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꿀 수 없는 수능점수.. 전략으로 만회 가능

[베리타스알파=김경화 기자] 수능 채점결과가 11일 발표됐다. 성적표가 나온 후 가장 먼저 할 일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신의 점수를 인정하고 전략을 잘 세우면 된다. 이미 결정된 점수는 바꿀 수 없지만 차별화된 입시 전략을 통해 부족한 점수를 만회할 수 있다.  현재 수능 점수로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지원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의 도움을 받아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영역별 점수를 꼼꼼히 따지고, 적성과 진로를 고려하는 등 합격 로드맵을 만드는 방법을 살펴봤다.

<성적 분석은 ‘입체적’으로>
성적표를 받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위치 확인이다. 내 성적이 전국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수능 성적표에는 영역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만 표기되지만 대학들은 수십가지 나아가 수백가지 방법으로 수능을 활용한다. 때문에 보다 입체적인 성적 분석이 필요하다. 

같은 수능 총점이더라도 표준점수, 백분위 등 활용 지표에 따른 유불 리가 존재한다. 덯여 수능 영역별 가중치나 가산점에 따라 대학 환산점수는 달라진다. 때문에 지원 대학의 수능 활용 방법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같은 대학이라도 모집단위별로 수능 반영 영역이나 영역별 반영 비율이 다르기도 하다. 상위대학에서는 통상 수학, 탐구 영역의 유형을 지정해 반영하지만, 중하위대학의 경우 대부분 가/나형, 사/과탐으로 유형을 지정하지 않음으로써 교차 지원 가능성을 열어놓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대학마다 수능 활용 방법이 제각각이므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수능 환산 점수를 비교해 조금이라도 유리한 수능 반영방법을 찾아야 한다. 

특히 올해는 영어 등급제로 인해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 등 수능 활용 방법이 전년도와 달라진 대학이 많다.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수능 활용 방법을 보다 철저히 분석해야 할 필요가 커졌다. 

성적 분석 시에는 다음과 같은 체크포인트를 설정해두고 살펴보는 것이 좋다. ▲전국 수험생 사이에서의 영역별 나의 서열을 파악하라 ▲영어 영역의 대학별 반영 방법을 꼼꼼하게 살펴라 ▲대학 진학은 누적비율이나 점수로 간다기보다는 석차로 간다는 점을 명심하라 ▲나에게 유리한 영역, 불리한 영역을 조합하여 유리한 수능 반영 영역 조합을 찾아라 ▲총점이 같은 동점자들 중에서 내 성적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라 ▲대학별 환산점수를 통해 나에게 유리한 맞춤 환산 점수를 산출하라

<모집군별 3~4개 목표대학 정하기.. 전략노트 활용>
정시 모집은 수시와 달리 가/나/다의 3개 모집군별로 1회씩 총 3회까지만 지원 가능하다. 주어진 3번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모집군별 지원전략을 철저히 짜야 한다. 

모집군별 지원전략을 세울 때는 우선 필요한 것은 적성을 선택할 것인지, 가고 싶은 대학을 선택할 것인지 정하는 일이다. 수시모집에서는 진로계획에 맞춰 지원했던 경우더라도 정시에서는 희망 학과나 적성 등을 고려하기 보다는 점수에 맞춰 대학/학과를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처럼 적성에 대한 고려없이 대학을 선택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이 소장은 조언했다.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대학을 보고 진학하는 것은 위험하다. 전공에 대한 부적응으로 재수나 반수를 준비하는 경우도 많다. 적성과 대학을 잘 고려해 군별로 3개에서 4개 정도 목표 대학을 정하는 것이 좋다.”

목표 대학을 선정할 때는 내 수능 성적으로 합격이 가능한 지원가능 대학과 목표로 하는 상향 대학을 구분해 정리해야 한다. 수능 반영방법별로 그룹을 만들어 정리하는 것도 좋다.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 정보와 선발 모집군도 상세하게 정리해둬야 한다. 

모집 인원은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정시 모집요강 상의 계획된 인원은 물론 수시이월 인원까지 확인해 최종 모집인원을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지난 3개년 정도의 경쟁률을 취합해 매년 발생하는 경쟁률 흐름 등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이처럼 자신이 가고자 하는 대학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모아두면 합격 가능성은 한층 높아지게 된다. 이 소장은 “이렇게 본인만의 입시 전략 노트를 미리 작성해 두면, 원서 접수 시기에 혼란을 겪지 않을 수 있다.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통해 합격 가능성 역시 높아진다”라고 말했다. 

<합격선 출렁일 ‘변수’ 고려 필수.. 모집군, 모집인원 등>
정시 합격은 단순 수능성적 순서가 아니다. 정시에서도 변수는 존재한다. 그 중 하나는 수험생의 심리 변화다. 정시가 마지막 지원 기회라는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해 수시와 달리 소신 지원보다는 안정이나 하향 지원 경향을 보이게 된다. 더하여 학과보다는 대학을 선택하는 경향도 강해진다. 그 결과 전통적인 학과 선호도가 무너지고, 예년에 합격선이 낮았던 학과가 치열한 경쟁률을 보인 끝에 높은 합격선을 나타내기도 한다. 

전년도와 비교해 지원 대학의 모집군이 달라지거나,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과 비슷한 선호도의 타 대학 모집군이 달라지는 경우 경쟁률과 합격선이 변할 수 있다.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의 모집군 뿐 아니라 비슷한 수준의 타 대학 선발 모집군도 함께 체크해야 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가/나군에 비해 합격선이 높게 형성되는 다군 지원 시 이러한 경향을 체크해야 할 필요성은높아진다. 다만, 다군은 경쟁률이 매우 높고 추가합격 인원도 많으므로 지나친 하향지원보다는 적정/소신 지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시에서 합격선을 출렁이게 할 수 있는 또 다른 변수는 최종 모집인원이다. 상위권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많은 인원이 수시모집에서 정시모집으로 이월된다. 최종 정시 모집인원은 최초 발표인원과 달라진다. 최초 발표된 모집요강에서는 선발계획이 없던 학과에서 정시 모집 인원을 새롭게 선발하기도 한다. 이 소장은 “대학별, 학과별로 이월되는 인원의 편차가 크다. 이월인원은 경쟁률/합격선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반드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최종 모집 인원을 확인하고 그에 따라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농어촌학생, 기회균형 등의 특별전형 역시 최초 정시 모집요강에서는 선발계획이 없다가 수시이월로 인해 선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원 자격이 충족되는 수험생의 경우 반드시 최종 모집 인원을 체크해 지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종 지원 원칙 수립.. 원서접수 마무리>
군별 지원전략을 잘 세웠다고 해도, 결국 마지막 결단을 좌우하는 것은 수험생 본인의 소신이다. 재수를 고려할 것인지, 올해는 무조건 합격할 것인지부터 정해야 한다. 군별로 안정/소신/상향 등을 구분해 지원전략의 마지막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조건 올해 꼭 합격’, ‘재수 반, 합격 반’, ‘재수 각오’ 등 본인의 지원 성향을 확실히 정하는 것이 순서다. 

지원 성향에 대한 원칙이 정해지면, 같은 점수를 받았더라도 지원전략을 달리할 수 있다. 재수에 자신이 없어 올해 꼭 대학에 합격하고 싶은 경우라면 안정 지원을 중심으로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반면, 재수도 할 수 있다고 마음먹은 학생이라면 1~2개 군에서는 안정 지원, 나머지 군에서는 소신 지원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다. 재수까지 각오하더라도 꼭 원하는 대학에 가고 싶은 학생이라면 가/나/다군의 지원 대학 모두를 소신과 상향 지원 중심으로 정해도 무방하다. 

정시는 수시와 달리 막판 눈치작전이 매우 치열하다. 하지만 지나친 눈치작전은 잘 세워놓은 입시전략을 한순간에 무너지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지원 대학의 실시간 경쟁률을 살피면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끝까지 체크하되, 각 대학별로 원서 접수 마감 시간이 다르므로, 마감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더하여 대학에서 마지막에 발표하는 경쟁률을 지나치게 속단해서는 안 된다. 매년 마지막으로 공개하는 경쟁률의 영향으로 최종 경쟁률 순위가 크게 뒤바뀌기도 한다. 마감직전에는 미달에 놓여있다 마감 후에는 최고 경쟁률로 오르는 모집단위들도 부지기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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