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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사자성어 ‘파사현정’..‘사악한 것을 부수고 사고방식을 바르게’교수신문 1000명 설문조사 결과
  • 권수진 기자
  • 승인 2017.12.18 14:56
  • 호수 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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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올해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이 선정됐다. ‘사악한 것을 부수고 사고방식을 바르게 한다’는 뜻이다. 국정농단 이후 적폐청산 중인 현실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교수신문’은 교수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40명(34%)이 파사현정을 선택했다고 18일 밝혔다. 파사현정의 뒤를 이어 ‘해현경장(解弦更張)’이 18.8%로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물이 빠지자 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뜻의 ‘수락석출(水落石出)’(16.1%)이었다. 4위는 ‘나라를 되살리다’라는 뜻의 ‘재조산하(再造山河)’(16%), 5위는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한다’는 뜻의 ‘환골탈태(換骨奪胎)’(15.1%)였다.

교수 1000명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파사현정'이다. '사악한 것을 부수고 사고방식을 바르게 한다'는 뜻으로, 국정농단 이후 적폐청산 중인 현실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올해 1위로 선정된 ‘파사현정’은 불교 삼론종의 기본 교의로, 삼론종의 중요 논저인 길장의 ‘삼론현의(三論玄義)’에 실린 고사성어다. 교수신문에 의하면 최경봉 원광대 교수(국어국문학과)와 최재목 영남대 교수(동양철학과)가 나란히 파사현정을 올해의 사자성어 후보로 추천했다. 최경봉 교수는 “사견(邪見)과 사도(邪道)가 정법(正法)을 눌렀던 상황에 시민들은 올바름을 구현하고자 촛불을 들었으며, 나라를 바르게 세울 수 있도록 기반이 마련됐다”며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최재목 교수의 추천 이유도 궤를 같이 한다. 최재목 교수는 “최근 적폐청산의 움직임이 제대로 이뤄져 ‘파사(破邪)’에만 머물지 말고 ‘현정(顯正)’으로까지 나아갔으면 한다”고 추천 의미를 설명했다. 

파사현정을 선택한 교수들은 새정부 개혁이 좀 더 근본적으로 나아가길 주문했다. 권영욱 성균관대 교수(화학과)는 “이전 정권은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 되는 절차와 방법으로 국정을 운영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이를 단절한 것은 ‘파사’이며 새로이 들어선 정권은 ‘현정’을 해야 할 때다”라고 ‘파사현정’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구모룡 한국해양대 교수(동아시아학과)도 “진실을 가려 바른 나라를 세워야 한다. 먼저 진실을 명백하게 가리는 일이 있어야 하고, 다음으로 정의를 실현하는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며 목소리를 보탰다고 교수신문은 전했다. 

2위로 꼽힌 사자성어인 ‘해현경장’을 선택한 고성빈 제주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국정의 혼란스러움이 정리되고 출범한 새정부가 거문고의 줄을 새 것으로 고쳐 매듯이,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고 바르게 운행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사자성어를 떠올렸다고 전했다고 교수신문은 밝혔다. ‘해현경장’은 한나라 ‘한서(漢書) ’동중서전(董仲舒傳)‘에 나오는 말로 중국 한나라 때 동중서가 무제에게 올린 ‘원광원년거현량대책(元光元年擧賢良對策)’에서 유래했다. 자칫 개혁이 거문고 줄만 바꿔드는 ‘해현경장’으로 흐르는 건 아닌지 우려의 시선도 있다. ‘해현경장’을 선택한 김귀옥 한성대 교수(사회학과)는 “촛불 시민의 뜻이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잡고자 하기보다 잡음을 내는 거문고의 줄을 바꾸는 ‘해현경장’선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수락석출’은 중국 송나라 구양수의 ‘취옹정기(醉翁亭記)’의 ‘수락이석출자(水落而石出者)’ 문구와 송나라 소식의 ‘후적벽부(後赤壁賦)’에 나온 성어다. ‘수락석출’을 추천한 홍승직 순천향대 교수(중어중문학과)는 “좀처럼 밝혀지지 않을 것 같았던 이전 정권의 갖가지 모습이 정권이 바뀌면서 드러나는 현 상황에 적합한 말”이라며 추천 이유를 밝혔다고 교수신문은 설명했다. 경계의 의미로 사자성어를 추천한 경우도 있었다. 은영 원광대 교수(미술과)는 “2017년을 종합하기에는 ‘수락석출’ 외의 단어들이 지나치게 희망적인 기대가 아닌가 한다”고 지적했고, 적폐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는 이유로 이 사자성어를 선택한 구인회 서울대 교수(사회복지학과)는 “근본적인 개혁의 방안은 아직 묘연해 보인다”며 신중함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해마다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강물이 화나면 배를 뒤집는다’는 뜻의 ‘군주민수’가 선정됐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성난 민심을 대변하는 특징이다. 

2001년부터 선정된 사자성어를 살펴보면 ▲2001년 오리무중(무슨 일에 대해 알 길이 없음) ▲2002년 이합집산(헤어졌다가 모였다가 하는 모습) ▲2003년 우왕좌왕(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며 일이나 나아가는 방향이 종잡지 못함) ▲2004년 당동벌이(한 무리에 속한 사람들이 다른 무리의 사람을 무조건 배격하는 것) ▲2005년 상화하택(사물이 서로 이반하고 분열하는 현상) ▲2006년 밀운불우(하늘에 구름만 빽빽하고 비가 되어 내리지 못하는 상태) ▲2007년 자기기인(자신도 믿지 않는 말이나 행동으로 남까지 속이는 사람) ▲2008년 호질기의(문제가 있는데도 다른 사람의 충고를 듣지 않음) ▲2009년 방기곡경(일을 바르게 하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함) ▲2010년 장두노미(진실을 공개하지 않고 숨기려 했지만 거짓의 실마리가 이미 드러나 보임) ▲2011년 엄이도종(나쁜 일을 하고 남의 비난을 듣기 싫어서 귀를 막지만 소용이 없음) ▲2012년 거세개탁(온 세상이 혼탁한 가운데서는 홀로 맑게 깨어있기가 쉽지 않고, 깨어있다고 해도 세상과 화합하기 힘듦 ▲2013년 도행역시(잘못된 길을 고집하거나 시대착오적으로 나쁜 일을 꾀함) ▲2014년 지록위마(고의적으로 옳고 그름을 바꿈) ▲2015년 혼용무도(나라 상황이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러움) ▲2016년 군주민수(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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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 기자  ksj@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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