추천서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검정고시 합격자들의 대입지원 기회를 제한할 합리적 이유가 없는 만큼 다른 전형요소를 활용해서라도 지원기회를 부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학종에서 자소서와 추천서를 폐지하는 등 전형요소를 줄이는 데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탓에 학종 개선에 대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상곤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는 10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추천서 폐지를 언급한 데 이어, 교육부가 대학들에 보낸 ‘고교교육기여대학 지원사업 개편방향’에서도 교사추천서 폐지 등의 내용을 담았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개편에 앞서 대학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교육부가 내려 보낸 개편방향에는 블라인드 면접 도입, 연령제한 폐지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는 “학생부 기재사항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며 “학종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는 점, 너무 다양한 요소를 요구한다는 점은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학종의 신뢰도 높인다는 명목으로 평가요소를 줄이는 방향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 부총리는 자소서와 교사추천서를 폐지하는 방향을 언급하고 있지만 전형 요소를 과도하게 단순화할 경우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면밀히 살펴 정성적으로 평가한다는 전형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제기된다. 학생별 차이를 드러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단순히 성적이나 ‘결과물’이 아닌 학생의 학업 ‘과정’을 살펴 선발하고자 한 것이 학종의 취지”라며 “학생의 학업성장과정을 부연 설명할 수 있는 자소서와 교사추천서를 폐지하는 것은 이 같은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폐지 발언의 배경은 자소서/면접이 사교육 유발 요소라는 데 있다. 자소서를 작성하고 면접을 대비하는데 사교육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전제와 순서부터 맞지않다는 게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교육에 들이는 전체 비용을 놓고 봤을 때 자소서/면접이 차지하는 비용은 현저히 낮은 데다 현재 부담완화를 이유로 줄어든 학생부기재요령을 손보는 등 전반적 보완책이 만들어진 다음 논의할 얘기라는 것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사교육 부담으로 말하면 내신/수능 대비가 고교 생활 내내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 반면 자소서/면접을 대비하는 시간은 고3 수시 접수철에 몰릴수 있다.  사교육 요인배제가 목적이라면 타겟이 틀렸다. 게다가 개악됐다고 평가받는 학생부기재요령부터 보완해 학생부부터 정상화시켜야한다. "고 밝혔다. 한 고교 관계자는 "수능/내신 절대평가 논술폐지를 밀어붙이는 상황을 보면 대입을 아예 없애자는 얘기 같다"고 꼬집었다.   

학종에서 자소서를 활용하는 이유는 학생부 보완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학생부는 ‘교사’가 작성하는 영역인 탓에 학생이 교육활동에 참여한 동기 등 지원자의 생각을 담기 어렵다. 학생부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통해 교사가 학생을 관찰한 내용을 서술한다면, 자소서는 학생의 입장에서 쓴 내용이 담기는 셈이다. 각 대학은 입을 모아 ‘자소서를 통해 과정을 드러내라’고 강조한다. 학생부로 미처 드러내지 못한 지원자의 태도나 잠재력을 파악할 수 있도록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한 것도 그 때문이다. 

다만 고교 자퇴 후 검정고시를 선택하는 것이 단순한 학력취득 수단을 넘어서 일종의 대입전략으로 각광받으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서울대가 처음으로 수시 전체 선발인원을 학종으로 선발하기 시작해 여타 대학에서는 학종 비중이 저조했던 2013학년은 검정고시 출신 대학 합격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해이기도 하다. 한국교육개발원(KEDI) 교육통계연구센터의 통계결과에 따르면, 고졸 검정고시 출신 전국 4년제대학 합격자수는 2006학년 3808명에서 2013학년 5647명까지 약 40%가 증가했다. 2006학년 이래 2009학년 4425명, 2012학년 5080명으로 5000천명을 돌파한 뒤 2013학년 정점을 찍었다. 

한 교육 전문가들은 “외국에서 학교를 마친 유학생이나 대안학교, 홈스쿨링을 하는 학생이 늘어난 것도 원인 중에 하나지만, 고졸검정고시와 중졸 검정고시를 잘 활용하면 입시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자격제한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에서는 제한이 없어질 경우 대입에서 유리한 수단으로 검정고시를 선택하면서 고교현장을 이탈하는 학생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초 학종이 도입된 취지는 사교육으로 내몰렸던 학생들이 공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공교육정상화 목적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교대, 검정고시 지원제한.. 헌재, "합리적 근거 없어">
대입에서 학생부 제출을 필수조건으로 제시해 학생부가 없는 검정고시 출신자들이 응시하지 못하도록 한 서울교대 등 11개 교대의 2017학년 수시 모집요강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8일 대안학교 학생 한모씨 등을 대리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서울교대 등 11개 교대를 상대로 청구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판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해당 수시모집 요강은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일부 특별전형에만 검정고시 출신자의 지원 허용할 뿐 수시모집에서 검정고시 출신자의 지원을 일률적으로 제한한다”며 “실질적으로 검정고시 출신자의 대학입학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시모집은 과거 정시모집의 예외로서 그 비중이 크지 않았으나 점차 그 비중이 확대돼, 오히려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입시전형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수시모집에서 검정고시 출신자에게 수학능력 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이를 박탈하는 하는 것은 합리적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덧붙여 “해당 수시모집요강은 검정고시 출신자들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해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이는 헌법에 위반돼 취소해야 하나 신입생 합격자 발표가 이미 종료돼 선언적 의미에서 위헌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교대들은 검정고시 출신자들이 정규 고교 생활기록부가 없어 평가자료가 없다면서 수시모집 응시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하지만 자기소개서, 심층면접 등 다른 방법을 개발해 교사로서의 품성과 자질 등을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11개 교대가 지난해 공개한 2017학년 수시모집 요강에서는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 등을 대상으로 하는 일부 특별전형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전형에서 고교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로 지원자격을 제한했다. 검정고시로 고교 졸업학력을 취득한 사람의 경우 특별전형 대상에 해당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교대 수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는 셈이다. 

<“교육자 자질검증 필요” vs “사회적 낙인찍기”>
지난해 8월 헌법소원 청구 당시 민변 측은 “검정고시 출신이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은 전체 모집정원의 5%에도 미치지 않는 극히 일부”라면서 “이는 고등교육법, 초중등교육법이 검정고시 출신자에게 고교 졸업학력을 인정하고 있음에도 응시자격요건을 자의적으로 제한해 법률유보원칙에 어긋난다”고 헌법소원 청구 이유를 밝혔다. 

당시 한 대안학교 교사는 “수시모집은 대학에 선발권이 있다고 하지만, 왜 검정고시 출신자들은 선발과정에 참여시킬 수 없는지 합당한 이유가 없다”면서 “많은 대학이 검정고시 출신자들에게 비교내신이나 구술면접 등 다양한 자체 평가기준을 갖고 선발과정에 참여한다”고 지적했다. ‘수능성적으로 선발하는 정시전형은 일반계보다 검정고시 출신에게 더 유리하기 때문에 수시모집의 불리함이 상쇄된다’는 지적에 대해 “정시에 많이 뽑고 있으니까 거기만 지원하면 된다라고 하는 것은 검정고시 학생들은 마치 수시에는 자격이 없는 사회적 낙인을 찍는 것”이라며 “대안학교 학생들이나 검정고시를 응시하는 학생들에 박탐감을 줄 수 있다”고 답변했다. 

교대측은 수시전형 특성상 학생부 제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비수도권 소재 교대 관계자는 “수시전형은 교육에 대한 열정, 자질, 교사로서의 의무감 등을 측정하는 것”이라며 “이를 측정하는 것이 학생부인데, 학생부 자체가 없다면 평가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시는 학생을 성적으로 뽑지 않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학생부에는 성적뿐만 아니라 체험활동, 출결사항, 벌점 등이 종합돼 있다”면서 “검정고시의 경우, 현재로선 교육자의 자질뿐 아니라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검증할 방법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시전형에서 검정고시 출신자는 비교내신을 적용하는데, 이 경우 수능만 잘 보면 정시로 합격하는 것이 외고나 일반고에 비해 더 유리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개선의 여지를 열어뒀다. “교육부나 교육청이 검정고시 학생들을 꾸준히 관찰해 학생들의 능력과 장점을 보증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수시모집을 적극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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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지 기자  blink@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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